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특집] 전국 바다 근처 책방 지도
<월간 채널예스> 2023년 7월호
조금만 걸으면 해변에 닿을 수 있고, 책을 즐기며 창밖으로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 전국의 바다 근처에 있는 작은 책방 서른 곳을 모았다. (2023.07.06)
집에서 쉬는 시간을 누리는 데 어느 정도 숙련된 우리에게, 멀리 떠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된 우리에게, 또다시 여름휴가가 다가왔다. 바다 가까이에 자리한 전국의 작은 책방으로 떠나보거나, 휴양지 기분을 낼 수 있는 요리를 빠르게 만들어볼 수도 있겠다. 미뤄두었던 두꺼운 책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밤공기가 선선해진 어느 날, 여름의 시간을 웃으며 돌아볼 수 있도록. |
조금만 걸으면 해변에 닿을 수 있고, 책을 즐기며 창밖으로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 전국의 바다 근처에 있는 작은 책방 서른 곳을 모았다. 책방을 나서는 즉시 들러보면 좋을, 책방지기들이 추천하는 주변 관광지는 덤이다.
@jeju_afterbooks | 제주도 제주시 관덕로4길 3
서울시 마포구에 본점이 있는 이후북스의 2호점은 제주 공항에서 버스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제주 시내에 있다. '수화식당'이란 간판이 걸려 있지만 책방이 맞다. 본래 '미래책방'이 있던 자리인데, 그때부터 이 식당 간판을 철거하지 않은 채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후북스 황부농 대표는 서울과 제주를 꾸준히 오가기에 제주점은 일일 책방지기 시스템으로 정기 운영된다. 2일 이상 일일 책방지기로 근무하면 이곳에서 제공하는 근처 숙소를 이용할 수 있는데, 황 대표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언젠가 책방을 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열려 있다.
@manchun.b.s |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함덕로 9
함덕해변과 협재해수욕장에서 가까운 책방. 하얀 건물 위로 야자수가 보이는 1호점과 붉은 벽돌 건물인 2호점이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 1호점에서는 소설과 에세이를, 2호점에서는 인문, 고전, 시집, 예술 서적을 두루 판매한다. 2019년에는 책방 3주년을 맞이하여 세 명의 싱어송라이터(강아솔, 수상한 커튼, 이아립)가 각각 세 권의 책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기념 앨범 <우리의 만춘>을 발매하기도 했다.
@moonbookbread |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대수길 10-12
구좌읍의 조용한 마을 평대리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 겸 독립 서점. 구좌는 겨울 당근으로 익히 이름이 알려진 동네이지만, 현지인이 많이 찾는 비밀스러운 바다, 평대해변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돌담으로 둘러싸인 달책빵의 창가에 앉으면 바다를 바라보며 독서를 할 수 있다. 양주연 책방지기는 "돌집을 개조해서 만든 곳이라 공간이 주는 편안함이 있고, 나 역시 여기에 앉아 있는 시간을 참 좋아한다"고 말한다.
@margo.bookshop |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세화10길 13
세화 마을 모퉁이에 자리한 독립 서점. '마고(margo)'는 라틴어로 '경계', '모퉁이', '가장자리'라는 의미로 물리적 위치를 반영해 책방의 이름을 지었다. 오래된 제주 가옥의 형태를 그대로 두고 최소한의 리모델링만 했기에, 출입문이 낮아 처음 오는 손님들은 머리를 부딪치기 일쑤. 책방지기 soso는 '더 빨리, 더 많이, 더 멀리 달리기보다는 천천히 소박하게 사는 삶의 의미와 소중함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책방을 열었다. 그는 추천하는 볼거리는 책방 주변의 크고 작은 오름들과 해녀박물관이다.
@bamsuzymandramy.bookstore | 제주도 제주시 우도면 우도해안길 530
이밤수지 책방지기는 제주도의 동쪽 섬 우도에 터를 잡고 생활하던 중, 점점 문화·예술 콘텐츠와 멀어지면서 생겨나는 갈증을 채우고자 책방을 열었다. 우도에서 하룻밤 머무른다면 느지막이 불을 밝히는 밤수지맨드라미의 '책 헤는 밤' 행사에 참여해도 좋을 듯.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코스는 책방 뒤 골목길을 따라 돌담과 밭담 사이를 느릿느릿 걷는 것. 그러다 보면 "낮은 지붕을 이고 긴 시간을 지나온 우도의 오래된 집들과 주위를 둘러싼 돌담이 정답게 말을 걸어온다"고.
