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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원, 타나 정 “주얼리, 겁내지 말고 모험을 즐겨라”

『나만의 주얼리 쇼핑법』 주얼리는 사치품이 아니라 가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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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확실히 믹스 매치가 유행이에요. 같은 주얼리를 갖고도 자기가 어떻게 스타일링 하느냐에 따라 다르거든요. 본인의 개성과 이야기를 넣어 하는 것에 따라 같은 주얼리라도 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에요.

아직도 주얼리로 지위와 부를 과시하려는 구시대적 사고가 남아 있다면, 이제는 자신의 안목과 취향을 과시하는 쪽으로 프레임을 옮겨야 할 때다. 주얼리는 사치품이 아니라 통찰력을 키워주는 가치품으로 바라볼 때 더 없이 매력적인 존재인 것이다.(20쪽)

 

『잇 주얼리』, 『보석, 세상을 유혹하다』와 칼럼, 강연, 전시기획 등으로 주얼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온 윤성원 교수. 그의 새 책  『나만의 주얼리 쇼핑법』은 그야말로 ‘주얼리 쇼핑 바이블’이라 할 수 있다. 얼굴형에 맞는 귀고리 착용법이나 의상과 어울리는 디자인의 목걸이부터 지금 유행하는 주얼리 트렌드, 콜렉팅과 투자 제안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그는 이번 책을 통해 주얼리란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가치품’이라는 사실을 말하고자 했다. 주얼리에 담을 수 있는 이야기는 거의 무한에 가까우며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각자의 개성이 한층 더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얼리 디자이너 타나 정은 윤성원 교수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스타일링의 하나로만 여겼던 주얼리에 점차 매력을 느껴 본격적으로 주얼리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한 경험들 때문이다. 타나 정은 이제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 세상에 말을 걸고 있다. 무엇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주얼리에 자신 있게 도전하고 거기서 재미를 느끼길 바란다.


윤성원 교수가 이끌고 있는 주얼리 프로젝트 그룹 ‘더쇼케이스랩’은 타나 정을 포함해 미네타니 김선영, 코이누르 송진희, 타넬로 정수연, 파나쉬 차선영, 다비데초이 최경미, 디아카이브 강민정, 제이미엔밸 제이미 킴 등 여덟 명의 주얼리 디자이너와 함께 주얼리 인사이트를 널리 알리고자 흥미로운 활동들을 하고 있다. 이들은 『나만의 주얼리 쇼핑법』 출간을 기념하며 오는 4월 17일까지 압구정 라움에 위치한 브릿지앤드에서 주얼리 전시회를 연다. 이들의 활동이 주얼리에 대한 인식을 훨씬 더 향상시키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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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아름답게


『나만의 주얼리 쇼핑법』 저자 소개 중에서 특히 ‘주얼리 스페셜리스트’라는 수식이 눈에 띄는데요. 주얼리 스페셜리스트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윤성원: 주얼리를 디자인 하는 분도, 만드는 분도, 판매하는 분도 계시잖아요. 주얼리 스페셜리스트란 주얼리의 정보, 역사, 마케팅, 디자인, 트렌드 등을 모두 다룰 수 있는 주얼리 전문가예요. 국내에는 제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제가 쌓아온 저만의 콘텐츠가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는 면에서 그렇게 지칭한 거고요. 정확히 구분한다면 주얼리 컨설팅과 브랜드 컨설팅을 하는 컨설턴트, 칼럼을 쓰는 칼럼니스트,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 전시 기획을 하는 큐레이터이기도 하죠. 정리하자면 저는 주얼리 인사이트를 나누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말씀을 듣고 보니 스페셜리스트인 동시에 주얼리 전반에 대해서는 제너럴한 면이 필요한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윤성원: 뉴욕에서 보석 공부를 하며 느낀 건데요. 국내 소비자들이 패션이나 아트 쪽에는 아주 고급한 수준을 갖고 계신데 주얼리에서만은 아직까지 잘못된 정보를 많이 갖고 계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주얼리를 보러 가셔서는 어떻게 하면 값을 깎을 수 있을까만 생각하고, 팔면 얼마인가부터 생각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디자인이나 만드는 과정의 가치는 다 사라져요. 그것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고요. 소비자와 소통하고, 업계 내부와 소통하는 중간자로서 국내 주얼리 소비자의 안목도 아트나 패션만큼 높이고 싶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주얼리 자체뿐 아니라 디자인, 트렌드,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면서 역사까지 다루게 됐죠. 앞으로도 계속 소비자와 소통하는 주얼리 업계의 대리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에요.

