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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신가영 “좋은 뮤지션보다 그냥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첫 번째 산문집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펴내
“안녕하신가영 보다 백가영에 가까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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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결과물이든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하고 싶은 말이 생겨야 곡으로 만들 수 있는 타입이기 때문에 대중을 의식해서 곡을 써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미 (대중의 반응에) 무뎌진 지는 오래된 것 같아요. 당연히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이 곡을 썼을 때 대중 분들이 좋아하실까’ 그런 기대를 안 한 지는 오래 된 것 같아요.

‘안부형 뮤지션’ 안녕하신가영이 첫 번째 산문집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을 출간했다. 프로젝트 앨범 『단편집-그리움에 가까운』과 함께 발표한 이번 책에는 지난 1년 동안 그녀가 내딛었던 계절의 사이, 그 순간에 머물렀던 진솔한 감정들이 담겼다. “안녕하신가영보다는 백가영에 가까운 책”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뮤지션 안녕하신가영으로 느끼고 고민하는 것들과 함께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백가영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봄의 햇살과 가을의 바람이 다르듯, 안녕하신가영이 지나온 시간들도 서로 다른 빛깔로 남았다. 우울한 날에도, 가슴 설레는 날에도, 그녀는 여전히 안부를 물어왔다. 그 인사는 ‘잘 지내나요?’ 보다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에 가까워 보인다. 안녕하지 않은 날들조차 괜찮은 거라고, 속삭여주는 까닭이다. 책에 깃든 그녀의 목소리는 독자들의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을 지켜준다. 안녕하신가영의 노래가 그러한 것처럼.

 

‘좋아서 하는 밴드’의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던 안녕하신가영은 2013년 싱글 <우리 너무 오래 아꼈던 그 말>을 발표하며 솔로로 데뷔했다. 편안한 멜로디와 감미로운 목소리로 평범한 일상, 남다른 감성을 들려주며 단숨에 주목을 받았고, 2015년 정규 1집 앨범 <순간의 순간>을 발표했다. 최근 선보인 <단편집-그리움에 가까운>에는 지난 해에 새롭게 발표한 다섯 곡의 노래가 수록됐다. 「겨울에서 봄」, 「인공위성」,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 「어디에 있을까」, 「그리움에 가까운」 등 계절의 분위기와 온도를 담고 있는 노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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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사랑하는 노래는 「겨울에서 봄」


첫 번째 책입니다.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부끄러웠어요(웃음). 실물로 접하게 되니까 조금 당황스러운 거예요. 책이 발표되기 전에 보면서 ‘이걸 시중에 내놓아도 될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그제야 실감을 한 것 같아요. 그동안은 그냥 재밌게만 작업하면서 별다른 생각을 못했는데 현실이 되니까 조금 당황스럽더라고요. ‘진짜 내가 읽는 책이랑 똑같네’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제가 해보지 않은 분야에 도전한 거니까 당황스러운 마음에 친구들한테 많이 물어봤어요. ‘진짜 책을 내도 될까?’ 하고요. 그런데 이미 (되돌리기엔) 늦었다고 그러더라고요(웃음).

 

최민석 작가님은 이 책을 “살이 찌지 않는 맥주”에 비유하셨어요.


너무 마음에 드는 추천사였어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작가님이기도 하고요. 바쁘신 와중에도 이 책을 다 읽어 주시고 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태에서 써주신 글이잖아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고 좋았어요. 최민석 작가님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잘 써주실 분을 못 찾았을 것 같아요.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은 앨범 <순간의 순간>에 실린 노래의 제목이기도 해요. 이 곡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곡에 대한 애착이라기보다, 곡은 사실 다 소중하거든요. 그런데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이 처음 발표됐을 때는 사실 큰 반응이 없었어요. 그런데 너무 신기하게도 점점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더니 가장 사랑 받게 된 노래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한 노래죠. ‘정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비슷하구나’라는 것도 느끼게 해준 곡이고요. 또 밤마다 이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다는 생각에 많이 뿌듯하죠.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을 꼽으셨어요. <단편집-그리움에 가까운>이 발매된 후에는 가장 애착 가는 곡이 바뀌었나요?