@sosimbook |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동길 36-10
제주의 독립 서점 1호. 2014년 구좌읍 종달리에 문을 열었으며, 마스터 H(현미라)와 마스터 J(장인애)가 함께 운영한다. 10여 년 전 제주로 이주했던 마스터 H는 직접 책을 보고 만져볼 때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위로를 전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소심한책방을 열었다. 사전 예약 후 입장할 수 있는 이곳의 다락방은 '저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을 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근사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책방에 인접한 종달해변에서 하도바다 방향으로 걷다 보면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수국길이 펼쳐진다.
@unclewarmgom |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태신해안로 125 2층
서귀포 남원읍 바닷가 앞에 있는 책방 푸근한곰아저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제주에 정착한 우승우 대표의 2층 건물 개인 작업실이었다. 우승우 대표의 표현에 의하면 "하얀 등대와 빨간 등대가 서로 친구처럼 반겨주는" 풍경이 멋스럽다. 1980년대, 당시 국민학교에서 실제로 사용했던 책걸상 11세트와 투박한 마룻바닥으로 꾸며 그 시절의 교실 풍경을 재현했다. 정기 프로그램 '모카국민학교'는 어른 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수업을 꾸린다. 책방 옆 카페 모카다방에 들르거나 문을 나서자마자 길목이 이어지는 올레 4코스를 걸어볼 수 있다.
@labas.book |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87 1층
위미리에 자리한 작은 책방. 회사 일에 지쳐 되도록 서울에서 멀리 있는 어딘가로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던 김은영 대표는 어느 날 제주에서 카페를 열 예정이라는 지인의 소식에 덜컥 그 옆에서 책방을 시작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서귀포의 작은 책방들이 함께 모이는 '서귀포 문화도시 책방 데이'에서 라바북스는 필사 행사 ‘사각사각 문장 수집'을 담당한다. 라바북스에 갔다면 책방 앞으로 이어지는 올레 5코스를 따라 위미항 쪽을 산책할 것을 권한다.
@books.are.gift | 제주도 제주시 한경면 신창5길 5 돌창고
2017년 제주 한경면에 문을 연 '무명서점'의 분점. 2021년 제주 신창지 포구 근처 10㎡(3평) 남짓한 돌창고에 '책은 선물, 인생은 여행'이라 쓴 깃발을 달았다. 책을 읽다 고개를 들면 만조의 수평선이 살짝 보이는 이곳은 무명서점 단골손님이 정원경 대표에게 무상으로 내어준 공간. 누구나 책방지기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한 사람을 위한 작은 서점' 프로젝트를 통해 그간 140여 명이 이곳에서 책방지기를 경험을 했다. 지금은 '독립 서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희망에 독자들의 꿈이 섞여 든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 같은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bookstay_avec |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금능9길 1-1 밖거리
강수희 대표가 서울을 떠나 제주에 정착한 뒤 집의 밖거리(바깥채)에 연 책방. 처음에는 방송 작가를 하던 시절에 알게 된 선후배들이 잇따라 에세이를 출간하는 걸 보면서 '선후배들 책만 팔고 그들을 초대해 북 토크만 열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책방을 시작했는데, 곧이어 안거리(안채)에 식료품점 '아베끄쟝'도 열었다. 아베끄에서 책을 구매하고 아베끄쟝에서 와인, 캔맥주, 주전부리 등을 사면 마당에서 독서와 함께 마실 수 있다. 강수희 대표의 말처럼 "마음의 양식인 책과 육신의 양식인 식료품을 모두 챙길 수 있는 공간"이다.
@sumeun_bookstore |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순포로 4-21 다락 2층
독자가 이야기를 통해 의외의 경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책방. 이곳의 대표는 "숨은 이야기를 파는 스토리 선물 가게 같은 책방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가 느끼는 고성은 혼자 사색하고 놀고 일을 병행하며 지내기 좋은 동네다. 특히 '고성 금강산 화암사 숲속의 숨은 산책로'는 그가 책방 휴무일마다 꼭 시간을 내어 향하는 곳이자 손님에게도 추천하는 장소다.
@end.of.the.book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교암길 78-1
북쪽 끝 고성의 작은 책방. 문 앞에 놓인 글귀 '책 끝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에는 독자들이 자신이 고른 책의 끝까지 닿길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 몇 해 전 고성에 이주한 김상아 대표는 어느 날 우연히 A4 용지에 '임대'라고 써 붙인 창고와 마주친 걸 계기로 책방을 열었다. '우연히 마주친 여행길의 옆모습 정도로 남는' 책방을 꿈꾼다고. 북끝서점에서 도보 5분 거리에는 김상아 대표가 좋아하는 아름답고 이름 없는 바다가 있는데, 최근 생긴 공유 오피스 맹그로브 고성 앞에 위치해 있으니 찾아가보자.
