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의 베스트셀러 TOP 10
1960년대 본격적으로 영화음악의 팝 음악화가 시작되면서 뮤직비즈니스와 영화산업의 연계는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팝 음악이 영화음악에 사용되는 경향은 그 이후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도 더욱 견고한 유대관계를 존속 발전시켜왔다.
글ㆍ사진 임진모(대중문화평론가)
200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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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본격적으로 영화음악의 팝 음악화가 시작되면서 뮤직 비즈니스와 영화 산업의 연계는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팝 음악이 영화음악에 사용되는 경향은 그 이후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도 더욱 견고한 유대관계를 존속 발전시켜왔다.

1960년대 ‘아메리칸 뉴시네마’를 선도한 <이지 라이더(Easy Rider)><졸업(The Graduate)>을 비롯해 <미드나이트 카우보이(Midnight Cowboy)>,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등 다수 영화들에 삽입되어 영화에 상징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인기를 누린 주제가들을 많이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Born to be wild」, 「Sound of silence」, 「Everybody's talkin'」, 「Rain drops fallin' on my head」 등, 영화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해졌을지 몰라도 영화에서 들은 노래들은 선명하게 기억하기 마련. 그만큼 영화에 삽입된 노래로 기억되는 영화들이 부지기수라는 말이다. 영화는 가도 음악은 남는다는 말도 가히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영화를 위해 쓰인 노래들은 영화에 대한 아련한 기억과 함께 추억의 명곡으로 인구에 회자되고 라디오 전파를 통해 애청 되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그리고 1990년대를 거쳐 새천년에 이르기까지 영화음악에서 팝 음악이 사용되는 경향은 더욱 잦아졌다. 시대적 경향과 연동된 다양하고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들이 영화를 특징짓는 매개적 역할로 사용되었다. 고전음악이나 뮤지컬을 토대로 한 스코어에 절대적 비중을 두고 영화를 제작해 온 만화 왕국 디즈니마저도 1990년대 들어 감상적인 성인 취향의 팝을 주제가로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도 <접속>을 기점으로 영화에 팝 음악의 사용이 일반화되었음은 주지하고 있는 바다. 영화음악의 본령은 영화 내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스코어임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지만,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영화관객들은 영화의 장면에 삽입된 노래를 찾는다. 최근엔 아예 음악이 주가 된 영화가 각광을 받았다. <원스(Once)><맘마 미아(Mamma Mia!)> 등 노래가 있는 음악으로 써내려간 이야기에 감동받고 그 감동의 연장을 위해 영화음악 음반을 구매하는 현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가사와 멜로디가 있는 노래가 영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체로 자리매김했음을 입증한 셈이다.

그렇다면 현재 2009년까지 가장 많이 팔린 사운드트랙 1위는 무얼까. 혹자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를 꼽는 이도 있을 것이고, <플래시댄스(Flashdance)><페임(Fame)> 등, 각자가 마음에 둔 작품들을 즉시 연상하는 영화 또는 음악팬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수도 있겠으나 <보디가드><보디가드(The Bodyguard)>의 사운드트랙이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한 앨범으로 왕좌에 올랐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영화음악의 주연으로 잊히지 않을 순간을 선사한 디바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진면목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최근 새 앨범 를 내며 팬들 곁으로 돌아온 것과 함께, 영화음악의 베스트셀러 <보디가드> 사운드트랙에 대해 재조명해보고 더불어 10위까지 순위에든 인기앨범들을 거론하는 기회를 삼고자 한다. <보디가드>로 1위에 오른 휘트니 휴스턴은 그가 출연한 또 다른 영화 <사랑을 기다리며(Waiting To Exhale)>로 10위권 내에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영화와 함께 하는 음악 무대에서도 빛을 발한 휘트니는 진정 시대의 명가수다. 순위에 든 다른 앨범들 또한 음악과 춤이 중심 소재인 영화들이다. 디즈니의 <라이온 킹(The Lion King)>을 포함해, <타이타닉(Titanic)>, <탑 건(Top Gun)>, <포레스트 검프> 만이 예외지만 이 또한 음악의 비중이 워낙 높아 사운드트랙을 제쳐두고 논할 수 없는 명작임에 분명하다.