 

디자이너 타나 정은 처음부터 주얼리 디자인을 하신 건 아니었잖아요? 주얼리 디자인을 시작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타나 정: 학교 때는 제품 디자인과 패션 디자인 전공을 했어요. 제가 학교 다니면서 방송 활동을 했었거든요. 주로 정보 전달이나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매주 촬영이 있을 때면 스타일리스트 분이 옷을 가져다주셔서 그것을 그냥 입을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옷과 달리 주얼리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셨거든요. 제 촬영을 위해 주얼리를 가지고 매번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본 거예요. 내 촬영을 위한 좀 더 독특하고 예쁜 주얼리는 없을까 하다 직접 만들면서 디자인을 시작했죠. 그러다보니 주변 분들이 제가 착용한 주얼리에 대해 문의를 주시더라고요. 권유도 있고 해서 장난 반, 진심 반으로 ‘타나’라는 주얼리 브랜드를 만들게 됐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전문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주얼리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된 셈인데요.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진지하게 공부를 한 거죠.

 

두 분 모두에게 드릴 수 있는 질문인데, 보석에 과연 어떤 매력이 있었던 걸까요?


윤성원: 저는 처음 보석을 배울 때 뉴욕에서 보석 감정을 배웠거든요. 스톤을 배우다보니 인류 역사보다 훨씬 오랫동안 땅에 묻혀 있던 것이 세상에 나와 가공을 거쳐서 우리가 착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진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어떻게 땅 속에 이런 아름다운 빛깔과 광택을 가진 보석이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또 시간이 흘러도 심한 충격을 주지 않는 이상 유지가 되고, 그 안에 이야기를 입힐 수 있고, 사람의 감성을 입힐 수 있잖아요. 아마 그래서 보석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타나 정: 제 경우 주얼리를 스타일링으로 먼저 접근했던 거잖아요. 주얼리는 좀 더 내가 예뻐 보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죠. 실제 제 브랜드 이름 ‘타나’가 ‘difference in beauty’라는 뜻이 있어요. 유니크한, 다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모토를 가지고 있거든요. 처음에 생각한 주얼리는 나를 더 예뻐 보이게 만들면서 내 아이덴티티를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내 스타일링의 종착지라고 볼 수 있는 거라고 받아들였죠. 그러다 브랜드를 발전시키면서 점점 저도 파인 주얼리(Fine Jewelry, 고가의 보석으로 만든 고급 주얼리)의 매력에 사로잡혔어요. 지금은 전체 라인을 파인 주얼리로 제작하고 있는데요. 제 생각에 주얼리는 모든 사람에게 그가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좀 더 아름답게 해주는 것 같아요. 디자인을 할 때도 거기에 더 중점을 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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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길 수 있는 주얼리


주얼리에 담긴 이야기가 무엇보다 흥미로웠어요.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fancy color diamond, 유색 다이아몬드)가 해외 유명인들이 착용하면서부터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이야기 같은 것들은 트렌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윤성원: 강의할 때도 항상 이야기를 하는데요. 스톤을 알면 더 흥미로워지고, 역사를 알면 더욱더 흥미로워지고, 마지막으로 주얼리를 디자인하는 아티스트를 제대로 알게 되면 정말 주얼리에 빠질 수밖에 없어요. 아직까지는 소비자 혹은 독자가 스톤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 그러나 어설픈 정보를 갖고 계신 상태가 많은데요. 제대로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은 주얼리에 관한 모든 것을 집약한 책이라고 볼 수 있어요. 처음 이 책의 가제를 ‘주얼리 쇼핑 바이블’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 정도로 많은 내용을 담으려 했어요.

