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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재난을 대비해 미리 챙겨야 할 것은?

책읽아웃 - 황정은의 야심한 책 (353회) 『생존배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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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책에 의의가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해 놔라.' 정도일 것 같고요. 재난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는 것은 우리가 다른 경로를 통해서라도 꾸준히 생각을 해봐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023.08.10)


『생존배낭』

우승엽 저 | 들녘



한자(황정은) : 오늘 저희가 같이 읽고 이야기할 책은 단호박 님이 추천한 책입니다. 어떤 책이죠?

단호박 : 최근의 저의 관심사이기도 하고 실용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굉장히 많은 유용한 지식들이 들어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저희가 오늘 소개할 책은 들녘 출판사에서 나온 우승엽 저자의 『생존배낭』이라는 제목의 책이고요. 상당히 두께가 있는 책이긴 한데요. 읽으면서 그렇게까지 어렵진 않으셨을 거예요. 계속 중복되는 내용이 나와 있기도 하고, 카테고리별로 정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분야에서 소개했던 게 다시 나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책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를 하고 저희끼리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일단 우승엽 저자는 『재난시대 생존법』이라는 전작이 있습니다. 『대기근이 온다』라는 제목의 책도 냈고요. 지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생존 기술을 유튜브를 통해서 계속 전파하고 있는 중입니다. 우승엽 저자가 전작 『재난시대 생존법』을 썼을 때 주변 반응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고 해요. 비난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 이유인 즉슨 '우리나라는 그렇게까지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경찰과 정부와 소방 시설 같은 시스템들이 잘 돼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재난은 남의 나라 일이다, 이렇게 책을 위협적이게 쓰면 불안감을 조성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고요. 

이후에 한국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든지 기후 위기로 인해서 사건 사고가 늘어나면서 생존 기술의 필요성이 더 늘어나고, 그리고 『생존배낭』을 쓸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계속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 하나 있죠. '(생존배낭에 대한) 이 관심이 좋은 일이나, 10만 원짜리 플래시라든가 50만 원짜리 배낭이라든가 어떤 고가의 장비들은 안전과는 그렇게까지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어떤 생존 배낭이든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얼마든지 효율적으로 생존 배낭을 꾸릴 수 있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의 마지막에 이렇게 이야기하죠. '시작이 반이다.' 초반에 보면 '기본형 생존배낭'과 '표준형 생존배낭', 그리고 '완비형 생존배낭'으로 나누어서 배낭에 들어가야 될 것이 무엇인지 설명을 하고 있는데요. 일단 무언가를 넣어 놓을 배낭이 필요하겠죠. 이때 배낭은 꼭 어깨에 짊어지는 류의 백팩일 필요는 없고 캐리어나 조끼나 혹은 힙쌕 같은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한자(황정은) : 유사시에는 바지를 사용해서 배낭을 만들기도 하더라고요.

그냥 : 그렇더라고요. 유용해요!

한자(황정은) : 너무 해보고 싶지 않았습니까?(웃음)

단호박 : 집에서 실제로 해봤어요.

한자(황정은) : 어때요?

단호박 : 실제로 묶어서 만들진 않았는데, 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엉덩이가 크지 않은 사람의 바지는 그렇게까지 많은 게 들어가지 않는다...

그냥 : 제 바지 보내드릴게요.(웃음)

단호박 : '기본형 생존배낭'에 들어가야 될 것은 옷이 있고, 가능하다면 우의같이 비를 피할 수 있는 방수 소재가 들어가 있으면 좋다고 하고요. 가장 중요한 마실 것, 생수, 먹을 것. 그 밖에 라이터, 칼, 플래시, 호루라기, 충전기나 보조 배터리 같은 생존에 필요한 기본 물품들이 있고요. 그리고 휴지와 마스크 정도 들어가 있는 것이 '기본형 생존배낭'이라고 합니다. 표준형으로 꾸리는 방법도 소개하는데요. 기본 물품에 추가로 스웨터나 경량 패딩 같은 보온성 의류, 그리고 먹을 것에 건조 과일이나 동결 건조 비빔밥 같은 게 추가되는 경우, 그리고 부직포 행주가 있는데요. 저자가 상당히 좋아하는 물품이 몇 가지 있어요. 부직포 행주랑 김장 비닐이랑 굉장히 좋아합니다.

