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회 “결혼을 그렸더니, 결혼을 했어요”
『엄마 아빠 결혼 이야기』, 『방긋 아기씨』 펴내 한 장 한 장의 그림을 먼저 보고, 글을 읽어 보세요
결혼하고 싶어하는 미혼 남녀가 많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웃음) 프러포즈를 할 때 줘도 좋고, 결혼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에게 선물을 해도 좋고요. 왜냐면, 저랑 편집자가 이 책을 만들면서 배우자를 만나고 결혼에 골인했으니까요.
“엄마 아빠는 어떻게 결혼했어요?” 문득, 내 아이 입에서 이런 질문이 나온다면? 윤지회 작가의 『엄마 아빠 결혼 이야기』를 함께 보면 어떨까. 유치원생 아들 ‘준이’의 사랑 고백으로 시작하는 이 그림책은 엄마 아빠의 벚꽃 흩날리던 봄날의 프러포즈, 결혼 준비 과정, 결혼식 당일의 풍경 등 현실의 결혼 이야기를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햇수로 3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완성된 이 그림책에는 재밌는 사연이 하나 있다. 당시 연애를 하지 않았던 작가와 담당 편집자가 책을 만들면서 연애를 시작했고 결혼까지 했다는 사실. 윤지회 작가는 “분명 결혼 기운이 있는 그림책”이라며 “아이들뿐 아니라 미혼 남녀가 꼭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2004년에 ‘제5회 서울동화일러스트레이션’ 우수상을, ‘한국안데르센 그림자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윤지회 작가는 지금까지 『엄마 아빠 결혼 이야기』를 비롯해, 『방긋 아기씨』, 『뿅가맨』, 『구름의 왕국 알람사하바』 등을 쓰고 그렸다. 2014년에 펴낸 『방긋 아기씨』는 엄마들의 마음을 울린 그림책으로도 유명하다.
미혼 남녀가 봐도 재밌는 그림책
『엄마 아빠 결혼 이야기』가 “결혼 운이 있는 그림책”이라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웃음) 책을 만들면서 저도 편집자도 결혼을 했거든요. 책을 계약할 당시, 저나 편집자나 애인이 없었어요. 그런데 책 작업을 하다 둘 다 신기하게도 갑자기 결혼을 했어요. 확실히 결혼의 기운이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지식 그림책’으로 접근하셨다고요.
결혼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어요. 작가가 돼서 아이들을 보니까, 지식 그림책을 꽤 많이 읽더라고요. 창작 그림책도 좋지만, 실질적으로 지식이랑 섞인 이야기를 해봐도 좋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출판사에서 약간 스토리 형으로 가보자고 하셔서, 절충을 하는 과정이 좀 길었어요. 더미북을 네 번 정도 갈아엎은 것 같은데요. 포맷도 조금씩 바뀌면서, 이러다 책이 못 나오는 거 아닌가 싶었죠.
왜 ‘결혼’을 다룰 생각을 하셨나요?
노처녀였으니까요. (웃음) 스스로 마흔 전에는 결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잘 안 풀리니까 책이라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편집을 맡은 편집자 분은 저랑 한 살 차이예요. 이번 책을 인쇄한 다음 날, 결혼식을 하셨어요. 정말 결혼 마지막까지 함께한 그림책이에요.
자연스레 작가님의 이야기가 책에 들어갔을 것 같은데요.
겹쳐지는 부분이 있어요. 책에 등장하는 강아지는 제가 13년간 함께한 강아지고, 고양이는 남편이 오랫동안 키웠어요. 강아지랑 고양이가 앙숙인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러면서도 서로 좋아하고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사실 결혼을 준비하는 게 만만치는 않더라고요. 집이라든지, 예식장 선택이라든지. 자꾸 ‘결혼’을 현실적으로 접근하게 돼서 좀 우울한 내용이 나올 것 같았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더 많이 볼 그림책이니까 좀 긍정적으로 바꾸려고 했었죠.
작업적인 부분에 있어서 특히 신경 썼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처음에 지식 그림책으로 접근했던 작업이라 스토리를 만드는 게 어려웠어요. 부드럽게 이야기가 연결되어야 함과 동시에 지식도 넣어야 하는데, 아무리 수정해도 내용이 매끄럽지가 않은 거예요. 편집자와 고민 고민하다 해답을 사랑이야기에서 찾기로 하고 마무리 할 수 있었어요.
그리면서 가장 행복했던 장면이 있었나요?
