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조건이 타협이라고?
오늘날 남녀관계의 정글에서 마주치는 통념 가운데 하나. 그것은 ‘타협하지 않으면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말에 깔린 의미는 관계다운 관계를 맺고 싶다면 때때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도 상대가 원한다면 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게 정말 맞는 말일까? 관계를 맺고 있는 두 사람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대체 무슨 일이 생기는데?
글ㆍ사진 팀 레이
20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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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남녀관계의 정글에서 마주치는 통념 가운데 하나. 그것은 ‘타협하지 않으면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말에 깔린 의미는 관계다운 관계를 맺고 싶다면 때때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도 상대가 원한다면 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게 정말 맞는 말일까? 관계를 맺고 있는 두 사람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대체 무슨 일이 생기는데? 대답은 명쾌하다. 그러한 두 사람이 맺는 관계는 바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관계’가 될 거라는 것!

난,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을 모른다.
하지만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당신 머릿속에 떠오를 생각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참 조화롭고 평화롭기 그지없는 관계로군!’
그리고 이렇게 반문하고 싶어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게 하다가는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이 별로 없을 텐데?’

그렇다고 해서 문제될 게 있을까? 두 사람이 같이 하고 싶은 일이 많지 않다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는가 말이다.
이쯤해서 우리는 또 하나의 오래된 관계 통념과 만난다. 그 통념은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남녀관계는 두 사람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가에 달려 있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함께 보낸 시간의 질보다 양이 관계에서 결정적 변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짧더라도 서로가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즐겁지 않아도 무조건 함께 오래 보내는 것이 더 좋은 것이란다. 헐~.

그토록 많은 관계들이 삐걱거리는 이유, 그토록 많은 관계들이 숱한 혼란과 불행 속에서 헤매는 이유, 그토록 많은 관계들이 서로를 상처 내며 파국으로 치닫는 이유,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그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배려라는 이름 아래 가려진 ‘타협’ 때문이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이 서로의 눈치를 보며 타협을 한다. 자신의 마음과는 달리. 당신은 어떤가? 당신 역시 타협파? 하고 싶지 않아도 상대가 원한다면 항상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예스? 만일 그렇다면 흠…… 왜? 왜 그렇게 하시는 건데요? 무엇이 두려워서? 타협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것 같은가요? 그게 아니라면…… 사랑하는 사이라면 당연히 배려해야 하니까 그러는 건가요?

만약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를 바란다. ‘두 사람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가에 달려 있다는 관계 통념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타협과 거래를 헷갈리지 말 것!

남녀관계에 대한 타협의 통념을 기세등등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우리들 가운데 많은 이가 타협을 거래 혹은 합의와 혼동한다는 사실이다. 좀 더 분명히 하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가장 흔한 유형의 거래들 가운데 하나는 상업적 거래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새로 나온 경차를 사려 한다고 치자. 디자인도 잘 빠지고 성능도 뛰어난 신상. 파란색이 제일 눈에 띤다. 가격은 대략 1천8백만 원 선. 자동차 영업사원은 1천8백만 원을 받으려 할 것이고 우린 그것을 가격이라 부른다.

당신이 그 가격을 치르면 영업직원은 당신이 원하던 블링블링한 그 파란색 멋진 새 차를 블링블링한 열쇠와 함께 당신에게 건넬 것이다. 이것이 거래다. 타협이 아니다. 양쪽 모두 원하는 것이 있다. 양쪽 다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가격을 지불한다. 기꺼이.

우리 모두가 경험해본 또 다른 거래는 고용인과 고용자 간의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보자. 유능한 생화학자가 있다. 기업연구소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해왔다. 제품 개발을 하는 자리로 주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는 상근직이다. 그가 요구한 것은 연봉 1억 원. 기업연구소는 이를 수락했고 생화학자는 다음 달부터 출근하기로 했다. 이것이 거래이다. 혹은 합의라고 부른다. 이 과정은 타협이 아니다. 쌍방이 각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대가를 지불한다. 기꺼이.

여기,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또 다른 거래가 있다. ‘부모 되기’에 합의하는 것! 당신과 당신의 상대가 아이를 낳아 키우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싶어한다고 하자. 이 엄청난 기쁨을 얻으려면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 예를 들면 어림잡아 향후 18년은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것. 그때쯤 되어야 아이 스스로 독립할 수 있을 테니까. (그 사이 당신 둘이 함께 하든 헤어지든 이러한 부모의 의무는 변함이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이런 것이 거래 혹은 합의이다. 타협이 아니다. 양쪽 모두가 원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얻기 위해 기꺼이 그 대가를 치르는 것. 물론 거래를 물리고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일단 아이가 태어나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부모 되기 거래에서 취소 및 환불은 불가하다!


『이상한 나라의 연애학개론』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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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연애학개론 팀 레이 저/전해자 역 | 행성:B잎새

20년 넘게 ‘행복하게 사는 법’에 대해 연구해온 저자는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이어오며 만나오던 여자친구와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심각하게 남녀관계에 대해 관찰, 연구,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과 연구가 낳은 결과물이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남녀관계에 관한 ‘그릇된 통념’에 대해 저자는 돌려 말하지 않는다. 유쾌 상쾌 통쾌하기 그지없다. 가령 검은머리가 파 뿌리가 될 때까지 사랑하겠다는 ‘혼인서약’을 하게 되면 바람을 피우거나 부정한 짓을 덜하게 되는지, 정말로 ‘만약 상대가 ~ 했다면’ 관계가 좋아질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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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타협 #남녀관계 #이상한 나라의 연애학개론
7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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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2012.10.05

꼭 타협해서까지 만나야 되는건가...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연애.. 연애를 안하고 살고 싶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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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ok327

2012.09.30

맞아요.. 가끔은 이렇게.. 많은 것을 계산하고, 해석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되려 힘빠지는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ㅋ 타협이든 거래든 뭔지 모르는 사람도 오히려 연애를 더 잘하는 경우도 많다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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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기

2012.09.19

남녀사이가 어떻게 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인데 너무 복잡하게 생각해서 관계를 형성하면 머리가 터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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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