한자(황정은) : 그렇습니다. 화재 시에 비닐을 이용하는 방법도 나와 있죠.

단호박 : 네. 그리고 추가로, 만약에 가능하다면 야광봉이나 티라이트 같은 종류의 조명으로 쓸 수 있는 것들을 추천하고 있고요. 그 밖에도 컵이나 라디오, 위생 세트, 핫팩, 비닐 테이프, 구급팩, 필기구 같은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가족이 4인 이상이라거나 혹은 추가로 어떤 사람들의 생존을 책임져야 하는 가정 같은 경우에는 '완비형 생존 배낭'도 있다고 추천하고 있는데요. 완비형은 표준형에 또 추가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무전기라든지 예비 건전지, 헤드 랜턴, 끈, 신호탄, 멀티탭, 선글라스, 구급함, 가위, 등산 스틱, 반합 세트, 방독면, 헬멧, 형광 조끼, 미니 정수기, 발포 매트, 연료, 버너, 물주머니, 놀이 도구, 은박 매트 같은 것들이 추가되는데, 이것은 정말 완비형이기 때문에 이렇게 다 챙기실 필요는 없다고 제안을 하고 있고요. 이런 식으로 완비한다고 하더라도 항상 무게와 필요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뒤에 한국 외에도 일본이나 북한, 미국 등의 생존배낭 구성품을 소개하는 분야도 있었어요. 북한 부분이 조금 재밌지 않았나요?

한자(황정은) : 궁금했어요. 예를 들어 고춧가루 같은 거, 된장 같은 장류를 챙기라는 지침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냥 : 네, 싸리나무 가지도 챙긴다고 했죠? 불 피울 때 연기가 덜 나서 좋다고. 실용적인 정보였어요. 동굴 안에서도 (싸리나무 가지를 이용하면) 불을 피우는 게 가능하다고 하니까요.

단호박 : 그리고 생존배낭을 싸는 데 있어서 우선순위를 세 가지 제안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가 중요도, 두 번째가 활용도, 세 번째가 무게라고 합니다. 그리고 1~3순위를 정해서 싸라고 조언하고 있는데요. 1순위는 정말 필수적인 것들. 식량과 물, 보온제, 보조 배터리, 옷, 돈, USB 메모리, 신분증, 가족사진, 구급약 같은 것들이 있고요. 2순위는 대체 가능한 것들로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경량 패딩이 있으면 좋지만 없을 경우에는 다른 걸로 대체가 가능하겠죠. 세면도구도 있으면 좋겠지만 없으면 어떻게든 살 수 있겠죠. 버너나 정수기도 있으면 물론 좋겠지만 안 되면 락스로라도 가능하다고 하고요. 

3순위가 있으면 좋은 것들인데요. 우리가 흔히 생존배낭에 들어가야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물품들이 해당합니다. 방독면이라든지 헬멧이라든지 무전기라든지 망원경, 등산 스틱, 통신 장비, 태양광 충전기, 이런 것들이 들어가 있는데요. 저자가 책에서 계속 강조하는 게 있어요. '생존 배낭은 72시간 생존용이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자연인으로서의 생존을 생각하고 배낭을 싸기보다는, 내가 보호소까지 가서 그곳에서 기타 위급 보호 물품이 나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정도로 배낭을 싸라'라는 거예요. 이상적 배합으로는 식량과 물, 보온용품, 생존용품을 '3대 3대 3' 정도로 하라고 하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 나의 비상용품이라고 생각하고 굳이 이 책에 나오지 않더라도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싸라고 조언을 하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안경이 있겠죠. 그 다음 챕터에서는 생존 배낭을 분산하라는 조언이 있었어요. 집에만 배낭을 놓지 말고 자동차나 일터 등 시간을 자주 보내는 곳에 가방을 조그마하게 싸서 하나씩 두는 게 좋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차별화하라는 조언도 있었습니다.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혹은 계절별로 챙겨야 할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다면 배낭을 좀 더 차별화해서 쌀 것을 조언하고 있고요. 그리고 '피하라!'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비싼 거, 큰 거, 멋있어 보이는 거, 신상품, 복잡해 보이는 거, 쉽게 고장 나는 거, 이런 건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다 빼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자(황정은) : 저는 그 조언도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밀리터리룩 입지 마라, 베레모 쓰지 마라. 군 관련 인력으로 착오돼서 저격이나 표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가방에 와펜 달지 마라.'도 있었죠. 그런 것도 대단히 세심하게 알려줘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난 상황에서는 인간 간의 호의만 무조건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도 해서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가급적 재난 상황에서 대피할 때는 허름한 옷을 입어라, 검정색 과 밀리터리 무늬를 피해서 입으라는 조언도 있습니다. 그리고 '군중 안에 있을 때 피곤한 것처럼 앉아 있어라.' 이런 조언도 인상적이었어요.(웃음) '가급적 지친 것처럼 있어라'라는 조언도 있죠.(웃음)