벚꽃이 날리고 장면이요. 실제 저는 무미건조한 프러포즈를 받았지만, (웃음) 책에서는 더없이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림책은 수시로 꺼내 보면서 읽는 책입니다. 인쇄나 만듦새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데요. 저자로서 만족하시는지요?
그림책 작가로서의 욕심은 늘 만드는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아요. 아무리 예쁜 색감으로 그림을 그려도 교정 인쇄과정에서 100%를 재현하는 건 힘들어요. 저 같은 경우에 보통 80% 정도 나오면 만족하는 편이예요. 이번 책도 원화 색감을 최대한 살렸지만 자꾸 비교가 되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원화 전시로 독자들과 만나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아이들이나 부모들이 『엄마 아빠 결혼 이야기』를 많이 볼 텐데요. 작가가 소망하는 의외의 독자가 있나요?
결혼하고 싶어하는 미혼 남녀가 많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웃음) 프러포즈를 할 때 줘도 좋고, 결혼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에게 선물을 해도 좋고요. 왜냐면, 저랑 편집자가 이 책을 만들면서 배우자를 만나고 결혼에 골인했으니까요. 또 아이들이 부모님과 같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요즘은 앨범을 잘 안 보잖아요. 가족들이 도란도란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 거리가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겠죠.
왕은 그림책에 왜 안 나와요?
전작 『방긋 아기씨』는 ‘아이가 좀처럼 웃지 않자 엄마가 갖은 노력을 다 하지만, 결국 엄마가 웃자 아이도 웃는다’는 이야기예요. “엄마가 웃을 때까지 기다리지 못한 딸이 엄마에게 드립니다”라는 작가의 말이 엄마 독자들에게 굉장한 울림을 줬어요.
이 작품은 저에게도 특별한 작품이에요. 제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제가 어릴 적 많이 우울한 성격이었어요. 왜 이렇게 나는 우울할까, 고민하다가 아이의 심리 상담 사례를 듣게 됐어요. 한 유치원생 아이가 표정이 어두운 이유가 엄마의 표정에 있었더라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게 됐어요. 아이에게 엄마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엄마의 웃음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알게 됐죠. 왜 그동안 제가 이렇게 힘들었는지도 깨달았고요. 그래서 꼭 만들어 보고 싶은 작품이었어요.
작가님의 어머님께도 의미가 있는 책이었을 것 같은데요.
그렇죠. 이 책을 하면서 화해한 부분도 있고 많이 이해도 됐던 것 같아요. 엄마가 안 웃었어도 제가 먼저 웃어줄 수도 있었으니까요. 제 상처만 보느라 미쳐 엄마의 상처를 보듬어주지 못한 거죠. 이런 마음이 들어, 적은 글이기도 해요.
그림책작가들은 아이들을 상대로 강연회나 작가와의 만남을 많이 갖는데요. 아이들 질문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는지 궁금해요.
전작 『방긋 아기씨』를 냈을 때는 주로 “어떻게 연필로 그렸어요?”, ”‘왜 엄마랑 아기랑 얼굴색이 달라요?”라는 질문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한 친구가 “왕은 그림책에 왜 안 나와요?”라는 질문을 했어요. 예리한 질문이었죠. 그래서 아빠의 부재가 엄마의 슬픔으로 연결되어있다는 걸 이야기 해줬어요.
어른들은 쉽게 못하는 질문이네요. 『방긋 아기씨』는 왜 연필로 그리셨는지, 저도 궁금한데요.
모든 사람이 그림을 그릴 때, 처음으로 사용하는 도구가 연필이잖아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그린 그림이에요. 글, 그림을 함께한 게 당시에는 4년 만이었어요. 첫 마음으로 시작하자고 결심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연필이 헛나가거나 자국이 찍히면 다시 그려야 했으니까요. 연필은 아무리 밀도를 올려도 시간이 지나면 그림이 날라가기 때문에 전체 그림을 계속 만져줘야 했어요. 원화 작업은 주로 연필 드로잉이었고 엄마와 아이 얼굴만 수채화로 작업했어요. 미세한 색이 깔린 작품이기 때문에 인쇄도 어려웠죠.
아이들 질문을 또 듣고 싶어요.
『방긋 아기씨』에서 왜 엄마 얼굴을 파란색으로, 아기 얼굴은 분홍색으로 그렸냐고 묻더라고요. 아이는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게, 엄마는 차가운 이미지를 주려고 했다고 답했어요. 아이들 질문을 듣다 보면, 어른들이 함부로 아이의 생각을 재단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판단해서, ‘아이가 이해 못하겠지, 어렵겠지’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아이들이라고 꼭 밝은 이야기만 봐야 하는 건 아니거든요. 넓게 열어 두었으면 좋겠어요. 교육적인 것만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딱딱해요.
