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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이자 만능 재주꾼

윌리엄 셰익스피어 1564~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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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연극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고, 그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 고심했다. 런던에 집을 한 채 구입했고 고향에 있는 건물과 땅도 사들였다. 그리고 47살이 되던 해, 극장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고향으로 돌아가 부동산 사업에 전념한다.

 “집에서 멍청하게 게으름 피우면서 청춘을 낭비하지 말고 이 넓은 세상의 기적을 보라.”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 셰익스피어가 최고로 삼은 좌우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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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 런던에서 출세하다 


1599년, 런던 템스 강 남쪽 연안에 위치한 글로브 극장이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찼다. 이날 상연될 작품은 셰익스피어가 쓴 서정적 사랑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무대에서 줄리엣이 등장해 깜깜한 허공을 바라보며 로미오를 향한 불타는 사랑을 고백하자 관객들 사이에서 당혹스러운 중얼거림이 퍼져 나갔다. “사랑이 처음이라 저의 뺨을 빨갛게 물들이는 이 피를 그대의 검은 옷자락으로 가려 주세요. 지금은 수줍은 사랑이 어느덧 담대해져서 진정한 사랑의 행위야말로 정숙하다고 느껴질 때까지. 밤의 여신이여, 어서 오세요. 어서 와서 내게 로미오를 보여 주세요.” 연극 무대 대사치고는 너무 대담했다. 한 소녀가 사랑하는 연인과의 은밀한 밤을 갈망하며 아버지가 골라 준 남자와의 정략결혼에 반항한다. 엘리자베스 시대 신교도들의 가부장적 통념상 스캔들에 가까운 반항이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초연될 당시 셰익스피어는 이미 12년째 런던에 살며 런던 최고의 극작가로 인정받고 있었다.


어린 시절 셰익스피어는 라틴 학교에 다녔다. 학교에서는 매일 로마 사령관들과 철학자들의 글을 라틴어로 읽었고 논문을 쓰고 번역했다. 그리고 동화나 전설, 신화의 장면을 연극으로 만들었다. 셰익스피어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가장 좋아했고, 그 외에도 베르길리우스, 호라티우스의 작품과 성경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이 풍성한 독서의 경험이 훗날 세계 최고의 극작가에게 평생 동안 마르지 않는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지 않았을까.


셰익스피어는 23살이 되던 해, 고향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을 떠나 런던으로 갔다. 그는 이미 세 자녀를 둔 가장이었다. 당시만 해도 유랑 극단이 많았는데 아마 셰익스피어는 1580년대 말부터 한 유랑 극단의 극작가가 되어 이런저런 작품들을 쓰다가 결국 그들을 따라 런던에 입성했을 것이다. 당시는 유럽 최대의 도시 런던에 연극 붐이 막 불기 시작했던 때였다. 한 주에만 몇십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십여 개의 극장으로 몰려들었다.

 

 

연극으로 부자가 되다

 

극장은 돈이 절로 굴러들어오는 금고였다. 특히 자기 극단이 있고 자신이 쓴 작품으로 공연할 경우 금세 돈방석에 앉을 수 있었다. 1594년까지 셰익스피어는 최소 8편의 희극을 집필했다. 여왕 엘리자베스 1세도 그의 능력을 높이 샀다. 셰익스피어는 궁정 공연에서 박수갈채를 받았고 그 후 곧 7명의 동료를 규합하여 궁내장관 극단인 ‘로드 체임벌린스 맨’을 창설했다. 이어 1598년에는 템스 강 남쪽 연안에 자체 극장까지 갖추었으니 그 유명한 글로브 극장이다. 극장은 얼마 안 가 런던에서 가장 성공한 극장으로 성장했다. 귀족, 대학생, 도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정기적으로 ‘로드 체임벌린스 맨’의 작품을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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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가 1598년에 건립했고 1613년 화재로 무너졌던 글로브 극장은 1993년에 재건되었다.

 

셰익스피어는 연극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고, 그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 고심했다. 런던에 집을 한 채 구입했고 고향에 있는 건물과 땅도 사들였다. 그리고 47살이 되던 해, 극장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고향으로 돌아가 부동산 사업에 전념한다. 물론 그 후로도 정기적으로 런던을 찾았다. 이제 더 이상 돈 때문에 작품을 쓸 필요는 없었지만 작품 활동을 완전히 놓을 수는 없었다. 1612년, 그는 젊은 작가 존 플레처와 힘을 합쳐 마지막 작품 『헨리 8세Henry VIII』를 발표한다. 종교와 권력, 헨리 8세의 캐서린 왕비와의 이혼과 앤 불린과의 결혼이 작품의 소재였다. 이 작품은 1613년 6월 16일 글로브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1616년,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스트랫퍼드에서 숨을 거두어 그곳에 묻힌다. 1740년에는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남쪽 본당의 ‘시인의 자리’에 그를 추모하는 실물 크기의 대리석상이 세워졌다. 책 더미에 오른팔을 괴고 다리를 꼰 채 얼굴에는 슬픔에 젖은 기품이 넘쳐흐른다.

 

 

본문 속 장소 찾아가기

 

셰익스피어의 글로브 극장
21 New Globe Walk, Bankside, London SE1 9DT
www.shakespearesglobe.com
▶지하철: 맨션 하우스Mansion House

 

시인의 자리
20 Deans Yd, London SW1P 3PA
www.westminster-abbey.org
▶지하철: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

 

 

연관도서

 

그들을 만나러 간다 런던 
마리나 볼만멘델스존 저/장혜경 역 | 터치아트

‘도시의 역사를 만든 인물들’ 《그들을 만나러 간다 런던》은 헨리 8세, 엘리자베스 1세, 윌리엄 셰익스피어, 헨델, 윌리엄 터너, 윈스턴 처칠, 버지니아 울프, 애거서 크리스티, 엘리자베스 2세, 믹 재거, 알렉산더 맥퀸 등 런던뿐만 아니라 세계사에도 큰 발자취를 남긴 런던의 인물들을 조명한다.

 

 

 

 

그들을 만나러 간다 뉴욕 
베티나 빈터펠트 저/장혜경 역 | 터치아트

‘도시의 역사를 만든 인물들’ 《그들을 만나러 간다 뉴욕》은 존 D. 록펠러, 조지 거슈윈, 루이 암스트롱, 리 스트라스버그, 앤디 워홀, 우디 앨런, 존 레넌, 루돌프 줄리아니, 폴 오스터 등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사에도 큰 발자취를 남긴 뉴욕의 인물들을 조명한다.

 

 

 

 

그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 
마리나 볼만멘델스존 저/장혜경 역 | 터치아트 

《그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는 중세 시대 신학자 아벨라르, 앙리4세, 마리 앙투아네트, 나폴레옹, 마리 퀴리, 천재 화가 피카소, 코코 샤넬,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이브 생 로랑 등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사에도 큰 발자취를 남긴 파리의 인물들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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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마리나 볼만멘델스존

함부르크와 런던, 파리에서 문학사를 공부했고 파리 주간지 <슈피겔> 편집부에서 일했다. 여성 화가 파울라 모더존베커를 비롯하여 여러 인물의 전기를 집필했다. 도시의 역사를 만든 인물들(메리안 포트레이트) 시리즈의 《파리》 편과 여행 안내서 메리안 라이브 시리즈의 《파리》, 《함부르크》 편을 썼다.

그들을 만나러 간다 런던

<마리나 볼만멘델스존> 저/<장혜경> 역10,8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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