1. <보디가드(The Bodyguard, 1992)> 판매량 : 1천7백만 장

“1992년 영화에 대한 기억은 아련하지만 영화의 주연까지 소화한 휘트니 휴스턴의 중량감 있는 사운드트랙은 고금의 가장 잘 팔린 앨범 중 하나로 남아있다.”

팝계의 신기록은 거의 그녀의 것이었다. 1986년 데뷔, ‘미모와 가창력’이라는 현대의 팝가수 조건을 겸비한 흑진주는 스탠더드 경향의 소울을 찾는 고급 관객들을 주요 구매층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리듬 앤 블루스의 대표적 가수로서 1980년대를 석권한 그녀는 90년대에도 또 하나의 찬란한 신기록을 추가했다. 영화 <보디가드>의 삽입곡 「I'll always love you」가 기록의 주체였고 그 내용은 ‘빌보드 싱글 차트 14주 연속 1위 점령’이었다. 이 기록은 방금 전 차트 13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던 「End of the road」의 보이즈 투 멘(Boyz II Men)을 허탈하게 할 만한 것이었다.

휘트니 휴스턴의 빅히트 싱글 「I'll always love you」를 수록한 영화 <보디가드> 사운드트랙 앨범은 1993년 당시 팝계의 천하통일을 일궈냈다. 불황 속에 1천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고 차트 수위에서도 장기간 동안 머물렀다. 이 앨범이 지니는 가치는 그러한 폭발적 판매고와 관련한 부분일 것이다. ‘쉽게 들리고 친숙한 분위기’의 노래를 찾는 대중의 구미를 자극하는 사운드트랙은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로 크게 히트한 「I'll always love you」, 「I have nothing」, 「I'm every woman」을 비롯해 케니 지, 아론 네빌, 리자 스탠스필드, 조 카커 등 호화 멤버들이 손을 보탠 곡들 모두가 편한 감상의 시간을 제공한다.

2.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 1977)> 판매량 : 1천5백만 장

“1970년대 말 팝계를 강타한 디스코의 정체와 음악을 가늠하기에 적절한 교과서적 앨범”

영국의 형제 보컬 그룹 비지스(Bee Gees)의 주도 하에 만들어진 사운드트랙 음반 <토요일 밤의 열기>는 바로 디스코 열풍을 전 세계로 확산시킨 앨범이었다. 당시 무명 배우였던 존 트라볼타를 일약 청춘의 우상으로 창조해낸 영화와 함께 음악을 맡은 비지스를 ‘디스코 음악의 황제’로 탄생시켰다. 이 음반은 또한 팝 음악사에 사운드트랙 앨범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갖가지 기록을 쏟아냈다. 1천5백만 장의 판매고, 4곡의 싱글 차트 1위 랭크, 그룹의 맏형인 배리 깁의 4연속 넘버원 히트기록 작성 등, 비지스는 거뜬히 팝계의 정상에 등극했다.

많은 사람들을 춤의 향연으로 이끈 비지스 디스코의 대표작 「Night fever」 「Stayin' alive」 「How deep is your love」 등이 모두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토요일 밤의 열기>는 1970년대 말 팝계를 강타한 디스코의 정체와 음악을 가늠하기에 적절한 교과서적 앨범이다.

