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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본 “우리 그렇게 흐르는 물처럼 살아요”

『이본, 그 여자의 뷰티』 공저 몸짱이 되기보다 건강하게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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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하고 얼굴이 나오니까 자신을 꾸미는 뷰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한 번의 기회, 한 번 더 나를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뷰티 프로그램에 섭외할 사람을 찾고 있던 곽민지 작가는 ‘몸매 관리 잘하면서 자기 노하우 있는 멋있는 언니’ 같은 이본을 만났다. 운동은 어떻게 하세요? 밥은 뭐 먹어요? 질문이 늘어났지만 특이하거나 비법이랄 게 나오지 않았다. ‘운동? 그냥 하면 돼.’ ‘과자도 먹고 빵도 먹어.’ 이래서는 재밌는 게 나오지 않겠다 싶어 실망했지만, 하나둘 그의 말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몸무게는 13kg이 빠지고 인생 최저 몸무게를 찍었다. 무엇보다 삶이 조금 더 가벼워지고 즐거워졌다.


『이본. 그 여자의 뷰티』는 자신을 가꾸는 이본만의 철학이 담겼다. 식단이나 ‘부위별’ 운동 방법 같은 건 없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 그러나 안 하는 것들,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담았다. 이년 반 동안 공동저자인 곽민지 작가가 이본의 가까이에서 먹는 것, 운동, 여행을 같이하며 담은 이본의 삶도 있다. 몸매, 동안 비법, 화장술, 다이어트 방법이라기보다 뷰티(beauty) 자체, 즉 인생의 아름다움을 말하고자 했다.


1993년 데뷔 이후 광고 모델과 공채 연기자, 트렌드세터와 패셔니스타로 대중 앞에 섰지만, 어머니의 병환을 간호했던 7년은 길었다. 그러나 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며 절망스러운 일을 꿋꿋하게 이겨 낸 이본은 7년 전 모습 그대로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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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만든 책


원래는 에세이를 쓰고 싶으셨다고 들었어요.

 

에세이 책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곽 작가가 찾아와서 ‘내 몸 사용설명서’ 같은 책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고 운동은 뭘 하고 피부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요. 하지만 제가 전문적인 바디 트레이너도 아니고, 딱히 특별한 방법도 없고, 또 이미 뷰티에 관련된 책이 너무 많이 나왔는데 굳이 책을 낼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했죠. 그러면 쓰던 글이 있으니 책을 낼 거면 그 이야기랑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써 놓은 내용은 뭔가요?


먹는 것, 여행 다니는 것, 내가 보고 느끼는 게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 살았어요. 내가 왜 이런 음식을 먹는지, 내가 여행하는 이유는 뭔지, 내가 왜 이렇게 살아왔는지 에세이로 풀고 싶었거든요.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몸 관리 방법이 담겨 있고, 그렇다고 뷰티 팁을 담은 실용서라고 보기에도 모호해요. 독특한 형식의 책이에요.


애매하죠. ‘내 몸 사용 설명서’라고 하기에는 딱히 몸을 사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적어놓지도 않았고요.


곽민지 작가와 처음 만난 게 언제인가요?


작가들이랑 친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제가 쓰는 화법에 오해를 많이 해요. ‘뭐 드실래요?’ 물어보면 보통 ‘괜찮아요.’ 할 텐데 저는 ‘아니요, 싫어요.’ 라고 대답하거든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혀주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큰 건데 무섭다는 사람도 많아요. 작가들이 다가서기가 꺼려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까 저도 다가서기 어렵더라고요. 몇 년 전부터 알고 지냈던 작가가 저를 뷰티 프로그램에 섭외했는데, 그 프로그램의 작가 중 하나가 곽 작가였어요. 여느 흘러가는 작가 중 한 명이려니 생각하고 인터뷰를 했는데 나중에 연락이 왔어요.


뭐라고 하던가요?


어떻게든 프로그램을 살려 보려고 이것저것 질문을 많이 했는데 제가 한 대답이 재미도 없고, 특별한 방법도 없고 남들 다하는 기본적인 이야기만 하니까 ‘이 언니 뭐야’라는 생각을 했다고 해요. 그런데 나중에 집에 와서 인터뷰가 생각을 한번 더 하게 했다는 거예요. 또 한 번 만나서 뭔가 물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곽민지 작가님이 스스로 들은 바를 실천하기도 했잖아요. 변화한 모습도 보셨고요.


