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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수 “자녀의 안전을 지키려면 들어주는 연습이 필요”

『내 새끼 때문에 고민입니다만,』 서민수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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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안전을 지키는 것에서 소통만큼 완벽한 방법은 없습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부모는 알 길이 없지만, 이야기하는 청소년은 안전합니다. (2019. 08.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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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통씩 전화나 메신저로 말 못 할 고민을 상담해오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내 새끼 때문에 고민입니다만,』  이 출간되었다. 현직 경찰관인 서민수 저자 역시 큰아들이 중고등학교 때 겪은 방황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많은 아픔과 좌절을 겪었다. 이런 경험은 수사 업무에서 청소년 관련 업무로 직무를 바꾸게 된 전환점이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이 시대의 부모들은 ‘우리는 자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우리는 자녀의 안전을 얼마나 보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저자는 자녀의 교육만큼이나 올바른 성장과 아름다운 삶의 완성을 위해 ‘안전’이라는 분야를 알고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부모들에게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것을 인지하는 단계에서 이해하는 단계까지 욕심을 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자의 수줍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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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께서는 현직 경찰관이라고 들었습니다. 수사 업무에서 청소년 업무로 전향하셨는데 현재는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현재는 전국 현장 경찰관들이 직무교육을 받는 ‘경찰인재개발원’이라는 곳에서 전국 학교 전담 경찰관을 대상으로 ‘학교폭력’과 ‘소년법’ 교육을 가르치는 교수요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내 새끼 때문에 고민입니다만,』  을 집필하시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으실 것 같습니다.  


학부모를 만날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학부모 교육을 하면 정작 문제가 없는 학생들의 부모님을 만나게 되죠. 정작 저는 제게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들의 부모님을 만나고 싶은데 말이죠. 몇 년 전 공장을 찾아가 어렵게 회사에 부탁하여 작업복을 입은 아버님들을 만나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가능성을 봤습니다. 비록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그때 아버님들께서 생각보다 의외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 잘 모르고 계셨구나. 그럼 이렇게 알려드리면 아니 잘 말씀드리면 아버님들이 자녀들을 대하는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책’을 통해 부탁해보고 싶었습니다. 부모님들이 책을 집기까지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있으니까요. 결국 현재로서는 제가 많은 부모님들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하면서도 최선의 방법은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새벽 2시까지 청소년들과 소통하신다고 들었는데 정말 대단하세요! 보통 어떤 일 때문에 아이들이 작가님께 연락을 하나요? 

 

대단한 건 아닐 겁니다. 저보다 더 훌륭하시고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아이들이 제게 해주는 이야기는 대부분 ‘하소연’입니다. 하소연에도 종류가 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학교폭력이나 범죄 피해를 입어 시간을 다투는 꽤 심각한 하소연이 있어요. 청소년들에게 학교라는 공간은 매우 중요하거든요. 그런 학교에서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이 잘못되어 눈물을 흘리면서 신고와 원만한 해결을 사이에 두고 고민하는 친구들도 많고요. 제가 경찰관이다 보니 경찰 진로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는 편입니다. 그 외에 인정을 받고 싶어 자신이 잘한 일이나 바른 생각을 다짜고짜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가끔은 “그냥 뭐하고 계세요?” 하면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말을 걸기도 하고 자신의 강아지 사진을 보여주며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강아지 이름이 ‘삐용’이라고 알려주기도 합니다. 참 다양하죠. (웃음)

 

