소설가 최인호 별세, ‘책 표지에 사진이 실린 최초의 작가’
최인호는 1970년대 청년 문화의 중심에 선 작가다. 세련된 문체로 ‘도시 문학’의 지평을 넓히며 그 가능성을 탐색한 그는 황석영, 조세희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1970년대를 자신의 연대로 평정했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최연소 신문 연재 소설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 ‘책 표지에 사진이 실린 최초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는 대신 시거를 피운다.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청계산에 오르는 생활 습관이 있으며 컴퓨터로 작업한 글은 "마치 기계로 만든 칼국수" 같고 왠지 "정형 수술한 느낌"이 들어 지금도 원고지 위에 한 글자, 한 글자씩 새긴다.
글ㆍ사진 예스24
20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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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5일 세상을 떠난 故 최인호 작가는 1970년대 청년 문화의 중심에 선 작가다. 세련된 문체로 ‘도시 문학’의 지평을 넓히며 그 가능성을 탐색한 그는 황석영, 조세희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1970년대를 자신의 연대로 평정했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최연소 신문 연재 소설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 ‘책 표지에 사진이 실린 최초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는 대신 시거를 피운다.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청계산에 오르는 생활 습관이 있으며 컴퓨터로 작업한 글은 "마치 기계로 만든 칼국수" 같고 왠지 "정형 수술한 느낌"이 들어 원고지 위에 한 글자, 한 글자씩 새겼다.

1945년 서울에서 3남 3녀 중 차남으로 출생한 최인호는 서울중,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고등학교(16회) 2학년 재학 시절인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 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 입선하여 문단에 데뷔하였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1975년부터 월간 샘터에 연재소설 『가족』을 연재하여 자신의 로마 가톨릭 교회 신앙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가족』 은 한 편 한 편이 짧은 연작소설이지만 우리 인생의 길고 긴 사연들이 켜켜이 녹아있는 한국의 ‘현대생활사’이다.


故 최인호 작가 프로필

1973년 스물여덟의 나이에 파격적으로 조선일보에 소설 『별들의 고향』 을 연재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신문에 연재될 때부터 화제가 되더니 단행본으로 묶여 나오자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또 얼마 뒤에는 이장호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크게 인기를 모은다. 이후 『술꾼』, 『모범동화』, 『타인의 방』, 『병정놀이』, 『죽은 사람』 등을 통해 산업화의 과정에 접어들기 시작한 한국사회의 변동 속에서 왜곡된 개인의 삶을 묘사한 최인호는 "1960년대에 김승옥이 시도했던 ‘감수성의 혁명’을 더욱 더 과감하게 밀고 나간 끝에 가장 신선하면서도 날카로운 감각으로 삶과 세계를 보는 작가"라는 찬사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호스티스 작가’, ‘퇴폐주의 작가’, ‘상업주의 작가’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도 일간지와 여성지 등을 통해 『적도의 꽃』, 『고래 사냥』, 『물 위의 사막』, 『겨울 나그네』, 『잃어버린 왕국』, 『불새』, 『왕도의 비밀』, 『길 없는 길』 과 같은 장편을 선보이며 지칠 줄 모르는 생산력과 대중적인 장악력을 보여준 최인호는 2001년 『상도』 의 대성공 이후 제 2의 전성기를 맞으며 거듭나는 작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도 군부독재와 급격한 산업화라는 1970년대의 특수한 시대적 상황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던 장르인 시나리오에도 관심을 가져 <바보들의 행진>, <병태와 영자>, <고래 사냥> 등을 통해 시대적 아픔을 희극적으로 그려냄으로써 그 만의 독특한 시나리오 세계를 구축하였다. 이렇게 꾸준한 관심의 결실로 1986년엔 영화 <깊고 푸른 밤>으로 아시아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분야들의 벽을 허물고 다양한 길을 보여주었다.

