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특집] 8인이 꼽은 내가 좋아하는 팟캐스트
<월간 채널예스> 3월호 특집
우후죽순 생기는 팟캐스트를 고르는 기준은 다양하다. 재미가 될 수도 있고, 정보가 될 수도 있고, 둘 다일 수도 있다. 지하철마다, 버스마다 이어폰을 낀 우리 옆의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어떤 방송을 들으시나요? 그 이유는? 들어주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나만의 팟캐스트를 찾는 방법. (2018. 03. 08)
언스플래쉬
유승희(24세, 대학생) - 오디오북 소라소리
성우 윤소라씨가 진행하는 <오디오북 소라소리>를 즐겨 듣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거나 잠자기 직전에 주로 듣는데요. 한국 문학부터 세계 문학까지 다양한 작품을 전문 성우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는 게 큰 이유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편안하고 어떤 때에는 직접 읽는 것보다도 집중이 잘되더라고요. 물론 무엇보다 제 취향인 소설들을 많이 읽어주시기 때문에 더 즐겨 듣는 편이에요.
한재현(27세, 취업 준비생) - 꼴페미당
학교를 졸업하니 페미니즘 이야기를 깊게 나눌 기회가 거의 없어졌어요. 쉽게 꺼내기 어려운 화제라 페미니즘 이슈가 생길 때면 답답한 마음을 풀려고 들어요. SNS를 안 하면 알기 어려운 페미니즘에 관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요. 다양한 이슈를 다루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분위기라 페미니즘을 배우려는 분들께도 추천해요!
심완선(30세, 사무직) - 듣다 보면 똑똑해지는 라디오
똑똑해지려고 구독했는데 듣다 보니 정말 똑똑해졌어요. <중앙일보>의 여성 기자 세 명이 돌아가면서 국내외 사회부, 경제부, 문화부 관련 주제를 커버하는 팟캐스트입니다. 시사 팟캐스트는 많지만 저는 진행이 산만하거나 낄낄, 껄껄 하는 걸 안 좋아해서 여기에 안착했어요. 그리고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차분하고 똑똑한 목소리로 진행해주셔서 듣기 편하고 내용이 유익해요. 흥미로운 이슈를 집중 분석하는 듣빵라(듣다 보면 빵 터지는 라디오)나 듣똑라북클럽도 좋아하지만, '5분 경제' 코너가 아주 유용했습니다. ‘요즘 화제라던데’ 싶지만 정작 아무도 정확히 알려주지는 않는 키워드를 골라 차근차근 설명해주거든요. 덕분에 진짜로 뉴스가 눈에 보이는 거 있죠. 무엇보다 늘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는 사람으로서 고민과 애정이 묻어난다는 점이 신뢰가 갑니다. 오래오래 진행했으면 좋겠어요.
정수미(33세, 연구원) - 일빵빵왕초보 중국어
흔한 새해 결심 중 하나로 외국어 배우기. 뭐 이런 거 다들 하잖아요? 결의에 가득 차 작년에 구입했던 토익 책부터 영어 회화 책까지… 1강만 새까맣게 공부하고 2강부터는 몇 년이 지나도 깨끗한 건 저만 그런가요? 굳은 결심에도 불구하고 역시 우리는 새해에도 업무가 바빠 학원 갈 시간은 없고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하여 저는 팟캐스트를 통해 지루한 출퇴근길을 활용해 중국어 공부를 해보고자 <일빵빵왕초보 중국어>를 구독했습니다. 왕초보를 위한 방송답게 기초인 모음(운모), 자음(성모), 성조를 발음부터 정확하게 가르쳐주고 직접 소리 내어 따라 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더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특히 '미녀 박사' 교수님과 중국어 초보인 진행자(제프 선생님)가 함께하는데, 진행자가 진짜 중국어 초보라서 같이 수업을 듣는 기분이 들어요. 진행자가 중국어를 발음할 때 성조가 부정확해서 자꾸 교수님이 단어의 발음을 다시 해주시고는 하는데, 진짜 학원에 와 있는 기분이 들어 더욱 추천합니다. 저는 올해 팟캐스트로 중국어 회화를 잘 배워서 내년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중국 여행을 가고 싶어요. ‘칭타오’에 가서 ‘칭타오’ 맥주를 멋지게 주문하고 시원하게 마실 거예요.
한아름(36세, 출판 편집자)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왕복 도합 3시간의 장거리 출퇴근길. 하루의 1/8을 길 위에서 흘려 보냅니다. 일과 육아 사이를 정신없이 오가다 보면 뉴스조차 제대로 챙겨 보지 못하는 날들이 생기는데,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선택한 것이 시사 팟캐스트 부동의 1위 <김어준의 뉴스공장>이에요. 대한민국 이슈 메이커들을 섭외하는 능력은 두말할 것 없고, (정치적 이유로) 공중파에서 적극 다루지 않는 이슈들을 한발 앞서 끈질기게 들여다보니 챙겨 듣지 않을 수가 없지요. ‘기계적 중립’보다 ‘자기만의 확실한 관점과 태도’가 세상을 더욱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고 믿으므로, 앞으로도 이 ‘우육빛깔 시사요정’을 편애하고 싶습니다.
배윤호(38세, 공장 직원) - 야채라디오
주중엔 지방 공장에서 일하고 주말엔 운전하면서 집으로 올라오는 생활에서 팟캐스트를 듣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라디오를 시간 맞춰서 들을 수 없는 환경에선 시간적 제약이 없고, 구독만 해두면 아이폰으로 자동으로 다운로드해주는 RSS 피드가 해답이었지요. <야채라디오>를 언제부터 듣기 시작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밴드 야채인간의 노래는 제 귀에 잘 들어왔고, 김민하씨의 정치 및 사회를 보는 시선도 맘에 들었고, 무엇보다 사연을 받아서 고르는 게 아니라 모든 사연을 끝까지 다 읽어주는 점이 신선했습니다. 아직까지 즐겨 듣는 팟캐스트 중 하나입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알기 위해 듣기 시작한 팟캐스트는 꾸준히 호기심을 채워주면서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주고 있고, 제가 소화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가능한 한 계속 늘어갈 듯합니다.
정희령(40세, 금융 관련 사무직) - 왕장사-초보장사꾼의 사장수업
힘들고 불안정한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한 번쯤 꿈꿔보는 창업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는 팟캐스트입니다. 대박 창업자 뜸부기, 초보 창업자 허피디, 창업을 꿈꾸는 직장인 파이, 세 사람의 얘기를 듣다 보면 나와 비슷하다는 마음에 빠져들게 돼요. 장사에 대한 정신력부터 세금, 인건비, 계약서, 권리금, 수익률 등 창업 전에 알아야 할 것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대박 창업가가 게스트로 나와 들려주는 창업 얘기를 통해 많은 걸 배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진짜 재밌어요.
한승훈(40세, 출판사 마케터) - SBS 정봉주의 정치쇼
하루 전날 있었던 뉴스를 단번에 정리해주고, 또 월~토요일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고정 패널로 등장하여 어렵게 생각했던 내용을 웃음과 함께 쉽게 설명해 줍니다. 시사를 멀리하던 사람들에게 시사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다고 알려주는 방송이라 즐겨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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