 

컬러 다이아몬드에서 핵심은 무조건 색이다. 희소성과 아름다움에 섹시하기까지 한 컬러 다이아몬드를 그 어떤 보석도 뛰어넘을 수 없는 상황이다.(중략)
팝 가수 제니퍼 로페즈는 영화배우 벤 에플릭과 헤어지면서 250만 달러짜리 6.1캐럿 해리 윈스턴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를 돌려주었고, 할리 베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00만 달러짜리 오렌지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등장했다. 데이비드 베컴도 아내 빅토리아 베컴에게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했다.(247-2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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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의 128.54캐럿 옐로 다이아몬드 목걸이((c)Tiffany &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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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시 인텐스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c)FD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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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갓의 블루 다이아몬드 반지((c)FD Gallery)

 

주얼리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저조한 인식에 안타까움을 많이 표현하셨는데요. 주얼리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입장에서는 어떠세요? 역시 아쉬운 점이 많겠죠?


타나 정: 지금 뉴욕에 살고 있어요. 한국은 가끔 들리는 정도였는데요. 와서 보면 너무 트렌트에 민감해요. 뷰티, 패션 트렌드는 전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잖아요. 그런데 그에 비해 주얼리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 부족한 것 같아요. 특히 지금은 삶의 질, 잘 먹고 잘 입고 잘 사는 것에 대한 인식이 크게 향상되었잖아요. 반면 주얼리는 정말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인식이 따라오지 못한 것 같아요. 얼마 전에 경주에 다녀왔는데요. 박물관에서 신라시대의 유물을 보고 정말 감탄했어요. 몇 천 년 전에도 보석을 즐기고, 소중히 여기면서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했었는데 아픈 과정을 거치면서 그것은 뒷전으로 두고 다른 부분만 성장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윤성원: 첨언 하자면 패션이나 아트 소비자가 주얼리 소비자이기도 하거든요. 같은데 왜 이럴까 생각해보면 얘기한 대로 역사적인 과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조선시대 유교의 영향으로 상업을 억제하고 청빈한 생활을 강조했던 면이 영향을 끼쳤을 거라 생각해요. 보석을 사치품으로 잘못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물론 보석은 부의 상징이었죠. 유럽에서도 그랬어요.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고, 21세기에는 더 이상 보석이 부의 상징만은 아니거든요. 이제는 누구나 주얼리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안목을 과시하면서 차별화하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어요. 나라는 급성장한 반면 보석에 관해서는 이제야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단 생각을 해요.

 

확실히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경험이 없다면 계속 지금과 같은 수준에 머물게 되겠죠. 책을 쓰신 이유이기도 할 텐데요.


윤성원: 책을 쓸 때 모든 독자층을 염두에 두긴 했어요. 일단 주얼리를 처음 접하는 20대가 읽으면 가장 좋겠죠. 왜냐하면 처음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고 시작하면 그 사람이 30대, 40대가 되었을 때 훨씬 도움이 될 거란 생각 때문이에요. 한편 30-40대 층은 과도기에 있어요. 이들이 제대로 된 소비를 하고, 스타일링에도 도움을 줄 내용도 많이 있거든요. 이분들에게는 과감하게, 타인의 시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내게 어울리는 주얼리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해요. 50대 이상 분들은 어느 정도 보석을 향유한 분들이죠. 이분들은 여유가 된다면 투자를 하거나 수집을 하셔도 되거든요. 그럴 때도 이 책이 도움이 될 거예요.


타나 정: 경험이 정말 중요해요. 주얼리는 많이 해보셔야 해요. 뉴욕에서 주얼리 디자이너로 활동할 결심을 하고 트렁크쇼(trunk show, 의상이나 보석 등 신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소수의 상위소비자(VVIP)를 위해 개최하는 소규모 패션쇼)에서 고객들을 만나던 시기였는데요. 아는 분이 백인 여성 분 친구를 모시고 왔어요. 얼굴에 화장기도 하나도 없고 꾸미는 것에 전혀 신경을 안 쓰는 분이시더라고요. 그분이 의외로 제가 디자인 한 자개로 된 꽃잎 모티브의 커다란 귀고리를 해보셨죠. 그건 제가 봐도 아무나 쉽게 소화하기 힘든 디자인이었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는 게, 그분이 그 귀고리를 하고 거울을 딱 보는데 너무 수수해 보였던 사람이 갑자기 반짝반짝 빛이 나는 거예요. 본인도 그걸 느끼고 놀라더라고요. 정말 만족해하시면서 그걸 가져가셔서 정말 뿌듯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 것 같아요. 직접 해보는 게 중요해요. 

