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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는 ‘말 센스’

『말로 때린 상처가 더 아프다』 계윤정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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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충동적으로 반응할 때에도 엄마 말은 아이에게 오래 남아있고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엄마의 말이 아이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상처도 줄 수 있어요. (2020.07.29)


30년 경력의 베테랑 심리상담가이자 정신건강 임상심리사로서 오랫동안 부모와 아이들의 관계를 연구해 온 저자 계윤정은 저서 『말로 때린 상처가 더 아프다』에서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며 가장 많이 하는 실수를 지적한다.

그것은 바로 욱하는 마음에 아이에게 심한 말을 내뱉고 마는 것이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모진 말을 쏟아내곤 한다. 가끔은 엄마 자신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일방적으로 아이에게 풀기도 한다. 이러한 엄마의 말 한마디는 생각보다 아이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며, 이후 아이의 성장에 발목을 잡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말센스’를 갖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상처 주지 않고 아이를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방법을 계윤정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만나보자.



『말로 때린 상처가 더 아프다』는 많은 엄마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제목인 것 같아요. 이와 같은 제목을 짓게 되신 계기가 있을까요?

엄마가 충동적으로 반응할 때에도 엄마 말은 아이에게 오래 남아있고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엄마의 말이 아이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상처도 줄 수 있어요. 한번 한 말은 지워지지 않고 마음에 박힐 수 있지요. 엄마가 아이를 손으로 때리고 나면 후회하지만 말로 아이를 아프게 한 것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을 안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 말이 준 상처가 너무 아파서 아이는 마음속에 묻어버리기도 해요. 몸에 난 상처는 시간이 지나서 아물면 통증을 느끼지 못하지만, 마음속의 상처는 그 상처가 건드려지는 순간에 고통이 재현되고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어요. 엄마가 한 말이 바로 자신의 모습이라고 믿어버리게 되고 성인이 되어서도 마음속에서 내적 언어가 되어 말을 하지요. 엄마의 말이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제목에 반영된 것 같아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신데요, 이 책에서 소개되는 육아법이 두 아이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 같아요.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제 육아법이 특별한 것은 아닌데 딸아이는 특별하다고 말해주기도 해요. 저는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발달에 맞는 반응을 해주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갈 힘을 주고 싶었어요. 첫째인 딸 아이는 심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고 둘째인 아들은 대학 1학년이에요. 저희 아이들은 둘이 6살 차이가 나는 데 지금까지 둘이 싸우는 것을 본 기억이 없어요. 서로를 위하고 이해하려 하지요. 그리고 부모에게 뭔가를 요구할 때도 짜증 내고 화내는 식이 아니고 “중요한 말이 있어요” 하며 자기 요구사항을 말하니까 오히려 안 들어줄 수가 없게 되죠. 

두 아이 다 자기 시간과 성향에 맞추어 자기 나름의 학습 방법으로 좋은 입시 결과를 가져왔지요. 그런데 그보다 큰아이나 작은아이 모두 친구나 후배들이 학업 상담을 요청해오면 기꺼이 다른 친구들을 도와주고 학습 코칭도 하고 플래너 기록도 도와주고 공부하다 지친 친구도 격려하는 등 선한 영향을 주는 모습들을 종종 볼 수 있었어요. 두 아이의 성향은 아주 달라요. 아이의 성향이 어떻든지 간에 부모를 신뢰하고 자신과 가족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이 인격적으로 대우를 받았다고 하는 자신감 같은 것이요. 

많은 엄마와 아이를 상담해 오셨을 텐데, 엄마가 말투를 바꾸어서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던 상담 사례가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중학교 남학생이 법적인 문제까지 생기면서 가족의 긴장도가 높아졌던 가정이 있었지요. 몇 달간 아이가 엄마에게 한 말들은 “뭐야?”, “저리 가!”, “씨이” 이런 말들뿐이었고 아이 이름만 불러도 짜증 내고 문을 탕 닫고 들어갔다고 해요. 그런데 어느 날 동생과 잠시 마찰이 있었는데 엄마가 상담에서 배운 대로 “동생 때문에 네가 힘들었겠구나”라고 했더니 아이가 자기 방에 들어가서 엄마를 부르더라는 거에요. “엄마 이리 와 보세요.” 다정하게 불러서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가보니까 그때부터 자기 이야기를 하더라는 거에요. 엄마가 너무 깜짝 놀랐다고 하면서 ‘엄마가 아이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이런 거구나’라고 느꼈다고 해요. 아이와의 문제 해결에 아이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던 것 같아요.

아이마다 성격도 다르고, 엄마들이 부딪히게 되는 문제도 다 다르다 보니 육아에 더욱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엄마가 아이를 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육아 역시 인간관계이며 아이와의 대화 역시 보통의 대화 매너와 다르지 않아요. 오히려 더 섬세하고 정교하게 존중되어야 하는 데 부모가 아이들을 힘으로 권위로 함부로 대하는 것이 문제이지요. 엄마가 키우고 돌보아준다고 엄마의 소유가 아니고 아이의 미래 역시 엄마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가는 길을 도와주는 조력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해요. 

