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리뷰 대전] 웃픈 만화, 여기 있어요
만화 있어요
잡기 쉬운 만화 읽기도 쉽다. 사지 말라고 말리는 부모님의 눈을 피해 모았던 기억은 이제 안녕. 당당히 한 권 사서 집에 간다. 이 카드는 내 카드고, 침대 밖은 위험하니까.
혼밥, 혼술이 유행이라고? ‘혼자’는 아직 쉽지 않다. 『혼자를 기르는 법 1』은 서울에 상경하여 8평 남짓의 방에서 생활하는 20대 사회초년생 ‘이시다’의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DAUM 웹툰으로 연재되며 큰 공감을 얻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2016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게 된 건 현재 사회를 살아가는 청춘의 단면을 잘 포착해냈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의 뜻은 ‘훌륭한 분-이시다!!!’ , ‘귀한 몸-이시다!!!’로 좋았지만 현실은 복사와 우체국 심부름이 가득한 어쩐지 다른 ‘시다’ 인 것 같은 일상이 웃프게 그려진다.
1부에서는 대도시 빡빡한 일상 속 “여기 사람 있어요” 를 외치고 싶은 이시다가 반려동물 햄스터를 만나 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작은 회사에서 일하지만 야근은 남다른 규모를 자랑하는 주인공은 회사 주차장에서 1일 8시간 작업규정이 있는 포크레인보다 더 오래 일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중장비와 이야기를 한다. 그런 그녀에게 친구가 햄스터를 주면서 햄스터의 방을 꾸미다가 기본 삶의 조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은 참 아이러니하다. 화장실, 급수기, 밥그릇, 자기 위한 은신처, 놀기 위한 쳇바퀴 5가지 기본 조건만 있으면 되는 햄스터의 삶. 야행성인 햄스터 소리에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는 너무 좁은 방, 치트키를 엄청 두들겨야 자신이 원하는 공간을 사이버 하우스에서나마 만들 수 있고, 백합에 둘러 쌓여 죽으려고 해도 8평의 방을 채우려면 2천만원이 넘는 다는 사실을 깨닫고 화장실로 재계산해야 되나 고민하는 블랙 유머 가득한 인간의 삶. 무엇이 더 짠한지 말이다.
2부에서 작가는 자신과 같은 혼자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나누며 괜찮다고 말한다. 나란 존재는 항상 목표가 뚜렷하지만 실수하는 인간이며, 타인의 경기는 원래 약간만 멀리서 봐도 왠지 알 것만 같지만 나의 일이 되면 모두 어려워지기 마련이라며, 오늘도 터덜터덜 걸어가는 청춘들을 토닥인다. 이시다는 방을 찾기 위해 여러 원룸을 돌아보다가 원룸에 붙어있는 데코 스티커들을 보며 혹시 바라는 것을 붙이는 것은 아닐지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세계 여행 스티커를 보며 ‘어디를 가고 싶었던 걸까’, “YOU’RE THE BEST” 라는 말을 보며 ‘뭔가 지탱해줄 말이 필요했나’ 하고 말이다. 그러는 주인공 역시 와이키키 풍 백스크린을 고르며 ‘나도 같은 마음이야’ 라는 무언의 공감을 보낸다.
『혼자를 기르는 법 1』은 화려한 채색도 극적인 서사도 없지만, 『고독한 미식가』의 다니구치 지로가 보여줬던 담백함과 절제미처럼 우리 곁에 다가온 만화이다. 내 몸 하나 챙기기 어려운 시대, 집에 돌아와 스스로를 돌보며 자신을 길러내고 있는 혼자들에게 작품의 감동은 더 잔잔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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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웃길 때가 가장 행복하다. 세상에서 초콜렛이 가장 맛있는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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