3. <퍼플레인(Purple Rain, 1984)> 판매량 : 1천3백만 장

“지구촌 전역에 프린스의 존재감을 결정적으로 알린 기념비적 앨범”

마이클 잭슨이 를 통해 백인적인 흑인 음악이라야 전 방위로 어필한다는 팝 마켓 룰을 규명하는 동안 다른 한편에선 동시에 프린스(Prince)라는 흑인 슈퍼스타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자칭 ‘왕자’는 1982년 앨범 <1999>로 비평가의 찬사와 대중적 성공을 동시에 얻은 바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을 지구촌 팝 음악 팬들의 뇌리에 각인시켜준 것은 ?의 백 밴드 레볼루션(Revolution)과 함께 만든 바로 이 사운드트랙 앨범 <퍼플 레인>이었다. 이 음반은 그해 1천만 장이 팔려나가며 마이클 잭슨의 황제 자리를 위협하는 정도의 막강한 위력을 과시했다. 그의 음악은 모타운(Motown) 소울 기반 댄스음악인 마이클의 것과는 달리 펑키한 소울과 록을 배합한 고출력 사운드였다.

대단히 탄력적이고 진했으며 강렬했다. 이 앨범에서 차트 순위에 오른 세곡의 빅 히트 싱글 「When doves cry」, 「Let's go crazy」 그리고 주제가 「Purple rain」이 모두 그랬다. 그는 또한 작사와 작곡은 물론 연주까지 섭렵한 만능 뮤지션이었다. 그의 위치는 덕분에 한층 더 격상되었다. 아카데미 음악상을 거머쥔 그의 음악은 그 자체로 매우 충격적이었다. 자극적으로 반복되는 힘찬 기타 리듬 패턴과 울부짖듯 성적 유혹을 토해 내는 보컬은 실로 경탄을 자아낼 만큼 수준 높은 기량을 자랑했다. 연주는 약동감 넘치는 록 그룹의 그것이었지만 보컬의 힘찬 에너지는 소울 창법에 가까웠다. 때론 강하면서 때론 부드럽고, 동시에 춤추기 좋은 연주는 흑백을 통합하는 매력의 사운드였기에 그 진가를 더욱 강력하게 발휘했다. 동시대 영상 음악을 틀어주던 국내 커피숍에서도 동명 타이틀 주제가가 나오는 음악 영상은 주문이 밀려드는 단골 메뉴였다.

4.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 판매량 : 1천2백만 장

“간추린 1950년대 이후 미국과 미국의 음악 역사!”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1950년~70년대 미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 속으로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를 투입시킨다. 단지 지능이 낮을 뿐인 검프의 희극적인 활약상과 드라마를 지켜보며 추억을 회상하고 흐뭇한 감동을 받게 되지만 그러한 영화의 역사성을 적확히 대변해주는 영화음악이 아니었다면 그 시대를 되돌아보는 향수는 반감되었을 것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 「Hound dog」를 비롯해 밥 시거의 「Against the wind」까지, 사운드트랙에 삽입된 노래들은 당시의 시대적 감성과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해낸다.

사운드트랙 위를 달리는 올디스 넘버들은 가히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미국 ‘대중음악사’라 할 만하다. 그 곡들이 나오는 순간이 기막히게 절묘하다. 역사적 현장이나 극 중 중요한 장면일 때면 언제나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노래, 또 그 시절의 히트곡들이 어김없이 흘러나와 시공간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베트남전 출정 때는 도어스의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와 아레사 프랭클린의 「Respect」가 반전과 저항의 소리를 대변하고, 여자 친구 제니가 히피들의 천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는 장면에서는 스콧 매켄지의 「San Francisco (Be sure to wear some flower in your hair」, 이별 장면에서는 버즈(Byrds)의 「Turn turn turn」,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TV장면에서는 피프스 디멘션(The Fifth Dimension)의 「Aquarius/Let the sunshine in」이 절묘하게 흘러나와 극의 이해를 돕는다. 당대에 획을 그은 수많은 고전 팝 음악들이 올드 팬들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어린 포레스트 검프가 모종의 관계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장면은 특히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는다. 「Hound dog」에서 보여줬던 프레슬리의 골반 춤이 포레스트 검프의 불편한 다리를 보고 따라 한 것이라는 영화의 유쾌한 우화적 해석.

5. <더티 댄싱(Dirty Dancing, 1987)> 판매량 : 1천1백만 장

<토요일 밤의 열기> 이후 10년 만의 댄스 무비, 영화 자체로 화제가 됨은 물론 일대 파란을 일으킨 사운드트랙.”