그 친구가 키가 커요. 훤칠하다는 게 남자들한테 쓰는 표현인데, 처음 봤을 때 든든하고 훤칠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저한테 이야기를 듣고 몇 달 후에 살을 빼고 나타났더라고요. ‘어? 예쁘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몸을 사랑하는 방식


책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지만 비결이 없잖아요. 생각하시기에 몸 관리의 정도(正道)는 뭔가요?


사실 제일 다루고 싶었던 이야기는 ‘부모님이 물려 준 그대로 자기 몸을 건드리지 말자’는 게 기본이에요. 그대로인 상태에서 매력 포인트는 뭐고, 마음에 안 드는 건 뭔지 본인이 생각해서 매력을 강화하고 별로인 점을 채우자는 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였어요.


획일화된 미를 안 좋아하시나 봐요.


요즘 안타까워하는 부분 중 하나예요. 사람마다 다 매력이 있다는 거죠. 그 매력을 빨리 알아채서 보강하면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커버가 가능할 텐데, 마음에 안 드는 몸만 보고 자꾸 마음에 안 들어서 주눅 드는 게 안타까워요. 과도하게 의학에 의존하는 게 사실 제일 안타까운데, 건드리기 어려운 부분이에요. 지금은 여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식으로 말하고 싶지 않아요.


이본의 사는 방식, 몸을 사랑하는 방식이 나와 있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이 모두 이본의 방식을 따라 할 순 없을 것 같아요. 밖에서 밥을 먹을 때 두루 먹기 위해 한두 명이라도 여러 메뉴 시켜놓고 조금씩 먹는다던가요.


그렇게 하기에는 일단 비용이 많이 들어요. 두 사람이 밖에서 밥을 먹는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 위해서 4, 5인분을 시킨다? 쉬운 일은 분명 아니에요. 그런데 따라 하라는 이야기도 아니에요. 그 방식을 권하려고 책에 적은 게 아니라, 주어진 식단에서 조금은 다른 색을 찾아 먹어 보라는 제안이었어요. 음식이 나왔을 때 행복감을 느끼는 게 음식을 먹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펼쳐 놓고 먹는 거고, 여건이 안 된다면 저도 물론 하나만 시켜서 먹어요.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최대한 골고루 손을 대보자는 거죠.


먹는 즐거움과 예쁜 음식을 보는 즐거움에 관해서도 말씀해주셨어요.


먹는 즐거움이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해요. 어떤 분이 맛있는 음식을 드시면서 저한테 ‘본이야, 너도 많이 먹어라. 살아있을 때 이렇게 맛있는 걸 먹어봐야 몇 번을 먹을 수 있겠니.’ 하시는데, 정말 그 말이 맞더라고요. 이제 음식을 보면 다른 마음가짐으로 접하게 돼요. 사람들을 만나서 맛있는 걸 먹고, 예쁜 걸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게 정말 별거 아닌데 저한테는 일과 중에 중요한 부분이에요.


되도록 여섯 시 전에 저녁을 드신다고 했는데, 오늘은 조금 서두르셔야겠어요.


저녁 약속이 시간이 잘 맞아서 다섯 시에만 가능해도 그때가 가장 행복하죠. 다섯 시에 먹고 싶은 거 쫙 깔아놓고 먹을 때, 그리고 다 먹고 나니 5시 59분일 때, 정말 행복해요. (웃음)


여섯 시 전에 저녁을 먹으라는 기준도 독자들에게 100% 따라 하라는 건 아닌 거죠?


권하고 싶진 않아요. 어려우니까요. 여섯 시 전에 저녁을 해치우자는 소리가 얼마나 어려워요. 다 원래대로 하시되, 다이어트를 하고 싶으면 그 시간에 소식하시고, 운동하고 싶으면 생활하는 데서 찾으라는 메시지죠.


운동하기 싫을 때는 어떻게 하세요?


