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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생각하는 그림책, 여백에 써 내려간 어린이의 세계

『쿵! 공룡 발바닥』 김현태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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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이 그림책을 준비하면서 어렸을 때의 나를 만났거든요.”


누구나 아이였던 시절이 있다. 그러나 그때의 마음을 기억하며 살아간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점점 자라며 사랑에도 이유가 필요해지고, 포용에도 망설임이 스며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세계는 그렇지 않다. 순수하게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돕고, 끌어안을 뿐이다. 그렇게 아이들을 위한 여백에 써 내려간 사랑스러운 그림책이 여기에 있다.

『어린이를 위한 시크릿』으로 많은 어린이의 마음에 꿈을 심어주었던 김현태 작가가 산뜻한 일러스트의 그림책으로 돌아왔다. 『쿵! 공룡 발바닥』은 우리 아이들이 가진 순수한 마음을 진지하게 사유하고, 또 고민한 끝에 완성한 그림책이다. 말랑말랑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느낄 수 있는 우리 세상의 다채로움, 어른은 오해하고 아이는 이해하는 편견의 세계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아이들과 함께 앉아 읽기 좋은 그림책, 잃어버린 순수함을 찾기 위해 집어들 수 있는 그림책. 그 살랑거리는 세계로 함께 들어가 보자. 



『쿵! 공룡 발바닥』은 어떤 책인지 먼저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느 날, 인간이 사는 마을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옵니다. 그 손님은 바로 공룡이지요. 공룡이 마을에 찾아온 이유는 바로 발바닥에 박힌 압정 때문입니다. 너무 아파서 도움이 필요했던 거죠. 공룡의 출현으로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혼란스러워합니다. 일부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며 도망치려고 시도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깊은 곳으로 숨어버리지요. 그렇지만 주인공인 어린아이 ‘해라’는 공룡을 보고 큰 미소를 짓습니다. 해라는 공룡을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호기심과 기쁨 가득한 눈빛으로 공룡을 맞이합니다. 그 후, 공룡과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자세한 내용은 그림책에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그림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과 그와는 다른 어른들의 시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또한 편견, 선입견, 포용,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보기에 충분한 그림책이라고 자부합니다. 많은 분이 읽는다면 좋겠습니다.

2000년도에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으로 등단하면서 본격적인 집필 활동을 시작하셨는데요. 희곡이라는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이렇게 많은 어린이책을 출간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그리고 어린이책이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또 어린이책 창작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세상에 일어나는 일 중에 ‘어느 날 갑자기’라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다시 말해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면 분명 그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전조증상이 보일 테고, 그리고 원인이 있다는 거죠. 그 연장선상에서 희곡을 쓰다가 자연스럽게 그림책 작가로 넘어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둘 사이를 연결한 게 하나 있기는 합니다. 그건 바로 제가 광고 카피라이터로 오랜 기간 활동했다는 겁니다. 카피라이터를 하면서 콘티 작업을 수도 없이 많이 했습니다. 매일 콘셉트를 잡고 캐릭터를 정리하고 대사를 만들다 보니 그 콘티 작업이 마치 그림책과도 같았습니다. 그 일을 꾸준히 하다 보니 그림책 작가로 이어진 것 같네요. 그래도 이 자연스러운 흐름의 핵심은 바로 창의력과 어린이들의 마음을 읽는 힘이죠. 샘솟는 창의력과 아이들에 관한 관심이 없었다면 그 모든 것은 불가능했을 겁니다. 여전히 희곡을 쓰고, 꾸준히 어린이들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쿵! 공룡 발바닥』은 어른과 아이의 서로 다른 관점, 그리고 그 관점의 기준이 되는 ‘순수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품을 집필하시면서 중점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부분이나,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으셨을까요?

이 그림책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페이지가 있습니다. 바로 엄마가 악어에게 거침없이 다가가 치료를 해주려는 장면입니다. 엄마가 순수함을 되찾는 순간이지요.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는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에는 어린이였다. 하지만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어른들도 처음에는 어린이였습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이런저런 일을 겪게 되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들 전투적으로 변하고 맙니다. 그러다 보면 눈앞의 이익과 이기에 매몰되어 아이였던 시절 가지고 있던 순수함을 잃고 말지요. 그렇기에 앞서 말한 그 사랑스러운 페이지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상에 남는 장면이 되었으면 합니다. 순수함, 그건 나를 돌아보는 거울이며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시간이 흐르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어린 시절의 마음을 잘 떠올리지 못할 때도 있으실 텐데요. 흐릿한 마음을 꺼내어 글로 집필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혹시 작품을 집필하실 때 어디서 이러한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을 얻고, 또 아이디어를 얻으시나요?

