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은 일이 있었던, 어제 저녁 - 『어제 저녁』
201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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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두 번, YES24의 MD들은 각자 맡은 분야의 중요한 신간들을 들고 모두 한 자리에 모인다. 각자의 분야에서 의미 있는 책들을 서로 공유하는 시간으로, 책마다의 특징과 간략한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하고는 한다. 그런데 유아 그림책은 말로 요약하는 것보다 책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책에 대해 소개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라 유아 담당자는 회의 시간마다 자연스럽게 구연 동화를 한 판씩, 좋은 책이 여러 권 있는 주에는 여러 번씩도 벌인다. 처음에는 쑥스럽고 어색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캐릭터에 몰입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저도 모르게 혼신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백희나 작가의 『어제 저녁』은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많은 기대를 갖게 했던 책이었다. 이번에는 어떤 캐릭터들이 어떤 이야기를 펼칠까. 그 이야기를 담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 백희나 작가로부터 책을 받는 그 순간까지 나의 기대감은 끝없이 올라만 갔고, 책을 받아 들었을 때는 역시 그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 책, 회의에서 어떻게 소개를 해야 할까? 이 짧은 책 속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어제 저녁 6시 정각,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꿈인 얼룩말 소녀는 스케이트를 타기 위해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407호의 개 부부는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 연습을 하기 위해 따스한 털양말을 신기로 했다. 304호에서는 오리 유모가 8마리의 아기 토끼들을 재우려고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이웃들. 이들은 왜 한 이야기에 등장하게 되었을까.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이들의 어느 저녁은 이대로 저물게 되는 걸까.
하늘에 걸린 구름으로 구운 빵을 먹고 두둥실 하늘을 나는 이야기 『구름빵』, 몹시도 더운 어느 여름 밤 하늘의 달까지 녹아 내려서 벌어진 대소동을 그린 『달 샤베트』 등 작가는 조금은 엉뚱하지만 기발한 상상을 섬세한 묘사를 통해 하나의 탄탄한 이야기로 빚어낸다. 그래서 작가의 그림책은 단순히 이야기의 흐름을 따르는 것 이상으로 그림(사진)을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사랑스?운 캐릭터 뿐만 아니라 배경 구석구석까지 세세하게 공을 들여 매 페이지마다 한참 동안 시선이 머무르게 된다.
물론 아무리 그림이 예뻐도 스토리에 매력이 없으면 오래 눈길을 주기 어렵기 마련. 이 책에서는 각자의 이웃들이 풀어내는 어느 저녁의 시간들이 결국은 모두를 감싸는 하나의 사건이었다는 이야기를 소소하면서도 재치있게 풀어내고 있다. 섬세한 묘사와 탄탄한 구성은 이 책을 ‘백희나답게’ 만들어 준다. (짧은 회의 시간에 이 많은 이야기를 제대로 소개하기에는 아직 담당자의 내공이 부족했던 관계로 이 책의 구연 동화는 결국 흥행 실패… )
그래서 결론은, 아무리 글과 말로 열심히 설명해도 이 책의 매력을 10%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 아이들에게만 보여주기는 아까운 책이니 어른들도 꼭 함께 봅시다.
☞『어제 저녁』백희나 작가 동영상 인터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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