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러스>와는 다르다! - 『노다메 칸타빌레』
글ㆍ사진 채널예스
200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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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미야 토모코의 『노다메 칸타빌레』는 2004년 제28회 고단샤 만화상 소녀 부문 수상을 하고, 총 2,000만부가 넘게 팔린 대히트작이다. 당연한 수순으로 우에노 쥬리 주연의 TV드라마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국내 방영된 <베토벤 바이러스>가 『노다메 칸타빌레』와 비슷하다고 해서 새삼스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한 케이블 채널에서는 <베토벤 바이러스>와 『노다메 칸타빌레』를 함께 편성할 정도로, 두 작품에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 괴짜들이 모인 오케스트라가 발전해가는 과정이라든가 이상한 콤플렉스를 가진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 그리고 약간 비슷한 개성의 조연들 정도를 빼면 『노다메 칸타빌레』와 <베토벤 바이러스>의 공통점은 클래식 음악밖에 남지 않는다.

『노다메 칸타빌레』가 선발주자이기 때문에 원조라는 말도 가능하겠지만, 사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스토리나 캐릭터가 완전히 새로운 것도 아니다. 자신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동료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예술가나 자신의 세계에만 빠져 기행을 벌이는 예술가는 아주 익숙한 소재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장점은 전혀 새로운 인물이나 이야기가 아니라, 지극히 코믹한 만화적인 캐릭터가 아주 고상한 클래식 음악의 세계에서 우왕좌왕하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야릇한 즐거움이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최대 장점은 역시 캐릭터에 있고 <베토벤 바이러스> 역시 마찬가지다. 노다메와 치아키의 캐릭터 못지않게, 강마에의 캐릭터도 돋보인다. <베토벤 바이러스>가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영감을 받은 것은 있겠지만 그걸 표절이라고 부르는 것은 부당하다. 오히려 비슷한 설정이 전혀 다른 이야기로 전개되었다는 것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뒤늦게 『노다메 칸타빌레』를 본 이유는 <베토벤 바이러스> 때문이었다. 하지만 만화를 보기 시작하자 확 빨려 들어갔다. 다양한 악기가 모여 지고의 화음을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처럼, 다양한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절묘한 드라마에 매혹 당한 것이다. 장래 희망은 지휘자이지만 다양한 악기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이유로 피아노과를 다니고 있는 치아키 신이치. 어느 날, 만취한 상태에서 잠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노다 메구미의 집이었다. 온갖 쓰레기가 널려 있고 악취가 진동하는 속에서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고 있는 노다메. 운명적인 만남 이후 노다메와 치아키의 기묘한 인연이 시작된다.

이미 말한 것처럼 『노다메 칸타빌레』의 캐릭터는 가히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노다메. 먹는 것을 좋아해 친구 도시락도 마구 훔쳐 먹지만, 요리는 물론 치우거나 정리하는 것은 최악이다. 방에서 곰팡이가 피는 건 약과다. 어떤 음악이건 듣기만 하는 것으로도 연주를 하는 재능이 있지만 정작 악보는 제대로 보지 못한다. 노다메와 만나 기묘한 콤비가 되는 치아키는 최고의 지휘자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릴 때의 트라우마 때문에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수영도 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외국을 나가 원하는 스승에게 배울 수가 없었다. 자신의 재능이 그대로 썩어버릴 수 있다는 절망에 휩싸이지만, 엉뚱하게도 노다 메구미와의 만남을 통해서 좋은 방향으로 풀려간다. 매정한 듯도 하지만, 사실은 꽤 사람을 잘 챙기는 구석도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캐릭터는 재미가 없다. 가끔은 완벽한 영웅의 성공담을 보고 배우는 것도 좋겠지만, 대개는 어딘가 어수룩하면서도 빛나는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욱 빠지게 된다. 인간미가 있는 천재가 더욱 친근한 것이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노다메와 치아키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이유 때문에, 그들은 방황하고 있다. 치아키는 트라우마 때문에, 노다메는 느슨한 삶 때문에. 하지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치아키와 노다메가 만나면서 기묘한 화학작용이 일어난다. 노다메는 유치원 선생이 아닌 피아니스트로서의 길을 걸어가고, 치아키는 드디어 외국으로 나가 지휘자의 길을 가게 된다.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가진 인간적인 매력이 그들을 더욱 사랑스럽고 친근하게 느끼도록 한다. 『노다메 칸타빌레』는 이제 치아키와 노다메가 유럽으로 진출하여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길에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성장을 하면서도, 그들이 가진 캐릭터의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노다메 칸타빌레』의 진정한 매력이니까.

