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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역사의 현장을 찾아 나서는 인문 기행서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별난 국내여행 편』 조홍석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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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명소뿐만 아니라 숨은 명소까지 소개하고 있어, 먹거리와 볼거리를 넘어 인문 기행자로서의 호기심과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2023.07.04)

조홍석 저자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별난 국내여행 편』에는, 신라 시대 때 세워진 경북 영주와 충남 서산의 두 부석사에 얽힌 이야기, 강원 춘천의 대표적 관광지 남이섬에 있는 남이 장군 묘에 관한 진실, 조선 후기 대표적 방랑 시인 김삿갓이 감탄한 화순 적벽의 아름다움, 조선 시대에 기생 신분으로 이름을 남긴 만향, 경춘, 이매창, 김금원, 이난향의 사연이 얽힌 지역 등을 소개한다. 더불어 관광 명소뿐만 아니라 숨은 명소까지 소개하고 있어, 먹거리와 볼거리를 넘어 인문 기행자로서의 호기심과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시리즈가 올해는 '별난 국내여행 편'으로 출간되었네요. 이번 책의 여행지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신 건지요? 

이 시리즈는 대다수가 잘못 알고 있는 지식을 바로잡고 올바른 유래를 알려드리는 목적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별난 국내여행 편'에서는 크게 4가지 주제로 지역을 선별했습니다. 가장 먼저 잘못 알려진 유적지를 모아 실제 정보를 소개했으며, 숨겨진 사연이 담긴 여행지, 안타까운 사연이 담긴 여행지, 이 땅을 다녀가거나 정착했던 외국인 관련 여행지 등 가급적 한국관광공사 추천 여행지나 타 답사기에서 소개한 지역을 제외하느라 나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별난 국내여행 편』이 다른 여행서나 답사 기행서와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대다수 여행서가 많은 정보를 담으려다 보니 내용이 간략한 경우가 많고, 답사기는 정보를 엄숙히 다루기에 두 서적류의 간극을 메워 상세한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고자 했습니다. 이에 선별한 숨겨진 사연과 이에 관련된 한용운, 김삿갓 등 여러 위인의 일생을 담았습니다. 특히, 3부 「아름다운 이름을 남긴 이들을 찾아서」는 춘향전의 모티브가 된 경춘, 만향 등 기생들의 사연부터 당당히 시대를 헤쳐 나간 여인들의 삶까지 소개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낍니다. 4부는 2200여년전 서복부터 하멜, 청어 잡으러 정착한 일본 어민들, 차이나타운을 습격한 만보산 사태 등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이방인의 흔적을 찾는 이야기를 통해, 다문화 시대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도 마련해 보았습니다.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시리즈를 보면서 항상 놀라는 점이, 어떻게 여러 다양한 지식들을 하나의 궤로 연결하고 융합해 소개할 수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단편적인 지식을 서로 연결해 이해하고 가짜 상식을 밝혀낼 수 있는 저자님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을까요?  

일부에선 몰래 전문 작가팀을 꾸리고 있는 것 아니냐, 부서원들에게 시키는 거 아니냐고 하시던데 혼자서 퇴근 후 글을 씁니다. 20대부터 다양하게 책을 읽었던 게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대학 4학년땐 예전 한반도 강수량이 지금과 유사한지 알아보려고 조선왕조실록의 영조, 정조 시절 강우 기록을 찾아 본 적도 있습니다. 제가 특정 순간을 마치 비디오처럼 생생하게 기억을 잘하는데, 책을 보다가 흥미로운 부분은 그대로 수십 년간 기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머릿속에 남겨진 정보들이 서로 다른 영역에서 연결되면서 불일치한 부분이 나오면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 찾다 보니, 상식이라고 여기던 내용 중에 잘못 알려진 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어긋난 상식들을 바로잡기 위해 정보를 모으다 보니 역사, 과학, 경제 등 여러 영역이 줄줄이 묶여졌습니다. 이에 제가 알게 된 정보를 다른 분과 나누고자 수시로 글을 쓰고 보내다 보니 책자 발간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책을 발간하면서 예전 글을 주제별로 다시 나누고 일부 끊어진 부분과 새로 밝혀진 내용은 추가하는 방식으로 매년 책을 낼 수 있었습니다.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별난 국내여행 편』에서 가장 공을 들인 여행지, 혹은 저자로서 가장 전하고픈 메시지가 담긴 여행지는 어디였나요?