1987년 여름에 개봉되어 북미에서만 6천3백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거둔 이 영화 <더티 댄싱>으로 인해 이전까지 줄곧 조연만 해온 패트릭 스웨이즈는 당대 최고의 ‘섹시 가이’로 등극했다. 여성 관객들은 그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으며 환호성을 터뜨렸고 남성들은 여자 주인공 제니퍼 그레이의 귀여운 자태에 반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패트릭 스웨이지가 제니퍼 그레이를 양손으로 받쳐 번쩍 들어 올리는 순간은 쉬이 잊히지 않는 명장면으로 인구? 회자되었다. 춤을 소재로 재미를 본 영화인만큼 사운드트랙 앨범의 인기도 실로 대단했다. ‘더티 댄싱 신드롬’으로 불릴 정도로 끊이지 않는 애정은 곧장 <모어 더티 댄싱(More Dirty Dancing)> 앨범 발매로 이어졌고 1988년 5월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에는 <더티 댄싱><모어 더티 댄싱>은 3위에 동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앨범은 현재까지 1천1백만 장 이상이 팔려 다이아몬드 음반을 수상했다.

6. <타이타닉(Titanic, 1997)> 판매량 : 8백만 장

“존 트라볼타와 케빈 베이컨이 반란의 춤 영화에서 춤추는 품행 제로 청춘을 연기한 반면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구명보트 없는 반항 영화’에서 댄싱 호남을 연기해 여심을 흔들었다. 동시에 초대형 유람선 타이타닉은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과 함께 지구촌 관객들의 마음속에 영원불멸의 닻을 내렸다.”

아카데미 11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초호화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 당대 최고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18억 3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 수치의 흥행 수익을 거둬들이며 전무후무한 흥행 기념비를 세웠다. <터미네이터(The Terminator)>로 각인된 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이 영화로 할리우드 최고 흥행 감독으로 우뚝 섰다. 그야말로 ‘세상의 왕(King of the World)’이 된 셈.

영화음악은 <에일리언2(Aliens)> 이후, 10여 년 만에 카메론과 재 의기투합한 작곡가 제임스 호너(James Horner)가 맡았다. <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 <브레이브하트(Braveheart)> 등으로 유명한 그는 여기서 웅장하면서 서정적인 선율이 돋보인 음악을 작곡해 넣었다. 또한 어마어마한 장관에 부합한 스코어로 감동을 주었다. 특히 클라이맥스에 사용된 곡들 중 타이타닉의 침몰을 묘사한 「The sinking」과 「Death of Titanic」 등에서는 메인 테마 「My heart will go on」의 멜로디가 배합되어 있어 두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을 아름답게 승화시켜주었다.

7. <라이온 킹(The Lion King, 1994)> 판매량 : 1천만 장

“만화 왕국 디즈니와 감상적인 노래의 대가 엘튼 존이 협력해 영화와 음악의 정상에 오른 1994 화제작.”

영화 <라이온 킹>의 사운드트랙에 실린 음악은 1995년 제67회 오스카 시상식 음악 부문(주제가상, 스코어상)상을 모두 석권, 명실 공히 만화 왕국 디즈니가 만든 최고의 작품임에 이견이 없음을 공증했다. 또한 대중음악상 최고의 영예 그래미 어워드(1994년) 최우수 남성 보컬(엘튼 존)과 최우수 배경음악 편집(한스 짐머), 아이들을 위한 최우수 음악 앨범 부문을 수상해 겹경사를 누렸다. 미국 만화영화가 지구촌 영화 시장을 점령하는데 결정적 가교 역할을 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은 세대를 초월한 영화적 완성도뿐만 아니라 음악적 혁신도 성공에 지대한 변수로 작용했다. 이전까지 연타석 흥행 홈런을 날리며 강성 디즈니 만화의 자존심을 확립한 트로이카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알라딘(Aladdin)>의 음악을 담당하며 흥행 공식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앨런 멘켄(Alan Menken)팀을 전격 해임하고, 만사능통형 영화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의 미디어벤처 팀과 ‘팝계의 불사조’ 엘튼 존을 초청해 새 진영을 구축, ‘원 투 뮤직 펀치’를 날린 것.