@perfectdays_sokcho | 강원도 속초시 수복로259번길 7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서점 겸 북 스테이. 책을 읽으며 차를 마시는 공간과 스테이를 함께 운영한다. 속초가 고향인 최세연 대표는 결혼해 육아에 집중할 때쯤 속초에 젊은 사람들이 대거 이주해 오는 분위기에 힘입어 책방을 운영할 용기를 냈다. 그는 관광객을 피해 여행해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곳으로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올라간 곳에 하얀 벽돌로 지은 동명동 성당을 권한다. 바다와 속초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bookstoredonga | 강원도 속초시 수복로 108
3대에 걸쳐 속초를 지키는 서점. 1965년 <동아일보> 속초 주재 기자였던 김종록 1대 대표가 동아문구사를 서점으로 개점한 후, 1978년 김일수 2대 대표가 이를 이어받아 운영했다. 한때 문을 닫을 위기까지 처했으나, 김영건 3대 대표가 합류하고 2015년 서가와 디자인 정비를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동아서점을 공동 운영하는 이수현 작가의 독립 출간물 『아주 사적인 속초 여행 지도』를 참고하여 본격적인 속초 여행을 계획해 보아도 좋다.
@moonwoodang_bookshop | 강원도 속초시 중앙로 45
1984년 속초 청학동 사거리의 17제곱미터(5평) 남짓한 공간에서 문을 열었다. 2003년 현재의 위치로 확장 이전했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글월 문', '벗 우', '집 당'의 한자어를 조합한 책방 이름에는 책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이란 뜻을 담고 있다. 1층과 2층에 걸쳐 모두 9만 여권의 책이 있으며, 둘을 잇는 계단 한쪽에는 238권의 책 속 문장을 담아둔 '238 서가'가 있다. 그 외에도 100쇄 이상을 찍은 도서들을 모은 '영예의 도서 기획전', 한 작가의 전작을 모은 '작가의 방' 등과 같은 전시를 부지런히 진행한다.
@eastcine_bookshop |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헌화로 973
정동진에서 매일의 일출과 함께 그날의 영업을 시작하는 영화 큐레이션 서점 및 북 스테이. 영화 원작 소설, 영화 에세이, 비평서, 잡지 등을 구비하고 있으며, 혼자 여행 온 여성을 위해 밥상과 영화, 책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로운 스테이'란 이름의 북 스테이를 운영한다. 일찍이 서울에서 3년간 독립 서점을 운영해 온 오승희·박일우 대표는 '정동진 독립영화제'를 보러 갔다가 영화제가 끝난 후 주변에 가볼 만한 문화 공간이 마땅히 없음을 발견했고, 이것이 정동진에서 책방을 여는 일로 이어졌다. 이곳에 들른 후에는 '영화로운 아침, 영화로운 바다'라는 소개말을 떠올리며 정동진 헌화로 해안길을 천천히 걸어보기를.
@zanzan_bookshop | 강원도 동해시 발한로 215-2
동해 묵호에서 여행을 테마로 운영 중인 책방. '잔잔하게'란 이름에는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손님이 여행자라면 근처 바닷가에서 읽기 좋은 책을, 현지인이라면 다른 곳으로 여행을 준비하기 전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을 추천받을 수 있다. 서가 안쪽의 '트래블러스룸'에는 여행을 좋아하는 대표 부부가 세계 여행을 하며 모은 각종 인형과 마그넷이 전시되어 있다. 채지형 대표는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차 묵호에서 한 달 살이를 하다가 이곳의 매력에 반하게 됐다. 특히 '논골담길의 바람의 언덕에서 바라본 바다에서는 웅장함이 느껴진다'고.
@leeroorabooks | 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황청포구로333번길 27-1
강화도의 책방 겸 북 스테이. 이루라의 책방지기인 김명선·이정훈 부부는 바다와 갯벌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강화도를 자주 찾았고, 어느 순간부터 이곳에서 아이를 기르는 삶을 상상했다. '이루라'는 아이의 이름이자 이 공간에 들른 분들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책방 한쪽 면에는 7m 길이의 폴딩 도어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문을 접어서 여닫을 때마다 손님들이 '책방과 정원과 앞산이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인상을 받기를 바랐다'고 한다. 강화도에는 총 54개의 해상 방어 시설 '돈대'가 있는데, 이루라 책방지기는 이 중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계룡돈대를 추천했다.
