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가 대학가요제 진행 거부한 이유
한가하냐고 되물을지 모르겠다. 조금 여유가 생기고 초침 달린 시계가 가까이 있다면 TV에 비친 사람의 얼굴이 한 화면에 얼마나 지속적으로 잡히는지 유심히 살펴볼 일이다. 드라마, 오락, 교양 등 장르를 불문하고 아무리 길어도 1분을 넘기는 일은 좀체 없다. 1분이라는 시간은 한 사람의 얼굴만 계속 쳐다보기에 상당히 긴, 그래서 귀한 시간임에 분명하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0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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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을 서로 대할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며 상대를 대한다.
학식(學識)이나 업적(業績)이 놀랄 만큼 크게 진보(進步)했다.

한가하냐고 되물을지 모르겠다. 조금 여유가 생기고 초침 달린 시계가 가까이 있다면 TV에 비친 사람의 얼굴이 한 화면에 얼마나 지속적으로 잡히는지 유심히 살펴볼 일이다. 드라마, 오락, 교양 등 장르를 불문하고 아무리 길어도 1분을 넘기는 일은 좀체 없다. 1분이라는 시간은 한 사람의 얼굴만 계속 쳐다보기에 상당히 긴, 그래서 귀한 시간임에 분명하다.

기억하는 시청자가 더러 있을 것이다. 1980년대 중반 자정쯤에 MBC TV를 켜면 한 젊은 아나운서의 얼굴을 1분 동안 볼 수 있었다. 제목도 ‘1분 뉴스’였다. 지금처럼 뉴스를 읽기 시작하면 자료화면이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당시 시청자는 줄곧 진행자의 얼굴만 바라보아야 했다. 그 얼굴이 볼만했는지 여성 시청자들 중에는 일부러 그 시간을 기다렸다가 본다는 소문이 한동안 방송가에 돌기도 했다. 누가 뒤에서 밀어주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살짝 고개를 디밀었다.

비주얼이 괜찮았던 그 아나운서는 지금 같은 방송사에서 ‘100분 토론’을 몇 년째 맡고 있다. 손석희! 이십 년 새 100배로 늘었으니 성장률이 대단하다. 얼굴은 1분 동안 참고 지켜볼 수 있지만 이십 년 넘게 한 사람을 밀어줄 파워맨은 존재하기 어렵다. 그 힘은 오로지 당사자의 노력, 그리고 시청자의 평가에서 나온다.

대학가요제를 6년 동안 연출하면서 늘 진행을 부탁해도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이 ‘노’였다. 대학은 조금 알아도 가요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없다는 거다. 참고로 필자인 나와는 ‘특수 관계(처남매부)’다. 거절당해도 흐뭇했던 건 그의 ‘심난’한 유머감각 때문이다. 모름지기 그의 성공은 선택과 집중의 결과물일 것이다.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인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그의 전문성은 매일 아침 빛을 발한다. 외양이 멋진 축구스타 베컴에게 패션의 비결이 뭐냐고 묻는 건 실례다. 한국을 찾았을 때 기자들은 프리킥 잘하는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연습하고 반복하고 기억하라.”

손석희에게 영향력의 비밀을 물으면 어떻게 답할까.

“경청하고 의심하고 질문하라.”

손석희의 독특한 억양을 흉내 내는 개그맨도 생겼다. 개인기로 자주 카피하는 말이 ‘시간 다 쓰셨고요’다. 그가 시간의 평등과 효율에 관심이 많은 걸 젊은이들도 눈치 챈 모양이다. 바빠서 자주 얼굴은 못 보지만 만날 때마다 조금씩 나아지는 그를 발견한다. 삼국지의 노숙과 여몽의 고사에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이유가 수불석권(手不釋卷)이다. 책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는 뜻이다. 세상의 변화에 눈을 떼지 않는 한 그의 예리한 관찰, 통찰, 성찰은 지속될 것이다.