작가님께서는 많은 청소년들과 만나고, 아이들이 자신의 부모나 선생님에게도 하지 못하는 속 깊은 이야기까지 주고받으시더라고요. 사실 부모들이 청소년 자녀와 대화하는 것에 아주 서툴고 어색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부모와 자녀가 잘 소통할 방법이나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실 어떻게 설명을 해드리는 게 맞는 것인지 매번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감합니다. 어려운 이야기거든요. 그냥 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연습’입니다. 그러니까 자녀와의 대화에서 우리 부모님들에게 필요한 것은 ‘들어주는 연습’인 거죠. 근데 이 연습이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들어준다는 자체가 사실 꽤 힘든 일이거든요. 그리고 제가 표현에서 굳이 연습이라고 꼬집은 이유는 말 그대로 자녀와의 대화는 연습이라는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를 보면 청소년들은 제가 말을 잘해서 그들이 말을 걸어주는 것이 아니라 잘 들어주기 때문이거든요. “대장님은 이야기를 잘 들어주셔서 너무 편해요.”라고 어느 청소년이 제게 말해준 적도 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만 덧붙일게요. ‘들어주는 연습’이 되었다면 다음은 자녀와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흔히 청소년들은 친구 같은 부모를 이상적인 부모로 꼽는 이유가 이 때문이거든요. 수직선상에서는 솔직한 이야기를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어른인 부모님들도 다 아는 내용일 텐데 이게 힘들죠. 더구나 소소한 것에 예민한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사실 자녀의 안전을 지키는 것에서 소통만큼 완벽한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부모는 알 길이 없거든요. 이야기하는 청소년은 안전합니다. 적어도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문제는 이야기를 안 해서 야기되고 더 커지는 것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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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다소 충격적이고 놀랍지만 이미 우리 아이들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청소년 문제들을 낱낱이 언급해주셨습니다. 그중 혹은 그 외에 작가님께서 이것만큼은 반드시 부모님들께서 알아야 하고 사회적인 관심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은 어떤 걸까요?


사실, 부모님의 역할이 유명 학자들의 발달학과 심리학을 배우시면 좋겠죠. 청소년이라는 학문은 이제 사회과학에서 자연과학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또 이제는 부모도 학습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조금 어울리지 않는 방법이라고는 생각합니다. 시간도 없는 부모에게 학습을 요구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적용의 문제도 있습니다. 구체적이지 않으니 나의 사례에 적용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유형으로 치자면 사실 사이버 역기능 현상이 심각한 것은 사실입니다. 거기에 지금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랜덤 채팅을 통해서 ‘몸캠’이 이루어지고 거기에 협박과 공갈이 더해지면서 피해를 막기 위한 범죄행위를 저지르거나 내지는 해결을 못해 벼랑을 찾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치닫는 형태를 보이고 있어서 지금으로서는 사실 모든 형태의 유형들을 상식적으로 다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형태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전제로 ‘관찰’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부모인 우리는 사실 제대로 된 관찰을 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물론 관찰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자녀의 생각과 행동을 발견하는 관찰이란 쉽게 얻어지는 기술은 아니니까요. 더구나 자녀들은 잘 숨기는 재주가 있어서 문제가 있어도 절대로 노출하지 않죠. 거기에는 부모님을 걱정 시켜 드리고 싶지 않다는 아이들의 도덕성도 한몫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이 없으면 회복할 수 있는 타이밍까지 놓치게 되죠. 자녀가 사용하는 언어와 문장, 제스처를 자세히 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기록표를 적어서 체크까지 하라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익숙해지면 굳이 기록하지 않아도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 또한 부모거든요.


사회적으로는 청소년을 바라보는 체질을 바꿔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위축되어 있고 당당하지 못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회적으로 학교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이라고 모든 매체에서 이야기하고 있고 소년법 폐지 등 청소년들의 엽기적인 이야기들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으니 이를 바라보는 세대 당사자들이 어깨를 펴고 자발적인 예의를 표현하려고 하지 않죠. 원래 청소년들은 예의가 바릅니다. 문제가 있든 없든 그들을 편견 없이 소중하게 바라봐주면 여지없이 예의가 바른 태도를 보입니다. 오히려 그 보다 더 많은 가치를 보여주려고 하죠. 하지만 사회는 청소년을 냉소적으로 대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엔 성장환경에서 비롯된 어른들의 책임인데 그것을 고스란히 청소년들에게 떠넘긴 셈이 되어 버렸습니다. ‘기승전청소년’으로 해버린 것입니다. 길거리에 책가방을 멘 청소년 개개인들을 봐주세요. 혼자 걸어가더라도 꿈이 있는 표정이, 설렘을 담은 표정이 있어야 하는 데 마냥 무뚝뚝하죠. 제 표현이 다소 너무 치우친 것 아니냐 할 수 있지만 한 번만 깊이 생각해보시면 우리는 청소년들을 대할 때 그리 친절하지 않습니다. ‘넌 참 멋있는 친구야’라는 기대와 가능성을 담고 있는 표정이 아니죠.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문화가 필요합니다.