아이를 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존재 자체를 감사하는 마음이라 생각해요. 아이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하고, 무엇을 잘하고 못하고 하는 것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에요. 어떤 아이도 함부로 해도 되는 아이는 없어요. 아이가 엄마를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 나이 때 나도 나의 부모를 힘들게 했다는 것을 기억해보세요.

많은 엄마들이 결국 아이에게 모질게 쓴소리를 하고 마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만 아이가 똑바로 자랄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선생님께서는 책에서 70점짜리 엄마만 되어도 충분하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더 듣고 싶네요.

70점짜리 엄마라는 것에는 여백을 갖자는 의미가 있어요. 완벽한 엄마가 되려는 마음은 엄마의 모든 에너지를 육아에 쏟게 만들어, 육아 이외의 생활은 없게 만들어 버려요. 이렇게 100점 엄마가 되려고 하면 아이에게도 여백을 주기 힘들어요. 인간은 기본적으로 완전하지 못한 존재이고 나의 아이 역시 완전한 존재가 아닌데 육아에서 완전한 것을 추구하다 보면 좌절감을 느끼게 되지요. 그 좌절감은 아이에게 원망이나 비난으로 나타날 수 있어요. 100점 육아는 긴장도가 높아지게 만들며 아이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와 엄마 모두 힘들 수밖에 없어요. 70점 정도의 육아를 하시고 나머지 30점은 엄마 자신이 행복해지는 데 쓰세요. 가끔은 나쁜 엄마도 하시고 자녀에게 조금 미안해하기도 하는 것이 인간적이고 친근한 엄마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아이가 가장 원하는 엄마는 행복한 엄마랍니다. 



그래도 육아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혼내야 할 때가 있을 텐데요.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잘못을 인지시킬 수 있는 꿀팁이 있을까요?

아이에게 훈육은 필요한 것이지요. 훈육은 해야 할 것을 알려주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치는 것이에요. 화를 내며 혼내거나 체벌을 하는 것과 훈육을 하는 것은 다른 것이지요. 아이가 꼭 지켜야 하는 것과 자주 문제가 되는 것, 잘못한 것이 있으면 그것을 미리 아이에게 가르치고 이것을 지키지 못하면 어떤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그리고 그런 상황이 되면 벌을 주시는 거예요. 물론 아이의 수준에 맞는 기준과 벌이 되겠지요. 그리고 예기치 못한 잘못을 하여 곤란한 상황이 되면 그 아이의 행동으로 인하여 엄마가 얼마나 당황스러운지를 정확하게 전달을 하세요. 아이를 비난하지 마시고요. 그래도 화가 너무 나서 아이에게 상처를 줄 것 같으면 엄마 자신이 마음속으로 타임아웃을 하시거나 잠시 다른 방에 갔다가 오시는 등 상황을 잠시 끊어주세요. 그리고 화를 조절할 수 있는 순간이 되면 아이와 이야기를 하시는 거예요. 

오늘도 많은 엄마들이 자기도 모르게 아이에게 모진 말을 하고 후회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분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어제보다 오늘 좀 더 좋은 엄마가 되려고 하신다면 이미 충분히 좋은 엄마이지요. 엄마가 오늘 한 발자국만 움직이면 1년 후에는 다른 모습의 엄마가 되어있을 것이에요. 혹시 아이에게 좀 모진 말을 하고 후회가 된다면 아이에게 사과하세요. 아이에게 엄마가 사과하면 아이는 아마 마음속에 숨겨놓았던 말을 꺼내놓게 될 거예요. 그러고 나서 엄마 자신이 왜 그렇게 모진 말을 했는지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어쩌면 그 말은 아이의 태도와 행동 때문이 아니고 엄마의 불안이나 조바심,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나 결핍된 무언가 때문일 수도 있어요. 아이에게 하는 엄마의 반응들은 순수하게 아이의 문제 때문만이 아니라 엄마의 해결 안 된 문제 때문인 경우도 있어요. 이제부터는 하나씩 아이와 대화를 풀어가면서 엄마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아이도 자기감정을 알 수 있게 해보세요. 그래서 부모와 아이의 사각지대가 만들어지지 않고 엄마가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는 멀어지게 되길 바랍니다.



* 계윤정

한국 임상심리학회 공인 임상심리 전문가이자, 정신건강 임상심리사 1급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소아청소년 상담과 자녀교육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상담 및 임상심리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였다. 가톨릭대학교 강남 성모병원에서 임상심리 과정을 수련하였으며, 그 후 소아정신과에서 부모와 아이들을 만나며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저자는 상담 과정에서 적용한 ‘엄마 교육 프로그램’에 감정 다루기와 대화법을 더해 부모와 아이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육아 솔루션을 만들어 냈다. 이 육아 솔루션은 다양한 매체와 강연을 통해 알려져 수많은 엄마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말로 때린 상처가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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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윤정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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