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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창작 뮤지컬 열풍

분단 시대의 슬픈 초상 <공동경비구역 JSA>부터 우리의 소리를 담은 <서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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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까지 대극장을 화려하게 장식하던 라이선스 작품들이 사그라짐과 동시에 봄철에 새순 돋듯 여기저기에서 창작 뮤지컬들이 솟아오르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초연, 이제 갓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이런저런 생각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작품들이다.

연초까지 대극장을 화려하게 장식하던 라이선스 작품들이 사그라짐과 동시에 봄철에 새순 돋듯 여기저기에서 창작 뮤지컬들이 솟아오르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초연, 이제 갓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이런저런 생각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작품들이다. 창작 뮤지컬의 장점은 신선한 기획과 연출, 우리만의 정서와 역사적인 인물, 배경 등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아직은 원석에 가까워 대부분 덜 다듬어졌다는 것. 객석에서는 이들 무대에 어떤 박수를 보낼까?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

한국전쟁 발발 60년이 지난 현재, 우리의 머리에는 무엇이 어떻게 인식돼 있을까?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한 민족이 얼굴을 맞대고 총을 겨누고 있는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는 친구이면서 동시에 적이다. 더 무서운 것은 그런 인식마저 무뎌져 간다는 것. 어쩌면 가장 무관심한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닐까?

이정열(베르사미 역) “우리가 앉아 있는 곳에서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잖아요. 난데없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할 것은 아니라고 봐요. 공연을 보신 분들이라도 이게 공상 속에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작은 단초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공동경비구역 북한 측 초소에서 울린 총성, 죽음, 그리고 뜨거운 진실. 화려한 무대 연출도 스타 배우도 없다. 커튼콜 때는 요란한 기립도 없이 묵직한 박수만 깔린다. 하지만 2014년 가장 뜨겁게 박수 받을 작품임에 틀림없다.


뮤지컬 <셜록홈즈 : 블러디 게임>

더 세졌다, 더 커졌다, 더 복잡해졌다. 2011년 국내 뮤지컬 시장을 석권했던 <셜록홈즈>가 시즌2 ‘블러디 게임’으로 돌아왔다. 셜록과 런던이라는 영국산 캐릭터와 배경을 토종 제작진이 또 한 번 우리 입맛에 맞게 요리했다. 내용도 시즌1 ‘앤더슨 가의 비밀’이 러브 테마였다면 시즌2 ‘블러디 게임’은 미궁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좀 더 추리극의 본분에 입각했다 할 수 있겠다.

김도현(셜록홈즈 역) “시즌2는 더 강력하다고 생각해요. 더 치밀하고 음악을 비롯한 모든 표현도 세거든요. 시즌1이 5백석 규모에서 10명의 배우들로 채워졌다면 시즌2는 천석 규모에서 배우들도 25명이나 참여하고요. 이대로만 간다면 훨씬 멋진 작품이 나올 것 같아요.”

시즌1에 셜록을 맡았던 송용진과 김도현이 시즌2에서도 열연한다. 두 셜록을 비교해 보는 재미, 각각의 셜록이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떻게 성장했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크겠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의 그림은 어째서 이토록 사랑받을까? 그토록 대단한 그림이라면 살았을 때는 왜 인정받지 못했을까? 우리는 유독 반 고흐의 그림에서 그의 또는 인간의 방황과 나약함, 외로움을 함께 읽어가며 위로를 받는 것이 아닐까?

선우정아(<빈센트 반 고흐> 음악감독) “그다지 유명하지 않고, 예술 활동이 밥벌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건 보편적인 아티스트의 삶이거든요. 그도 특별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청춘 예술가였던 거죠. 인정을 못 받는데도 그림을 계속 그리겠다고 결심하는, 그 근본적인 고민이나 고통이 닮아 있어서 그런 것에서 위로를 많이 얻었고 최대한 표현하고 싶었어요.”

빈센트와 그가 유일하게 소통했던 동생 태호가 주고받은 편지 내용을 토대로 세상과 단절됐던 그러나 그림을 사랑했던 반 고흐의 시린 젊은 날을 담았다. 특수 영상 기법을 통해 갤러리에 온 듯 반 고흐의 작품들을 무대 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법 멋지다.


창작 가무극 <소서노>

창작 무대의 매력, 우리 역사 속의 인물을 무대 위로 끄집어 낼 수 있다는 것, 거기에 연극적인 상상력을 더할 수 있다는 것. 이 작품은 주몽의 여인으로 고구려를 건국하고 비류와 온조의 어머니로 백제를 건국한 여자영웅 소서노에 관한 이야기이다. 역사 속의 사실(fact)을 다루되 재밌는 이야기(fiction)를 꾸며 넣은 펙션(faction) 형식의 공연으로, 영웅의 면모를 뒷받침할 화려한 의상과 웅장한 음악, 역동적인 군무와 환상적인 영상이 기대된다. 소서노 역에는 조정은, 주몽 역에는 박영수가 열연할 예정이다.






뮤지컬 <문나이트>

1990년대 춤의 성지였던 이태원 나이트클럽 문나이트가 뮤지컬 무대로 탈바꿈했다. 문나이트는 현진영, 강원래, 구준엽 등 대한민국 대표 춤꾼들이 실제로 발탁됐던 꿈의 장소. 춤꾼이 되고 싶은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을 듀스의 ‘나를 돌아봐’, 터보의 ‘검은 고양이 네로’,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 등 90년대 히트곡과 현란한 춤으로 버무렸다. 엠블랙의 천둥과 승호가 출연하고, 금요일에는 밤 10시, 19세 이상만 관람할 수 있는 불금티켓도 판매한다.

이밖에도 탄탄한 창작 뮤지컬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초연을 거쳐 유지ㆍ보수, 출연진 보강 등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만큼 더 큰 재미가 기대된다.




뮤지컬 <트레이스 유>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록 넘버로 남성 2인조 흥행 뮤지컬의 계보를 잇는 <트레이스 유>가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록 클럽 ‘드바이’에서 일하는 구본하와 이우빈. 구본하가 사랑하는 여인이 실종되면서 이야기는 전개되고 후반부로 갈수록 수많은 반전들과 만나게 된다. 구본하 역에는 장승조, 김대현, 문성일, 서경수, 윤소호 등이 열연하고, 클럽 드바이를 운영하는 드바이 전 보컬 ‘이우빈’ 역은 최재웅, 이율, 이지호, 이창용, 최성원이 캐스팅됐다. 누구의 공연을 볼 것인가? 그래서 <트레이스 유>는 보고 또 보고, 재관람율이 높다.






뮤지컬 <서편제>

우리 민족의 정서, 우리의 소리를 담은 뮤지컬 <서편제>도 다시 무대를 찾는다. 우리만의 이야기, 한국적인 소리와 의상 등 전통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록과 발라드가 더해져 대중성까지 겸비한 뮤지컬이다. 초연부터 참여하고 있는 이자람, 차지연 외에 장은아가 새롭게 송화로 열연하고, 동화 역에는 마이클 리, 송용진, 지오가 캐스팅됐다. 동호의 고뇌와 성장을 표현하기 위해 추가된 신곡 ‘My Life is Gone’도 기대된다.







[관련 기사]

-돌아온 뮤지컬 <셜록홈즈>, 돌아온 셜록 김도현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 이정열이 눈물 흘린 사연
-선우정아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음악감독으로 행복한 모험”
-서범석 “<서편제>가 갖고 있는 힘, 우리 민족의 정서”
-<문나이트> 뮤지컬이라 읽고 댄스컬이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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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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