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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황금기는 지금 이 순간

금빛 브라우니 블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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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젤, 라푼젤, 너의 머리를 내려주렴.” 마녀가 성 아래에서 라푼젤을 향해 이렇게 외치면 황금실 같은 아주 길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가진 라푼젤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창가 고리에 감은 후 긴 머리가 내려보내고, 마녀는 라푼젤을 머리카락을 타고 성벽을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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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보았던 동화 속 라푼젤은 성에 갇힌 불쌍한 소녀로 탈출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 했던 조금은 수동적인 캐릭터였죠. 그리고 2010년 나타난 디즈니 만화 속 라푼젤은 참으로 당찬 여인이었습니다.  


“꽃아 반짝반짝 빛나라. 너의 힘이 빛을 발하게 해 시계를 거꾸로 돌려, 내 것이었던 것을 되돌려줘. 상처받은 것을 치유하고, 운명을 바꿔줘 잃어버린 것을 찾고, 한때 내 것이었던 것을 되돌려줘.” 


소극적이었던 소녀 라푼젤은 자신의 것을 조금은 당당하게 요구하며, 자신의 금빛 머리카락보다 더 밝은 스스로의 인생 속 황금기를 되찾아 갑니다. 사실 라푼젤이 그대로 높은 성탑 안에 갇혀있었다면 그녀의 황금기는 그대로 성 안에 갇혀 소멸돼 버렸을 거라는 생각을 예전엔 미처 하지 못 했던 적이 저에게도 있었는데 말이죠. 동화책 속, 성에 갇힌 라푼젤보다도 더 소극적이었던 그 시절 무엇이든 지금만큼만(물론 지금도 다른 이들이 본다면 소극적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적극적이었다면 내 인생의 황금기를 더 빨리 찾지 않았을까? 란 생각과 함께 후회를 곱씹어본 적도 참 많았던 것 같아요. ‘하, 내 인생 황금기였던 그때 그 시절, 좀 더 잘 했더라면,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좀 더 적극적이었더라면, 지금 내 모습이 조금 더 달라져 있지 않았을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아무런 변화 없이 살아가는 모습에 지루함이 숨어있고, 하루하루 버텨간다는 마음에서 생긴 불안함은 어느새 위태로움으로 변해있고, 나름 노련해졌다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엔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느낌이고, 그러다 보면 자꾸만 내 인생의 황금기, ‘그때 그 시절 만약에 조금만 더, ~~했더라면’이란 생각이 강해진다는 거죠. 


하지만 말이죠. 생각해보면 파릇파릇했던 중고등학교 시절엔 ‘대학만 가봐라. 내 인생의 황금기는 바로 그때야.’란 생각을 했었고, 대학을 다닐 땐 ‘졸업만 해 봐라. 좋은 직장에만 들어가면 내 인생의 황금기를 누리고 살 거야.’ 싶었고요. 직장생활을 하고 나니 ‘결혼만 해 봐라. 내 집 마련만 해 봐라. 내 인생의 황금기, 절정에 달할 거야.’ 매 번 지금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미래의 황금기만을 꿈꾸지 않았나 싶어요. 다시 들여다보면, 내 인생의 황금기는 지금 이 순간이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말이죠. 물론 지금 이 순간 제 모습은, 여전히 위태롭고 불안하지만 그 역시 이 나이에 걸맞은 변화라 생각하고 순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펑펑 돈을 물 쓰듯 쓸 순 없지만, 내 힘으로 차곡차곡 쌓은 잔고 속에서 소소한 지름에 만족하며 기뻐하며 즐거움을 얻어 가죠. 불같은 열정보다는 담백한 행복에 더 편안함을 느끼고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보다는 내 주변 지인들이 따뜻하게 곁에 지켜주고 있음에 감사함이 더해지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내 인생의 가장 진한 황금기 아닐까요?


그리고, 내 인생의 가장 진한 황금기,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요리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제가 요리에 심취해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오늘은 동화 속 라푼젤의 금빛 머리카락만큼이나 반짝이는 금빛 브라우니 블론디를 소개해 드릴까 해요. 식감이 브라우니와 비슷해서 브라우니 사촌이라고도 불리는데요. 호두와 다크초콜릿, 화이트 초콜릿으로 장식한 블론디는 브라우니의 진득한 맛에 버터의 풍미, 호두의 고소함, 달콤한 초콜릿의 조화가 아주 절묘해 디저트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력 추천하는 레시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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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빛브라우니 블론디 (사각팬 3호 1판 분량)


재료: 버터 140g, 황설탕 400g, 바닐라 에센스 1 작은술, 달걀 3개, 밀가루 300g, 소금 약간, 호두 50g, 화이트 초콜릿 50g(화이트 초콜릿이 없다면 그냥 초콜릿 쓰셔도 됩니다.), 다크 초콜릿 5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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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버터를 냄비에 넣고 서서히 가열해 녹인 후 설탕을 넣고 잘 저어 준 다음 

   불에서 내려 1분 식혀주세요.


2. 바닐라 에센스와 풀어놓은 달걀을 넣고 섞어주세요.


3. 채친 가루를 섞은 후 준비한 틀에 반죽 넣고 

   다진 초콜릿(전 화이트 없어서 다크초콜릿만 썼어요.)과 

   다진 견과류(호두랑 피칸 넣었어요. 있는 견과류 활용하면 됩니다.) 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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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80도에서 25분 구워 식히면 완성됩니다.


5. 틀에서 식힌 후 식힘망 위에서 다시 식혀주세요.

   바로 식힘망 위로 옮기면 부서져요.


6. 다 식힌 후 밀폐용기에 보관하면 일주일 정도 달콤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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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조각조각 잘라 작은 박스에 넣어 포장해 선물해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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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말이죠. 자신의 행동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데요.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지만 늘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행동한다는 거죠. 생각도, 마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카찬차키스의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조르바가 친구를 향해 이렇게 말하죠.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지금, 인생을 즐겨! 인생은 당신에게 주어진 하나의 선물이야.” 그래요. 과거 내 인생의 황금기를 추억하려 하지 마세요. 미래에 다가올 내 인생의 황금기를 애써 잡으려 하지 마세요. 대신 내 인생의 가장 빛나는 황금기인 “지금 이 순간”을 맘껏 즐겨 보세요. 인생은 나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선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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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이나라

요리도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하고,잡다한 것에 손을 뻗어가며, 매일매일 가열!!!차게 살아가고 있는 프리랜서 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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