매일 매일 바뀌어요(웃음). 정말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숨비소리」가 가장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아마 며칠 뒤면 또 바뀔 텐데요. 요즘 제주도가 가고 싶기도 하고, 그렇게 단숨에 써내려간 노래가 거의 없거든요. 몰입하면 빨리 쓰는 편이기는 한데, 그렇게 한 번에 완성했던 노래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만큼 몰입해서 했던 작업이어서 그런지 애착이 가고요. 당시에 제가 경험했던 제주도의 풍경이나 추억들이 떠올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곡을 쓸 때가) 이맘때쯤이기도 했고요.

 

이번 앨범의 수록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겨울에서 봄」이요. 지금 계절에 딱 어울리는 노래인 것 같아서, 지금 많이 사랑해줘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뮤지션 이전에 여자 백가영으로서 「어디에 있을까」도 사랑해 주고 싶을 것 같은데요(웃음).


그렇습니다(웃음). 저에게 필요한 노래이기는 하죠(웃음).

 

「겨울에서 봄」은 <JTBC 뉴스룸>의 엔딩곡으로 나왔었죠?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도 그렇고요.


네, 「겨울에서 봄」을 두 번 정도 틀어주신 것 같아요. 저는 정말 덕을 많이 봤죠. 최고의 마케팅이 아니었나 싶은데요(웃음).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가 선곡된 날에는 인스타그램에 방송 화면을 올리기도 했어요. 직접 방송을 보고 있었나요?


집에 TV가 없어서 항상 본 방송보다 늦게 보는 편이기는 해요. 매일 보지도 못하고요. 그런데 항상 <JTBC 뉴스룸>에 노래가 나온 날은 계속 연락이 오고 (지인들이) 인증샷을 보내주더라고요. 평소에 조용하던 전화가 울리기 시작하면 ‘설마?’ 하는 생각도 해요(웃음). 너무 너무 좋죠, 저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분이 어땠어요? 


정말 소름이 돋았어요. 그리고 항상 중요한 타이밍에 노래가 나와서, 저도 (영상을) 찾아서 보는 데 소름이 돋더라고요. (앵커) 멘트까지 해주셔서 가족들도 너무 좋아하고요(웃음). 정말 감사해요. 그 날 방송국 방향을 바라보면서 잠들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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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때 영감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이번 책에서 솔직한 모습들을 보여줬어요.

 
솔직한 책이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제가 계속 뭔가를 쓸 준비를 하면서 다녔거든요. 언제라도 쓰고 싶을 때는 써야지 생각하면서요. 그러다 보니까 저의 주관적인 가치관이라든가 에피소드들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아요. 솔직하게 쓰기도 했고요.

 

그 중에서도 안녕하신가영의 내밀한 속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글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이별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렇지 않았나 싶어요. 책 뒷부분에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저도 책으로 받았을 때 ‘괜찮을까’ 싶기도 했어요. (보통) 하이킥 한다고 하죠(웃음). 그런데 이것도 저의 한 단편이었으니까 싣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이별 이야기를 혼자만 아는 것과 모든 사람들이 아는 건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요. 게다가 이제는 지울 수도 없는 기록이 됐잖아요.


저는 그런 기억들을 잃는 것보다는 가지고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힘들어했던 부분들도 괜찮아지는 건데, 그런 걸 잊어서 안타까운 것보다는 그냥 ‘그랬었지’ 하고 남겨두는 걸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요. 제가 기억력이 조금 나쁜 편이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다 잊고 싶어 하지 않는 성격이에요.

 

“이별에 관한 꽤 좋은 특효약”을 갖고 있다고 하셨어요. 그 중 하나가 ‘조금 작고 불편한 신발을 신고 오랜 시간 걸어 다니기’인데요. 시도해 보셨어요?


안 해봤어요(웃음). 조금 뜬금없는 친구가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작고 불편한 신발을 신고 오래 걸어 다니면 발이 너무 아파서 정신적인 것까지 아플 수가 없대요. 자기도 안 해봤는데 너는 꼭 해보라면서 알려주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한 귀로 흘렸는데, 나중에 그 말이 생각나서 신어보기는 했거든요. 그런데 발까지 아프기는 싫어서 안 해보기는 했습니다(웃음).