8. <탑 건(Top Gun, 1986)> 판매량 : 9백만 장

“1980년대 미국 보수주의 물결과 남성성을 멋지게 버무려 속도감 있는 영상으로 전개시켜 젊은이들의 가슴? 불을 당긴 토니 스콧 감독의 1986년도 작품. 항공 재킷과 선글라스 붐을 일으키며 톰 크루즈를 일약 청춘스타 대열에 쏘아 올린 당대 최고의 흥행 대작이었다. 영화와 더불어 당시 사운드트랙 역시 당시의 음악적 경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1980년대 팝 음악은 신스 팝과 뉴 웨이브로 정의된다. 비틀스 이후 제2의 영국의 미국 침공으로 단언되는 뉴 웨이브는 음악 판도를 바꿔놓을 정도로 팝의 본토 미국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에 오른 <탑 건> 영화음악 앨범은 한마디로 ‘히트 싱글 모음집’이라 할만하다. 통통 튀는 댄스 비트가 주도하는 1980년대 팝송을 총망라한다. <자유의 댄스(Footloose)>의 주제가 「Footloose」 주인공이자 <오버 더 톱(Over The Top)>의 테마 곡인 「Meet me half way」를 노래해 사운드트랙으로도 주가를 올린 베테랑 케니 로긴스, 힘찬 기타 팝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칩 트릭, 여성 보컬 글로리아 에스테판과 그룹 마이애미 사운드 머신까지 당대의 인기 팝가수들이 귀를 사로잡는다.

영화에서 가장 유명해진 곡은 이견의 여지없이 「Take my breath away」일 것이다. 반항의 젊은 청춘 조종사 톰 크루즈와 여성 교관 사이에 진하게 펼쳐지는 애정 장면에 사용된 러브 테마. 이 한 곡으로 LA출신 뉴웨이브 그룹 베를린(Berlin)은 차트 정상을 차지, 무명의 설움을 털어냈다. 국내에서 특히 그 폭발적 인기는 국내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에서 단골 리퀘스트 송이 됨으로써 한참 지속되었다. 나중에는 듣기 싫어도 들어야만 했을 정도. 그 영광의 배후에는 「Top Gun Anthem」으로 그래미상을 거머쥔 해롤드 폴터메이어와 디스코 댄스 팝의 제왕 조르지오 모로더가 든든히 뒤를 받치고 있었다.

9. <그리스(Grease, 1978)> 판매량 : 8백만 장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해 대성공을 창출해낸 작품으로 무엇보다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존의 노래와 춤 앙상블로 기억된다. 영화와 음악 모두 1978년을 화려하게 장식하면서 그 해를 미 역사상 가장 음반 산업이 맹위를 떨친 시절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지금 40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영화 그리고 사운드트랙이다.”

앨범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Hound dog」으로 대표되는 로큰롤, 그룹 마셀즈가 차트 정상에 올린 「Blue moon」이나 리틀 앤소니 앤 더 임페리얼스의 「Tears on my pillow」 같은 두왑 그리고 연주로 처리된 영화 <모정(Love Is A Many-Splendored Thing)>의 주제곡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과 같은 저 옛날의 영화음악이 큰 줄기를 이룬다. 초기 로큰롤을 해석한 그룹 샤나나의 「Those magic changes」가 웅변하듯 추억과 낭만의 정서가 유쾌하고 즐겁게 퍼져 있다.

