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언론이 역대 정권을 대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달랐다. 어쩔 수 없이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해야 했던 시절도 있었고 때론 거세게 저항했던 시절도 있었다. 어쨌든 그렇게 민주를 거치며 한때는 정권에 쓴 소리하는 언론의 제 역할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과거는 반복되었고, 언론은 다시 한 번 탄압과 관리의 대상이 됐다. 노종면은 그러한 저항의 선두에서 오롯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했다. 시류에 편승했더라면, 적지 않은 이들이 그랬듯 대세를 따랐더라면 그는 여전히 YTN의 간판 앵커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조금만 고개를 숙였더라면, 한발자국만 물러섰더라면 뉴스를 전하던 그가 구속돼 끌려가며 뉴스의 주인공이 되는 수모를 겪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비범했던 그이기에 조금만 계산적이었다면, 일말의 권력욕이라도 있었다면 동조자를 찾는 권력에게 잘 보였던 몇몇 동료, 선배들이 그랬던 것 이상으로 출세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YTN 노조위원장을 맡으며 잘 닦여진 도로 대신 거친 가시밭길을 택했다. 외투 없이 맨몸으로 벌판의 바람을 정면 돌파해 나간 세월이었다. 덕분에 잃은 것도 많았지만 얻은 것도 적지 않았다. 시련을 웃음으로 넘기고, 비상식에 원칙과 상식으로 맞서며 살아 온 지난 시간 동안 그의 주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스스로 고정관념을 깨고 노트북 한 대로도 촌철살인의 보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우여곡절의 YTN 사태 이후 그는 해직 기자에서 <뉴스타파> 시즌1의 앵커로 변신했으며 돌발영상 대신 공갈영상으로 돌아왔다. 예리했던 촌철살인의 감각은 <용가리통뼈뉴스>를 통해 더욱 대담해졌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YTN을 말하고 있다. 아직 복구되지 못한, 그러나 끝내 복구되어야 할 공정언론의 시작점이자 끝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시련을 웃음으로 털어버리고
『노종면의 돌파』 출간을 즈음해 명동 해치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 참석한 독자들은 시작 전부터 자리를 매우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배우 김여진, 개그우먼 김미화를 비롯해 시사인 주진우 기자, 우석훈 교수, 진중권 교수, 신경민 의원, 가수 이은미, 명진 스님 등 각계각층으로부터 온 축하 메시지가 영상으로 공개되며 열기는 점차 고조됐다. YTN 파업 당시의 기록들이 영상으로 이어질 때는 숙연함이 감돌기도 했다. 이윽고 저자의 후배이자 동지로서 진행을 맡은 박진수 기자가 남다른 입담을 과시하며 북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자리인데 첫 영상이 지난 일을 많이 생각나게 하네요. 2008년 여름에 시작 된 낙하산 투쟁, 공정방송 싸움이 해수로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일수로는 1,600일이 지났고요.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해 왔던 분들이 모여서 『노종면의 돌파』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럼 노종면 전 위원장, 기자이기도 하고 PD이기도 하고…. 아무튼 오늘은 노종면 씨라고 하겠습니다. 노종면 씨를 모시겠습니다.”
힘겨운 시간을 함께해 온 두 사람은 농담으로 현실을 비틀고 웃음으로 절망을 털어버리는 데 익숙한 듯했다. 진지함과 유쾌함을 넘나드는 대화에 관객들의 웃음은 그칠 줄을 몰랐다.
박진수 :
『노종면의 돌파』를 두고 어떤 사람들은 날로 먹었다고도 하던데요.
노종면 :
날로 먹은 것 맞습니다. 우리 동지들이 몸으로 쓴 역사를 제 이름 집어넣어서 책을 만들었고 인세가 저한테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박진수 :
기자, PD, 위원장 등 여러 직책을 거쳤는데, 그 중 어떤 게 제일 마음에 드시나요.
노종면 :
저는 진짜 호불호가 없어요. 다만 기자는 해직 기자인 것이 자랑스럽고, 앵커는 <뉴스타파> 앵커였던 것이 자랑스럽고, 위원장은 YTN 노조위원장이었던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박진수 :
네 또 이렇게 자기 자랑만 하시네요.
