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독서라는 것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는 독서가 공부의 가장 밑바탕이 되기 때문인데 독서로 영재를 키운 부모의 이야기는 사실성을 넘어 우리 아이도 책을 통한 영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때문이 아닐까.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로 황금 같은 연휴의 시작인 날이었다. 편히 쉴 수 있는 휴일을 기꺼이 반납하고 따라나선 아빠들이 참 많았다. 이날 푸름이닷컴 회원들의 대거 참여로 상암 누리꿈스퀘어 3층 국제회의장이 오히려 비좁은 듯 느껴진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푸름이닷컴의 시삽, 부시삽 등의 소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더불어 한층 열기가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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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아빠는 건강한 모습으로 회원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고 한다. 이전에 당뇨를 심하게 앓아서 살이 많이 빠졌지만 당뇨 후유증이 아니라며 회원들을 안심시키며 감사하단 말을 먼저 꺼낸다. 책의 표지에 그려진 캐리커처보다 훨씬 말라 보이는 이유가 그래서였구나, 싶었다. 그리곤 베테랑답게 강연이 시작되었다.
『우리 아이 내면의 힘을 키우는 몰입독서』가 나오는 데 10년이 걸렸고, 푸름이를 키우는 데 18년이 걸렸다는 저자는 현재 고 3인 아들 푸름이가 이제는 진로를 구체적으로 세워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목표로 한 공부를 하고자 일본 와세다대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푸름이의 근황을 전했다. 푸름이는 하루에 18~20시간을 코피 흘려가며 책을 읽었다는데, 목표가 결정되고 나니 모든 에너지를 그것에 몰입하게 된다고 한다. 모든 공부가 그렇듯 어떤 것에 미치거나 몰입하지 않으면 영재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푸름이 아빠는 아이가 성장할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고 한다.
푸름이닷컴 초창기, 책에 대한 꿈이 이른바 ‘정서안정’과 같은 ‘배려 깊은 사랑’으로 논의된 바 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배려란 조건 없는 사랑, 맹목적인 사랑인데 사실은 조건이 딸려 있다는 것이다.
방임이나 방치가 아니며 억압은 더더욱 경계해야 할 것으로 의식 안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36개월 이전에 형성되는 무의식에서 작용하는데, 그것은 내적 불행, 즉 5대 전의 자신의 무의식 세계인 내적 불행을 끌어내는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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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이들은 위대한 힘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자기 얼굴을 볼 수 없다. 있는 그대로 비춰주는 것은 다름 아닌 엄마로, 아이가 가진 내부의 힘을 발현하는 아이는 영재로 자라게 된다. 그래서 영재로 만들어지느냐 태어나느냐를 두고 따지기 전에 부모의 역할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혹시 내가 말이 아닌 눈빛으로 요구하지는 않았는지. 우리는 알게 모르게 무의식 상태에서 요구하는 게 많다. 예를 들면, 말 잘 듣는 아이라든가, 착한 아이라든가, 초등 입학 후엔 공부에서 걸리게 된다. 책을 사주고 결과(output)가 나오기를 바란 적은 없는지. 엄마의 의견과 생각은 아이에게 깊이 박힌다. 이런 조건을 무의식에서라도 걸게 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푸름이를 단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저자는 아들이 무척 자랑스럽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분당 50페이지를 읽어내는 아이. 내 아이도 가능할까, 하는 의심은 하지 말기로 하자. 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아이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인간이 가진 위대함은 믿음이다. 푸름이와 같은 아이는 하나가 아니다. ‘푸사모’ 회원 중에서도 얼마든지 영재가 나올 수 있다. 『가을맘의 그림책 몰입영어』의 가을이를 봐도 알 수 있잖은가. 가을맘은 가야 할 길을 과감히 흔들림이나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아이가 원하는 대로 아이의 눈빛을 보며 나아갔다는 데에 성공의 비결이 있다.
뛰어난 아이들을 키운 사람들이 바라보는 교육은 힘이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자생의 힘을 키워 주는 것이어야 한다.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는 자기주도성이 결여되면 깊이 있는 성장을 바랄 수 없다. 자신의 힘에 의해 일어서야 한다. 교육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끌어내는 것’이란 말에는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게 하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만 권의 책을 넘어가는 것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따라가기 때문이지 부모의 강요로는 될 수 없는 일이다. 자동차에 깊이 빠져 들어갈 기회를 주어야 관심의 확장이 이뤄질 수 있다. 처음엔 자동차에 대한 책만 보다가 자동차의 엔진이나 부품과 같은 것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자동차의 역사에 대한 것을 탐독하는 것이 바로 가지를 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한 분야를 깊이 있게 가면 다른 분야도 그 깊이만큼 간다. 우리의 교육은 깊이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다.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라는 저자의 말이 고개를 떨구게 만든다. 몰입할 기회를 주기는커녕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지는 않았는지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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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생각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다만 엄마가 책을 좋아하는 눈빛을 읽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는 엄마의 눈빛이나 표정에서 70~80%의 정보를 얻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책을 잘 읽었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마음이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책은 무조건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어야 한다. 이때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단계는 친숙기, 노는 시기, 몰입(바다의 시기), 독립의 시기로 나누게 된다. 이때 독립은 정서의 독립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아이의 책읽기가 어떻게 가는지를 이해하고, 정지할 때는 휴식기이므로 기다려 줄 필요가 있으며, 빈둥거림도 성장의 단계라는 것, 상상이 깊은 아이는 창의력이 높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대학이나 입시에만 중점을 두고 있는 독특한 교육으로 사교육과 양립할 수 없다. 그래서 푸름이 교육법이 한편으로는 외면받고 이상한 취급을 받고는 한다. 우리는 문화에서 출발한 교육이 없고 한글을 일찍 떼면 창의성이 죽는다는 이론을 펴는데 이는 문자의 결함을 가진 영어권의 얘기지 우리 한글은 그렇지 않다. 푸름이 교육은 그런 점에서 ‘혁명’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가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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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도 수입하는 나라에서, ‘지능을 잴 수 없음!’이란 결과를 받는 ‘푸사모’ 아이들은 수없이 많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을 자폐나 유사자폐로 보아야 할까? 함부로 우리 아이들을 재단하지 말아야 한다. 글을 먼저 가르치는 것은 경이롭다.
푸름이 교육의 축은 지성(언어, 책)과 감성(칭찬과 놀이, 스킨십)인데 아이가 성장하는 데 칭찬과 경려는 거름과 같은 역할을 한다. 부작용이 없는 칭찬, 마음껏 해주자.
10년간 정리한 교육의 가치가 조화를 이루려면 한 세대가 지나고 나면 확인된다고 스스로 위로한다는 푸름이 아빠는 푸름이를 키우며 행복했노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리고 같이 행복하자고 소리를 높였다.
푸름이 아빠를 처음 만나는 자리였는데 강연장이 마치 종교 집단과 같은 열기로 놀라웠다. 단순히 내 아이가 책을 잘 읽는 방법론이 아니라 자녀 교육의 방향을 알려주는 자리였고 늦게나마 푸름이 교육의 장에 발을 들여 놓을 것 같은 예감이다.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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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nose
2012.08.11
재윤맘
2009.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