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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드라마틱할 수는 없다

한 개인이 이끌어 온 IT비즈니스의 역사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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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70년대 후반에 태어나 80년대에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그시절에는 초등학생들이 다녀야 하는 필수 학원 몇 가지 중에 컴퓨터 학원이 있었습니다. 과학기술 강국을 향한 국가의 야심찬 욕심 덕분에 당시에 엄청난 고가였던 개인용 컴퓨터가 이제 막 서서히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고, 미래의 프로그래머를 꿈꾸던(저를 포함한) 수많은 초등학생들이 컴퓨터 학원에 몰려가 그 신기한 기계(게임도 되는)를 만지작거리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컴퓨터 학원에 자리를 차지하는 컴퓨터는 대개 두 종류였는데, 하나는 일본에서 제작되어 8비트용 게임팩을 꽂아 오락기 겸용으로 인기가 높았던 MSX시리즈(한국에선 대우가 IQ2000이라는 이름으로 출시)였으나 숫자가 그리 많진 않았고, 가장 널리 보급되었던 것은 APPLE II 라는 이름의 컴퓨터였습니다. 지금은 IBM-PC가 표준이 되어버려 ‘애플 시절엔~’이라는 과거를 가리키는 대명사로 쓰이고 있지만, 놀랍게 복잡한 계산을 단번에 수행하고 처리하던 애플의 모습은 어린 저에게는 인간문명의 마지막 결정체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상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만들어냈다고 평가받는 그 애플 II의 개발자 스티브 잡스를 다룬 이 책을 접하는 제 마음도 그러했습니다. 제게 스티브 잡스는 영웅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인간문명의 마지막 결정체’를 만든 개발자, 그에 머물지 않고 텍스트 입력방식이 아닌 마우스 클릭으로 사용자와 대화하는 시스템을 갖춘 매킨토시라는 충격적인 컴퓨터를 만들어낸 인물. 비단 저뿐 아니라 그 시절을 컴퓨터와 함께 보냈던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도 스티브 잡스는 그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함께 읽어볼 이 책, 『Icon : 스티브 잡스 』는 잡스의 그런 이미지를 좀 망쳐놓을 수도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일생을 연대기 형식으로 따라가고 있는 이 책은 그의 드라마틱한 삶의 과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세세하게 서술합니다. 평범한 일반 노동자의 집에 입양되어 어려서부터 기계와 전자공학에 무수한 관심을 보이며 자란 제멋대로 아이가 대학을 중퇴하고 친구 워즈니악과 함께 집 창고에서 애플 I을 만든 이야기, 본격적인 사업가가 되어 애플 II를 출시하고 실리콘밸리의 신화가 된 이야기, 매킨토시 개발과 애플에서의 축출,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새로 차린 넥스트스톱, 그리고 “토이 스토리”의 산실이 된 픽사 애니메이션 인수, 암 투병의 1년과 자신이 세운 기업 애플로의 화려한 복귀까지 사실상 IT비즈니스계에서 가장 놀라운 성공과 가장 놀라운 실패, 그리고 가장 화려한 재기를 혼자서 다 보여준 스티브 잡스의 기가 막힌 인생을 꼼꼼하게 적고 있습니다. 전기 형태의 책이지만 인물의 영향력이 영향력이니만큼 잡스 개인사 뿐 아니라 개인용컴퓨터 산업과 디지털산업이 걸어온 길이 어떠했는지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 한 권에서 쏟아지는 IT계의 뉴스는 다양합니다. 세계 최초의 상용화 개인용컴퓨터 애플II의 개발과 판매, 최초의 그래픽환경 컴퓨터 매킨토시 출시, 최초의 상용 풀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성공, 세계 최대의 온라인음악 전문몰 I-tunes와 최대판매고를 올린 MP3플레이어 i-Pod까지. 그가 걸어온 삶은 세계 IT업계의 발전 단계에서 항상 맨 앞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그의 삶을 함께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첨단산업의 진출 방향이 어떠했고 어떤 과정을 거쳤으며 앞으로 어떨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일에서의 이 놀라운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의 개인적 성격이 갖는 결함은 가려지지 않습니다. 넉넉치 않은 집안 살림에도 불구하고 자기 맘대로 학교를 옮기기 위해 수없는 이사를 반복했던 어린 시절부터 그의 독선적인 성격은 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애플 시절에도 끊임없이 강조된 것은 그의 제멋대로인 성격과 오만함, 독선적인 의사결정과정에서 비롯된 수많은 불화와 오류였습니다. 그의 미래를 보는 힘과 팀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독려하는 능력,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은 충분했지만 그것만으로 수익이 난다면 누구나 큰 돈을 벌었을 것입니다. 측근들의 말대로 그는 ‘수 천 마일 앞을 보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지만, 바로 발 앞의 고갯길과 낭떠러지를 보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고, 결국 그로 인해 자신이 세운 회사 애플에서 퇴출당하고 맙니다. 여기까지라면 그나마 스티브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는 거기에 더해 비열하기까지 합니다. 자신과 뜻이 맞지 않던 애플 CEO를 중상모략해 쫓아내려고 시도한 적도 있었고,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은근슬쩍 집어다가 자신의 아이디어로 만들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의 경우, 투자만 해놓고 거들떠 보지도 않다가 ‘토이스토리’의 성공 이후 사장을 내쫓고 직접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아니지만 어떤 이들은 ‘애플을 만든 것은 분명 워즈니악이지만, 스티브 잡스는 화려한 언론플레이로 그 성과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제가 가졌던 잡스에 대한 영웅적이었던 이미지는 사라져 버립니다. 