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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리뷰] 맛으로 분류한 성석제 소설가의 소설들

우리 시대의 만담꾼, 대표 이야기꾼, 성석제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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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의 사소한 사건과 평범한 사람들도 소설가 성석제의 눈에는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일찍이 성석제가 말했다. “나는 왜 언제나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것을 혼자서 궁금해하면서 우두망찰하는가” 이런 그 덕분에, 독자들은 내내 즐겁다.



[집중탐구] 이야기의 달인, 인간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 성석제

대표 이야기꾼. 성석제 작가에게는 마치 이름에 성이 따라붙듯, 그를 소개하는 자리마다 따라붙는 수식어다. 소설가는 모두 이야기를 빚는 사람인데, 그중에서도 빼어나게 이야기를 맛있게 짓는다고 하여 이야기꾼이라는 칭호를 데뷔 때부터 독차지했다. 유행이 뜨고 지고, 소설도, 새로운 작가의 얼굴도 뜨고 지는 시간 동안 성석제 작가는 꾸준히, 오직 소설가라는 직함 하나로 한 길을 걸어왔다. 그야말로 이야기의 달인인 셈이다. 채널예스 5월의 집중탐구는 성석제 소설가다. 성석제 작가의 인터뷰, 그간에 작품집 리뷰, 함정임 소설가의 편지를 함께 싣는다.


[리뷰]
성석제는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
대표 이야기꾼
소설가 성석제
[스페셜]
함정임 작가가
성석제 선배에게




소설 읽다 날밤 새던 즐거움을 성석제 소설이…

“소설을 읽다 날밤 새던 대학시절 습관을 성석제 소설이 30년 만에 되찾아준다. 물론 재미있어서지만, 더 나아가, 이를테면 나는 그의 소설을 읽으며 끝보다 중간이 더 궁금하다. 성석제는 이야기에 달통해 있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으로 '이야기의 비극'에, 그리고 비극을 천년 묵은 웃음의 나이로 포괄하면서 '이야기의 전망과 희망'을 모색하는 달통에, 달통해 있다.” 김정환(시인)

“성석제의 소설은 무엇인가? 철저하게 무의미한 삶이다. 속수무책으로 엉뚱하고 정다운 사람들이다. 증명할 길 없고 정교하고 무용한, 그러나 한사코 믿고 싶은 박학다식이다. 그 모든 것이 못 말리게 흥겨운 입심의 에너지에 실려 폭죽처럼 펑펑 터지며 정처없이 흘러가는 길이다. 그 길가에는 새싹처럼 움찔움찔 낯익은 말들이 낯선 방식으로 돋아나 쑥쑥 자란다.” 김화영(문학평론가, 고대 불문과 교수)


<독자를 홀리는 이야기의 맛이 궁금하다면: 단편집>

1. 유쾌통쾌 유머의 맛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창비 | 2002년 06월

고향인 상주 사투리는 물론이고 충청도, 전라도, 강원도 사투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성석제 작가는 참 맛있는 대사를 쓴다. 표제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역시 리듬감 넘치는 상주 사투리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 시골 동네에 한 명쯤 있었던 바보처럼 순한 농사꾼의 전형 황만근이 어느 날 사라졌다. 모든 면에서 평균치에 못 미치는 농부 황만근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되었나? 마을 사람들의 증언과 추측, 소문이 합쳐져 황만근이라는 인물의 존재가 드러난다.

그 밖에도 친목계에서 벌어진 조직폭력배들과의 한판 싸움을 그린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 돈많은 과부와 결혼하는 게 꿈인 대학생의 유복한 여성 편력기 「욕탕의 여인들」, 세상의 경계선상을 떠도는 괴이한 인물들의 모습을 담은 「책」 등 독특한 개성 있는 캐릭터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로 독자를 매료시키는 소설 일곱 편이 실려 있다.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

강 | 2003년 03월

주인공은 난간을 들이받고 강물에 추락하는 자동차 안에 있다. ‘재수없게’ 죽기 직전 정신을 차린 사내는 4.5초 동안 수많은 일들을 되돌아본다. 어쩌다 이렇게 죽게 되었나? 사내의 기억이 급박한 시간 속에서 희비극을 넘나들며 경쾌하게 이어진다. 이렇게 한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지고, 유쾌 발랄한 만담은 성석제 작가의 스타일로 자리잡았다.

성석제 작가 소설의 제 1미덕은 재미다. 어쨌든 재미있다. 흡입력 강한 서사와 깔끔한 마무리 역시 이 소설의, 성석제 소설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는 이유다. 이 밖에도 많은 독자들에게 회자된 소년의 성장기 「첫사랑」, 돌이킬 수 없게 어른이 되어 버린 자의 아픔을 담은 「금과 은의 왈츠」, 성석제 작가의 실화와 허구를 매력적으로 뒤섞은 스승에 관한 이야기 「스승들」 등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강 | 2007년 03월

성석제의 첫 소설집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의 13년만의 개정판. 원고지 20매 안팎의 짧은 글들. 분량이야 어쨌든 이 글들은 우리가 시나 소설이라고 부르던 글들의 형식과 다르다. 시 특유의 리듬감과 함축, 소설의 서사성이 매력적으로 결합된 성석제표 이야기들이다.