8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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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d826

2012.09.25

유일하게 본 애니메이션 노다메 칸타빌레 ~!! 드라마에서 보고 반한 치아키때문에 처음으로 애니메이션까지 섭렵하게 만들었던.. .. 노다메 칸타빌레.. 또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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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eddd

2009.03.23

아아!!! 노다메~~ 정말 재밌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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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웨이

2009.03.23

베토벤 바이러스나 노다메 칸타빌레나 두 작품 다 개인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라고 봅니다. 개인과 개인이 속해있는 집단의 발전.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이야기가 적절히 어우러진 것 아닐까 싶네요.ㅎㅎ 노다메는 드라마도 재밌었지만 역시 만화의 전개가 좀 더 익숙한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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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

글 쓰는 일이 좋아 기자가 되었다. [씨네21] [브뤼트] [에이코믹스] 등의 매체를 만들었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를 거쳤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 소설, 만화를 좋아했고 어른이 되어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자연스레 대중문화평론가, 작가로 활동하며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내 안의 음란마귀』 『좀비사전』 『탐정사전』 『나도 글 좀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 등을 썼다. 15년 이상의 직장 생활, 7, 8년의 프리랜서를 경험하며 각양각색의 인간과 상황을 겪었다. 순탄했다고 생각하지만 다시 통과하고픈 생각은 별로 없는 그 시기를 거치며 깨달았다. 직장인과 프리랜서 모두 쉽지 않고, 어른으로서 살아가는 일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 월급도 자유도 결국은 선택이고, 어느 쪽도 승리나 패배는 아니라는 것. 모든 이유 있는 선택 뒤엔 내가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남는다는 것. 다 좋다. 결국은, 지금의 내가 있으니까. 2007년부터 13년간 상상마당 아카데미 ‘전방위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며 쌍은 경험과 노하우를 이 책에 그대로 풀어냈다. 글쓰기 초보자에게 글을 잘 쓸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 준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모든 이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선물할 것이라 확신한다. 주요 저서에는 『전방위 글쓰기』(2008), 『영화 리뷰 쓰기』(2008),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2012), 『나의 대중문화표류기』(2015), 『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 가이드: 미스터리』(2015), 『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 가이드: 호러』(2016), 『고우영』(2017) 등이 있다. 공저로도 『클릭! 일본문화』(1999), 『시네마 수학』(2013), 『탐정사전』(2014), 『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 가이드: 웹소설 작가 입문』(2017)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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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미야 토모코

예쁜 그림체는 아니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웃음을 유발하는 센스있는 개그들에 잘 어우러지는 독특함으로 여러 독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는 작가 니노미야 토모코. 1969년 생으로, 1989년 『London 다웃 보이즈』로 데뷔했다. 2004년 『노다메 칸타빌레』로 고단샤 만화상 수상했고, 소문난 애주가답게 음주 소재의 작품이 많으며 고교생 천재 기업가의 이야기를 다룬『주식회사 천재 패밀리』가 일본 굴지 기업 사장의 애독서로 뽑혀 화제가 되었다. 클래식을 소재로 한『노다메 칸타빌레』를 계기로 도쿄교향악단 상임 지휘자와 대담을 나누기도 하였다. 주요작품으로 『OUT』『술 마시러 가자!』『음주가무연구소』『트렌드의 여왕 미호』『GREEN』『주식회사 천재 패밀리』『노다메 칸타빌레』가 있다. 주인공이 사정없이 망가지는 그녀의 작품은 순정 장르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지만, 웃음유발 요소들이 한 가득 들어있어 그녀의 작품을 찾는 남자 독자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강한 중독성과 독창적 아이디어는 한 작품을 보게되면 다른 작품도 찾게되는 힘을 가지고 있어 굳건한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녀의 최근 연재작 『노다메 칸타빌레』는 애니 뿐만 아니라, 개그적 요소가 그대로 담긴 드라마로 재탄생하여 잔잔했던 ‘클래식’장르에 폭풍우를 몰고 왔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인기 작가의 위치를 튼튼히 다져준 작품이 되었다. 작가 스스로 걸어온 길처럼 평탄하고 잔잔하지 않은 작품세계는, 쉽게 녹아들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신작이 나와도 믿고 선택할 수 있다’라는 평을 받을만큼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한, 그녀만의 무기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