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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드로잉,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는?

munge의 스케치북 프로젝트 『내 그림을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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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1일, 홍대 땡스북스에서 일러스트레이터 munge의 강연회가 열렸다. 『런던 일러스트 수업』에 이어 최근 『내 그림을 그리고 싶다』 펴낸 munge는 카툰,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쳐 앨범 재킷, 단행본 표지 등 개성 있는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수집하고 그리고 만들고 나만의 드로잉 컬렉션 완성하기.’ 미술, 그리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나만의 작품을 만든다는 이야기에는 귀가 솔깃하기 마련이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을 것 같은 티셔츠, 수첩, 머그잔 등. 작은 소품에서 얻는 즐거움은 기분 좋은 자극이다. 일러스트레이터 munge 역시, 예쁜 인테리어 소품이나 좋아하는 작가의 포스터를 구입한 날이면 며칠간 행복감에 젖는다. 그러나 쉽게 얻은 기쁨은 쉽게 사라지는 법. munge는 “소비 활동만으로는 창의적인 자극제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창의적인 자극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것을 소모하는 소비문화가 아니라 소비한 것들을 재상산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생산문화로 전환할 필요가 있어요. 다시 말해 간접 경험을 직접 경험으로 만들어주는 거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능동적인 쟁취. 그래야만 단순한 자극도 창의적인 자극으로 발전되어 자신의 삶을, 작품 활동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나갈 수 있어요.”

아이디어에서 자료조사, 수집, 그리고 작품이 있기까지. 일러스트레이터 munge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자료들도 나만의 방식으로 재개발하면,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개성 있게 드러낼 수 있다.”고 말한다. 『내 그림을 그리고 싶다』에는 프로젝트를 작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가 담겨 있다. 간단한 엽서, 포스터, 명함, 편지지 등의 문구류와 머그컵, 에코백까지. 자신의 일러스트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아트 프로덕트의 전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홍대의 작은 서점, 땡스북스에서 만난 munge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는 우선 리서치가 정답”이라며, ‘스케치북 프로젝트’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했다.




Munge가 제안하는 나만의 프로젝트 만들기

리서치_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

우연히 잡지를 보다가, 얼핏 거리를 지나다가 스쳐 지나갔던 생각들을 적어놓았던 노트를 꺼내 들자. 리서치 폴더 안에 이름만 있는 빈 폴더로라도 기록해놓았다가 리서치 소재로 삼으면 이보다 더 좋은 시작점은 없다. 막연하게 다량의 이미지를 수집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소재에 대한 정보가 쌓인다. 많이 보면 볼수록, 수집하면 할수록 정보는 구체화되고 다양해진다. 정보를 유용한 소스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생산 활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자료에 대한 마땅한 구상이나 용도가 없어도 무작정 그려나가는 것이 두 번째 단계.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한 리서치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재료를 직접 재료로 만들어보아야 하는 것. 그래야 쓸모가 판가름 난다.

관찰_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기

관찰이 중요한 이유는 그림을 취미로 하는 사람은 물론 전문 작가조차도 새로운 이미지를 보았을 때, 이미 각인시켜놓은 사물의 모습을 무의식적으로 투영해 이미 알고 있는 모습대로만 보려 하기 때문이다. 익숙하고 충분히 알 만큼 알고 있는 사물이라도 자연의 생김새는 조금씩 다르기에 제대로 다시 한 번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찰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사물을 보면서 자신만의 시선을 키우자. 관찰이 가져다 주는 가치는 새로운 시선의 발견만이 아니다. 한없이 높아만 가는 이상향의 눈높이와 좀처럼 따라주지 않는 손놀림의 괴리감을 좁혀줘, 필력을 향상시킬 두 있다. 또 자신만의 선 사용법을 연구할 수도 있다.

탐닉_ 좋아하는 소재를 죽도록 파고들기

스쳐 지나가듯 한번 그려본 소재가 자신을 대표할 수는 없다. 오랫동안 탐구해 개발해온 소재만이 진정 자신의 개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표현 방식을 따라 그리기보다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좋아하는 소재나 주제를 통해 자신의 색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좋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고양이로 비유할 정도로 고양이를 좋아해 캐릭터들을 전부 고양이로 의인화해 그린다든지, 해골에 집착해 모든 그림마다 꼭 해골을 숨겨 그려놓는다든지, 간단한 소재만으로도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다.

개발_ 프로젝트 제작으로 한 발 더 내딛기

처음부터 용도를 생각하고 제작하는 소스도 있지만 무작정 해보고 싶은 호기심에 제작해보는 경우가 더 많다. 용도가 없는 경우에는 좀처럼 작업하지 않아 제자리에 머물게 되기 십상이다. 둘의 균형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에 재밌게 읽었던 책의 표지를 새로 만들어보기, 자신의 그림을 대표할 수 있는 컷들을 모아 사이버 갤러리 만들기, 마음에 드는 컷을 골라 명함 만들기 등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을 실습해보자. 평소에 좋아하는 소품에 적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카이브_ 여행을 가치 있게 만드는 법

여행 자체가 곧바로 나에게 영감을 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여행지에서의 감정, 설렘, 생각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여행을 떠나지 못해 새로운 재료 탓만 하고 있을 때, 직접 만든 자료들로 진짜 작업을 하고 싶을 때, 자신의 여행사진을 꺼내보자. 전혀 기억나지 않던 여행들도 그림으로 그리다 보면 그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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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을 그리고 싶다 박상희(munge) 저 | 아트북스
일러스트레이터 munge의 머릿속을 꽉 채운 생각이다. 전작 『그림 그리고 싶은 날』 에서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때 누구나 해볼 수 있는 다양한 스케치 프로젝트들을 구상해 슬럼프를 극복해냈던 그녀. 하지만 이제 한 단계 더 넘어서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그림 그리기 연습만 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실력을 키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로 했다. 그 노력의 과정과 결과물이 이번 책 『내 그림을 그리고 싶다』 에 빼곡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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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내 그림을 그리고 싶다

<박상희(munge)> 저17,100원(5% + 2%)

좀 더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스타일을 가진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일러스트레이터 munge의 머릿속을 꽉 채운 생각이다. 전작 『그림 그리고 싶은 날』에서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때 누구나 해볼 수 있는 다양한 스케치 프로젝트들을 구상해 슬럼프를 극복해냈던 그녀.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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