만화책을 뒤져 웃음소리와 비명을 채집한 뒤 그 소리들만으로 한 편의 글을 만든 게 있는가 하면 파리 끈끈이 발명가나 동물원에서 맹수 이빨을 닦아주는 일용직 고용원처럼 심각한 소설의 주인공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능청스럽게 펼쳐져 있다.


2. 아련씁쓸한 인생의 맛






『참말로 좋은 날』

문학동네 | 2006년 12월

보잘것없는 우리 일상 속에서 기쁨과 슬픔, 연민과 비애 등 삶의 다채로운 면면을 건져 올리는 작가. 이번 소설집은 우습지만 슬픈 이야기로 인생의 진한 맛을 쑤어낸다.

무미(無味)에 가까운 순두부를 먹으며 젊은 날을 기억하는 서로 다른 두 친구는 추억보다는 슬픔과 허탈함에 젖는다(「고욤」). 웰빙 실천가, 전도사인 한 고귀한 인생은 단 한 순간의 사고로 어이없이 바스러져버리고(「고귀한 신세」), 어색한 술자리에 동석하게 된 인간들은 서로에게 발톱을 세우고 으르렁댄다(「악어는 말했다」). 이전 소설집과는 미묘하게 다른 맛이 느껴지는 소설집이다.

『지금 행복해』

창비 | 2008년 10월

여행 3부작이라 할 수 있는 「여행」, 「설악 풍정」, 「피서지에서 생긴 일」을 비롯하여 낚시이야기를 다룬 「낚다 섞다 낚이다 엮이다」와 산에서 죽을고비를 넘기고 기적처럼 살아돌아온 이야기를 다룬 「기적처럼」등 절반 이상이 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다.

작가가 유독 여행에 대해 천착하는 이유는 여행이야말로 삶의 축약판이자 인생의 희로애락과 인간군상의 내면을 잘 드러내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성석제는 이번 작품집에서도 유머 넘치는 상황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양면성을 파헤치고 있다.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창비 | 2005년 01월

성석제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농담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막힘없이 풀어놓으며 "마치 무협지의 고수들처럼"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입담을 펼친다.(문혜원) 이러한 거침없는 활력은 이번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에서도 여전히 빛난다.

「잃어버린 인간」의 화자는 소설가이다. 소설가인 화자는 재당숙모의 부음을 듣고 찾아간 고향에서 재당숙 이봉한의 두 아들 쌍둥이가 굶어 죽었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사회주의자이자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한 인물의 삶을 풍문에서 건져 실제 인간의 모습을 찾아내는 이갸기다. 긴 세월의 망각을 뚫고 주인공이 어린시절의 자신의 철없는 폭력과 다시 대면하는 장면은 읽는 이에게 진기한 울림을 준다.


3. 짧지만 맵고 강렬한 맛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문학동네 | 2003년 01월

성석제식 '세상 읽기'. 22개의 짤막한 폭소와 진한 감동이 빼곡히 채워져 있는 이야기집. 불법사냥꾼, 시골 동네 이장들, 라면 한 그릇에 감동하는 어린 군인, 자기 일은 뒷전인 채 남일에 훈수 두는 재미로 사는 사람들, 너무도 우아하고 세련된 신종 새치기 샥족, <어버이 은혜>밖에 부를 줄 모르는 더없이 진지한 음치, 호의에 익숙지 않은 정 많은 조폭, 고집을 소신으로 아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전문가들, 그리고 누구나 언제라도 기억할 수밖에 없는 어머니까지.

하지만 그들이 일으키는 기상천외한 사건들은 사실 어디서 한번쯤은 겪었음직한 친숙한 것들이다. 때로는 기분 나쁘게, 때로는 마음 아프게, 때로는 아주 즐겁게. 낯설지만은 않은 기억으로 남은 이 일련의 상황들이 작가 성석제에 의하여 재현될 때, 독자들은 일상을 또 다른 시각으로 접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재미나는 인생』

강 | 2004년 06월

길어야 원고지 10장을 넘지 않는 짧은 글들에서 작가는 우리 인생의 희비극적 단면을 촌철살인의 언어로 폭로한다. 그리고 그 폭로가 동반하는 참을 수 없는 웃음 뒤에서 독자는 인생사의 지긋한 슬픔과 문득 대면한다. 시인 출신의 성석제 소설가의 문장은 시적인 함축과 산문의 개방성을 겸비하고 있으며, 고문(古文)의 유장한 호흡과 현대문의 발랄한 리듬을 자재하게 넘나든다.

