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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떡볶이 적당한 거리가 주는 묘한 매력
진국의 국물떡볶이
적당한 거리가 주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두근거리는 긴장감? 외로움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간?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먹게 만드는 자극제? 뭐, 이런 매력들이요. 오늘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누군가와 적당히 뭉근하게 끓인 떡볶이 한 그릇 어떨까요? 긴장감, 외로움, 자극제로서 한 뼘 더 다가설 수 있는, 혹은 물러설 수 있는 효과를 톡톡히 발휘할 테니까요.
학창시절 학교 앞 떡볶이집 친구들과의 추억은 참 소박한데, 언제나, 어디서나, 어느 때나 참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 같지 않으세요? 고등학교 때 제물포역 근처 학교 뒷골목에 즐비했던 즉석떡볶이집들, 정말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 듯 쉴 새 없이 갔던 것 같아요. 뭐, 물론 떡볶이 외에도 쫄면, 칼국수, 김밥, 튀김, 어묵, 다양한 메뉴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중 단연 으뜸은 떡볶이, 쫄면 사리 얹어 먹는 그 즉석 떡볶이 맛을 어찌 거부할 수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떡볶이는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음식이지만, 그 농도와 비율도 정말 다양하고요. 또, 넣는 재료에 따라 가장 다양해질 수 있는 요리 아닐까 싶어요. 요즘엔 국물떡볶이가 최강자의 자리에 있더라고요. 오늘은 최근 분식 시장에 가장 사랑받는 아이템인 국물떡볶이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떡볶이 국물이 자작해 해장(?)에도 그만이고요. 튀김이나 순대, 군만두에 찍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죠.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레시피는 좀 느긋하게 마음먹고 만드세요. 30분 이상은 소요되니까요. 떡볶이집에서 파는 떡볶이는 집에서 만들 때보다 국물이 진하고 떡도 푹 퍼져있다기보다는 쫀득하면서 떡에도 간이 배어 있잖아요. 아마, 떡볶이집에서는 어묵 육수를 기본 베이스로 해서 약한 불에서 계속 저어가며 만들잖아요. 집에서도 그렇게 만들어 보면, 진득하면서도 깔끔한 떡볶이를 즐길 수 있으실 거예요.
# 뭉근하게 끓인 진국의 떡볶이
재료: 육수 500ml, 양파 1/2개, 양배춧잎 3-4장, 어묵 150g, 청양고추 1개, 고추장, 설탕 3큰 술씩, 고춧가루 1큰 술, 케첩 1/2큰 술, 가래떡 준비하세요.
1. 일단 육수가 있어야 하는데, 전 육수가 없어서 엄마가 손수 말려서 빻아주신 표고버섯 가루와 냉동새우 몇 마리 넣고 육수로 대신했어요. 맹물도 가능하지만, 집에 냉장고나 냉동실에 보면 자투리 채소나 냉동돼 있는 해산물들 몇 가지는 있잖아요. 가볍게 끓여 육수로 대신 활용하세요.
2. 고추장과 설탕은 일단 동량으로 비율을 맞추고, 자신 입맛에 맞게 설탕이나 고추장은 좀 더 첨가하셔도 돼요. 그리고 케첩도 좋아하면 조금 더 넣으셔도 되고요.
3. 냄비에 육수와 양파, 양배춧 잎, 어묵, 저는 비엔나소시지 있길래 조금 썰어 넣었어요. 그리고 고추장, 설탕, 고춧가루, 케첩, 떡볶이 떡을 모두 넣어주세요.
4. 국물이 팔팔 끓기 시작하면 간을 보고 약 불로 줄여서 20-30분 저어가며 익혀주세요. 가장 힘든 시간이죠. 간 보느라 배부를 수도 있고요.
보이시죠. 졸여진 정도가, 뭉근하게 끓인 진국의 떡볶이, 아마 마지막 국물 한 숟가락까지 흡입하게 되실 거예요. 떡볶이는 메인으로 좀 부족하다면? 냉동실에 만두 있잖아요. 군만두 구워서 국물에 콕 찍어 드세요.
가끔 이런 생각을 해요. 적당한 거리, 적정선, 적당히, 생각보다 참 쉽지 않다고요. 친해지고 나면 허물이 없어지는 반면, 어느 정도 선, 어느 정도 거리를 지켜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있고요. 무슨 일을 하든 ‘적당히’라는 정도가 제일 가늠하기 힘들잖아요. 하지만 이 적당한 거리가 주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두근거리는 긴장감? 외로움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간?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먹게 만드는 자극제? 뭐, 이런 매력들이요. 오늘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누군가와 적당히 뭉근하게 끓인 떡볶이 한 그릇 어떨까요? 긴장감, 외로움, 자극제로서 한 뼘 더 다가설 수 있는, 혹은 물러설 수 있는 효과를 톡톡히 발휘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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