2010년에 출간된 『뿅가맨』도 아이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이것도 제 어릴 때 이야기예요. 초등학교 때, 친구 집에서 보았던 미미의 집을 무척 갖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사주질 않으셨어요. 1년을 졸랐는데도요. (웃음) 결국 생일날, 선물을 받긴 해요. 생각했던 ‘미미의 집’이 아니라 ‘쉬라의 집’이었는데, 종이로 만들어진 거예요. 그리고 인형도 이등신 인형이어서 굉장히 실망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 때 기억이 강렬해서 『뿅가맨』을 만들게 됐어요. 책 속 주인공 준이 역시 최신 모델 로봇 장난감 ‘뿅가맨’을 무척 사고 싶어하는데, 준이 엄마는 사줄 생각이 전혀 없죠. 그러다 준이가 유치원 소풍을 가기 위해 버스에 올라 타는데, 그 때 뿅가맨이 나타나요. (웃음) 결국 준이는 뿅가맨을 갖게 되지만 얼마 안 있어 또 새로운 멋진 로봇이 나오고, 뿅가맨은 더 없이 작아 보이죠. 어릴 때는 한 번쯤 이런 기억이 있잖아요.
그림책작가가 가져야 할 ‘예민함’
대학에서는 회화를 전공하셨어요. 그림책작가가 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사실 대학생 때만해도 출판 쪽은 잘 몰랐어요. 졸업할 때쯤 나는 뭘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서울동화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이 열렸어요. 그래서 그렸던 그림들을 연결해서 응모했어요. 운 좋게도 『몽이는 잠 꾸러기』가 우수상을 받았고, 그 기회로 그림책을 만들게 됐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공모전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거든요. 그동안 글, 그림을 같이 하기도, 중간에는 그림만 그린 작품들도 많아요. 글, 그림을 같이 한 건, 평균 3년 주기였어요.
그림책을 만들면서 가장 재밌는 것은 무엇인가요?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볼까?를 상상해보면 재밌어요. 그림을 그릴 때도 좋고요. 좋아하니까 이런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사실 나는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다양한 시각으로 책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깊이 읽어주는 독자들의 리뷰를 읽을 때면 되게 뭉클하고 감사하죠. 『방긋 아기씨』를 갖고 심리 상담을 했다는 독자도 있었어요.
한 달 전에 엄마가 되셨잖아요. 작품 세계가 조금 달라질까요? 그림책은 아무래도 아이들이 많이 보니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약간은 달라질 것 같아요. 출산 전에는 보통 제 이야기가 많았어요. 어릴 때 강렬하게 남았던 기억, 그간 내가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접근했는데요. 임신을 하면서부터는 내가 관찰자 입장으로 보는 소재를 다뤄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접근 방식이 다르면 방향도 아마 달라지겠죠? 모든 게 제 이야기일 수밖에 없지만, 저한테만 초점을 맞추진 않을 것 같아요.
태교는 당연히 그림책과 함께했겠어요.
태교를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일이 있으니까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웃음) 임신 중에는 작업하는 게 정말 힘들더라고요. 배가 나오니까 오래 앉아있기가 힘든 거예요. 배가 눌리니까 자세도 안 좋고요. 일러스트레이터들은 대개 오른쪽 허리랑 팔이 많이 안 좋아요. 임신하면서 더 안 좋아진 것 같아요. 임신 전에는 하루에 8시간 정도는 크게 무리가 없었는데, 지금은 반 정도 밖에 시간을 못 써요.
『방긋 아기씨』를 그렸으니까, 의식적으로라도 아이한테 더 많이 웃어주려고 노력하실 것 같은 같은데요.
생각은 많이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몸이 너무 지치니까 아이한테 마냥 방긋방긋 웃어주기가 어려워요. 엄마가 가끔 “네가 그런 책을 썼는데, 이러면 되냐?”고 하세요. (웃음) 이상과 현실은 이렇게 다르구나,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제가 좀 감정기복이 심한 편이에요. 특히 작업할 때도 많이 처지는 편이예요. 너무 밝고 들뜬 상태면 작업 자체에 몰입하기도 어렵고 해서, 많이 가라앉히고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재, 즉 재료가 있어야 하잖아요. 작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일단 예민해야 해요. 항상 안테나가 서 있어야 해요. 재료를 항상 발견해야 하니까요. 똑같은 일도 더 깊이 공감하고 느껴야 소재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많이 예민해야죠. 사실 일상생활에서는 이 예민함이 불편할 수 있지만 작업하는 데는 도움이 돼요. 어쩔 수 없이 장점도 있어요. (웃음).