 

“나의 1차 뮤즈는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 또는 상황’”이라고 쓰셨는데요. 왜 유독 슬플 때 영감이 떠오르는 걸까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약간 우울한 기분이 들 때 확실히 뭔가 잘 써내려가지는 것 같아요. 창작이라는 활동은 조금 건강한 에너지로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항상 하는데요. 제가 우울감에 빠져있다고 해서 너무 딥(Deep) 하게 들어가는 것보다는 그런 무드를 조금 즐기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슬플 때 영감이 많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밝은 노래를 쓸 때도 그렇고, 기본적으로는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이나 상황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너에게 간다」, 「네가 좋아」 같은 노래들은 어떤가요? 사랑을 시작할 때 쓴 건가요?


그런 노래들은 밝은 기분으로 썼던 것 같아요(웃음).

 

노래를 듣는 사람이 느끼는 기분과 창작자의 마음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네요.


이번에 책을 내면서 저에 대해서 새롭게 발견한 게 있어요. 그동안은 가사나 글을 쓸 때, 특히 가사를 쓸 때 100% 저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지금도 100% 경험과 진실만으로는 곡을 쓸 수 없다고 믿고 있기는 해요. 그런데 책이 나오면서 그동안 써온 곡들을 한 번 돌아보니까 다 저의 이야기더라고요.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 개인적으로 조금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도 조금 냉철하게 써왔다고 생각했는데 곳곳에 저의 기억들과 가치관들이 묻어있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앞으로도 좋은 에너지를 많이 가져야겠다고 느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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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신가영을 사로잡은 노래들


앨범이 나올 즈음 도피성 여행을 떠나곤 하신다고요. 이유가 있나요?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작업을 할 때 조금 필요 이상으로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스스로 탈탈 털린다고 할까요. 그렇게 완성을 하고 난 뒤에도 발표가 되기까지 공백이 있는데요. 그 시간을 잘 못 견디겠더라고요. 발표날이 굉장히 기다려지나 봐요. 그래서 항상 도망을 갔었어요.

 

이번 앨범이 발매될 때는 어땠나요?


이번에는 정말 시간이 없어서 여행을 못 갔어요. 할 일도 너무 많았고, 보통은 앨범만 발매하는데 이번에는 책까지 같이 나오니까, 그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바빴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도피성 여행을 떠나지 못했는데요. 이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렇게 떠난 도피성 여행은 늘 조금 외롭더라고요(웃음). 간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시간이 많으니까 제가 어찌할 바를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적응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행을 다녀오신 곳이 파리였죠?


네, 2월에 다녀왔어요. 그러고 보니 다녀온 지 얼마 안 됐네요(웃음). 파리를 다녀오다 보니까 막판에 더 바빴던 것 같아요. 파리에서는 일을 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바빴나 봐요(웃음).

 

「숨비소리」는 제주도 여행에서 만든 곡으로 알고 있어요. 여행이 많은 영감을 주나요?


오히려 곡 작업을 안 하고 싶다고 느껴요. 여행은 여행일 뿐이니까, 여행마저 일이 되는 건 싫어요. 그런데 그렇게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을 때 영감이 많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숨비소리」 같은 경우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갔던 해녀박물관에서 너무 깊은 감명을 받은 거예요. 그래서 박물관에서 나오자마자 정신 없이 써내려갔던 곡이에요. 멜로디는 추후에 붙였지만 가사는 거의 단숨에 다 썼어요. 저에겐 너무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안녕하신가영을 사로잡는 노래들은 어떤 건가요?


옛날 노래들인 것 같아요. 조금 옛날 노래들의 가사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요. 요즘에는 장필순 선생님 노래를 많이 듣고 있거든요. 장필순 선생님이라든지 이문세 선생님의 음악처럼 약간 러프하지만 메시지가 있고, 왠지 모르게 가슴 아픈 음악들이 너무 좋아요. 음악은 편식을 많이 안 하는 편이어서 트렌디한 팝도 많이 듣고 아이돌 음악도 좋아하고 다양하게 듣는 편이에요.

 

옛날 노래를 들으면서 ‘이런 가사를 쓰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하나요?