그는 열정에 불타는 개발자가 아니라 사기와 협잡에 능한 비즈니스맨으로 비춰집니다. 어찌보면 그게 현실입니다. 순수하게 열정만으로 개발과 판매에 성공하고 그것으로 명성을 드높이는 순수한 세상이 지금이라고는 쉽게 단언할 수 없지요. 수많은 신제품 개발을 둘러싼 멤버들간의 갈등과 불화, 경쟁업체간의 알력… 첨단 산업의 적나라한 경쟁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이 책이 어쩌면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스티브 잡스, 그는 때론 비열하고 때론 열정적이지만 그 모든 것이 IT비즈니스라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납득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도 생각해 봅니다. 한가지 특이한 사항은 이 책에서 항상 스티브 잡스의 그런 단점들을 늘어놓은 뒤에 덧붙이는 부연설명입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잡스가 보여준 능력과 매력, 열정에 감화되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그의 동반자가 되고 말았다’. 억지로 갖다붙인 말인지 실제로 그러한지는 미처 판단이 서진 않지만, 적어도 그는 자신이 가졌던 성격상의 여러 문제점들을 열정과 혁신으로 잘 메꾸었다는 정도의 판단은 가능합니다. 디지털산업의 이단아이자 선구자였던 스티브 잡스의 삶을 출생부터 iPod 발표회장까지 훑어본 결과는 마치 TV의 인생극장을 보는 듯 합니다. 세계 유수의 손꼽히는 재벌이자 신제품 개발과 혁신의 황제, 그러나 성격상의 문제점과 그로 인한 끝없는 불화, 한때 죽음 앞까지 갔다가 다시 일어나 화려하게 복귀한 그의 삶은 그 자체로도 어지간한 드라마 스토리를 능가합니다. 착하지도, 나쁘지도(좀 나빠보이긴 합니다) 않은 어느 쉰 살의 얼굴은 이제 과거의 좌충우돌하던 시기보다 세월의 무게와 연륜이 얹힌 CEO의 표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책은 말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과거보다는 진중해졌고 덜 날카로우며 보다 신중해 졌다고요. 그리고 그는 최근 미국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축사를 통해 다시한번 세계의 블로거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바 있습니다. 과거의 좌충우돌 독재자가 아닌, 쉰을 넘은 연륜으로 인생을 말하는 이로서요. 아직 살아있는 인물인 잡스에게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의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일이고, 그가 죽은 뒤에 더 많은 자료가 쏟아질 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살아있는 그는 분명 여러 가지 면에서 이미 신화입니다.(아마 몇 년 뒤에는 그의 삶이 영화로 제작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는 신화를 소개하되, 딱히 어떻다는 평은 내리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 시절 동경의 대상이었던 스티브 잡스는 여전히 창의적인 발상으로 세상을 이끌며, 또한 거만한 태도로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욕을 먹으며 살아갑니다. 딱히 다 읽고도 잡스가 어떤 인물이다 라고 평하기 어려운, 조금 난감한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다만 그다지 CEO참고서적으로 경영 마인드를 배우는 용도로 읽기에는 어려운 책일 듯 합니다.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그의 독선적인 조직 운용이 아니라 인간 스티브 잡스 개인이 바라보는 ‘수천 마일 앞’의 가능성이니까요. --------------------------------------------------------- -『Icon : 스티브 잡스』는 어떤 책? 이 책은 잡스라는 오만한 천재 기술 마니아가 추락과 죽음의 문턱을 넘으며 어떻게 예술가로서, 인간으로서 거듭나게 되는지 보여 주는 흥미진진한 드라마이다. 잡스의 사업가 기질과 발명가적인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어린 시절부터 추락과 부활은 물론이고 전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음악 시장까지 장악한 다음, 이제 미니맥(Mini Mac)을 내놓고 빌 게이츠로부터 컴퓨터 왕국을 되찾으려고 준비하는 현재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담아냈다. --------------------------------------------------------- -스티브 잡스는 누구? 세계 PC시장을 처음 이룩해 낸 애플의 창업자. 최초로 상업용 개인 컴퓨터 Apple과 Apple II를 출시, 컴퓨터산업의 아버지라고 불리운다. 이후 GUI환경의 운영체제와 마우스 개념을 탑재한 Macintosh를 개발하여 윈도우 환경의 모태를 제공했으나 Apple사에서 퇴출, 차기 워크스테이션 개발업체인 넥스트스톱을 설립하고 3D애니메이션업체 픽사를 인수해 [토이스토리] 등을 제작하는 활동을 하다 적자로 허덕이는 애플에 재영입, 세계 최대의 판매고를 올린 MP3플레이어 iPod을 개발한다. 현재 애플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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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스티브 잡스

<제프리 영>,<윌리엄 사이먼> 저/<임재서> 역18,000원(10% + 5%)

세상을 뒤바꾼 천재 CEO 스티브 잡스. 그는 2005 비즈니스계의 핵심 화두인 '혁신'의 살아있는 표본이자, 예술가와 CEO의 가장 이상적인 혼합체이다. 아이팟과 픽사로 화려한 성공을 거듭하고 있는 스티브 잡스의 가장 리얼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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