 

이제 막 주얼리를 시도하려는 초보자 분들에게 구체적인 스타일링 제안을 하나 해주시면 어떨까요?


윤성원: 책에 썼듯이 20대는 나의 스타일을 찾는 모험의 시기예요. 일단 건강한 피부와 젊음이 있어 무엇을 하든 어울려요. 그러나 아직 본인의 스타일을 모르는 게 단점이죠. 때문에 이것저것 다 시도를 해봐야 해요. 심지어 커다란 귀고리를 해도 괜찮은 게 젊음의 특권이거든요. 그러면서도 결혼식, 졸업식 등 행사에 다니고 경험을 하면서 어느 순간 나에게 이런 게 어울리고, 이것은 어울리지 않는구나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어 있어요. 반드시 시행착오가 필요하기 때문에 비싸지 않은 것들로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보시면 좋겠어요. 절대 비싼 주얼리에 투자하라는 건 아니에요. 싸고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면서 모험을 즐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타나 정: 저의 20대를 돌아보면 패션을 전공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장신구에 관심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옷의 한 부분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다이아몬드, 진주는 엄마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저도 윤 대표님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해요. 아직 아무것도 없는 상태니까 작은 스터드(stud, 귓불에 딱 붙는 스타일)부터 시작하든 큰 후프 귀고리부터 시작하든 다양하게 겁내지 말고 시도하면서 내 스타일을 찾아가는 게 가장 정답인 것 같아요.

 

남성의 경우는 어떤가요? 남성도 제안할 수 있는 주얼리가 있을까요?


윤성원: 아무래도 시계가 먼저더라고요. 체감을 많이 했는데요. 주얼리에 있어서는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남성분들은 어색하게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나 커플링은 끼시죠. 그러니까 다른 건 어렵더라도 커플링을 할 때만큼은 제대로 하셨으면 해요.


타나 정: 저는 심지어 최근 남편을 시험 삼아 도전해봤어요. 남편도 시계 외에는 하는 장신구가 없었어요. 그런데 저는 뉴욕에 살다보니 거리에 정말 멋있는 사람들을 많이 보거든요. 특히 유럽 사람들은 남자들이 주얼리에 정말 관대해요. 팔찌를 열 개 씩 착용하거나 큰 반지를 끼고 다니기도 하고요. 그게 절대로 이상해 보이지 않는 거죠. 그래서 남편에게 슬그머니 팔찌를 하나 채워봤어요. 저희 브랜드 모티브로 제작한 작은 팔찌를 시계와 같이 차라고 선물했는데요. 처음에는 민망하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요즘은 남자들도 다 한다고 강하게 권유를 했더니 처음엔 어색해했는데 이제는 시계를 차면서 꼭 팔찌도 함께 하고 나가더라고요.(웃음) 남자들도 교육이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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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타나 정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스타일링 실수도 있을 것 같아요. 


윤성원: 너무 세트에 집착하시는 분들이 있어요.(웃음) 옛날 유럽에서는 귀족이나 왕족이 반드시 그렇게 세트 착용을 하긴 했습니다. 심지어 일곱 개 세트, 브로치나 머리 장식까지 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죠. 21세기는 확실히 믹스 매치가 유행이에요. 같은 주얼리를 갖고도 자기가 어떻게 스타일링 하느냐에 따라 다르거든요. 본인의 개성과 이야기를 넣어 하는 것에 따라 같은 주얼리라도 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에요. 세트는 두 종류까지, 그러나 세 종류 이상 넘어가면 너무 재미없고 이제는 조금 촌스럽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가 됐어요. 세트라 해도 약간 디자인이 달라진 거면 괜찮은데 정말 예물함에 들어 있을 법한 세트라면 그대로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하게 믹스 매치 해보면 어떨까 제안하고 싶어요.