그렇죠. 윤종신 선배님의 노래들도 가사가 너무 좋잖아요. 제가 딱 그 시절의 음악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기는 해요. 토이, 윤상, 김동률 선배님의 음악에서 알게 모르게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같이 작업해 보고 싶은 선배 뮤지션이 있다면요?


지금 말한 분들은 다 너무 좋죠. 언젠가 토이 앨범에 참여하게 된다면 너무너무 기쁠 것 같아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섭외가 들어오면 바로 승낙하실 것 같아요(웃음).


그렇죠. 저는 방송이 조금 안 맞는 체질이기는 한데, 그래도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꼭 출연하고 싶은 유일한 프로그램이에요.

 

방송 체질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그런 끼를 타고 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에서는 전혀 긴장하지 않은 모습이던데요(웃음).


그런 척을 한 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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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뮤지션보다 ‘그냥’ 뮤지션이 좋아요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을 보면 카페에서 느끼고 경험한 일들의 기록이 많아요. 주로 카페에서 작업하세요?


작업을 하는 건 아니고 커피를 마셔요(웃음). 그냥 소소한 일상의 재미인데요. 평소에 끄적거리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그게 작업으로 이어질 때가 많고, 그런 장소가 카페인 것 같아요. 카페도 계속 똑같은 데를 간다기보다, 평소에 걸어 다니는 걸 좋아해서 일부러 멀리 있는 카페를 걸어서 가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일상에서 영감 같은 게 많이 얻어지나 봐요. 걸으면 영감 같은 게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카페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음악을 듣고요. 책을 읽고, 썼던 가사들을 필사해 보기도 하고, 정말 ‘끄적끄적’이라는 단어로밖에 설명이 안 되는데요(웃음). 저는 뭔가를 쓰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책을 읽다가도 좋아하는 부분이 나오면 그냥 따라서 써보기도 해요. 가사 같은 것도 끄적거리고요. 쓰는 행위에서 영감을 많이 얻기도 해요.

 

가사도 항상 손글씨로 쓰시는 것 같더라고요.


네. 그리고 저만의 의식 같은 게 있는데요. 보컬 녹음을 하러 갈 때 항상 가사를 꼭 손으로 써가서, 그걸 보면서 노래를 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쓰면서 마인드컨트롤이 되기도 하고요. 제가 그 곡을 처음 썼을 때의 기분 같은 걸 기억하기도 해요. 

 

책을 읽어 보니 카페를 고르는 기준이 까다로우신 것 같아요. 어떤 카페를 좋아하세요?


혼자 있어도 별로 어색하지 않은 카페를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해요. 그리고 가끔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가고 싶을 때도 있거든요. 도서관 같은 곳에 가고 싶을 때는 그런 카페를 찾아서 가는 편이고요. 평소에는 그냥 조용하고, 너무 저에게 친절하지 않은 사장님이 계시고(웃음), 커피가 맛있는 카페를 좋아해요.

 

단골 카페를 물어보면 안 되겠죠(웃음)?

 

이미 많이 공개가 돼서 아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기도 한데요(웃음). 진짜 단골인 곳은 제가 말을 안 해요. 약간 남겨두는 거죠. 사람들이 ‘나만 알고 싶은 뮤지션’이라는 말을 할 때가 있잖아요. 저는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웃음).

 

“언젠가 내 얼굴이 많이 알려져서 카페를 선정할 때 조명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면 나는 이 직업을 그만둘 수도 있을 만큼 불행할 것 같다”고 썼어요. 일상의 균형이 깨어질까 봐 걱정되나요?


아뇨. 걱정을 할 정도의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얼굴보다는 목소리가 훨씬 더 많이 알려져 있고, 얼굴을 아시는 분들은 극소수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소소하게 재밌는 정도고요. 아직까지 그걸 걱정을 해야 될 만큼은 아닌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느끼고 있어요.

 

홍대 출신 뮤지션 가운데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렇게 많이 유명해지는 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요. 어떤가요?


저는 얼굴이 많이 알려지는 건 싫을 것 같아요. 생각이야 바뀔 수 있는 거지만, 말씀드렸듯이 저는 방송체질도 아니고요. (방송은) 제가 하고 싶은 분야가 아니기도 해요. 묘하게 긴장이 되는 활동 영역이어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까지는 모르겠어요.