하기 싫을 때는 하지 말아야 돼요. (웃음) 스트레스 받으면서 무엇 때문에 해요. 즐거운 걸 하셔야죠. 나는 운동을 안 해도 걷기는 할 수 있어, 그럼 걷는 동안 느긋한 걸음 대신 조금 힘들다고 느낄 정도로 빠른 걸음으로 걷자, 차로 갈 수 있는 거리는 걸어 보자. 이렇게 얘기해주는 편이에요.


그래서 운동 방법의 하나가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거였죠.


대부분 아파트 살잖아요. 엄마가 아프고 학교 다니는 동안에는 시간이 너무 빡빡해서 운동복을 챙기고 할 겨를이 없었어요. 그런 준비 과정 없이 운동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계단 오르기를 선택한 거거든요. 핑곗거리가 나오려야 나올 수 없어요. 집 앞에 현관문 열고 내려가서 올라오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하기 싫다고 하면 게으른 거죠.


곽 작가 말고도 이런 조언을 따른 사람이 있나요?


책에도 적었다시피 오래 못 가요. 그리고 10년 후에도 무슨 운동 하냐고 똑같은 질문을 하죠. 그럼 10년 전 가르쳐줬던 운동을 또 말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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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인연도 챙기기 힘들잖아요


습관처럼 당연하게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는데, 주변에서는 피곤하다고 한다면서요.


책을 쓰는 내내 내용이 너무 평범해서 이걸 적어도 되나, 이런 고민을 되려 했는데 읽으신 분들은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냐고, 가능하지 않다는 분이 있었어요. 요즘 이렇게 살면 엄청 피곤하겠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그런데 정작 저는 피곤하다고 생각을 못했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세운 규칙을 일부러 안 지키려고도 했어요. 그렇게 피곤해 보인다고 하니, 조금은 제 자신에게 후할 필요도 있겠구나, 너무 타이트하게 살아서 지금 빡빡한지 모르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몸에 안 좋은 거 안 먹어가며 오래 살고 싶고 싶다는 게 난 아니라고. 어두침침한, 질이 떨어지는 삶이 싫을 뿐’(57쪽)이라고 쓰셨어요. 질이 떨어지는 삶이란 어떤 건가요?


저희 엄마도 그렇고 아빠도 그렇고 가족력으로 암이 전혀 없어요. 엄마가 유방암이 걸린 게 처음이에요. 우리 엄마는 정말 현모양처에, 바깥에서 음식 사 먹지 않고 늘 손수 식단 차리고 집에 계셨던 분이거든요. 암에 걸리고 난 전후로 엄마의 삶의 질이 굉장히 달라지는 걸 느꼈어요. 먹고 싶은 거 못 먹고, 의욕도 없고, 항상 우울하고 약에 의존해야 하고요. 저는 영양소 챙겨 먹고 몸짱으로 오래 살고 싶다는 게 아니에요. 아프지 말자, 아파서 골골대는 삶 말고 관리해서 삶의 질을 높이자는 거죠. 그래서 시간이 지나서 부패했을 것 같은 음식, 모양이 안 예쁜 음식은 안 먹어요. 행복하지 않으니까요.


미모에 관한 문제라기보다 건강 쪽에 비중을 둔 거네요.


건강에 관한 문제가 어쩔 수 없이 저한테도 생겨버린 거죠. 닮아야 할 것, 닮지 말아야 할 것을 엄마를 보고 판단하는 편이에요. 우리 엄마지만 예민하고 까칠한 성격이에요. 항상 깔끔하게 치워야 하고 사람들 신경 쓰고 일어나지 않을 일 끄집어내서 걱정하는 게 싫거든요. 당장 고민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면 버리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주위를 좋게좋게 해서 다 끌고 가자는 게 제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바뀌었어요.


책에서 이본이라는 사람은 관계에서도 ‘자르는 스킬’이 있다는 말을 해요.


그게 그 말이에요. 중요한지, 내 인생에 필요한지 생각하고 필요하지 않다면 그 인연을 이어가고 싶지 않아요. 건강한 인연도 챙기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과감하게 잘라요.


예전 인터뷰에서 결혼하게 된다면 남편한테는 요리 안 시킨다는 말을 하신 적 있어요. 이런 부분은 어머니를 닮으신 것 같아요.