그림책은 어떻게 보는 게 가장 좋을까요?
한 장 한 장의 그림을 먼저 쭉 본 다음 글을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림책은 글밥이 작잖아요. 스토리가 단순해 보여도 막상 압축하는 과정이 어려워요. 작은 글밥 속에서 내용이 연결이 돼야 하고, 그림으로 설명이 돼야 하니까요. 글, 그림을 다같이 천천히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글만 쭉 읽으면, 작가가 그림으로 설명한 내용을 포착하기 어려워요. 부모님들이 책 읽는 방법을 조금 알려주셔도 좋겠어요. 안 그러면 “엄마, 나 다 읽었어”라고 훅 보고 말 테니까요.
요즘 그림책을 좋아하는 성인 독자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요. 실감하시는지요?
조금 느껴요. 보통 강연회를 하면 그림책작가가 되고 싶은 준비생 분들이 많이 와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림책을 접하게 된 부모님들도 오시고요. 한 번 매력에 빠지면 계속 강연회를 따라 오시는 독자 분들이 있어요. 확실히 소수지만 어른 독자들이 늘었어요. 어쩔 수 없이 인터넷서점이나 온라인 샵에서는 그림책이 유아 분야로 구분돼 있는데, 오프라인 서점을 다니다 보면 어른 독자가 꽤 많아진 걸 느껴요. 요즘은 책을 만들 때조차 꼭 어린이에게만 초점을 맞추지 않아요. 대상을 열어놓고 좀 더 자유롭게 작업하는 결과물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림책 전문 서점이나 카페도 늘어나고 있어서 성인독자들이 접할 공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림책 독자들은 소수잖아요. 그림책작가로 어려운 부분은 없나요?
어렵죠. 그래서 생활형 작업도 많이 해요. 하고 싶은 책 작업을 위해서죠.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 작업을 하려면 몇 년이 걸려요. 이 몇 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죠.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그림책을 좋아해서 작가를 꿈꾸는 분들이 많은데, 이 점을 알고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지만요. 다 욕심 낼 순 없어요. 어쩔 수 없이 종이책은 불황이 길어지고 있고요. 가끔 “일러스트레이터로 성공해서 돈을 벌고 싶다”는 메일이 와요. 조언을 구하시는데, 딱히 드릴 건 없어요. 대신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줘요. “성공은 좀 힘들 것 같다,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면 이 에너지를 다른 데 쏟으면 돈은 더 벌 수 있을지 모른다”고요. 좋아서 해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림책을 처음 작업할 때, 작가들이 염두에 둬야 할 게 있을까요?
처음 작업할 때는 무엇보다 출판사와 충분한 소통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그림책은 인쇄매체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위험한 접근이고, 자신의 의도와 맞지 않아도 출판사의 의견에 따라가는 것 또한 조심해야 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신인의 경우에 의견이 다를 경우 출판사와 조율이 쉽지 않은 점이 있어요.
좋아하는 그림책작가나 작품이 있는지 궁금해요.
멋진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 손에 꼽기 어려운데 소윤경 작가의 『레스토랑 살』을 재밌게 보았어요. 그림책으로 풀어내기 쉽지 않은 주제를 식상하지 않게 잘 풀어냈더라고요. 아, 어릴 때 즐겨 읽은 책은 『엄지공주』였어요. 그림책이란 게 귀했을 때였고, 한글을 배우기 전이라 엄마가 읽어 주시던 『엄지공주』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엄마의 목소리로 매일 매일 듣고 싶어서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해서 들었어요. 그런 추억이 있어서 지금의 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기획 중인 차기작은 있나요?
전혀 없어요. 이번 결혼 책 하면서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았어요. 그간 받아서 하는 작품도 못해서 쉬엄쉬엄 하려고 해요. 다만 앞으로는 좀 신나는 느낌의 작업을 하고 싶어요. 그동안 빡빡하고 심각한 내용이 많았는데, 재밌는 작품, 아이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언젠가 느낌이 팍 오겠죠. 가끔 새벽에 ‘앗, 이걸 그려야겠네’ 싶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든요. 이런 계시가 있으면 시작할 수 있겠죠. (웃음)
엄마 아빠 결혼 이야기 윤지회 글그림 | 사계절
엄마 아빠처럼 결혼하겠다는 아이. 그 아이의 눈에 비친 결혼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엄마 아빠 결혼 이야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온가족이 함께 읽으며 가족 간의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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