 

“세 가지 소원”이라는 글을 보면 ‘좋은’ 뮤지션보다 ‘그냥’ 뮤지션이 되고 싶은 것 같아요. 그러려면 대중의 반응에 무뎌질 필요도 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정말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어떤 결과물이든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하고 싶은 말이 생겨야 곡으로 만들 수 있는 타입이기 때문에 대중을 의식해서 곡을 써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미 무뎌진 지는 오래된 것 같아요. 당연히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이 곡을 썼을 때 대중 분들이 좋아하실까’ 그런 기대를 안 한 지는 오래 된 것 같아요. 곡마다 가진 힘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매니아틱한 곡이면 그런 분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거고, 두루두루 사랑 받을 수 있는 운명을 타고난 곡은 또 그렇게 된다고 믿고 있어요. 그때그때 저에게 주어진 곡들을 최선을 다해서 잘 발표하는 게 가장 맞는 것 같아요. 좋은 뮤지션의 기준을 알 수가 없듯이, 음악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저의 가장 큰 목표는 오랫동안 할 수 있는 힘을 잃지 않는 거거든요. 지금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이대로 꾸준히 이어나갈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한테는 가장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내려놓음”에서 말씀하신 부분이 떠오르네요. “듣는 사람들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당연히 모든 사람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으며 언제까지고 기대에 부응할 수도 없다”고 하셨죠. 그런데 대중의 기대나 반응이 시들해지면 음악을 계속 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잖아요. 그런 두려움은 없나요? 다 내려놓았나요?


그래서 항상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리고 ‘내려놓음’이라는 글에도 썼듯이 작업이라는 게 절대 녹록지 않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그래도 모두를 만족시키고 싶다는 욕심이 없지는 않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최선을 다하는 거고요. 앞으로의 저의 숙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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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영’ 없는 백가영의 책


최근 안녕하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나요?


「그리움에 가까운」이라는 노래를 작업할 때였던 것 같아요. 정말 저를 괴롭혔던 곡인 것 같은데요. 쓰여진 지 2~3년 된 곡인데 발표를 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어요. 제 경우에는 곡이 완성될 때까지 그렇게 몇 년씩 걸리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그리움에 가까운」은 건드리기가 너무 아픈 노래 중에 하나가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건드리기만 해도 제 스스로 힘들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완성을 못하다가 본격적으로 작업을 해야 되면서 이 곡을 스스로 마주하게 됐는데, 이상하게 인트로를 작업할 때부터 자꾸 눈물이 쏟아지는 거예요. 제가 딱히 그런 상황에 처해 있지 않은데도, 이 곡이 가진 힘이 그랬나 봐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많이 빠져들었던 곡인 것 같아요.

 

그렇게 안녕하지 못할 때는 어떻게 하세요? 


어쩔 수 없이 음악에 매진하는 것 같아요. 그냥 음악가의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보통은 그런 식의 작업을 많이 안 하고 싶거든요. 슬픈 노래라고 해도 건강한 에너지로 작업하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몇몇 곡들은 ‘그렇게 작업을 해야 되는 노래구나, 그런 운명의 노래구나’라고 느껴요. 그래서 그것마저 받아들이려고 하죠(웃음). 그렇게 타고난 곡들은 어쩔 수 없이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그리움에 가까운」이 작업하는 데 몇 년 걸렸던 것처럼, 잊고 지내기도 하고 많이 회피를 하거든요. 그래도 이번 앨범에 꼭 싣고 싶은 곡이라서 정말 울면서 작업을 했어요.

 

그렇게 힘들게 낳은 곡들은 나중에 들을 때에도 괴롭고 아플 것 같아요.


오히려 발표가 되면 조금 홀가분해지는 것 같아요. 완성을 했다는 안도감도 들면서 오히려 털어버릴 수 있는 거죠.

 

“내가 했던 인터뷰들을 읽을 때면 취준생들의 자소서를 보는 것 같다”고 했어요. “이게 나라고?” 하는 생각이 든다고요. 인터뷰 기사 속의 자신이 낯설게 느껴지나요?