아이디어는 저수지의 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수지의 물이 가득 차야 수문이 열리듯 아이디어도 머릿속 창고에 쌓이고 쌓여 그 용량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때 넘쳐흐르는 것 같습니다. 그 아이디어를 채우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것만 생각하는 거죠. 그 생각에 빠지다 보면 구성하게 되고, 구성하다 보면 다른 각도에서 보는 힘도 생깁니다. 아이디어도 결국은 찰나의 촉이 아니라, 지식을 쌓아 만든 산물이라고 봅니다. 물론 그 지식 안에는 감성과 감각도 있어야 되겠지만요. 저는 아이들을 자주 관찰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언어를 듣기 위해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그게 가장 정확합니다. 그림책의 독자는 어린이니까요.

그동안 집필하셨던 작품을 보면 긴 동화가 대부분입니다. 그에 반해 그림책은 그와 또 다른 영역이겠지요. 기존에 많이 집필해 오셨던 동화와 이번 작품을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같고, 또 어떤 점이 다를까요? 그리고 더 신경을 써야 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동화와 그림책의 차이점은 사실 크지 않습니다. 분량이 길고 짧고 그 정도죠. 물론 그림책은 그림 위주로 표현하기 때문에 글을 압축해야 하고, 그림이 주는 상상력에 더 힘을 줘야 합니다. 이번에 함께 작업한 오숙진 그림작가는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지인이기도 한데요.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미술원에서 회화를,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실력자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그림책과의 인연은 없었지만, 제가 함께 그림책을 작업하자고 제안했고 흔쾌히 허락해 줘서 이 책이 완성되었네요. 오숙진 작가님은 색, 선, 간결함 등 디자인적인 표현을 잘하시는 분입니다. 그 재능을 그림책과 접목하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고, 그에 대한 결과물로 이 책이 나왔네요. 저는 오숙진 작가님의 산뜻한 그림이 마음에 듭니다. 그런 협업의 과정이 정말 즐거웠고, 제가 이번 작업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이기도 합니다. 

추가로 더 준비하고 계신 그림책이 있나요? 만약 있으시다면 대략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그림책 두 권을 더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가제이기는 합니다만, 『코끼리 코딱지』와 『매달려』라는 책입니다. 내년에 순차적으로 출간할 예정인데요. 잠깐 소개해도 괜찮을까요? (웃음) 『코끼리 코딱지』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아주 엄청난 양의 코딱지가 생겨 괴로워하는 코끼리가 등장합니다. 이 코딱지를 파내기 위해 다른 동물들이 코끼리의 콧속으로 들어갑니다. 협동과 우정에 관한 내용이지요. 그에 반해 『매달려』는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철봉에 늘 매달려 있는 아이가 문득, ‘내가 왜 여기에 매달려 있지’라는 의문을 품고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의 과정에서 왜 매달려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아가는 내용이지요. 두 그림책과 만날 날을 생각하니 벌써 설레네요. 『쿵! 공룡 발바닥』도, 앞으로 나올 두 권의 그림책도 많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쿵! 공룡 발바닥』의 주인공인 해라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진 어린이 독자들에게 이 책이 어떻게 닿기를 원하시나요? 또, 순수함을 다 잃어버린 어른들에게 이 책이 어떤 향수로 다가갈 수 있을까요? 

유튜브나 게임과 같은 영상물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이 그림책이 큰 감흥 없이 다가올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이 그림책을 보면 더 많은 상상력과 지적 만족감을 느낄 거라 자부합니다. 글이 많지 않아 접근하기 쉽고, 그림 또한 수준 높게 그렸으니 눈도 만족할 거라 확신합니다. 아이들이 많이 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요즘 어른들 사이에서 그림책 모임이 유행이라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그림책이 주는 유익함을 공유하기 위해서겠지요? 아무쪼록 이 그림책을 통해 어렸을 때의 나와 조우를 했으면 합니다. 여백 가득한 나, 착했던 나, 해맑았던 나, 우울하지 않았던 나. 그런 어린 나를 다시 만난다면, 그걸로 작가로서의 제 임무는 끝났다고 봅니다. 저 역시 이 그림책을 준비하면서 어렸을 때의 나를 만났거든요.




*김현태

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드림메이커(Dream Maker). 초·중·고등학교 및 지역 도서관, 기업체 등에서 꿈과 비전을 전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교보생명, 미래에셋, 현대·기아자동차, 대상, 신한금융, 국민연금 등의 기업 사보와 사외보에 칼럼을 썼다. 글을 쓰지 않으면 뭔가 허전함을 느끼는 그는 글을 쓰면서 느끼는 꿈과 행복이 가장 좋다고 말할 만큼 타고난 글쟁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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