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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 “금손 작가요? 넉넉한 시선에 감사할 뿐입니다”

『오늘도 핸드메이드!』 소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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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 스토리는 저의 일상을 모티브로 재구성한 내용이에요. 핸드메이드 소품들이 주인공 ‘소영’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사용되기를 바랬지요. 이 만화가 픽션이면서 논픽션일 수 있는 건 실제로 제 일상에도 이 소품들이 녹아있다는 것이겠지요. (2017.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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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진 재주와 기술로 일상을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엮고, 하찮은 것에서 쓸모를 찾아 어제와는 다른 새로움을 만드는 일. 필자는 이를 두고 ‘핸드메이드’라고 부른다. 핸드메이드는 흔히 근대 이후의 공장식 대량생산과 반대의 개념으로 여겨지지만, 어쩌면 도구적 인간인 우리에게는 근본적인 생활양식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살아가기 위해 무언가를 만들고, 거기에서 즐거움을 찾기도 하니까. 추운 계절이지만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네이버 웹툰>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꾸준히 『오늘도 핸드메이드!』를 연재하며, 최근 단행본을 출간한 소영 작가를 만났다. 그녀가 전해 주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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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매일을 칭찬하고 싶은 마음을 담다

 

『오늘도 핸드메이드!』연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금손 작가’라는 별명을 얻으셨는데요, 금손이라는 명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실은 들을 때마다 부끄러워요. 『오늘도 핸드메이드!』는 제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손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작업들을 작은 이야기와 함께 엮어내는 형식의 만화입니다. 에피소드마다 다른 핸드메이드를 ‘소개’하면서 그 재미와 매력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두었지요. 전공했던 몇 분야를 빼고는 각각의 수작업을 깊이 있게 하고 계신 분들에 비하면 발을 담그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 분들이 늘 넉넉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시다가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 어떤 마음의 변화가 있으셨는지 궁금해요. 이와 함께 『오늘도 핸드메이드!』를 그리기 시작했던 시점의 마음도요!


길지 않은 직장 생활이었지만 큰 회사에 속해서 일한다는 것이 잘 맞지 않는 옷이었던 것 같아요. 그전까지 제가 앞을 계획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회사에서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물론 그 안에서 얻은 것도, 배운 것도 참 많았기에 프리랜서로 나와서 더 치열하게 살 수 있었어요. 스스로 결정하는 만큼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기에 작은 일부터 큰일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적어놓고 도전했어요. 그렇게 지내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나온 걸 까먹고 돈만 벌고 있더라고요. 그때 『오늘도 핸드메이드!』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던 것들을 까먹지 않기 위해서요. 언젠가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주 만화 작업과 핸드메이드를 병행하시는데요, 정말 성실함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일상에서 자신의 물건을 직접 만들어 쓰기 위한 첫 단추가 있다면 그건 성실함일까요?


어떤 작업을 끝내기 위해서는 꾸준함은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단추는 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마음이나 작업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아마 만화 연재 자체가 불가능했을 거예요. 물건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지루한 순간이 많아서 억지로 이어가면 그 과정도 기억하고 싶지 않고, 완성품 또한 마음에 차지 않아 단발적인 시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서툴러도, 어려워도 애정이 있다면 자꾸 손이 가고 결국 꾸준해지게 돼버리는 것 같아요.

 

에피소드 중에서 에코백을 다루신 게 기억에 남아요(16화, <초심 에코백!>편). ”에코 없는 에코백”이라는 지점을 말씀하신 거요. 실제로 많은 물건들이 그렇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처럼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늘 고민하는 부분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 장만할 때 오랫동안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는 것입니다. 5년에서 10년 정도는 꼭 사용해야 된다고 정하면 물건 하나를 집에 들이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굳이 필요 없는 물건은 사지 않게 되고 더불어 버리는 물건도 적어지게 되더라고요. 또 하나는 고쳐 쓰는 것! 버리기 전에 물건의 쓰임새를 바꿔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남는 공책으로 새 수첩을 만들거나, 깨진 유리잔을 화분으로 쓰기도 하고, 수건은 냄비 집게나 걸레로 한 번 더 사용하기도 해요. 이렇게 고치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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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지인은 핸드메이드를 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준비물(금손 제외)이 필요해서 처음엔 비용이 제법 많이 들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핸드메이드가 가진 단점도 있을 듯한데요, 혹시 작업하시면서 느낀 힘든 부분은?


아무래도 손으로 직접 만든 물건은 완벽하지 않다는 게 큰 단점인 것 같아요. 말했듯이 애정이 없으면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들보다 비용도 시간도 많이 드는 핸드메이드 물건을 굳이 사용할 이유가 없죠. 만드는 것만큼이나 예쁜 물건을 보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들인 시간만큼 성에 차지 않은 결과물이 나오면 참 속상할 때가 있어요. 그러나 손에 익어 어느 순간 시중의 제품보다 더 마음에 쏙 들게 나오는 순간의 뿌듯함과 쾌감은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기도 합니다.

 

일명 ‘해리포터 오빠’로 불리던 인물과 주인공 소영의 짝사랑 스토리가 독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죠. 작품 속 소영을 통해 작가님의 일상을 담아내신 건 어떤 의미가 있으셨나요?


책의 후기에서도 밝혔지만 만화 속 스토리는 저의 일상을 모티브로 재구성한 내용이에요. 핸드메이드 소품들이 주인공 ‘소영’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사용되기를 바랬지요. 이 만화가 픽션이면서 논픽션일 수 있는 건 실제로 제 일상에도 이 소품들이 녹아있다는 것이겠지요. 실제 제 삶은 만화 속 소영처럼 잔잔하고 천천히 흘러가지는 않지만, 제 삶의 어떤 순간은 만화 속 소영과 같은 온도였음을 담고 싶었습니다.

 

‘시작하는 글’에서는 ‘칭찬’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더라고요. 작가님께 핸드메이드 작업과 더불어 칭찬받고 칭찬하는 일이 왜 소중한지 이야기해주세요.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타인의 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타인이 해주는 긍정적인 말은 생각보다 더 큰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게도 똑같았던 것 같아요. 엄마가 해주셨던 칭찬은 엄청난 원동력이 되어 평생 동안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었고, 지금 독자분들이 해주시는 좋은 말들은 제게 정말 좋은 에너지가 되고 있습니다. 만약 저장하는 게 가능하다면 차곡차곡 쌓아 놓고 힘든 날이 올 때면 꺼내 쓰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래서 어느 순간, 만화 속 소영의 내레이션 속에 제가 받았던 따뜻한 감정들을 넣고 싶어졌습니다. 모두의 매일을 응원하고 칭찬하고 싶은 마음을 잔뜩 담았는데 전달이 됐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핸드메이드! 소영 글그림 | 비아북
『오늘도 핸드메이드!』가 가진 강점은 단순히 ‘손으로 무엇을 만든다는 사실’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 작은 부분들에게서 새로운 쓸모를 발견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공장식 대량생산을 지양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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