아무래도 인터뷰 때는 조금 정리된 말들을 많이 하려고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 내용을 텍스트로 봤을 때는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더라고요. ‘멋있는 척을 했나?’라고 느낄 때도 있고요(웃음). 그래서 조금 재밌었어요.

 

인터뷰를 하다가 알게 되는 자신의 모습도 있지 않나요?


맞아요. 바뀌기도 하고요. 인터뷰를 하면서 가치관들이 정리가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곡 설명을 할 때도 인터뷰를 몇 번 하다 보면 정리가 많이 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인터뷰 자체는 조금 필요한 활동인 것 같아요.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이 안녕하신가영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요? 


안녕하신가영보다는 백가영에 가까운 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재밌는 게, 제가 책을 내기 전까지 다섯 번 정도 정독을 했거든요. 정말 꼼꼼하게 틀린 부분이 없는지 봤는데, 제 이름을 빼먹었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이 책에는 제 이름이 한 군데도 안 나와요. 정말 큰 오점을 남겼구나 싶었고(웃음), 그런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백가영에 가까운 책이지만 이름은 어디에도 실려 있지 않은 거죠.

 

이번 책이나 인터뷰를 통해서 안녕하신가영이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면 좋겠어요?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해본 것 같아요. 저는 솔직한 편이기는 해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고 해서 (그대로) 보여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말을 하다 보면 그 사람이 어느 정도 나오잖아요. 그래서 평소에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더 나은 내가 되어야겠다고 많이 느끼거든요. 왜냐하면 라디오를 진행할 때도 그렇고, 공연을 할 때도 문득문득 제가 튀어나올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평소에 ‘나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많이 해야 되는구나’라고 느끼고요. 잘 되지는 않지만 노력을 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안녕하신가영 저 | 빌리버튼
이 책『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은 안녕하신가영의 프로젝트 앨범 ‘단편집’과 동시에 진행되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또 다시 찾아온 봄의 이야기를 음악과 글로 표현했다. 각 계절마다 새로운 노래를 발표했고, ‘단편집’에 담긴 노래 [겨울에서 봄], [인공위성],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 [어디에 있을까], [그리움에 가까운]을 만들며 써내려간 일상 이야기와 생각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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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안녕하신가영> 저12,420원(10% + 5%)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순간의 순간] [좋아하는 마음] 마음에 와 닿는 멜로디와 가사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안녕하신가영의 첫 번째 산문집 이름보다 멜로디가 먼저 떠오르는 뮤지션 안녕하신가영. [좋아서 하는 밴드]의 베이시스트 출신인 안녕하신가영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멜로디와 노랫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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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기울어져가는 국가를 구할 수 있을까

저명한 경제학자인 저자는 경제적 번영 이후, 국가가 쇠락하는 5가지의 역설적인 요인을 정의한다. 어느 국가든 몰락을 피할 수는 없지만, 뛰어난 지도력을 가진 리더가 있다면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래를 위한 리더는 과연 누가 되어야 할까?

과연 성공하면 행복해질까?

진정한 성공을 원한다면 현재의 행복에 집중하라! 스탠퍼드대 라이온스 상 수상에 빛나는, 인생의 성공을 앞당기는 새로운 행복 프레임. 행복은 성공의 결과물이 아니라 무엇보다 앞서 추구해야 하는 선행물이라는 사실을 명쾌하고 풍부한 통찰력으로 밝혀낸다.

아름다운 삶이 남긴 향기와 여운

한국 근대사의 아픔을 오롯이 감내했던 최순희 할머니와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만남. 불일암의 사계를 담은 사진과 함께 여전히 큰 울림을 전하는 법정 스님의 글을 실었다. 이 땅에 봄여름가을겨울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다시 만나도 법정 스님의 글은 무척 반갑다.

경제학이 만든 차가운 인간과 디스토피아

무엇이 인간을 차가운 계산기로 만드는가? 근거가 불충분한 계산에 기초해 인간의 목숨에 가격을 매기고, 사람의 신용에 점수를 매기며, 치료할 환자를 구분 짓는 등 도덕적 문제에까지도 경제성과 합리성의 잣대를 들이대는 경제학의 적나라한 현실을 폭로한 문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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