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전통의 대추밭 백한의원이 전하는 임신 동의보감
『저도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백진호 저자 인터뷰
현대 사회는 바쁘다 보니 자기 몸을 들여다볼 시간이 부족합니다. 임신 준비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좀 더 근본적으로 자신을 몸을 살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021.10.26)
130년 전통의 경주 대추밭 백한의원 백진호 원장이 건강한 임신을 위한 난임 해결 비법을 전한다.『저도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의 저자 백진호 원장은 임신을 위해선 난임 부부들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 상태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왜 남들처럼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 실망하는 순간 난임은 단순한 병을 넘어서 나와 가족의 삶을 갉아먹는 괴물이 되기 때문이다.
불임과 난임은 경계선에 있다.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면 그것은 난임이고, 그 희망을 버린다면 불임이 될 수도 있다. 난임은 임신이 늦어지는 것인 만큼 난임의 원인을 잘 찾아서 거기에 맞는 처방을 하고 건강관리를 잘한다면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그러므로 난임에 너무 매이지 말고, 난임을 그저 풀어가야 할 하나의 숙제처럼 대하는 객관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임신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난임은 피임을 하지 않고 1년 동안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를 말하는데요, 현재 한국은 부부 7쌍 중 1쌍은 난임입니다. 점점 그 확률은 높아지고 있고, 난임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난임의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성의 배란, 자궁, 난소 등의 장애로 인한 여성 난임과 남성의 정자 형성과 통로, 기능 장애 등으로 인한 남성 난임, 그리고 원인 불명 난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문제가 되는 것은 자궁에 문제가 없는데도, 정자에 이상이 없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 ‘원인 불명 난임’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인 불명 난임’은 말 그대로 원인이 불분명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도 굳이 원인을 찾는다면 제가 바로 난임을 부르는 ‘사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임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인데 공부, 취업, 늦은 결혼 등으로 젊은 나이에 임신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야 말로 중요한 난임의 원인일 것입니다.
임신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자기 몸을 잘 알아야 합니다. 현대 사회는 바쁘다 보니 자기 몸을 들여다볼 시간이 부족합니다. 임신 준비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좀 더 근본적으로 자신을 몸을 살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것을 저는 임신 마중물 과정이라고 부릅니다. 펌프에 마중물을 부으면 깨끗한 물이 쏟아지듯 미리 자신의 몸을 살피면 임신이 훨씬 쉬워집니다.
임신 마중물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첫째, 자궁을 관리해야 합니다. 자궁을 따뜻하게 유지함으로써 혈액 순환을 도와 생리를 안정화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편안한 마음을 가짐으로써 스트레스 없는 자궁 환경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둘째, 남편과 나의 몸을 기록합니다. 나의 몸을 기록한다는 것은 바로 산전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임신 전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여 혹시 모를 임신의 방해 요소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나와 남편의 체중을 관리해야 합니다. 비만은 여성에게는 많은 에스트로겐으로 인해 배란 장애를 일으키고 남성은 호르몬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대추밭을 찾아올까요?
130년 동안 5대를 이어 오로지 난임이라는 한 분야만 전문적으로 진료해 온 한의원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한의원이 잘해서라기보다는 한의원을 찾아오는 환자들 덕분에 그 오랜 세월을 이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환자들은 왜 끊임없이 오랫동안 저희 한의원을 찾아올까요. 그것의 답은 믿음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5대 원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대를 이어 진료를 하고 있지만 환자들도 대를 이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가 저를 대추밭에서 한약 먹고 낳았대요.” “저희 시어머님이 약 먹고 제 신랑을 낳았다고 해서 저도 찾아 왔어요.” 이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대추밭에 오면 꼭 임신 될 것 같은 믿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난임에서 오는 아픔은 생각보다 큽니다. 누구도 위로가 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대추밭은 따뜻한 위로로 엄마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자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한의학으로 난임을 해결할 수 있나요?