타나 정: 처음에는 멋모르고 귀고리, 목걸이, 반지, 팔찌를 다 차잖아요. 제가 제안 드리고 싶은 건 일단 다 하시고 거울을 보신 다음에 과감하게 하나는 빼버리시라는 거예요. 나중에 정말 스타일링 기술이 좋아져서 팔찌를 다섯 개 차고 반지를 열 손가락에 다 차고도 내 스타일을 잘 표현할 수 있으면 괜찮지만요. 그렇지 않은 경우는 착용한 것들이 반드시 선택한 옷과 어울릴 리도 없고, 너무 과한 느낌이 들게 하거든요. 그게 초보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 같아요. 일단 나도 모르게 다 착용했을지언정 외출 직전에 거울을 딱 보고 무조건 하나는 빼는 거죠. 목걸이를 여러 개 레이어드 했으면 귀고리는 생략한다든지, 손에는 아무것도 끼지 말자, 하고 뺀다든지 하는 식으로 하나씩 빼는 연습을 하는 것도 처음 스타일링을 할 때 좋은 팁이 될 수 있어요.  

 

귀고리는 얼굴 가장 가까이에서 안색을 보완해주고 형태에 따라 착시효과를 준다. 이런 이유로 화장이나 머리 손질이 덜 됐을 때도 귀고리만으로 ‘드레스업’ 효과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귀고리는 유행 상품인지 의상과 어울리는지를 따지기 전에 얼굴형부터 고려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귀고리로 얼굴의 넓은 부분은 좁게, 채워야 될 부분은 볼륨감 있게 만드는 것이다.(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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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석의 다양한 매력


앞서도 잠깐 언급하셨는데 더 이상 주얼리가 사치품이 아니라 가치품이다, 나의 개성을 만드는 한 요소다, 라는 점을 많이 강조하고 있거든요.


타나 정: 이야기를 물려줄 수 있는 게 또한 보석이에요. 저는 할머니가 어머니에게, 어머니가 제게 물려주신 반지도 있고요. 지금 손에 하고 있는 반지는 시어머니가 주신 반지예요. 디자인이 완벽하게 제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왠지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제가 2년 반 전에 출산을 했는데 그때 제 디자인의 귀고리를 하나 만들었어요. 그 귀고리를 나중에 며느리한테 물려줄 수 있겠다 생각해요.

 

패션과 닿아 있는 부분도 많은데요. 주얼리에도 유행이나 흐름이 있잖아요. 앞으로의 트렌드 예측도 가능한가요? 


윤성원: 아무래도 패션보다는 느리긴 하지만요. 완만한 흐름이지만 반드시 유행이 있긴 있어요. 아직까지는 믹스 매치가 유행을 하고 있고요. 올해까지는 초커(choker, 목에 꼭 맞는 스타일의 목걸이)가 계속 강세일 것 같아요. 귀고리는 길게 늘어지는 형태나 스테이트먼트(statement, 크고 입체감 있는 스타일)가 유행하고 있죠. 연예인들 레드카펫 사진을 보시면 지금 가장 유행하는 스타일을 쉽게 알 수 있는데요. 대부분 초커, 드롭형 귀고리를 많이 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또 겹쳐서 착용해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쪽이 당분간은 계속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타나 정: 파인 주얼리 디자인을 하면서 항상 여러 방식으로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염두에 두려고 해요. 아무래도 고가이다 보니까 그런 면이 있죠. 짧은 목걸이를 샀지만 옷에 맞춰 긴 목걸이를 하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그때 긴 목걸이를 또 사자니 가격 부담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웬만한 크기 이상의 목걸이는 항상 길이를 조절할 수 있게 디자인을 해요. 귀고리도 마찬가지죠. 유행이 달라지는 면이 있어서 스터드이면서도 긴 레이어를 얹어서 다른 형태로 즐길 수 있는 멀티 기능의 디자인을 했어요. 그런 게 요즘 소비자 분들에게 반응이 좋은 것 같더라고요.

 

문화에 따라 선호하는 주얼리가 다르기도 할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윤성원: 큰 맥락은 비슷한데요. 나라에 따라 선호하는 크기나 스톤은 조금 다른 면이 있어요. 한국은 아무래도 유색석에 관대하기보다는 아직은 조심스러운 편이거든요. 백인들은 하얗고 금발이라 그런지 다양한 색을 소화하고, 다양한 스톤을 즐기는 면이 보이기도 해요. ‘오팔’이 해외에서는 정말 인기 많은 보석인데 체감 상 국내보다는 해외가 훨씬 더 많이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똑같은 오팔은 어찌보면 없어요. 다 자세히 보면 무늬가 달라요. 휘광성도 있고요. 그런 천연 특유의 효과를 아는 사람들은 그걸 더 좋아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 같아요.