@book_seejum |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마니산로 101-16
'질문할 용기, 발견의 기쁨, 관점의 전환에 관한 책'을 큐레이션하는 강화도의 책방 겸 북 스테이. 돌김 대표는 파트너의 대학 후배이자 직장 동료와 독서 모임을 하며 친해지면서 '1층은 책방이나 모임 공간으로 쓰고 2층은 세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강화도에서 함께 집을 짓고 책방 운영을 하기에 이르렀다. 단골손님들은 사랑스러운 반려 고양이 고요를 보러 이곳을 다시 찾는 편. 강화도의 돈대 중에서는 일몰의 풍경이 아름다운 굴암돈대를 추천했다.
@modo.books | 인천시 동구 화수로47번길 14
동인천 화수동 골목길의 작은 책방. '인천에도 우리가 좋아할 만한 책방이 생기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주고받던 동네 친구 두 사람이 책방을 열었다. 화수동 주민 다수가 뱃일을 하며 인천항 기준 물때 달력을 사용하는 걸 보고, 책방 모도의 1주년을 기념하며 물때 달력을 제작했다. 이렇게 만든 달력은 책방 손님은 물론이고 연말마다 동네 사람들에게 증정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며 전망대에서 인천 앞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자유공원에 들러볼 것을 권했다.
@mariebookstore | 전라북도 군산시 구영5길 21-26
1920년대에 지어진 적산 가옥을 개조한 책방으로 오래된 건물과 현재의 책이 어우러져 있다. 현재 문학, 예술 분야 1000여 권을 구비하고 있다. 서울을 떠나 살고 싶은 지역의 후보지를 무작정 돌아다니던 마리서사 대표는 '산과 도시, 호수, 걷고 싶은 산책로, 상식적인 임대료라는 훌륭한 조건을 갖춘 군산'에 책방을 열었다. 그는 "가까이에서 볼 때보다 거리를 두고 바라볼 때 훨씬 더 아름다운 군산의 바다를 보기에 최적의 공간"이라며 월명공원을 추천했다.
@ssdambooks | 전라북도 군산시 구영3길 31-16
군산의 심리 도서 전문 큐레이션 서점. 고등학교에서 응급 위기 관리 사설 상담사로 교직 생활을 하며 학생들을 만나온 강주혜 책방지기는 "심각한 삶의 문제를 느낄 때가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자신을 인식하고 성찰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는 서점"을 만들고 싶었단다. 심리 서적 위주의 '도서 큐레이션' 서비스, 독자의 생일이 있는 달에 출간된 책을 제공하는 '생일책 서가' 서비스 등을 진행한다. 책방지기의 추천 포인트는 군산 선유도 주변의 대장도. 30분 정도만 걸어 대장봉에 오르면 군산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shy_y_books | 전라남도 여수시 공화남1길 11 1층 왼쪽
타지 생활을 오래 하다 고향인 여수로 돌아온 뒤 '베스트셀러 위주가 아닌 다양한 책이 구비되어 있는 책방'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책방지기의 바람을 담아낸 곳. 다만 스스로 낯을 가리는 편이라서 조용하고 오래된 동네에 책방을 열었고 시, 소설, 에세이 위주의 독립 출판물과 기성 출판물을 두루 취급한다. 무더운 여름에 책방을 방문한 손님에게는 콩국수 맛집을 권하는데, 상호명은 그들에게만 특별히 귀띔할 예정이다.
@stay.withbook | 경상남도 남해군 서면 남서대로 1673
문학을 좋아하는 윤골드, 요리를 좋아하는 심슨, 음악을 사랑하는 전부장 세 사람이 '심심한 동네에도 책방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운영하는 남해의 책방 겸 북 스테이. 세 사람의 인연은 심슨이 운영 중이던 숙박 시설을 윤골드·전부장 부부가 인수하면서 맺어졌다. 그 후 스테이 위드 북은 북 스테이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지역 사회에 환원해 지속적인 순환을 실천하고 있다. 북 큐레이터 윤골드는 책방에서 산책 삼아 걸어가기 좋은 장항숲을 추천했다.
