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캠프] 신체 노출사고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
글ㆍ사진 채널예스
200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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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일어난 [음악캠프] 노출사고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를 할 의무감을 느낍니다. 그렇게 내키는 일은 아니고 사실 꽤 귀찮지만요.

우선 노출의 허용 가능성을 검토해봅시다. 한국 사회에서 성인 남성이 전신 누드를 합법적으로 선보이는 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단지 정도와 방법, 장소의 문제죠.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건 영화입니다. 성인 대상의 영화라면 전신 노출이 있는 영화들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얼마 전에 개봉된 [몽상가들]이죠. 이전엔 검열로 잘려나갔을 영화들도 DVD를 통해 무삭제로 재출시 되고 있는데, [여왕 마고]가 그런 영화들 중 하나죠. 영화제라면 약간 더 과격한 장면들도 볼 수 있습니다. 가끔 영화제나 시네마테크에서 상영되는 [섹스와 루시아]의 경우는 클로즈업된 남자 성기가 발기되는 장면까지 담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별 문제 없습니다.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미성년자가 관람 불가능하니까요. 이런 영화를 보고 불편함을 호소하는 관객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에서 그 정도 노출은 기대하고 있어야죠. 문제될 건 없습니다. 몰래 훔쳐다본 미성년자들은? 걔들이야 알고 봤겠죠. 그건 다른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미성년자 관객들 앞에서 이런 식의 노출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질 수는 있는 걸까? 네, 있습니다. 몇 년 전에 방한한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는 폴 라이트풋의 경쾌한 무용작품인 [Sh-Boom]을 공연했습니다. 그 중엔 남자 무용수가 나체로 춤을 추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었죠. 어두운 조명 때문에 멀리서는 구분이 조금 어려웠을 수도 있지만 전신 노출인 건 분명했습니다. 그 공연이 성인전용으로 구분된 것도 아니었고요. 제가 기억하기에도 제 주변엔 교복입고 온 예원 학생들이 부글거렸습니다. 충격을 받았을까요? 아뇨, 그 공연은 대성공이었고 엄청난 갈채를 받았습니다. 정말 멋진 공연이었고 진짜 재미있었어요. 그걸 비난하는 기사도 본 적 없습니다. 한국에서 전신 누드로 공연한 무용단이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뿐도 아니었고요. 조금 뒤에 공연된 프렐조카주 발레단의 [봄의 제전]에서는 여자 무용수가 훤한 조명 속에서 나체로 뛰어다녔지요.

그럼 왜 이 사람들은 노출이 허용되는 걸까? 고급예술이어서? 어느 정도 맞습니다. 고급 예술이어서 모든 게 허용된다는 원칙론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한 사회 통념의 문제지요. 고급예술로 인정받으면 운신의 폭이 넓어집니다. 관객들 역시 관대해지고요. 역사 초기부터 그랬어요. 뻔뻔스러운 포르노 소재로 걸작들을 그려냈던 베네치아 화파 화가들을 생각해보세요.

그러나 더 중요한 건 태도의 문제입니다. 관객들은 [Sh-Boom]의 남성 댄서들에게 어떤 위협도 느끼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겐 오히려 그 댄서들은 못 보일 부분까지 관객들의 시선에 공개된, 상대적으로 약한 존재들이었지요. 그게 그 댄서의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야무지게 옷을 차려 입은 여자 무용수들과 노출된 남성 무용수의 대조요. 노출이 연약함, 솔직함, 자연스러움을 표출하는 도구로 사용될 경우, 숙련된 관객들은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노출에는 저항과 반항, 공격의 의미도 있습니다. 특히 남성누드는요. 그래서 종종 시위에서 노출이 무기로 선택되는 것이죠. 이 역시 꼭 거부당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보는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예술가나 시위자들이 늘 관객들이 원하는 것만 주어야 한다는 절대적인 원칙은 존재하지 않죠. 그러나 여기엔 한 가지 단서가 따릅니다. 당사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거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도 그렇고,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그렇고요.

본론으로 들어가죠. 이번 노출 사건에는 세 가지 정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째, 공중파 방송에서 아랫도릴 벗고 뛰는 건 실정법 위반입니다. 실정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건, 시스템에 속해있다면 거기에 따를 수밖에 없죠. 그건 그 쪽 사람들이 알아서 할 일입니다. 뭐, 전 당사자들도 그 정도는 계산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법률 위반을 떠나, 이번 행동엔 상당한 수준의 폭력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벗고 뛰는 외국 밴드들의 예를 들 경우가 아닙니다. 그런 공연을 보러 가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자극에 준비가 되어 있지요. 그렇다면 그런 식의 공연은 이미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동의를 얻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번 음악캠프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지요. 공중파로 생중계되고 있었고 그에 대비하지 않은 사람들이 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전 자주 등장하는 바바리맨 비유를 조금 더 다듬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바바리맨의 불쾌함이 노출 자체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남자 물건이 뭐가 그렇게 엄청나다고 볼 때마다 그렇게 대단한 충격이 될까요? 바바리맨들의 불쾌함은 노출 자체가 아니라 그 노출의 의미입니다. “이걸 보여줌으로서 너를 모욕하고 엿 먹이겠어”라는 의미 말이죠. 벗은 몸 자체야 쉽게 익숙해집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여전히 모욕적인 폭력으로 남죠. 이들의 행위가 전국민을 상대로 한 성폭력으로 인식되는 것도 이치가 맞습니다. 분명 이 친구들은 누군가를 ‘엿먹이러’ 나왔을테니 말이죠. 그게 방송국이건 음악 순위 프로그램이건. 단지 이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그 행위의 의미는 더 컸습니다.

