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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타파스』 권혜림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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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쉽고 간단한 타파스 레시피와 스페인을 이해하고 즐기는 데 알아두면 좋을 만한 스페인 미식 아이콘과 스페인 미식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2023.07.04)

권혜림 저자

맛으로 기억되는 순간은 오래 남는다. 그만큼 맛은 강렬하다. 『스페인의 맛』 을 통해 스페인 미식의 세계를 깊고 흥미롭게 소개했던 스페인 미식 전문가 권혜림이 두 번째 책 『오늘은 타파스』를 출간했다. 이 책에는 쉽고 간단한 타파스 레시피와 스페인을 이해하고 즐기는 데 알아두면 좋을 만한 스페인 미식 아이콘과 스페인 미식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저자로부터 전 세계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매혹의 나라 스페인과 맛있는 타파스에 대해 들어보자.



타파스만큼이나 예쁜 표지입니다.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타파스』에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건강하고 맛있는 스페인 요리 타파스 레시피 45개와 스페인의 맛 에세이를 함께 담았습니다. 스페인을 다녀온 분들에게는 여행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직 가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스페인과 스페인 미식의 매력적인 세계를 경험하게 합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재료로 신선한 맛에 깊은 풍미를 더하는 타파스는 반찬이나 건강한 간식으로, 맛있는 술안주로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책이 지역에 따른 구성이었다면, 이번 책은 재료에 따른 레시피에 중심을 두었습니다. 이번 책의 구성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타파스』는 재료에 따라 레시피를 구성했습니다. 이 책은 채소, 고기, 생선과 해산물, 달걀과 치즈, 디저트와 음료, 5개 파트로 나누었습니다. 타파스는 스페인 전역의 문화입니다. 이에 안달루시아부터 마드리드, 카탈루냐, 발렌시아, 갈리시아, 바스크, 라 리오하 등 스페인 각 지역의 에센스를 느낄 수 있는 메뉴를 소개합니다. 이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쉽고 맛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목차만 보아도 흥미롭습니다. 타파스 이전에 스페인과 스페인 사람, 스페인 문화의 특성이 궁금합니다. 음식은 곧 그 나라와 같으니까요. 스페인은 어떤 나라이고 스페인 사람들의 특성은 어떤가요?

스페인은 문화의 용광로입니다. 스페인은 역사적으로 페니키아, 카르타고, 고대 그리스와 로마, 게르만 민족의 한 부족인 서고트족을 거쳐 무어인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반도에 진한 흔적을 남기며 음식 문화도 융합했습니다. 국토 회복 운동 레콘키스타로 이슬람 세력을 물리치던 가톨릭 국가 카스티야 왕국과 지중해 지역 아라곤 왕국은 혼인으로 결합해, 이베리아 음식에 또 다른 풍미와 전통을 더했습니다. 지리적으로 북아프리카와 유럽의 길목에 놓여 있는 스페인은 모로코와 포르투갈,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영향을 주고받았습니다.

카스티야와 아라곤이 합쳐진 에스파냐 왕국은 이슬람 세력의 마지막 보루였던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를 정복했고, 같은 해 1492년 콜럼버스는 아메리카를 발견했습니다. 콜럼버스 대항해 시대 이후 스페인은 금과 부를 얻었고, 신대륙에서 가져온 식재료는 스페인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했습니다. 스페인은 가톨릭, 이슬람, 유대 문화가 공존하며 이는 음식뿐 아니라 문화, 예술, 생활 양식 전반에 걸쳐있습니다. 

스페인의 맛은 스페인의 살아있는 역사로 스페인을 여과 없이 드러냅니다.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는 연간 미식 축제만 300여 개로 일상이 축제입니다.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카스티야어(스페인어) 이외에 갈리시아어, 바스크어, 카탈루냐어 등 지역마다 고유한 언어가 있고 깊은 역사와 문화에 관한 자부심이 큰 나라가 스페인입니다. 스페인은 다양성을 존중하며 새로운 문화에도 열려있습니다. 스페인은 서로 다른 조각을 붙여 만든 모자이크처럼 다채로운 나라입니다.