9. <자유의 댄스(Footloose, 1984)> 판매량 : 8백만 장

<페임>, <플래시댄스>, <더티 댄싱>과 함께 1980년대 춤 바람을 일으켰던 대표적 영화들 중 한 작품. <자유의 댄스>는 극적 로맨스와 애욕의 댄스가 화려하게 수놓는 영상미에 당시의 트렌드 팝 음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전형적인 ‘뮤지컬 드라마’다. 온몸을 불사른 다이내믹한 춤으로 당대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급부상한 케빈 베이컨의 연기가 압권이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작품의 백미는 그의 율동을 신들린 것처럼 돋보이게 만든 사운드트랙이다.”

영화의 사운드트랙에 삽입된 음악 중 백미는 동명 제목의 주제가, 쿵쾅거리는 드러밍과 중량감 있는 고탄력 서프 기타 사운드의 경쾌한 업 비트 댄스 리듬으로 시작해 색소폰, 신서사이저, 키보드, 퍼커션, 백 보컬과 멋진 화음을 이루며 주인공 렌(케빈 베이컨 분)의 스포티한 춤에 초절정 흥을 돋우는 「Footloose」임에 이견 불가. 이 노래를 부른 케니 로긴스는 당시 최고의 영화음악 가수로 각광받았다. 또한 사운드트랙에는 팝-록밴드 러버보이의 보컬 마이크 레노와 하드록그룹 하트의 ? 윌슨, 그리고 허스키 록 보컬의 대명사로 불린 보니 타일러, 포크 록 싱어송 라이터 칼라 보노프, 록 밴드 포리너 등의 인기 팝 록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해 사운드의 중량감을 높였다. 사운드트랙은 무려 10주간 앨범 차트 정상을 고수했으며 8백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10. <사랑을 기다리며(Waiting To Exhale, 1995)> 판매량 : 7백만 장

“베를린(Berlin)의 「Take my breath away」는 1986년에 <탑 건>의 사운드트랙을 팝 앨범 차트 정상으로 밀어 올렸다. 9년 후, R&B 팝 디바 휘트니 휴스턴은 주제가 「Exhale (Shoop shoop)」을 노래하며 이 사운드트랙 앨범이 차트 정상에 오르는데 기여했다. 3년 전의 <보디가드>와 함께 휘트니의 진가를 다시금 확증한 사운드트랙 앨범.”

휘트니 휴스턴의 전작 <보디가드>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도 음악이 대단한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말이 필요 없는 R&B 최고의 프로듀서인 베이비페이스가 사운드트랙의 제작을 맡았으며, 휘트니 휴스턴을 비롯해 토니 브랙스턴, TLC, 메리 제이 블라이지 등의 슈퍼스타가 가수로 참여해 흥행과 비평 면에서 가히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세 트랙이 사운드트랙을 주도한다. 팝 차트 1위를 차지한 주제가 「Exhale(Shoop shoop)」을 위시해 「Why does it hurt so bad」, 세세 윌리엄스와의 듀엣곡 「Count on me」 등 그녀의 파워풀하며 동시에 감성적인 발라드가 잔잔하게 울려 퍼진다. 뒤를 잇는 토니 브랙스턴의 「Let it flow」와 아레사 프랭클린의 「It hurts like hell」, TLC의 「This is how it works」와 같은 곡들도 주목해 들을만한 트랙이다.
글 / 김진성 (jinsung@izm.co.kr)

#보디가드
6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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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2.03.27

영화 '보디가드'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은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지요. 그 특유의 감성어린 휘트니 휴스턴의 곡이라서 그런지 더욱더 애절하면서도 가슴에 와 닿았던 곡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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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

2010.03.24

대부분 아는 거네요. 음악이 기억나는 영화는 역시, 보디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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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2009.11.24

안녕하세요, 채널예스 담당자입니다. irenechoi 님이 지적하신 부분 수정하였습니다. 앞으로 좀 더 꼼꼼히 확인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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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대중문화평론가)

학력
고려대학교 사회학 학사

수상
2011년 제5회 다산대상 문화예술 부문 대상
2006년 MBC 연기대상 라디오부문 공로상

경력
2011.06~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
영상물 등급위원회 공연심의위원
내외경제신문 기자

음악웹진 이즘(www.izm.co.kr)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