지금도 그래요. 그래서 결혼하는 게 더 겁이 나나 봐요. 엄마처럼 될까 봐서요. 촌스럽지만 아직 제 성향이 남자가 할 일, 여자가 할 일이 정해져 있다는 게 너무 분명하게 나뉘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결혼이라는 게 누군가의 인생이 개입되는 거잖아요. 지금 부모님 돌보고 내 일하고, 내 가족들 지켜보는 것만으로 행복하기도 하지만 버겁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더는 진행을 못 하는 것도 있어요.


부모님은 건강하신가요?


엄마는 올해 6월이면 곧 완치 판정이 나온다고 해요. 7년 동안 싸우셨는데 이제 그만하셔야죠.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요새도 어머니랑 친하게 지내시죠?


그럼요. 지금은 저랑 같이 계단도 걸어 올라가세요. 제가 가르쳐 준 스트레칭을 제일 잘 실천하는 게 우리 엄마예요. 얼마나 기특한지 몰라요. (웃음)

 

 

연기자 이본


 ‘여배우는 이래야 한다’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니잖아요. 피곤하진 않으세요?


‘이본이라는 배우는 이러이러하다.’ 그걸 떨쳐버린 지는 진짜 오래됐어요. 지금도 인터뷰를 하면 대수롭지 않은 유머가 확대되고, 정말 진심은 사라지고 하다 보니까 솔직히 아직도 기자들을 만나는 게 제일 힘들어요. 그리고 이본은 세다, 강하다, 예의 없다, 이런 말을 어렸을 때부터 너무 많이 들어와서 큰 의미로 와 닿지는 않아요.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하고 싶은 연기가 있나요?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일이 너무 좋아요. 디제이도 있고 MC도 있고 여러 가지 분야가 다 매력이 있지만 연기는 매번 이본으로 비치지 않잖아요. 그런 마력 때문에 앞으로도 연기 쪽으로 집중하고 싶어요. 딱히 해보고 싶은 역할은 없어요. 어떤 역할이 되었든 이본이라는 연기자가 하면 코믹을 하더라도 신선하고 조금 다른 느낌이 들게 하고 싶어요.


병간호 때문에 오래 쉬신 후에 몇 번 복귀 시도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시트콤도 했었고, 몇 번 방송에 나왔어요. 그런데 마음처럼 되지 않고 욕심처럼 되지 않는 게 세상인 것 같아요.


<무한도전> ‘토토가’ 때는 복귀의 의도는 아니셨을 텐데, 뜻밖에 정말 잘 됐어요.


다른 가수들은 ‘토토가’ 하기 전에 미리 노출됐었어요. 사전에 인터뷰하고 사전 촬영도 다 하고요. 저한테도 전화가 몇 번 왔는데 그럴 때마다 해외에 있거나 사정이 생겨서 못 갔어요. 그래서 제작진에서 이본 씨는 촬영이 안 되니 노출하지 말고 당일 무대에 세우자고 결론을 내렸어요. 예전의 그 가수들을 소개하는 자리라면 얼마든지 할 자신이 있다고 편안한 마음으로 갔는데, 너무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거예요. 대기실 밖으로 안 나오려다가 리허설 무대에 올라갔는데 눈물이 터졌어요. 이전 방송은 온전히 내 것이 되지 않으려니까 안 됐던 거고, ‘토토가’는 정말 기대치 않고 갔다가 뜻밖에 사랑을 받았으니, 지금도 인생을 공부하는 중이에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게 좋다’(248쪽)고도 하셨어요. 선천적으로 연예인의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자질이 있다기보다는, 사람들 앞에서 하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요. 끼나 자질을 타고났다는 차원을 벗어나서 이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요.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하는 직업이 참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직업이라, 안하고는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글 쓰는 것도 차라리 시나리오를 써서 이걸 토대로 연기해 보고 싶은 거지 책을 썼다고 작가가 되고 싶다는 차원이 아니에요. 패션이나 화장품, 뷰티 사업 제안같이 다른 건 끌리지 않아요.


쇼핑몰 하신 적은 한 번 있다고 들었어요.


그것도 누구 손에 맡기지 않고 제가 직접 관여하는 조건이 우선이었는데, 의견 조율이 안 돼서 금방 접었어요. 그냥 옷을 입고 사진만 찍어 주는 게 제가 원하는 길은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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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사랑하는 삶


쉬는 동안 대학원을 수료하셨다고요. 대학 생활은 어떠셨어요? 힘들지 않으셨어요?