2008년 YTN 파업 사태는 대통령 대선 특보 출신의 사장이 임명되면서 시작됐다.
『노종면의 돌파』는 그 와중에 공정방송을 위해 YTN 노조가 버렸던 다양한 투쟁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냈다. 생방송 피켓 시위를 비롯해, 언론사를 초월해 검은 상복을 입은 채 뉴스를 진행한 ‘블랙투쟁’, 통쾌했던 공정방송 로고 투쟁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독자들로 하여금 웃음 짓게 하면서도 절절했던 당시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방송 화면을 공개하며 기억을 떠올리는 저자의 표정만은 시종일관 밝아 보였다. 무수한 시련이 있었지만 그 의지만은 변함이 없는 듯했다.
같은 신념으로 뭉친 사람들
다음 순서로 ‘아지트’라 불리는 ‘노종면의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은 유쾌와 통쾌를 넘나들었다.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 1인 미디어 언론 ‘미디어몽구’, EBS 김진혁 PD, 한겨레 허재현 기자, 춘천 MBC 박대용 기자가 그 주인공들. 각기 다른 언론사에 몸담고 있는 그들이지만, YTN 사태와 노종면이란 사람을 지켜보며 같은 언론인으로서 고민의 무게를 함께하고 응원해 온 사람들이다. 짧은 인사를 주고받은 그들은 가벼운 농담에서 시작해 각자가 생각하는 언론, 그리고 그 언론이 망가졌던 사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하 대화는 현장의 분위기와 각자의 개성을 살려 최대한 있는 그대로 옮겼음)
박진수 :
‘아지트’라는 모임은 주가 주관하고 만들었죠. 우리 노 씨가?
노종면 :
저자님!
박진수 :
네네, 저자, 말 해보세요.
노종면 :
강령이 있거나 한 조직은 아니고요. 친목모임이에요. ‘아주 지랄 맞은 트위터리안’의 준말이죠.
박진수 :
그럼 각자 ‘네가 제일 지랄 맞아’라고 생각하는 상대를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겠습니다. 우린 언론인이니까 냉철하게 하나, 둘, 셋! (2표를 얻은 고재열 기자로 정해짐) 고재열 기자님 왜 2표를 받으셨다고 생각하세요.
고재열 :
제가하는 건 겉지랄이고 노 선배가 하는 것이 진정한 속지랄이 아닌가 싶네요. 저는 노 선배에게 양보하겠습니다. 그간 노종면 선배를 지켜보면서 생각했던 것이 굉장히 디테일에 강한 남자라는 것이었는데, 오늘 또 한 번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 모인 사람들 차림새를 보세요. 북콘서트에서 분장까지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니까요. 저희가 약간 당한 것 같아요.
박진수 :
사실 노 선배는 좀 이상한 사람이죠. 어떻게 보면 여기 계신 분들이 나름 모두 이상한 분들일 거예요. 이상한 사람들이 뜨는 이상한 세상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각자가 생각하는 언론이란 과연 무엇인가요.
허재현 :
저는 나침반이라고 생각해요. 허위와 진실이 섞여있는 정보의 망망대해에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대신 언론인으로서 길을 찾아주되 N극과 S극은 확실히 해야 할 것 같아요. N극은 마음속의 양심이고 S극은 어딘가에 있는 진실이죠. 이것에 맞춰 길을 찾아주는 게 언론이 아닌가 생각해요.
박대용 :
진실이요. 기자들이 찾아내고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은 진실이잖아요. 단순 정보에 그치지 않고 진실을 찾기 위해서 기자들은 움직이고 언론에 몸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미디어몽구 :
언론이란 노종면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하는 언론인 한분을 꼽으라면 노종면입니다.