『인간적이다』

하늘연못 | 2010년 02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일상을 인물들의 다양한 장면을 통해 작가는 '보다 더 인간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밤송이의 가시를 세는 사냥꾼,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담뱃값을 깎은 사나이, 곰과 대면했을 때의 긴급 대처법, 모래먼지 속을 달리는 낙타와 몰이꾼들의 요란한 질주 등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하고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 촌철살인적인 문장에 깃든 유머와 반전, 풍자와 역설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걸출한 만담으로 그려내는 희로애락: 장편소설>






『왕을 찾아서』

문학동네 | 2011년 02월

지상에서 가장 강한 사내. 아이들의 우상이자 어른들의 왕으로 군림했던 영원한 영웅 마사오. 그의 죽음에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어린 시절의 영웅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권력과 욕망에 대한 의식세계를 한 소도시의 건달 세계에 비유해 조망한다. 한 인터뷰에서 성석제 작가는 “당시 그 소설을 썼을 때의 정황, 또 그때 내가 무엇을 생각하며 살았는지에 관한 것들이 떠올라” 절판된 소설을 재 출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도망자 이치도』

문학동네 | 2007년 03월

2000년 발간된 성석제 장편소설 『순정』의 개정판. 시장통 작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온갖 말썽과 소문을 일으킨 주인공 이치도가 성장해서는 도둑들의 물건을 훔치는 도둑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매력적인 인물들의 소동극으로 한바탕 웃고 나면, 아련함이 남는다. 책을 덮을 때면 그리움과 위안을 한아름 떠안게 될 것이다.








『아름다운 날들』

강 | 2004년 12월

이발소가 있던 그 마을을 떠나 소년은 어떻게 청년이, 그리고 어른이 되었는가? 희로애락이 짙게 묻어있는 성석제 표 성장소설. 1998년『궁전의 새』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것을 새롭게 고쳐『아름다운 날들』이라는 제목으로 낸 개정판이다.

『위풍당당』

문학동네 | 2012년 04월

『위풍당당』은 궁벽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주어진 운명으로서의 식구가 아닌 자신이 선택해서 한 식구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각자 무너진 가족에게서 의지로 혹은 어쩔 수 없이 떨어져 나와 마을에 모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가족의 형태로 어우러져 살아간다.

이 평온한 마을을 접수하려고, 또 하나의 가족이 등장하면서 마을이 시끄러워진다. 형님과 아우로만 이루어진 검은 양복의 조폭들이 그들이다. 전국구를 들썩이는 조폭이 동네 아가씨 하나 건드리려다 걷잡을 수 없이 싸움이 번지게 된다. 오랫동안 가족에 관해 이야기하고 고민해온 성석제 작가가 현재와 미래의 가족상을 제시하는 작품.


<음식과 일상에 관한 작가의 맛있는 시선: 산문집>






『소풍: 산문집 2006』

창비 | 2006년 05월

저자는 음식을 만들고 먹고 나누고 기억하는 행위가 “마음의 고삐를 풀어놓고 한가로운 순간을 음미하는 소풍과 같다”고 말한다. 십수년간 각종 매체에 연재하며 갖가지 음식 속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낸 작업이 ‘음식의 맛, 사람의 맛, 세상의 맛’을 함께 음미하게 하는 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칼과 황홀 : 성석제의 음식 이야기』

문학동네 | 2011년 10월

성석제는 음식이란 “그 무엇보다 우리의 존재에 맞닿아 있기에”, 소설로도 잘 안 되고, 시도 못 된다며 ‘이야기’의 방식으로밖에 풀어낼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가 나고 자란 고향 상주에서부터 한국에서 비행시간으로만 26시간이 걸리는 칠레에 이르기까지, 작가 성석제가 천하를 유람하며 맛본 궁극의 음식들, 그 음식을 나누어 먹은 정겨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성석제의 이야기 박물지, 유쾌한 발견』

하늘연못 | 2007년 06월

현재에서부터 과거에 이르기까지 동서양 고금을 넘나드는 역사적인 사건ㆍ사례에 관한 진기한 기록들과 알 듯 모를 듯한 다양한 이야기ㆍ지식ㆍ상식ㆍ과학ㆍ문화ㆍ예술의 세계를 유쾌한 입담을 곁들여 풀어낸다. 작가는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이들 이야기 속에 세상 이치와 진실, 삶의 모순과 오류, 나아가 자연과 문명과 인간과 인간다움에 관한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야기 박물지'라는 이 책의 부제가 암시하고 있듯 재미와 상식, 웃음과 통찰, 진지함과 흥미로움이 곁들여진 박물지, 앎을 좇는 숭모의 기록이자 다양한 지식과의 만남에 관한 유익하고 흥미로운 지식의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농담하는 카메라』

문학동네 | 2008년 06월

이 산문집의 테마는 ‘농담’이다. 성석제만의 남다른 취향과 유쾌한 기억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의 메모리카드에 저장돼 있던 스냅사진들과 함께 담아냈다. 사진보다는 그 사진이 쏟아내는 갖가지 사연들이 더 흥미진진하고, 평범한 장면에 그가 시치미 뚝 떼고 달아둔 엉뚱하고 기발한 캡션들이 더 큰 웃음을 자아낸다. 이 책은 그 별난 카메라가 포착해낸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화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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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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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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