 

국내에 조금 더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윤성원: 방금 말씀 드린 오팔이나 ‘파라이바 투어멀린’, ‘스피넬’ 등인데요. 명품 브랜드에서는 되게 많이 쓰고 있는 보석이에요. 그런 유색석이 아주 비싸지도 않으면서 장점이 많은데요. 아직까지는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루비, 진주 까지만 익숙하고 나머지 보석은 조금 낯설어 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천연석의 다양한 종류를 활용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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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재미있는, 주얼리


윤성원 교수님이 대표로 있는 주얼리 디자이너들의 프로젝트 그룹 ‘더쇼케이스랩’의 이번 전시가 흥미로웠어요. 어떻게 기획하게 된 건가요?


윤성원: 책을 쓰면서 전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책이 나올 때쯤 저희 ‘더쇼케이스랩’의 멤버 몇 분이 작게라도 파티 차원에서 뭘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하신 건데요. 이왕 하는 거니까 제대로 하자고 생각했어요. 책을 세 부분으로 나누었잖아요. 주얼리를 ‘하다, 사다, 투자하다’ 중 ‘하다’와 ‘사다’ 두 부분을 가지고 저희 디자이너 각자 자신 있는 주제로 전시를 꾸렸어요. 그래서 상당히 책에 충실한 전시가 됐죠. 기존에 있던 것들이 아니라 철저하게 새로 만들어서 쇼케이스로 보여주고, 뒤쪽에는 데일리로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시했어요. 덕분에 오신 분들은 주얼리가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전시에 큰 만족을 하고 있어요.

 

책이 중심이면서도 각 디자이너가 자신 있는 주제를 맡았으니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진 것 같네요.


윤성원: 예를 들면 타나 정의 경우에도 자신 있는 주제를 물어보고 제가 3대 귀보석을 맡아달라고 한 거예요. 그렇게 나오다보니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본인만의 컬렉션이 만들어진 거죠. 전시도 풍부해졌으니 저도 정말 감사하고요. 쌍방의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는 면에서 전시가 재미있게 된 것 같아요. 게다가 이번 전시를 통해 타나 정은 국내 최고의 편집샵에서 러브콜을 받아 바로 계약을 하게 됐어요. 전시를 기획한 입장에서도 무척 기뻤죠. 이런 다양한 디자이너가 많이 알려져야 보석 전체의 시장이 커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디자이너 주얼리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타나 정: 이 전시를 계기로 그렇게 된 거예요. 그 전까지는 공식적인 활동은 못했는데요. 이 전시에서 타나 정이라는 디자이너가 있고,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를 한국에 알리게 됐고요. 덕분에 이제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어요.

 


 

 

나만의 주얼리 쇼핑법윤성원 저 | 시그마북스
화려한 귀고리 하나로 우울한 기분이 날아가거나, 볼드한 목걸이 하나로 자신감이 넘쳐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 친구들과 우정 반지를 맞추기도 하고, 연인과 커플링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주얼리에는 이와 같은 나를 돋보이게 하는 마력과 나만의 개인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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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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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의 미학' 승효상 건축가가 마지막 과제로 붙든 건축 어휘 '솔스케이프’. 영성의 풍경은 파편화된 현대 사회에 사유하고 성찰하는 공간의 의미를 묻는다.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공간이야말로 건축의 본질이기에, 스스로를 어떻게 다듬으며 살 것인가에 대한 그의 여정은 담담한 울림을 선사한다.

당신의 생각이 당신을 만든다.

마인드 셋 전문가 하와이 대저택이 인생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임스 알렌을 만났다. 인생의 벼랑 끝에서 집어 들었던 제임스 알렌의 책이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담담하게 써 내려갔다. 생각하는 대로 삶이 이루어지는 내면 생각의 힘과 그 실천법을 만나보자.

그림과 인생이 만나는 순간

‘이기주의 스케치’ 채널을 운영하는 이기주의 에세이. 일상의 순간을 담아낸 그림과 글을 통해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소재를 찾는 것부터 선 긋기, 색칠하기까지,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 인생이 배어 있다고 말한다. 책을 통해 그림과 인생이 만나는 특별한 순간을 마주해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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