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프랑스 부모들에게 배우는 육아 노하우
OECD에서 주최하는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줄곧 1위를 하는 핀란드와 인격 존중과 감성 교육에 중점을 두는 프랑스. 두 나라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학업성취도를 위해 혈안이 되는 모습이 없다. 다만 천천히 기다려주고 조용히 지지해준다. 『핀란드 부모혁명』과 『프랑스 아이처럼』에서 찾은 각 나라 부모들의 생활 속 육아 노하우를 공개한다.
201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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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업성취도 평가 1위를 만들어내는 핀란드 부모들
시인이자 교사인 도종환은 시 ‘북해를 바라보며 그는 울었다’에서 핀란드 부모를 이렇게 표현했다. ‘푹 빠져서 놀 줄 알아야 집중력이 생긴다고 믿어, 몇 시간씩 놀아도 조용히 해주는 부모. 바람과 눈 속에서 실컷 놀고 들어와야 차분한 아이가 된다고 믿는 부모’. 이처럼 핀란드는 ‘아이에게는 모두 잠재력이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들의 호기심과 자유를 배려하고 보호하면서도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1위, 국가경쟁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핀란드 교실의 수업 사례를 꼼꼼하게 집어내 국내에 핀란드 교육 열풍을 몰고 왔던 박재원 비상교육 공부연구소 소장이 집필한 『핀란드 부모혁명』에서 핀란드 부모들의 생활 속 육아법을 알아보았다.
스스로 배우는 법을 터득하게 한다
핀란드에서는 지식을 전달하는 주지적 유아 조기교육을 찾아보기 어렵다. 읽기, 쓰기, 영어, 컴퓨터 등을 배우는 교육기관 자체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핀란드 유치원의 시간표만 봐도 놀이, 식사, 그리고 수면 시간 정도다. 핀란드 유아교육의 핵심이 지식 위주의 조기교육이 아니라 실내 외에서의 건전한 놀이를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키워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놀이를 통해서 핀란드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배우는 법을 터득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가 세 살만 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한글을 가르치지 시작하지만, 핀란드의 세 살짜리 아이는 스스로 셋까지만 깨우치면 정상이라고 본다. 연령에 맞지 않는 지식을 서둘러 습득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게 유아교육 전문가들과 핀란드 부모들의 공통적인 믿음이다. 음악, 미술 등 아이들의 예체능 취미 생활을 많이 활성화 되어 있는데 보통 다섯 살 이하의 유아 취미교실은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은 직장 생활로 바쁘지만 시간을 쪼개 가능한 한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공감하고 존중해주기
핀란드에서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아이가 울어도 절대 야단치거나 때리지 않는다.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려주고 따뜻한 말로 달래준다. 이처럼 존중 받고 자란 아이들이 커서도 다른 사람들을 존중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핀란드에서는 아이에 대한 ‘존중’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나이와 상관없이 ‘인간에 대한 예의’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핀란드 사람들은 거짓말을 잘 하지 않는 문화로도 유명한데, 상대의 말에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진솔한 대화가 이뤄진다. 이것은 어릴 때부터 존중 받고 자란 아이들이 조용한 경청과 솔직한 대화를 잘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이야기 대화법 활용하기
20여 년 넘게 북유럽 국가 등 많은 나라에서 사용해오고 있는 이야기 대화법은 특히 핀란드의 가정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야기 대화법은 자기 생각을 이야기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이야깃거리와 종이, 펜만 있으면 된다. 아이가 이야깃거리가 있을 때 부모는 이렇게 말한다. ‘학교 싶은 이야기를 하렴. 그럼 내가 받아 적을 거야. 이야기가 끝나면 큰 소리로 읽어 줄게. 그런 뒤 원하면 그 이야기를 바꿀 수 있단다’. 이 때 부모는 아이가 말하는 도중 끼여 들거나 이야기 내용을 예단해서는 안 된다. 아이는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할지 결정하고 할 이야기와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 대화법을 진행하다 보면 부모는 아이의 생각을 정확하게 이해할 기회가 생기고 생각에도 변화가 생긴다. 아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알고 화를 냈던 점에 대해 반성하게 된다. 열심히 하겠다는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야단을 치기보다는 격려하게 되고 긍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잠자는 것도 공부다
핀란드 가정에서는 특별히 학습 지도를 하지 않는다. 다만 아이와 부모 모두 책을 가까이 하고, 아이가 자기 전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정도다. 핀란드 부모들이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은 아이들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수면 습관을 잡아주는 것과 아이가 밖에서 두 시간 정도 실컷 뛰어 놀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수면 시간에 주의를 기울여 수면 리듬을 바로잡기 위해 애쓰는데, 성장기에는 수면이 육체적 성장과 두뇌 발달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탕 먹는 날을 정한다
핀란드 마트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과자나 사탕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가 별로 없다. 부모들이 보통 일주일에 딱 하루(보통 토요일)를 정해 ‘사탕 먹는 날’로 허락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다른 날에는 사탕이나 과자를 사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과자를 보고도 괜한 떼를 쓰지 않는다. 그렇다고 핀란드 부모들이 엄한 규율 속에서 자유를 억압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공중도덕 등 기본적인 사항만 구속할 뿐이고 나머지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많은 자율권을 준다.