자유롭고 열정적인 스페인 사람들처럼 그들의 일상 속 음식 문화 역시 매우 다채로운 것 같아요. 타파스처럼요. 스페인 사람들은 타파스 바 여러 곳을 다니며 타파스를 즐긴다고 했는데요. 스페인의 타파스 문화를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타파스는 한 잔 술의 안주로 제공되는 소량의 음식을 말합니다. 스페인에서 타파스는 삶의 일부입니다. 스페인에서 하루 다섯 끼를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 중심에는 타파스 문화가 있습니다. 스페인 일상에서 매일 먹는 요리가 타파스입니다. 스페인에서 아침 식사를 '데사유노'라 하는데 아침에 간단히 타파스를 먹어요. 아침 먹고 점심 전 11시 무렵에 약간 출출할 때 '타파(Tapa)'를 먹습니다. 스페인에서 점심은 대체로 2시에 먹으며, 저녁 식사는 보통 오후 9시입니다. 그래서 저녁 식사 전까지 배가 고픕니다. 이때를 '메리엔다'라고 하는데, 저녁 식사 전에 타파스로 요기합니다. 타파스를 먹는 장소를 이동하며 다양한 타파스를 맛보면 먹는 재미와 함께 든든한 저녁 식사가 될 수 있습니다. 스페인에서 타파스 바는 현지인들에게 사랑방과 같은 존재입니다. 각 동네에는 저마다 자신의 이름을 건 타파스 바가 있습니다. 이는 친구와 이웃, 직장 동료, 가족과 함께 이야기 나누며 함께 어울려 소통하는 문화의 장입니다.


감바스, 피데우아 등으로 차려낸 타파스 테이블

프롤로그의 글 '맛으로 기억된 순간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라는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작가님이 스페인에서 맛본 타파스 중 오래 기억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던 중 갈리시아 오 세브레이로 마을에서 포르투갈에서 온 가족과 함께 해 질 무렵 풀밭에 앉아 커다란 치즈를 잘라 서로 나누어 먹고, 소박한 식당에서 문어 요리 풀포 아 페이라에 알바리뇨 와인을 마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순례길의 종착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타파스 바를 이동하며 엠파나디야와 순례길 가리비 철판구이 삼부리냐스 아 라 플란차를 먹으며 순례자들과 함께 가슴 벅찬 이야기를 나누었던 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타파스는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라고 하셨는데요. 요알못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타파스 레시피 한두 가지만 소개해주세요.

어린이도 만들 수 있는, 스페인 호텔 조식 메뉴로도 나오는 타파스 중 한 가지로 판 콘 토마테를 추천합니다. 바게트, 생마늘, 토마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소금만 있으면 만들 수 있습니다. 먼저 슬라이스한 바게트는 양면으로 노릇하게 굽고요. 토스트한 빵에 생마늘로 문지른 다음 자른 토마토 단면을 빵에 문질러 즙이 스며들게 해요. 그 위에 올리브 오일을 취향껏 뿌리고 소금을 뿌리면 완성입니다. 그 위에 하몬이나 안초아, 초리소 등 좋아하는 재료를 올려 다양한 맛으로 응용하여 즐길 수 있습니다.

끝으로, 독자분들께 『오늘은 타파스』가 어떻게 읽혀지길 바라시나요?

타파스는 혼밥 혼술도 가능하지만 소중한 사람과 함께 타파스를 나누며 서로의 눈을 마주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일상에서 지치거나 무료할 때, 편안하게 휴식할 때 그 잠깐의 쉼에 타파스의 여유로 에너지를 얻었으면 합니다. 스페인을 가장 가까이 만나는 방법이 타파스를 만들고 나누며 즐기는 게 아닐까요. 식탁에서 타파스 여행을 하듯 다양한 맛을 음미하며 일상에서 활기와 재미를 자주 느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권혜림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기자로 일하다가 스페인 음식 문화에 빠졌다. 마드리드 요리 학교 아 푼토에서 스페인 요리를 배웠으며, 우먼랩코리아에서 스페인 미식 전문가 아나 돌스와 공동으로 스페인 음식 문화 세미나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스페인 DO 헤레스와 스페인 농업부 주관 '인터내셔널 셰리 위크 컴피티션 2018'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 선정돼 감사증을 받았다.




오늘은 타파스
오늘은 타파스
권혜림 저
BOOKERS(북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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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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