한의학은 최초의 예방의학입니다. 병이 나고 그 후에 고치는 것이 의학이라고 생각하지만 한의학은 병이 생기기 전에 다스립니다. 한의학은 양의학과 근간과 체계가 다른데 그것의 원리와 철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은 비과학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대추밭백한의원의 처방을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과 3년간의 공동연구를 하였고, 130년 동안의 경험과 결과로 대추밭백한의원의 한약이 임신촉진 및 불임증 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자궁내막의 수용력과 관련된 국내 최초의 연구로 과학과 의학 분야 기초연구 국제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게재되는 성과를 이루기도 하였습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태교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태아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와 달리 태아의 나이를 인정합니다. 이는 곧 임신 중 보고 듣고 생각하고 먹는 것이 모두 태아의 몸과 인격 형성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태교서에는 사주당 이씨의 『태교신기』, 정몽주의 어머니가 쓴 『태중훈문』, 조성 성종의 어머니 소혜왕후의 『내훈』 등이 있습니다. 또한 『동의보감』 내경편 태잉지시(胎孕之始)에 태교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요, 아버지의 기는 영혼, 정신이 되고 어머니의 기는 몸, 형체가 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태교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쉬울 것입니다.
임신을 위해 남편이 노력해야 할 것이 있나요?
우리는 흔히 난임을 말할 때, 여성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난임의 원인은 여성에게 40%, 남성에게 40% 나머지는 원인 불명으로 나옵니다. 예전에는 난임의 원인이 남성에게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치료의 시작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혀가고 있어 다행입니다. 치료를 시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가장 중요한 노력일 것입니다.
남성 난임은 한방 치료로 좋은 성과를 보고 있는 분야입니다. 한약과 침 치료 등으로 정자의 수, 정자의 양, 정자의 운동성 모두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내 생활이 곧 내 정자이다” 이것이 늘 제가 강조하는 부분인데요, 균형 잡힌 식단, 생활환경 개선, 적당한 운동, 환경호르몬 주의,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 등 이 모든 것들이 내 정자를 관리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운동입니다.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운동 매우 중요합니다. 근력운동을 한 남성의 정자가 남성 호르몬의 민감성이 높아져 정자의 질과 양 모두 향상되었다고 하는 연구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원인불명 난임인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난임 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는 데도 난임일 경우 이를 원인불명 난임이라고 합니다. 사실 원인을 안다면 치료 원칙과 방향을 잡을 수 있지만 원인불명의 난임인 경우 당장에 증상 호전을 위한 치료가 아닌 기저에 있는 원인을 치료하기 때문에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몸 전체와의 연관성을 찾는 한방치료가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치료방법은 문화치유(文化治遊)입니다.
의학의 발달로 약이 흔한 시대로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만 가지 약이 있어도 낫지 않는 병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약을 바꿀 것이 아니라 몸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문화치유는 여기에서 시작된 문화를 즐기면서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생활 의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문화의 틀을 이루는 의·식·주 등을 개선하는 생활 습관의 변화로 몸을 변화시키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난임뿐 아니라 다른 질환도 치료할 수 있으며 나아가 우리의 삶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병을 자꾸 다그치지 말고 놀게 두는 것 그것이 바로 문화치유입니다.
*백진호 경주 대추밭 백한의원 5대 원장이자 대추밭장학회 이사장이다. 어린 시절부터 한의원에 붙어 있는 집에서 자란 덕분에 북적이는 환자들의 발소리와 온 집안을 감싸던 한약 내음, 숭덩숭덩 약재를 썰던 작두 소리가 익숙하다. 대학에서 한의학을 공부하며 한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재라는 생각에 본초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초중반에는 일본 동경과 중국 상해에서 난임 전문 한의사로 활동하며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지금은 130여 년을 이어온 가업의 전통과 과학적으로 입증된 약재의 효능을 바탕으로 오직 여성과 임신에 특화된 진료를 펼치고 있다. 백 원장은 난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임신을 가로막는 나쁜 습관을 고쳐 나가면 자연적으로 임신할 수 있는 몸으로 회복한다는 것. 오늘도 “난임은 불임이 아니라 임신의 한 과정”이라고 말하며 5대째 꿋꿋이 한의원을 지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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