고재열 :
말 잘못하면 우리가 노 선배한테 뭐라도 얻어먹은 줄 알겠어요(웃음). 전 언론이란 욕을 먹는 거라 생각합니다. 신기하게 잘했을 때도 욕을 먹고 못했을 때도 욕을 먹거든요. 또 하나는 누에고치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복잡한 것을 말끔히 정리해서 실을 뽑아내 듯 보여주는 게 언론인들의 의무잖아요. 제가 말씀드린 두 가지를 정말 잘하는 사람이 노종면이거든요. 노종면 선배를 지켜보며 짠했던 것이 뭐냐 하면 과거에 숱한 화면을 찾아내 임팩트 있는 <돌발영상>으로 만들어 냈잖아요. 그런데 파업을 하고 모든 무기를 잃은 뒤에는 화면 조각을 맞추는 대신, 트위터에서 글자 조각을 맞추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박진수 :
제가 사족을 달아야겠네요. YTN 사태 배후가 누구냐 하는데, 지금 고 기자님 이야기를 들어보면 노종면의 배후가 고재열 기자가 아니었나 싶네요. (과거 고재열 기자가 쓴 YTN 파업 기사를 제시하며) 여기 내용을 보면 노종면이 없으면 YTN 파업도 없었고 YTN 파업이 없었으면 공정방송을 위한 언론 파업이 이어지지 않았을 거라는 건데, 이건 야합 아닙니까.
연이은 저자의 칭찬에 딴지를(?) 거는 박진수 기자의 말에 여기 저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시대, 제대로 된 언론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이상해지는 시대에 그들이 주고받는 말 속에는 안타까움이 묻어있었다. 마지막으로 입을 연 저자는 언론의 정의를 ‘MB언론의 반대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한 “지금 대중이 겪고 있는 현 정부 하의 언론은 ‘진정 언론이어야 하는 것’의 대척점에 있다”고도 했다. 탄압을 대면한 자로서의 절박함이 느껴졌다.
박진수 :
그렇다면 언론이 훼손됐던 사례도 꽤 많을 텐데요. 각자 대표적인 사례를 꼽아주신다면?
김재현 :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지만, YTN 파업 후 갑자기 (저자를 비롯한) 언론인들이 해고를 당한 것이 쇼크였어요. 개인적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혼란스러웠죠.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노종면 위원장 동영상을 만들고 있더라고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어느 순간 전 해직자 동영상을 만드는 PD가 돼 있더군요. 그것으로 제 개인적인 부채감을 덜 수 있을지 모르지만 너무 이상한 상황이 이어지는 거죠. 그런데 시간이 흘러버리니까 그 마저 익숙해지는 거예요. 이 익숙함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어요.
허재현 :
사실 저는 망가진 언론사에서 일을 하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얼마나 행복한 직장에서 취재를 하고 있는지를 말씀드리는 게 역설적으로 우리 언론의 현실을 말할 수 있다고 봐요. 언젠가 YTN 모 기자가 사내 게시판에 ‘단 하루라도 진짜 기자로 살고 싶다’는 글을 남긴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다 얼마 안가 삭제 됐다는 소릴 들었죠. 저는 그 글의 제목만 보고도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왜냐하면 전 한 번도 그런 고민을 하고 살지 않았거든요. 또 한 번은 BBK 관련 김경준의 ‘기획입국설’에 대해 가짜 편지를 작성했던 신명 씨가 총선을 앞두고 모든 배후를 폭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YTN 사회부 모 기자가 알게 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데스크에서 내용이 없다면서 삭제를 했다는 거예요. 저는 그 소식을 듣고 ‘난 새롭게 느껴지는데’하면서 데스크에 보고하니 바로 기사를 쓰라고 하더군요. 기사를 쓰고 난 후 미안한 마음에 트위터에 ‘YTN의 모 기자님 내 이름으로 기사가 나갔지만 사실 당신 보도입니다. 미안합니다’라고 글을 썼죠.