한반도의 정중앙인 강원도 철원이 아닐까 합니다. 화산이 폭발해 만들어진 철원 평야는 지평선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평탄하고, 래프팅으로 유명해진 한탄강은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이라 불리지요. 역사적으로도 개혁 군주 궁예의 꿈이 어린 옛 수도이자 임꺽정이 숨어 살던 고석정 등 수많은 이야기가 어린 곳입니다. 또한, 일제 강점기 강원도 북부의 중심 도시로 급성장하다가 6.25 전쟁 중 전략적 요충지가 되어 치열한 전투 속에 옛시가지가 철저히 파괴되면서 수많은 실향민들의 눈물이 남겨져 있어 슬픈 현대사까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책이 출간되었는데요. 만약 저자님께서 가이드로서 독자분들과 함께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어디를 가고 싶으신지요?

거의 주목받지 못한 충남 홍성을 같이 가보고 싶습니다. 원래 조선 시대 충청도 4대 고을 충주, 청주, 공주, 홍주 중 하나이던 홍주였건만 일제 강점기 시절에  홍성으로 개명 당하는 바람에 강원도 횡성, 홍천과 헷갈리고 있는데, 지명부터가 가리지날인 셈입니다. 만해 한용운, 김좌진 장군의 고향이자, 춘향보다 더 애절한 사연을 가진 기생 만향의 무덤도 있고, 의병 전투중 가장 치열했다던 홍주성 전투 유적은 물론 명나라 황제의 칭찬을 받고 조선 최초의 효자비가 세워진 복한의 유적도 있는 등 의외로 소개할 곳이 참 많은 곳입니다.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별난 국내여행 편』에서는 아깝게 싣지 못했지만, 추가로 소개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지인 경북 북부 BYC(봉화, 영양, 청송)지역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영양군은 울릉도를 제외하곤 인구가 1만 6천여명으로 제일 적어 인구 소멸 위험 상황이라고 합니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고추를 처음 심은 곳이자 청송군과 함께 청양고추 발상지로도 유명해 영양고추아가씨 선발 대회를 하고 있고, 청록파 시인 조지훈 선생님의 출생지이기도 합니다. 이 분 가족 사연도 흥미로운데, 집필 기간에 여러 개인 일이 겹쳐 더 시간을 내지 못해 아쉽긴 합니다.

다음 편의 주제는 무엇인지, 지식 큐레이터로서 앞으로 더 밝혀내고 싶은 가짜 상식 정보가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다음 편의 주제는 아마도 '잊혀진 세계사'일 것 같습니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한 권으로는 끝나지 못할 것 같아서 시대순으로 나눌 지 대륙별로 나눌지 고민중입니다. 우리가 배우는 세계사에선 거의 유럽사와 중국, 인도, 일본 등 일부 아시아 역사만 중점적으로 다룰 뿐 백인 침략 이전의 아메리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유목제국, 아프리카 역사는 소외되어 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여러 소수 민족의 신화부터, 여러 지역에서 지금도 벌어지는 영토 분쟁의 원인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조홍석

아폴로 11호가 달에 도착하던 해에 태어났다. 초등학생 때 본 영화 <스타워즈>에 감명받아 '우주의 수호자가 되겠다'는 야심 찬 꿈을 품은 채 연세대학교 천문기상학과에 입학했으나, '인류 최후의 위대한 학문인 천문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내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게 차라리 낫겠다'는 깊은 자아 성찰의 시간을 보내며 흑화한 뒤, '이 정도면 나름 잘 생겼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고 삼성그룹 공채 시험에 합격해 삼성SDS를 거쳐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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