대학교수(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캺)인 그의 고교 동기 중에는 ‘난타’ 제작자인 송승환 교수(명지대 뮤지컬공연학과)도 있다. 둘은 친구들이 축구할 때 방과 후 학교 방송국에서 줄곧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교육 개혁은 멀리서 찾을 일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정상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주철환 #사자성어 #손석희
11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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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nose

2012.04.04

교육 개혁은 멀리서 찾을 일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정상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다?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네요. 어째서 교육 개혁? 그리고 왜 정상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다고 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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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2.03.31

괄목 상대 이것도 한자의 윗부분이 댕강 잘려 졌지만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네요. 이제는 대학교수님이 되셨지요. 가요제 진행은 후배들의 몫으로~ ㅎㅎ 나이를 안먹는 동안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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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전

2011.08.05

손석희님 소식은 잘 모르지만 라디오는 계속 방송하시는 것 같던데 TV로 못봐서 아쉽습니다!!
짧은 내용의 기사지만 참 좋네요~ 회원들의 댓글수도 많고 지금까지 채널예스기사에서 본 기사 중 가장 많은 댓글을 봅니다.
베컴의 말도 좋고 손석희님말도 좋고^^ 손석희님을 볼때 대가의 겸손함을 보아서 늘 기분이 좋습니다. 선택과 집중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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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환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어 교사로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MBC 방송사에 입사해 [일요일 일요일 밤에], [퀴즈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대학가요제] 등 시대를 대표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OBS 경인TV 사장, JTBC 대PD,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있다. ‘재미있게 살고 의미 있게 죽자’는 그가 40여 년간 고수해온 좌우명으로, 지금껏 좌우명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 자부한다. 감사한 사람들 덕분이고,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재미있는 사람을 만나고 재미있는 시와 노래를 흥얼거리며 살다 보니 어느새 인생의 의미를 짚어보는 나이가 되었다. 남은 날들을 더 재미있게 살다가 의미 있는 죽음을 맞는 것이 목표다. 방랑자였던 아버지 덕에 어릴 때부터 상상력이 남달랐다. 축구 명문이었던 학교를 다니면서도 그늘에 앉아 응원만 했고 악보도 못 그리면서 제멋대로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실력 있고 정 많은 국어선생님을 만나면서 자신도 일찌감치 국어선생님이 되기로 결심했고 2년 반 동안 교단에서 문학도, 팝송도 즐겁게 가르쳤다. 제대 말년에 우연히 본 방송사 시험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다. 신나게 연출하다가 틈나면 글 쓰고, 시간 나면 강단에도 서더니 언제부턴가 포털 사이트에 ‘유명한 PD’라고 치면 연관검색어로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뜬다. 사람들은 그를 [일요일 일요일 밤에], [우정의 무대], [대학가요제] 등을 연출한 전설의 ‘스타 PD’로 기억한다. ‘누군가 꿈을 이루면 그는 다시 누군가의 꿈이 된다’고 대학교수로 7년 반 동안 많은 방송인들을 키워내기도 했다. ‘살아있다’는 건 ‘꿈이 있다’는 거라고 속삭이는 그는 오늘도 꿈의 공장에서 30년째 현장을 서성이고 있다. 아직은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야 하는 희망과 행복이 있다고 믿는다. 한국방송대상 우수작품상(1990, 1991)을 비롯하여, 백상예술대상 우수작품상(1995), 방송위원회 선정 이 달의 좋은 프로그램상(1996), 경실련 선정 시청자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1998), 방송위원회 프로그램기획부문 대상(1997), 한국여성단체연합 평등방송 디딤돌상(1999),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주는 공로상(2002) 등의 수많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주요 저서로는 그동안 『오블라디 오블라다』,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 『청춘』, 『사랑이 없으면 희망도 없다』, 『퀴즈아카데미 1, 2』, 『30초안에 터지지 않으면 채널은 돌아간다』, 『PD는 마지막에 웃는다』, 『주철환 프로듀서의 숨은 노래 찾기』, 『상자 속의 행복한 바보』, 『시간을 디자인하라』, 『나는 TV에서 너를 보았다』, 『스타의 향기』, 『거울과 나침반』, 『PD마인드로 성공인생을 연출하라』 등 15권의 책과 2장의 앨범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