《샘터》지에 34년 6개월 간 연재한 『가족』 을 건강상의 이유로 2010년 2월을 기해 연재 중단을 선언하였다. 2010년 1월에는 죽음과 인생에 대해 성찰하는 내용을 담은 에세이집 『인연』 을 출간하였고, 2010년 2월에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를 선보였다. 2011년에는 투병 중 집필한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를 발표하며 등단 이후 왕성하게 활동을 했던 ‘제1기의 문학’과, 종교ㆍ역사소설에 천착했던 ‘제2기의 문학’을 넘어, ‘제3기의 문학’으로 귀착되는 시작을 알렸다. 2013년 9월 25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1986년 『잃어버린 왕국』을 시작으로 『길 없는 길』, 『왕도의 비밀』, 『상도』 등 역사소설을 계속 써왔지만 사실 최인호 작가는 “역사에 관심이 없었고 역사소설을 쓰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작가가 말하는 자신의 특징은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를 떠나 본 적이 없는 ‘도시 작가'라는 것. 2005년, 채널예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인호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도시 작가가 드물어요. 보통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에서 올라온 사람들이라구. 그들은 서울에서 타인이라구. 항상 그들에게 서울은 묘사되고 있지만 그들에게 서울이라는 도시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그러니까 하숙생의 눈으로 서울을 보는 거라고. 나는 아니야. 나에게 있어 서울은 극복해야 할 그 무엇도 아니고 그저 삶 자체라고. 그 점은 『별들의 고향』 에서부터 나타나죠. 경아는 서울에서 산다고. 골목에서 살다가 골목에서 죽어나지. 『타인의 방』 을 쓸 때만 하더라도 서울에 아파트가 마포아파트 하나 밖에 없었어요. 난 그 때 아파트에 살지는 않았지만 아파트에서의 삶을 썼다? 그 소설을 지금 읽어도 전혀 낡지가 않아. 왜냐하면 도시 생활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아파트 생활이니까. 나에게 있어 광화문, 나에게 있어 남산, 나에게 있어 한강은 말하자면 삶의 근원이라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故 최인호 작가를 위한 추모 댓글을 달아주시면
10명을 선정하여 YES포인트 5,000원을 드립니다.

기간 : 2013년 10월 7일까지
발표 : 10월 8일

[관련 기사]

-작가 최인호, 나는 개인주의자이며 자유주의자입니다
-이순(耳順)에 『유림』 출간한 작가 최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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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별세 #별들의고향 #해신 #유림 #겨울나그네
6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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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h1526

2013.10.07

대학생 때 우연히 최인호 작가님의 소설을 접했고, 에세이를 읽었습니다. 따뜻하면서도 이성적이고 대중적이면서도 지적이었던 면이 제게 와닿았습니다. 힘들 때 작가님 글을 읽으며 용기를 얻었습니다. 침샘암으로 투병 중이라는 소식은 접했었는데 이렇게 가셨군요. 마음이 아픕니다. 부디 안녕하시고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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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안네

2013.10.02

주님,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당신이 믿었던 하느님 곁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세상 후회없었노라고..
최선을 다했노라고..
하느님이 물으신다면 독자의 한사람으로써 증언하겠습니다.
당신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한평생 저에게 주신 많은 것들에 대한 작은 보답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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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m9147