단호박 : 책에도 나와 있지만 꼭 배낭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주머니가 많은 조끼에 담아두는 것도 좋다고 하고요. 정말 어떤 배낭이든지 상관없거든요. 그래서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이 지금 싸봐야겠다고 생각이 드시면 그냥 에코백에 넣으셔도 저는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백팩보다는 불편하죠. 그런데 (생존배낭이) 없는 것보다는 에코백에 넣어놓는 게 낫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자(황정은) : 생존배낭이라는 것이 위급 상황에서는 분명히 큰 도움이 되는 조건이잖아요. 그런 도구인데 이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준비잖아요. 개인이 할 수 있는 방비책이고 대비책인데, 게다가 막상 닥치면 매우 중요한 생존 조건이 될 게 분명합니다. 알고 있지만 우리한테 지금 필요한 게 이렇게 사적인 방비 이전에 결국은 정치라는 생각을 저는 계속 하게 됐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기후위기라든지 또는 한반도의 큰 잠재적 위험으로 전쟁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요소들도 정치하고 대단히 밀접 되어 있는 위협들이고요. 갈등을 강조하면서 전쟁 위험을 부풀리는 것도 정치고 또 그 역방향도 정치, 기업들의 탄소 배출을 방치하는 것도 정치고 또 제재하고 억누를 수 있는 것도 정치, 그리고 개개인이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선택들도 정치적 선택들이거든요.

저희가 기후 관련해서 <책읽아웃>을 통해서 몇 권의 책을 같이 읽지 않았습니까? 그 모든 책에서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것도 결국은 정치였어요. 그래서 그 생각을 자꾸 하게 됐고. 전쟁이든 글로벌 보일링(global boiling, 지구 열대화)이든 이제부터 인간이 맞닥뜨리게 될 대규모 재난 중에서 개인의 차원에서 맞대응 할 수 있는 문제는 저는 거의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저는 그래서 『생존배낭』에서 두어 번 반복되는 이 이야기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옆 사람이 쓰러지면 즉시 그를 도와서 일으켜 세워야 한다.' 라는 이야기였는데, 이게 옆 사람을 돕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본인의 생존을 위해서도 필요한 대처입니다. 한 사람이 쓰러지면 도미노처럼 그 옆도 계속해서 쓰러지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해야 된다고 책에서 이야기를 하죠. 근데 그 의미뿐만이 아니라 여러모로 지금 거대한 재난들을 앞두고 있는 이 상황에서 그런 태도야말로 우리 각자에게 필요한 정치의 근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필요한 장소에 작고도 충실한 어떤 꾸러미를 각자 준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고, 그리고 그 배낭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각자가 보다 정치적인 존재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저는 했어요.

단호박 : 맞습니다.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책에 의의가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해 놔라.' 정도일 것 같고요. 재난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는 것은 우리가 다른 경로를 통해서라도 꾸준히 생각을 해봐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 저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할게요. 우리가 정치 이야기도 했지만 개인의 대비와 우리가 (사회를) 바꾸려는 노력을 같이 해야 되는데요. 저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으로서 반려동물과의 대피 방식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대피소에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가 없어요.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대피소에 함께 들어갈 수 있음은 물론이고 주한 미군이 비상시에 한국에 있는 미국인들을 자국으로 대피시킬 때 반려동물도 같이 데려가도록 지침이 정해져 있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반려 인구가 몇인데... 이것도 바꿔나갑시다!

단호박 : 그러면 오늘 독서 모임은 이 정도로 하는 걸로 할까요? 다음 책은 무슨 책이죠?

그냥 : 다음에 저희가 함께 읽을 책은 은서란 저자가 쓰고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된 『친구를 입양했습니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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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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