고재열 :
저는 최근에 재미있는 현상을 봤어요. 권력과는 좀 다른 이야기인데, 언론이 얼마나 아부를 추잡하게 하는가를 알 수 있었죠. 최근 CJ와 삼성가 간에 재산분쟁이 있었고 그 와중에 선대 이병철 회장의 추도식 때 삼성측이 CJ측에게 산소로 가는 정문을 이용 못한다고 통보해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우리 정서에서 어쨌든 장손을 그렇게 대우한 것에 대해 삼성측이 욕을 많이 먹고 있을 때였죠. 그 다음날 쯤 삼성이 페이스북에 이건희 회장 초등학교 시절의 사진을 공개했어요. 그러니까 그 사진 한 장을 보면서 각 언론들이 마치 미래 경제주역, 한국경제를 구한 신동이란 식의 기사를 경쟁하듯 내보내더군요. 그러다가 다시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 이라는 이슈로 바뀌면서 25년의 업적, 한술 더 떠서 이건희 어록까지 기사화 하더군요. 그런 서비스를 비단 삼성그룹에만 했겠습니까. 그런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게 바로 노종면 선배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저자가 해직 이후 <뉴스타파> 앵커로 거듭나는 과정에서의 비하인드 스토리로 옮겨갔다. 그 첫 제안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박대용 기자였다고. 고재열 기자가 주선한 모임에서 저자, 박대용 기자와 공지영 작가가 모였고, ‘노종면을 위해 노트북을 사야한다’는 박 기자의 말에 공 작가가 20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고 한다. 박 기자는 거기에 50만원을 보태 그 자리에서 노트북을 주문했다. <뉴스타파>와 ‘공갈영상’은 그렇게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대화 도중 1인 미디어 형태의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핵심적인 장비였던 ‘고성능 노트북’이 마련되는데 미심쩍은(?) 사실이 드러났다. 무대는 공지영 작가가 참여하며 한층 더 유쾌해졌다.
박진수 :
책 읽어보셨어요. 지금 생각하니 속았다는 기분이 드시죠?
공지영 :
그렇게까지 치밀한지 몰랐어요. 지금 생각하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노종면 씨가 11시간 동안 아이패드로 동영상을 봤다고 하더군요. 그랬더니 박대용 기자가 ‘고성능 노트북’만 있으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박진수 :
뭔가 조작된 느낌이네요. 갑자기 <도둑들>이라는 영화가 떠오릅니다.
유쾌한 웃음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행사는 ‘공갈영상’과 오래 전 노종면 저자가 제작했던 돌발영상이 연이어 소개되는 순서로 넘어갔다. 이후 공지영 작가 등이 기부했던 ‘고성능 노트북’으로 어떻게 <뉴스타파>가 제작 됐는지를 시연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청와대 사진을 배경으로 놓고, 박스를 쌓아 노트북으로 프롬프터를 만들고, 무선 마우스로 글을 내려가며 멘트를 하는 과정을 보며 독자들은 다시 한 번 고군분투했던 노종면 저자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초대가수 손병희의 「물 좀 주소」, 「행복의 나라로」의 열창이 이어진 후 마지막 무대에 등장한 저자는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를 직접 부르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 노랫말처럼 저자는 추운 겨울을 극복하고 다시 날개를 펼칠 봄날을 기다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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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나는 아주 작은 애벌레
살이 터져 허물 벗어 한 번 두 번 다시
나는 상처 많은 번데기
추운 겨울이 다가와 힘겨울지도 몰라
봄바람이 불어오면 이제 나의 꿈을 찾아 날아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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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면의 돌파 노종면 저 | 퍼플카우
「돌발영상」을 탄생시킨 PD이자 「뉴스타파」의 앵커,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으로서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앞장선 이후 해직과 구속을 당하며 4년째 질긴 싸움을 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담았다. 2008년 MB 대선 특보 출신의 구본홍 사장 반대 투쟁 과정에서 있었던 가면 출근 투쟁, 생방송 피케팅 시위, 공정방송 로고 작전, 블랙 투쟁 등 기발하고 위트가 넘치는 투쟁기에서 시작하여 해직 이후 1인 트위터 미디어 「용가리통뼈뉴스」 운영과 ‘천안함 사건 언론검증위’ 활동, 인터넷 뉴스 방송 「뉴스타파」 앵커로 활약하기까지의 과정이 옴니버스식 콩트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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