2013.10.02

선생님. 저와의 인연은 많지 않은가 봅니다. 한 사람의 작가와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만남이어서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기 전의 가슴 두근거림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생전에 맺지 못한 인연을 이제야 시작하게 되다니...
선생님이 이태석신부님이 돌아가시기 1주일 전의 만남이 생각나네요..
부디 좋은 곳에서 지상의 소중한 인연을 마음껏 펼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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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1945년 서울에서 3남 3녀 중 차남으로 출생한 최인호는 서울중·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고등학교(16회) 2학년 재학 시절인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 입선하여 문단에 데뷔하였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작가는 1970~80년대 한국문학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였다. 농업과 공업,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시기의 왜곡된 삶을 조명한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문학으로서, 청년 문화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해 왔다. 1975년부터 월간 샘터에 연재소설 『가족』을 연재하여 자신의 로마 가톨릭 교회 신앙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가족』은 한 편 한 편이 짧은 연작소설이지만 우리 인생의 길고 긴 사연들이 켜켜이 녹아있는 한국의 ‘현대생활사’이다. 1990년대 들어서부터는 우리의 역사에 천착하며 한민족의 원대한 이상에 접목하는 날카로운 상상력과 탐구로 풍성한 이야기 잔치를 열어왔다. 1973년 스물여덟의 나이에 파격적으로 조선일보에 소설 『별들의 고향』을 연재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신문에 연재될 때부터 화제가 되더니 단행본으로 묶여 나오자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또 얼마 뒤에는 이장호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크게 인기를 모은다. 이후 「술꾼」, 「모범동화」, 「타인의 방」, 「병정놀이」, 「죽은 사람」 등을 통해 산업화의 과정에 접어들기 시작한 한국사회의 변동 속에서 왜곡된 개인의 삶을 묘사한 최인호는 "1960년대에 김승옥이 시도했던 ‘감수성의 혁명’을 더욱 더 과감하게 밀고 나간 끝에 가장 신선하면서도 날카로운 감각으로 삶과 세계를 보는 작가"라는 찬사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호스티스 작가’, ‘퇴폐주의 작가’, ‘상업주의 작가’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도 일간지와 여성지 등을 통해 『적도의 꽃』, 『고래 사냥』, 『물 위의 사막』, 『겨울 나그네』, 『잃어버린 왕국』, 『불새』, 『왕도의 비밀』, 『길 없는 길』과 같은 장편을 선보이며 지칠 줄 모르는 생산력과 대중적인 장악력을 보여준 최인호는 2001년 『상도』의 대성공 이후 제 2의 전성기를 맞으며 거듭나는 작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도 군부독재와 급격한 산업화라는 1970년대의 특수한 시대적 상황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던 장르인 시나리오에도 관심을 가져 『바보들의 행진』『병태와 영자』『고래 사냥』 등을 통해 시대적 아픔을 희극적으로 그려냄으로써 그 만의 독특한 시나리오 세계를 구축하였다. 이렇게 꾸준한 관심의 결실로 1986년엔 영화 「깊고 푸른 밤」으로 아시아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분야들의 벽을 허물고 다양한 길을 보여주었다. [샘터]지에 34년 6개월 간 연재한 '가족'을 건강상의 이유(2008년 발병한 침샘암 투병중)로 2010년 2월을 기해 연재중단을 선언하였다. 2010년 1월에는 죽음과 인생에 대해 성찰하는 내용을 담은 에세이집 『인연』을 출간하였고, 2010년 2월에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를 선보였다. 2011년에는 투병 중 집필한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발표하며 등단 이후 왕성하게 활동을 했던 ‘제1기의 문학’과, 종교·역사소설에 천착했던 ‘제2기의 문학’을 넘어, ‘제3기의 문학’으로 귀착되는 시작을 알렸다. 이 소설로 2011년 동리목월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암 투병 중에 병세가 악화되어 2013년 9월 25일 오후 7시 10분에 향년 68세로 사망하였다. 최인호는 1970년대 청년 문화의 중심에 선 작가다. 세련된 문체로 ‘도시 문학’의 지평을 넓히며 그 가능성을 탐색한 그는 황석영, 조세희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1970년대를 자신의 연대로 평정했다. 1970~80년대 한국문학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였다. 농업과 공업,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시기의 왜곡된 삶을 조명한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청년 문학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했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최연소 신문 연재 소설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 ‘책 표지에 사진이 실린 최초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는 대신 시거를 피웠다.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청계산에 오르는 생활 습관이 있었으며 컴퓨터로 작업한 글은 "마치 기계로 만든 칼국수" 같고 왠지 "정형 수술한 느낌"이 들어 지금도 원고지 위에 한 글자, 한 글자씩 새겼다. 소설집으로 『타인의 방』, 『잠자는 신화』, 『개미의 탑』, 『위대한 유산』 등이 있으며, 『별들의 고향』, 『도시의 사냥꾼』, 『잃어버린 왕국』, 『길 없는 길』, 『상도』, 『해신』, 『유림』,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수필집으로는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천국에서 온 편지』, 『최인호의 인생』 등이 있다. 작고 이후 유고집 『눈물』, 1주기 추모집 『나의 딸의 딸』, 법정스님과의 대담집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문학적 자서전이자 최인호 문학의 풋풋한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작품집 『나는 나를 기억한다 1, 2』, 세 번째 유고집 『누가 천재를 죽였는가』, 네 번째의 유고집 『나는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와 5주기 추모작 『고래사냥』이 재간행되었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불교출판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동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3년 ‘아름다운 예술인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은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