숲에서 휴식 즐기기
국토의 70%가 숲인 핀란드는 휴일이면 숲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다. 방학이나 휴가 때면 아예 숲에 가서 생활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핀란드 사람들이 돈을 벌면 가장 먼저 마련하는 것이 코티지(별장)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화려한 별장이 아니라 10평 규모의 소박한 생활공간이다. 숲에서 부모는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전설을 들려주며, 아이는 숲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이야기를 상상하고 계절의 변화를 관찰하며 별자리에서 과학적 상상력을 그려낸다. 아이와 함께 숲을 거닐며 자연의 열매 베리를 따기도 하고 흙냄새와 숲의 향기 속에서 평화로움을 만끽한다. 이처럼 숲에서 휴식과 충전의 힘을 얻은 핀란드의 부모는 여유 있고 안정된 정서로 아이를 존중하고 배려한다.
기자 출신 미국 엄마, 프랑스 육아에 빠진 이유는?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제 섹션 기자였던 파멜라 드러커맨은 예상치 못한 프랑스 파리에서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게 된다. 미국식 양육을 경험하고 당연히 자신도 미국식 육아를 따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문득 주변의 생경한 풍경에 눈을 돌리게 된다. 레스토랑에서 소란 한 번 없이 얌전히 코스요리를 먹는 유아들, 놀이터나 쇼핑센터에서 떼를 쓰거나 내달리거나 징징대지 않는 아기들, 생후 2~3개월부터 밤새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자는 프랑스 아이들을 보며, 본격적으로 프랑스 육아법을 취재하기 시작했고, 『프랑스 아이처럼』을 통해 남다른 프랑스 부모들의 교육 철학을 공개했다. 프랑스 부모들은 카드르(cadre, 틀) 안에서 매우 단호하게 엄격하게 가르치지만 대신 아이들은 그 틀 안에서 무한한 자유를 누린다. 자율과 복종, 규율과 자유가 공존하는 프랑스 아이들은 과연 부모로부터 어떤 교육을 받고 있을지, 살펴보았다.
혼자 노는 방법을 터득하게 한다
프랑스 엄마들은 ‘아이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는 법’을 가르치는 걸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다. 혼자 놀 수 있는 아이는 엄마에게 덜 의존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미국과 프랑스의 대졸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미국 엄마들은 ‘아이가 혼자 놀도록 격려하는 게 중요한가?’라는 물음에 대다수가 ‘보통 그렇다’고 답한 반면, 프랑스 엄마들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이 능력을 중시하는 부모들은 아이가 혼자 잘 놀 때는 그냥 가만히 놔둔다. 아이 자신의 리듬을 통해 신호를 알아채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가 제 일에 분주해 부모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데 끼어들고, 아이가 부모를 몹시 필요로 할 때는 옆에 있어주지 않을 때 상황이 나빠진다고 인식한다. 때문에 아이의 신호에 민감하게 주목하는 것을 육아의 가장 중요한 점으로 꼽는다.
금지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차분히 설명한다
프랑스 양육자들은 커다란 위기를 기다렸다가 극적인 처벌을 내리는 대신, 제대로 세운 규칙을 바탕으로 예의에 관한 소소하고 예방적인 조정을 여러 차례 이루어나가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테면 식사 교육 시간에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이 뭘 하고 있는지 세밀하게 지켜보고 사소한 위반행위를 지적한다. 대신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차분히 말한다. 어떤 일을 금지할 때는 항상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프랑스 부모들도 때때로 아이들에게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할 때가 있지만, 끊임없는 융단폭격보다는 단번의 국부타격을 선호한다. 그러나 고함은 정말 중요한 순간을 위해 아껴둔다. 프랑스 부모들은 ‘어떤 것은 용납이 되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은지’ 아이들에게 서서히 가르쳐주는 쪽이다.
