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한울의 그림으로 읽는 책
존 어빙의 책을 읽고 싶습니다
최근 일본문학이 강세라 영미문학은 조금 뒷전으로 밀린 느낌이 나는데, 존 어빙의 소설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도 많으니 어느 출판사든 힘내서 번역 출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이 많다니까요.
학창 시절 공부엔 취미가 제로에 가까웠던 제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는 “지금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 후회한다!!”였습니다. 물론 다 잘되라는 좋은 뜻으로 해주신 말씀들이지만, 무언가를 이해하고 지식을 쌓아가는 재미를 가르쳐주는 이야기보단, 미래의 성공을 위해 필연적으로 해야 하는, 하나의 의식처럼 강요했던 것 같아 ‘이건 너무 가혹해.’라며 힘들어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학생이 공부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 관심도, 적성도 맞지 않는 그 수많은 과목들을 대학에 갈 때까지 공부해야 하는 건 정말 곤욕이었습니다. 사실, 관심 있는 과목이라곤 미술과, 체육, 국사와 세계사뿐이었는데 말이죠. 아무튼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아… 정말 어른이 되면 후회하는 건 아닐까?’라며 걱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쩜 그렇게 공부하는 게 싫었던지 평균 점수를 넘지 못하면 매 맞는 과목에 대해서만 아주 조금 노력했을 뿐, 나머지 시간엔 낙서, 음악 감상, 영화 감상, 책 읽기뿐이었지요. 시간이 흘러 30대가 된 지금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 후회하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라고 뱃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진심으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력서가 필요 없는 일을 한다는 것과 보여지는 것이 전부인 바닥에서 활동한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실질적으로 생활하는 데는 아무런 불편도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외국어만큼은 열심히 해둘걸.’이라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외국을 여행할 때 사소한 문제로 인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낄때라든지, 외국잡지나 그림 관련 서적을 보면서 무슨 내용인지 도통 감이 안 잡힐 때. 특히나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 나왔음에도 번역본은 깜깜 무소식일 때 그 아쉬움은 배가 됩니다. 몇 년 전, 존 어빙의 『가아프가 본 세상』을 접하고는 ‘우와, 이건 정말 대단한 소설이야. 너무 훌륭해!!’라며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선물하면서, 작가 존 어빙에 대해 알아보다, 영화 <사이더 하우스>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타게 된 사실과, 소설을 쓸 때 항상 결말을 먼저 써놓고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마르셀 프루스트처럼 ‘진짜 소설이란 길어야 한다.’란 마인드로 집필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작가에 대해 알게 되면서 다른 책들도 읽어보려 열심히 찾아봤지만 번역본은 『가아프가 본 세상』 말고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해외서적 사이트에서 ‘존 어빙’을 검색해보면 무수히 많은 작품들이 몇 페이지에 걸쳐 등록되어 있는데 말이죠. 최근 일본문학이 강세라 영미문학은 조금 뒷전으로 밀린 느낌이 나는데, 존 어빙의 소설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도 많으니 어느 출판사든 힘내서 번역 출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이 많다니까요. 하지만 같이 일했던 담당자분들께 존 어빙 책의 출판에 관한 질문을 하면 “전~~혀 계획에도 없답니다~"란 대답 일색인지라 매우 우울합니다. 존 어빙이 노벨 문학상을 타든지, 퓰리처 상을 타든지, 아님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원서를 읽는 방법 말고는 어려울 것 같아요. 음… 역시, 어른들 말씀은 잘 들어야 하는 것일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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