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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멜로디와 사운드의 만남, 포스터 더 피플

아프리카 리듬부터 팝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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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빠른 것들이 난무하는 이 세상에, 포스터 더 피플의 음악은 깁니다. 장대한 서사가 있는 곡들이 아님에도 변칙성을 부여하고 긴장감을 조성시켜 쫀득쫀득한 댄스 팝 사운드를 구현합니다. 4분 안으로 끝나는 곡이 없다는 사실을 꼬집어 말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정도로 빨려 들어갑니다.

포스터 더 피플(Foster The People) < Supermodel > 
 
4분 안으로 끝나는 곡이 없다. 「The Angelic welcome of Mr. Jones」가 1분이 안 되나 막간(interlude)에 해당되는 트랙이니 굳이 집중할 필요가 없다. 5분이 넘어가는 노래들도 상당수 포진돼 있다. 전작 < Torches >  에서는 대개 3분대의 러닝 타임에서 곡들을 끊었다. 긴 러닝타임으로 서두를 꺼내는 이유는 이 앨범이 포스터 더 피플의 작품이라는 점에 있다. 곡을 4분대로 끊는다는 것에는 상당히 부담이 따른다. 프로그레시브 록의 경우라면 별 걱정의 여지가 없다. 서사성이 워낙 뚜렷하지 않은가. 하지만 포스터 더 피플은 팝 밴드다. 댄스 팝 사운드를 얹어내고 스트레이트한 진행을 밑바탕으로 깔아두는 그룹이다. 이런 팀들이 확실하게 결과물을 내려면 답은 한 점으로 모인다. 캐치한 훅 라인과 어느 정도 변칙을 배치한 전개법으로 긴 시간동안 사람들을 확실히 사로잡아야 한다. 포스터 더 피플은 과연 어떤 결과물을 보였을까.




아쉽다는 말로 결론을 먼저 내겠다. 반만 괜찮은 작품이다. 멜로디는 확실히 좋다. 이 지점에서는 이렇다 할 반론을 제시할 수 없다. 아프리카 리듬을 장착한 「Are you what you want to be」와 신디사이저가 치고 나가는 「Coming of age」, 펑키(funky)한 사운드를 내재시킨 「Best friend」에서의 팝적인 코러스 라인은 상당한 수준에 위치한 밴드의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데뷔 음반 < Torches >에서부터 주목된 이들의 주 무기다. 그렇다면 남은 관건은 하나. 이 멜로디 라인들을 4분이라는 만만치 않은 시간에 충분히 살려내는가에 달려있다. 바로 여기가 문제다. 짧게 쳐냈을 때 효과가 나는 직선적인 구조가 음악의 묘미를 살리지 못 한다. 색다른 변용을 찾기 힘들고 멋지게 짜놓은 선율은 반복으로 점철돼 제 매력을 꺼내놓지 못 한다. 한 곡에서 나타나는 지루함에 다음 곡에서 나타나는 지루함, 그 다음 곡에서 나타나는 지루함까지 계속 쌓이며 앨범은 결국 피로함을 선사한다. 좋지 않은 선물이다.

 

이 아쉬움을 더 극대화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잘 만진 사운드. 전작보다 더욱 깔끔해졌고 다채로워졌다. 리프와 코러스의 결합은 「Are you what you want to be」를 풍성하게 만들고 「Coming of age」에서의 신디사이저 사운드는 복고식 신스 팝의 컬러를 떠오르게도 한다. 그런 점에 있어 사이키델릭하게 뽑은 「Pseudologia fantastica」는 상당히 잘 만든 곡이다. 보자. 잘 구성해낸 멜로디에 그 위에 얹은 수준 이상의 사운드까지 좋다고 할 요소들이 앨범 곳곳에 이렇게나 가득하다. 그럼에도 4분에 걸맞지 않는 단편적인 진행이 이 모든 빛을 바래게 한다. 들을만한 유통기한은 2분에서 3분 내외, 한두 곡을 제하면 끝까지 버틸만한 트랙은 그다지 없다. 새로움을 향한 접근은 밴드에게도 분명 쉽지 않은 움직임이었을 테다. 다른 포맷에 제 색깔을 칠하는 일이 좀 쉬운 일이던가. 그 자리에는 분명 다른 의미가 있다. 허나 결과는 어디까지나 듣는 사람들의 몫이다. 생각해보면 대체로 잘 드러나는 것은 후자 쪽이었다.
 


글/ 이수호 (howard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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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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