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열심히 국·영·수를 가르친다. 하지만 돈 공부, 경제교육이라고 하면 우선 겁을 먹고 물러서고는 한다. 하지만 자본주의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은 분명 돈과 친해져야만 한다. 『우리 아이 부자되는 돈 공부』에는 아직까지 돈을 낯설어하는 아이와 부모를 위해 기본적인 용어 설명부터 아이와 함께할 투자나 사업 활동까지 자세하게 담았고, 집에서 직접 채워보는 활동지도 제공한다.
여러 플랫폼에서 아이들 경제교육을 위한 강의를 진행하고 계신데요. 이러한 교육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느 날 제 가슴을 뛰게 하는 건 아이들과 만나 수업하고 교감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은 때였지요. 교육현장에 계신 수많은 선생님들 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교육적 기여는 무엇일까 고민하다 떠오른 것이 경제교육이었는데, 점차 정말로 궁금해졌어요. 경제교육은 너무나 중요한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에는 조금 달라지는 것 같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부자를 속물로 치부하거나 아니면 부러운 대상 등으로 납작하게만 보죠. 그런데도 꼭 부자가 되도록 가르쳐야 할까요?
부에 대한 솔직하고 올바른 인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본주의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자본주의는 인간사회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도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제도의 폐해가 분명한데도 쉽게 바뀌지 않는 이유는 아직까지 그보다 더 나은 제도를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몇몇 개인의 힘으로 거대한 물결의 흐름을 바꾸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요. 어찌됐든 우리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 이 자본주의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아프면 진료받아야 하고, 모르면 교육받아야 합니다. 돈이야말로 이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교환할 만한 수단이라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믿고 있지요. 이러한 세상을 가장 잘 살아갈 사람은 부자일까요, 빈자일까요? 부를 가진 쪽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국·영·수 가르치기도 바쁜 마당에 경제까지 가르치자니 부모님들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아요. 집에서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자녀에게 용돈 주기에서부터 경제교육을 시작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을 것 같아요. 이렇게 돈을 맡겨보는 일 외에도, 아이가 직접 집안일을 해서 돈을 벌어보도록 유도해보시면 좋아요. 집안 구성원으로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외에, 정말로 노동가치가 있는 집안일을 한번 맡겨보세요. 제가 만나본 부모님 중에는 초등 1학년만 되어도 자기 실내화를 스스로 빨도록 맡기는 분이 계셨어요. 주중에 아침을 준비한 엄마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주말 아침은 4학년 자녀가 직접 준비해보는 가정도 있었고요. 생각보다 우리 아이들이 해낼 수 있는 일이 많아서 놀라실 거예요.
나이마다 적절한 돈 공부 진도가 있을까요? 예를 들어 3학년은 저금까지만, 6학년은 사업까지, 이렇게 차등을 주어야 할까요?
아이마다 잘하는 과목이 다르듯이, 아이마다 경제에 관한 관심도가 다릅니다. 고등학생인데도 용돈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아이가 있는 반면, ‘주식고수’로 매체에 소개되는 초등학생이 있기도 하지요. 나이에 따른 진도가 있는 게 아닙니다. 우선 용돈과 집안일 교육부터 시작하고, 이 교육이 이미 자리잡았다면 점차 영역과 범위를 확대해보세요. 사업이나 투자를 통해 돈을 벌어보는 경험을 해봅니다. 우리 집 주변의 집값이 어떤지, 오늘 머물렀던 카페자리의 시세는 어떤지, 값이 비싸다면 이유가 무엇일지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아이는 국민이 되고, 부모는 정부가 되어 세금을 청구하라는 내용이 있었어요. 이런 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현실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진짜처럼, 하지만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언젠가 부모님의 품을 떠나 자립을 해야 합니다. 아무런 대비 없이 자본주의의 바다 한가운데 뚝 떨어졌을 때 아이가 겪게 될 수많은 당혹감과 실수들이 예상되시지요? 우리 아이의 경제적 자립심을 일찍이 깨워주고 싶으시다면, 한 번 시도해보실 만합니다. 세뱃돈이든 용돈이든 아이에게 주어진 돈에 대한 소득세를 청구해보세요. 이렇게 아이에게서 받은 세금은 다시 아이 생활의 복지를 위해 사용됩니다.
모든 아이가 갖고 태어난다는 ‘부자 씨앗’의 종류는 아이들마다 다르잖아요. 당연히 이 씨앗을 틔우는 방법도 다를 거고요. 우리 아이가 가진 씨앗의 종류는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에게 성공일기를 쓰게 해보세요. 오늘 성공한 일 세 가지를 적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어리둥절하다가도, 금세 자신이 해낸 작은 성공들을 적어냅니다. 아침에 5분 일찍 일어난 일, 책을 한 권 다 읽은 일, 축구 게임에서 승리한 일, 지금 선생님과의 수업에 참여해서 성공일기를 쓰고 있는 일 등이지요. 이런 작은 성공들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일까요. ‘5분 일찍 일어난 일’이 딱히 뿌듯할 것도 없는 사건 같지만, 이런 사소한 ‘해냄’들이 모여 큰 성공을 이룬다는 사실을 저는 확신합니다. 아이마다 갖고 있는 강점이 다르고, 아이마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는 사건이 모두 달라요. 이런 작은 성공들이 우리 아이의 ‘부자 될 씨앗’인 것이에요.
아이가 주식이나 사업을 하는 방법을 굉장히 자세하게 서술하셨어요. 인덱스 펀드라든가, 초보 주식러로서 비교적 쉽고 안정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것을 짚어주시기도 했죠. 하지만 아이가 이렇게 변동성이 큰 투자를 하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요?
모든 투자는 위험성을 전제로 합니다. 위험하지 않은 투자는 없습니다. 아이가 주식을 만나본다는 것은 시장의 변동성을 경험하기 위한 것이에요. 어릴 때 적은 돈으로 여러 번 경험을 해보면서, 아이는 시장의 움직임을 서서히 체득합니다. 내 용돈이 어느 주식에 들어가 있다면 자연히 해당 회사나 산업에 어떤 이슈가 있는지 관심이 가지 않겠어요? 이렇게 깨어있으면, 아이는 자라면서 어떤 이슈에 어떻게 시장이 흔들렸는지 체감하게 됩니다. 점차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을 알게 되고, 자신의 투자스타일을 확립합니다. 이런 아이가 어른이 되면, 변동성 있는 투자에 아주 익숙해져요. 흔들리는 시장 속에서 살아남는 자기만의 방법을 보유한 상태로, 훨씬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어른으로 크는 것이지요.
*정명진(에듀비욘) 10년째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이자,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다. 공교육에서는 수행하기 어려운 경제교육을 대중화하고 모든 아이가 품고 있는 부자 씨앗을 싹틔우기 위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라이브 키즈 스쿨 꾸그와 어린이 경제 신문에서 경제관념, 자산관리, 어린이투자 등을 가르치며 어린이와 학부모를 만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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