아이들의 행동을 대부분 허용해야 부모의 권위가 선다
프랑스 부모들은 몇 가지 영역에서는 매우 엄하지만 그 밖의 것은 상당히 편안하게 생각한다. 굳건한 틀 안에서 많은 자유를 허락한다는 카드르(cadre)의 모델이다. 몇 가지 중요한 일에만 엄격해야 부모가 더욱 합리적으로 보이고 그만큼 아이들도 부모의 말에 더 잘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잘못된 행동마다 일일이 엄격하게 반응하고 취급한다면 아이들은 어떤 게 더 중요한 지 알 수 없게 된다. 프랑스 부모들이 절대 참아주지 않는 영역은 다양한데, 가장 뚜렷한 부분은 주로 ‘타인 존중’과 관련이 있다. 언제나 봉주르(안녕하세요), 오르부아(안녕히 가세요), 메르시(고맙습니다)를 써야 하고, 부모나 다른 어른들에게 공손한 태도로 말해야 한다. 부모가 권위를 가지려면 대부분의 시간은 ‘돼’라고 말해야 한다. 부모 권위의 요점은 아이가 뭔가를 못하도록 막는 게 아니라 뭔가를 할 수 있게 권한을 주고 인정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컴퓨터를 하고 싶어 하거나, 주스를 먹고 싶을 때는 반드시 부모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프랑스 교육을 가르친다. 그리고 부모들은 대부분 허락으로 반응하고 어쩌다 한 번만 금지를 해야 한다. 금지를 통한 순종은 깨지기 쉽고 위험하기 때문이다. 대신 뭔가를 할 때마다 물어보도록 가르친다. 아이가 어떤 것에 대해서는 이제 더 이상 묻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 판단하기 시작하면 ‘순종 교육’이 완성됐다고 본다.
자율 존중, 부모들은 뒤늦게 개입한다
프랑스 아이들은 서로를 대하는 것도 자율적이다. 놀이터에서 싸움이 벌어졌을 때나 형제간 다툼이 벌어졌을 때, 프랑스 부모들은 뒤늦게 개입한다. 아이들 스스로 상황을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프랑스 운동장은 교사가 옆에 서서 지켜보기만 할 뿐 완전히 자유롭게 놀게 놔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치원에서 친구와 다퉈 얼굴에 상처가 나도 웬만하면 아이들은 부모에게 고자질하는 법이 없다. 이런 문화는 아이들에게 일종의 자립감을 만들어낸다. 아이들은 부모나 선생님에게 달려가 도움을 요청하기보다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의존하는 법을 배운다.
칭찬을 남발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들을 지지해준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긍정적 강화가 되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칭찬을 남발하지 않는다. 이들은 ‘잘했다’는 칭찬이 너무 잦으면 아이가 긍정적인 평가에 중독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 아이들은 만족감을 얻기 위해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게 되고, 또한 뭘 하든 칭찬이 돌아온다면 굳이 노력할 필요도 없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2009년 포 브론슨과 애쉴리 메리먼이 발표한 『양육 쇼크』에 나와 있는 ‘지나친 칭찬은 아이의 동기를 왜곡한다. 아이들은 본질적인 즐거움을 보지 못하고 오로지 칭찬을 받기 위해 뭔가를 하기 시작한다’는 결과와도 상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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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란드 부모 혁명 박재원,구해진 공저 | 비아북
이 책은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와 아이가 행복해지는 대한민국 가정 희망 프로젝트’다. ‘1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이 아닌 누구나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인정받는 사회를 지향하며, 그 토대로서 건강한 자녀교육법을 제시한다.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공부하는 핀란드의 부모들은 어떤 자녀교육관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 과학적인 근거와 핀란드의 성과를 통해 증명하는 한편, 우리 부모들이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법과 비전까지 선사한다.
- 프랑스 아이처럼 파멜라 드러커맨 저/이주혜 역 | 북하이브
자유와 허용은 아이를 버릇없이 만들까 염려스럽고, 참견과 규율은 아이에게 상처를 주거나 소심하게 만들까 걱정스럽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육아, 시름 없는 육아를 한다는 프랑스의 가정 풍경은 어떨까? 미국식 속도전 육아법도 싫고, 규율만을 강조하는 유교식 육아법으로는 모자라고, 창의와 자율만 강조하는 스칸디나비아식 육아법으론 왠지 불안한 당신을 위해, 여기 프랑스식 육아법이 있다. 극단의 규율과 너그러운 방종이 공존하는, 조금은 이기적이고 조금은 덜 짐스러운 프랑스식 육아법을 만나보자.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1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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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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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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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5
노란토끼
2013.06.20
많이 배우고 많이 공부해서 좋은 학교를 들어가서 졸업해도 스스로 의지가 없으면 길을 헤메기 일쑤인 세상..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서 아이를 보호하는 방법은 아이 스스로 자아를 보호할 수 있는 방패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아이처럼은 읽고 싶었던 책인데 찾아봐야겠네요.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rkem
201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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