죽기보다 힘들었어요. (웃음) 모르는 사람들과 생활하는 게 너무 익숙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빙산의 일각을 가지고 너무 크게 부풀려서 혼자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아요. 해보지 않았던 거였으니까요. 경험을 못 해봤으니 겁을 먹고 사람들이 다가오는 게 싫었어요. 하지만 한 번 장애물을 건너고 나니까 너무 쉬운 거예요. 학교 가는 길이 행복하고 대학원 동기들과 카톡을 나누는 게 즐거웠고요. 뛰어넘고 보니 다른 생활이 생기더라고요.


책이 나오고 자신을 알리는 기분은 어떠세요?


사실 책을 만들면서 몇 부가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어요. 출판사 식구들은 분명 저와 다르겠지만, 이년 반 동안 공들여 만들어서 손에 쥔 것만으로도 뿌듯해요. 좋은 일이 생기면 좋겠지만 하늘에 맡기고 싶어요.


‘사랑할 수 있을 때 맘껏 사랑하며 아끼며, 우리 그렇게 흐르는 물처럼 살아요. 그게 제일 아름다운 인생’(293쪽)이라고 쓰셨는데, 요즘 생활은 아름다운 인생에 포함되나요?


자고 일어나서 자기 직전까지 사람들을 만나고 무사히 일을 마치고 사건사고가 없으면 그 하루가 굉장히 좋은 하루예요.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어 간다는 건 떠나 보낼 사람들도 하나둘씩 생긴다는 거잖아요. 앞으로 지금보다 더한 고통을 겪게 될 텐데, 그런 고통을 잘 이겨낼 수 있는 연습도 하고 있고요. 지금까지 하루하루가 조용한 것에 너무 감사해요. 그러면 흐르는 물처럼 사는 거고, 나는 행복했고, 후회 없고, 지금으로도 너무 충분해요.


제목이 ‘그 여자의 뷰티’ 인데 계속 들어보니 뷰티라기 보다는 인생에 가깝네요.


가장 관여를 안 했던 부분이 제목이에요. 사실 밀었던 제목은 ‘잎사귀가 질 즈음엔 너무 늦잖아요.’ 였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을 따르고 싶었기도 했고, 보면 볼수록 심플하면서도 좋아요. 여기서 ‘뷰티’는 ‘아름다울 미’ 자를 생각한 거였거든요. 인생의 아름다움. 이 책을 접하시지 못했던 분은 몸하고 얼굴이 나오니까 자신을 꾸미는 뷰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한 번의 기회, 한 번 더 나를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이 책은 어떤 독자가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나요?


20대부터 40대 여성을 겨냥했어요. 왜냐하면 20대 때 하지 않으면 30대 때 할 수 없고요. 30대에 하지 않으면 40대를 이렇게 맞이하기 쉽지 않아요.


이후에도 책을 쓰실 생각이라고 했는데, 앞으로 나올 책은 어떤 내용이 될까요?


그때는 운동, 동안, 이런 깜찍하고 아기자기한 이야기는 아닐 거예요.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이면에 있었던 속 깊은 이야기가 많이 실릴 것 같아요.

 


 

 

이본 그 여자의 뷰티이본,곽민지 공저 | 브레인스토어(BRAINstore)
『이본. 그 여자의 뷰티』는 자신을 가꾸는 것에 대한 이본만의 철학을 시원한 말투로 담고 있다.보통의 여자들이 오랫동안, 예쁘게, 즐겁게 자신을 사랑하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그녀의 말은 독자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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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의정

uijungchung@yes24.com

이본 그 여자의 뷰티

<이본>,<곽민지> 공저13,320원(10% + 5%)

어떻게 오랫동안, 그리고 즐겁게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이본, 시간에 지고 싶지 않은 여자들에게 말하다 1993년의 길거리 캐스팅, 이후 광고 모델과 공채 연기자로 대중 앞에 서게 된 여자, 이본. 연기자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보기 힘들었던 스타일링을 추구한 트렌드세터였다. 드라마, 음악방송,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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