‘청바지(청소년이 바라는 지구대) 동아리’는 어떤 누구와 주로 활동들을 하고 있나요? 청바지 동아리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동아리 소개와 참여 방법을 설명해주세요.


주위에서는 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청소년들을 위해 7년 동안 자비를 들여가며 동아리를 운영하느냐고 자주 묻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잠재적인 위험 청소년도 아닌데 말이죠. 또 유명세를 원했다면 대중들이 공감하는 사회에 어려운 분들이나 청소년들을 위한 활동이 더 효과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러한 단체는 대한민국에 무수히 많고 저보다 더 훌륭하신 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금도 노력해주고 계십니다. 청바지 동아리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딱 중간인 아이들입니다. 반에서 5등, 10등을 하는데도 자존감이 없습니다. 결국 이들이 10년 후면 대한민국을 이루는 중심축이 될 것입니다. 이대로 놔두면 자존감이 없는 20대들이 형성될 것이고 자존감이 없는 대한민국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각하고 실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위대한 일을 하자는 의도는 추호도 없습니다. 그럴 자격도 안 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선을 지키는 것이라고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경찰이기 때문에 범죄예방 캠페인은 기본이고 역사 활동, 영화, 공연 등의 문화 활동 그리고 봉사활동과 지역단체와의 협력활동, 또 청소년 세미나 등 그들의 자존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채로운 활동들을 매년 10여 회 하고 있습니다. 청바지 동아리는 현재 인천과 경기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각 지방에서 청바지 동아리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청소년들도 있었지만, 현재는 인천지역에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가 많기 때문에 전국적인 연합행사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활동을 원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매년 3월에 제 SNS를 통해 공개 모집합니다. 그때 누구나 신청서를 제출하고 가입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이 이 책을 어떻게 읽어주었으면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작가님의 활동이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부모님들이 읽어주셨으면 하고 쓴 책이지만 결국은 청소년들을 위한 책입니다. 청소년의 문제를 저는 자녀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저의 시점에서 쓴 책이지만 이 책을 읽는 모든 부모님들이 저와 같은 시점으로는 읽어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자녀와 조화로운 관계를 맺고 계시는 부모님들이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다소 놀라운 장면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그럼 적용보다는 요즘 이러한 청소년들도 많이 있다는 정보를 얻는 선에서 읽어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책과 해당되는 부모님들이 계신다면 저는 전적으로 제 시점에서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원하는 건 이 책을 통해 부모님들이 진정 원하는 그림, 자녀와의 행복한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남 일처럼 여겨졌던 힘든 청소년들에게 관심과 고민을 해보는 시작점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해법에 대한 글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소재가 있겠지만 어려운 고비를 잘 극복하고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음 글은 해법을 제시하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 서민수


누구보다 청소년에게 애정과 관심이 많은 경찰관이다.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 매년 1000만 원이 넘는 자비를 들여 100명 이상의 청소년들과 함께 ‘청바지(청소년이 바라는 지구대) 동아리’라는 단체를 6년째 이끌고 있다. 수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 2시까지 SNS로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말 못 할 아픔과 고민을 들어준다. 청소년과의 ‘밥팅’이 일상이라 아이들 사이에서는 ‘대장님’으로 통한다.


현재는 ‘경찰인재개발원’에서 학교폭력 담임 교수를 맡아 전국 학교전담경찰관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국 시도교육청 교사 연수 전문 강사로서 학교와 학부모 대상으로 학교폭력과 자녀교육을 위해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함께 청소년 사이버도박에 대한 문제를 공동 연구 중이며, 경찰대학 외래 교수로도 활동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에도 여전히 청소년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장 행복하게 여기고 있다.

 


 

 

내 새끼 때문에 고민입니다만,서민수 저 | SISO
이제는 자녀의 교육만큼이나 자녀의 올바른 성장과 아름다운 삶의 완성을 위해 부득이 ‘자녀의 안전’이라는 분야를 알고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부모들에게 일깨워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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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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