@amado_books |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동부대로1876번길 19
서울 출신의 박수진 대표는 첫 남해 여행의 여운을 잊지 못해 2017년 남해로의 이주를 결심한다. 곧이어 아담하고 평온한 지족 구거리에 매력을 느껴 책방을 열었다. 그는 아마도책방이 '너와 나, 우리를 어루만져 주는 곳'이 되기를 지향한다. 아늑한 분위기를 원해 앉을 공간을 많이 만들었고, 손님이 신발을 벗고 들어가 침대에 누워 쉴 수 있는 방도 마련했다. 그가 추천하는 장소는 책방 바로 앞에 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남해를 닮아 있는 분위기'의 소품 가게 겸 카페인 공동 작업장이다.
@bomnalbookshop | 경상남도 통영시 봉수1길 6-1
통영 소재의 출판사 '남해의봄날'에서 운영하는 책방. 2011년, 통영의 풍부한 문화·예술을 기록하고 알릴 필요를 느껴 남해의봄날을 만들었고 3년 후 책방 문을 열었다. 책방 2층의 '책읽는다락방'은 통영 12공방의 역사를 이어온 장인들의 작품을 만나며 조용히 머물 수 있는 회원 대상 공간으로, 김연수·한강·이병률 작가 등도 머물다 갔다. 정기 구독 서비스 '책바다봄'을 신청하면 남해의봄날 도서와 황지영 책방지기가 큐레이션한 로컬 상품을 함께 배송받을 수 있다. 책방에서 박경리기념관 뒤편의 박경리 선생 묘소까지는 울창한 나무와 함께하는 여름용 산책길이 펼쳐져 있다.
@ikhimbooks | 경상남도 거제시 장승포로1길 13
'익힘'이란 이름은 열매와 곡식이 햇빛을 받을수록 더 맛있어지듯 책과 커피가 있는 곳에 모여든 이들과 맛있게 익어가고 싶은 바람을 담은 것. 김수현 책방지기는 투병 중이던 어머니와 제주도, 해남, 통영을 거쳐 전국 여행을 하던 중 거제의 매력에 빠져들어 이곳에 책방을 열었다. 거제에서 여러 차례 커피 수업을 진행한 김태원 커피지기의 커피 또한 맛볼 수 있다. 거제의 로컬을 느끼고 싶다면 장승포항, 구조라항, 지세포항, 성포항 등의 항구 주변으로 형성된 숨은 길을 걸어보면 좋다.
@bookstore_connect | 경상남도 거제시 거제면 동상명진길 18
책방 앞길로 경운기가 지나가는 거제 시골 마을에 자리한 동네 책방. 거제 조선소에서 10여 년간 근무한 박선아 대표는 더 이상 아파트에 살고 싶지 않아 직접 단독 주택을 지었다. 개구리 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만족스럽게 지냈지만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공간이 없다는 아쉬움에 책방을 열었다. 한 주제에 대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기 좋은 책을 모아서 이야기하는 ‘페어 북’ 모임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책방 주변의 나지막한 산에는 조선 시대에 만들어진 마지막 성인 옥산성지가 있는데 그곳에 올라서면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다.
@teanbooks_gwangan | 부산시 수영구 민락수변로 29 8층
부산 광안리의 바다마루 건물 8층에 위치한 이곳에는 만화, 웹툰, 잡지가 두루 구비되어 있고, 바다를 내려다보며 머무를 수 있는 테이블과 누울 수 있는 방이 있다. 은행에서 일하던 정동환 대표는 연인과 책방에서 데이트하던 날들에 대한 좋은 기억을 안고 책방을 열었다. 이곳은 보통 점심 직후에 손님이 가장 많은 편이지만, 밤에 방문하면 조명이 바뀌며 반짝이는 광안대교와 달빛이 비추는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 토요일 저녁에 방문 예정이라면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광안리 바닷가 위 드론 쇼 감상을 놓치지 말 것.
@sonmokseoga | 부산시 영도구 흰여울길 307
부산 바다를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는 흰여울문화마을에 위치한 책방. 공동 운영하는 손문상 화백의 '손'과 유진목 시인의 '목'을 한 글자씩 조합해 책방 이름을 지었다. 책을 구매한 후 과일을 넣고 끓인 와인인 글뤼바인을 곁들여 1층 마당 또는 2층 좌석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읽을 수 있다. 2층에서는 비정기적으로 공연 및 낭독회가 열린다. 유진목 시인이 『책이 모인 모서리: 여섯 책방 이야기』에 '내가 원하는 것은 소란한 세상에 살고 있는 조용한 사람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썼듯, 조용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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