세 번째는, 이 해프닝이 의미있거나 재미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전 여기서 기존 시스템에 대한 저항도 읽을 수 없습니다. 그런 신선한 맛이 없어요. 오히려 제가 본 건 별 생각없이 자신이 속해 있는 소집단의 몇 줄짜리 가치관에 굴종하는 둔한 젊은이들뿐입니다. 해프닝 자체도 재미없습니다. 자기네들을 21세기의 시드 비셔스 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그에 어울리는 태도라도 보여주어야죠. 이 친구들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그냥 흐릿하기만 합니다. 결국 별 성과도 없이 쓸데없는 음모론이나 만들어내고 주변 사람들에게 해나 끼치고 있는 거죠. 민폐가 큽니다.

전 이들의 동기나 목적엔 관심이 없습니다. 우린 모두 각자가 속해 있는 작은 세상에 살고 있으니 그네들도 그럴 권리가 있죠. 하지만 별 재미도 없는 해프닝을 공중파에서 벌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의 이야기가 제 게시판에 도배되며 더 가치 있는 토론과 이슈와 잡담과 넋두리를 몰아내는 건 견뎌내지 못하겠습니다. 제발 부탁이니 부디 자기네들에게 어울리는 망각 속으로 빨리 사라져 버리길.

220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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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dma3263

2019.07.17

안녕하세요 내년 지방직 준비하는 초시생입니다!
저는 공무원이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쭉 장래희망이었습니다 ㅎㅎ 대학교도 전공과를 입학하게 되었고 이제서야 휴학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강의는 올해 처음 듣지만, 예전부터 선생님 성함은 계속 들어왔었으니 알게 된 지는 오래된 것 같아요 ㅎㅎ 중학교 때부터의 꿈을 몇 년이 흘러 지금 준비하는 만큼 선생님을 직접 뵙고 힘을 얻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국어는 어릴 때부터 약했던 과목이라 항상 아픈 손가락이었어요 ㅠㅠ 이번 북 콘서트에 가서 도움 될 수 있는 팁을 많이 얻고 싶습니다 ~ !
참가인원 2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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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8311

2019.07.17

울산 사는 학생입니다! 선재쌤이 콕콕 짚어주는 핵심들이 이번 시험 준비할 때 저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ㅠㅠ 비록 다른 과목이 부족해서 내년 시험을 준비하게 되긴 했지만 선재쌤 덕분에 짧은 시간동안 나름 알차게 개념들을 훑어볼 수 있어서 자신감도 많이 향상 될 수 있었어요! 언제나 수험생들을 위해 좋은 강의를 해주시고 좋은 책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침판 어렵긴하지만 정말 좋아요!! 추호(秋毫) 절대 안 까먹습니다!!!
강의 들을때마다 선재쌤의 실물을 영접하고싶었지만 노량진은 저에게 너무 먼 곳이었어요...ㅠㅠㅠ 그런데 이렇게 가까운 부산에서 선재쌤의 북콘서트라니요!!! 울산에서 부산 얼마 안걸립니다!!! 당장 달려갈 수 있어요~ 저에게 선재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선재쌤을 뵙는 일이 남은 수험 생활에 떠올릴 수 있는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선재쌤 사랑해요!!
*7월 1일에 신청했다가 참가인원을 쓰는 것을 못봐서 다시 신청합니다ㅠㅠ̑̈ 참가인원은 2명입니다! 동생이랑 같이 뵙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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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히리

2019.07.17

안녕하세요. 올해 1월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공시생입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기 이전에 사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국어를 잘하는 편도 아니었고, 수능 언어영역도 그리 좋은 성적이 아니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선재국어로 공부하고 나서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이번 지방직 시험에도 비록 합격하진 못했지만 1회독에도 불구하고 85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걷을 수 있었던 것은 다 이선재 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문법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모든 영역에서도 공무원 수험생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가르켜주시고, 그동안 수년동안 여러 사람들에게 검증받은 국어강의는 선재국어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에서 독학인강으로 공부하면서 노량진은 항상 어떨지 궁금하면서도 직접 그곳에서 공부하지 못한다는 것에 항상 아쉬웠지만, 제일 아쉬운 것은 직접 선생님을 만나 뵐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선생님을 직접 부산에서 만나뵐 수 있는 기회가 있다니 진심으로 선생님 북 콘서트에 가고 싶습니다. 꼭 이번에 북 콘서트에 가게 돼서 선생님께 좋은 기운을 받고 내년에 합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기회에 선재국어 2020 기본서도 직접 사고 사인도 받아야지요. 참가인원은 1명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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