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부스 작가
전 세계 50개국을 종횡무진하며 발로 뛰어 쓴 취재기로 다음 세대 빌 브라이슨이라는 별명을 얻은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부스’. 그에게는 북유럽 요정 연구가에서 간장공장 사장에 이르기까지 별별 사람을 만나며 온갖 삽질과 흡족한 쾌거를 그러모으고, 마침내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인용되는 유명 칼럼니스트가 되기까지는 위기의 시절이 있었다. 마이클 부스가 30대 후반 아무리 노력해도 별로 유명해지지 않고, 배는 나오고, 음주량은 점점 늘어가고, 시골로 옮긴 집에서 가까운 치즈 가게까지는 너무 멀고, 그래서 아내와의 말다툼도 잦아지던 시절이다.
마이클 부스의 신작 『먹고 기도하고 먹어라』 의 장점은 미리 최고의 셰프들을 섭외하고 현지에서 그들을 만나 직접 인도 요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인도의 식재료부터 화덕에 난을 굽는 여러 방법은 물론 다양한 소스와 지역마다 어떻게 음식문화가 다른지, 인도 음식에 얽힌 역사는 무엇인지 등을 부스의 입을 빌려 들려준다. 그리고 종교가 지배적인 나라인 인도인 만큼 인도의 종교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발로 뛰는 탐구생활도 성실하다 싶을 정도로 펼쳐진다. 한번은 국기하강식 행사를 구경하러 갔다가 부스의 아들이 인도 국기를 발로 밟은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도에서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가장 맛이 없었던, 최악의 음식은 무엇인가요?
제가 가장 맛있게 먹은 인도 요리는 골가파라는 요리예요(파니푸리라고도 불리죠). 병아리콩 반죽에 타마린드와 다른 여러 양념을 넣어 공갈빵처럼 튀긴 음식인데, 이 요리가 왜 더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문이에요. 굉장히 독특한 맛이죠. 최악의 요리는 아마도 고급진 호텔에서 먹었던 라자냐가 아닐까 싶은데, 아들이 그걸 먹고 탈이 났어요!
『먹고 기도하고 먹어라』 에 나왔던 경험 중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던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인도를 생각하면 이런 기분이에요. ‘아무래도 다시 가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나랑 우리 가족이 그곳을 그렇게 깊이 둘러볼 기회를 누렸다는 것에는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인도는 대단히 극단적인 곳이죠―부와 빈곤, 풍경과 문화, 역사, 예술. 에피소드를 하나 들자면, 마하리시〔초월명상의 창시자, 비틀스와의 인연으로 서구에 알려졌다. 책 381쪽.〕의 친구랑 명상을 배웠던 일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그 명상을 하는데, 저한테 정말 중요한 일과죠. 우리는 모두 명상을 해야 합니다. 저는 초월명상을 추천하고 싶네요. 클린트 이스트우드, 제리 사인펠드, 데이비드 린치도…… 그리고 저도! 이 명상 수행을 하니까요. 초월명상은 단순하고, 효율적이고, 금방 되지만 굉장히 효과적이에요. 학교에서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도에서 만난 사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와의 에피소드 중 책에 담지 못한 숨은 이야기가 있나요?
흥미롭거나 짜릿했거나 깨달음을 준 모든 경험은 책에 다 있어요. 요즘에도 종종 뭄바이의 슬럼가를 떠올립니다. 여전히 그곳에, 그런 환경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이 돼요. 우습지만, 타지마할 생각도 이따금 합니다. 사진에서 수없이 보셨을 여러분은 클리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눈으로 직접 보면, 100배는 더 경이롭거든요. 너무 아름다워서, 인간이 그런 건물을 축조했다는 게 이해가 잘 안 돼요. 고치의 역사도 매혹적이죠. 그 이야기를 더 쓰고 싶었어요. 고치가 중심에 있었던 15~16세기 포르투갈과의 무역. 그리고 차나무 플랜테이션의 경치도 빼어나게 아름답죠.
인도 여행을 꿈꾸고 있는 독자들에게 인도 여행을 즐기기 위한 팁을 알려주세요.
마이소르에 가서 한번 살아보세요. 최대한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보길 바랍니다. 정말 근사한 도시고, 살고 싶은 곳이에요. 훌륭한 음식과 사랑스런 사람들이 있죠. 삶의 의미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인도 여행을 다녀온 후 가족들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인도에 계신 분들이 얼마나 사소한 것들을 극복하며 살아가는지를 보면서, 우리가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됐고, 우리가 얼마나 특권을 누리며 사는지도 알게 됐죠. 빤하게 들리시죠, 알아요, 그렇지만 한 번씩 상기해볼 만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요가와 명상은 제 삶을 바꿔놓았습니다. 수련을 통해 정신이 더 건강해졌으니까요.
작가님 책들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 있다면?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이건 확실히 가장 개인적인 질문이네요. 너무 개인적인 건지도 모르겠군요. ‘그’ 책에는 굉장히 사적이고, 저 자신을 많이 드러내는 부분이 더러 있습니다. 사실 제가 굉장히 사생활을 중시하는 사람인데, 그런 저로서는 아주아주 이례적인 일이죠(아내도 제가 이런 책을 썼다는 걸 믿을 수 없어 했으니까요). 바로 제가 이번에 쓴 신작인데, 한국어판도 곧 나올 거예요.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글쓰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과 타이완이 공유하는 역사와 분쟁, 현재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책이죠. 굉장히 민감한 주제들을 다루기 때문에, 저 나름대로는 균형 잡힌, 사실에 입각한 글을 쓴다고 노력했지만 분명 많은 사람을 화나게 할 거예요.
지금은 어느 나라에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가족들과 덴마크에 살고 있어요. 코로나바이러스로 온 가족이 집에 머물고 있지만, 한편으론 평화롭고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막 제 첫 소설을 끝낸 참이에요. 한 영국인 청년이 일본 여행을 하다가 스시 왕국에 연루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죠.
여행 다니실 때 사진은 안 찍으시나요? 책을 읽다보면 음식이나 현장 사진이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책에 사진을 넣으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제 홈페이지에서 인도 여행 사진을 비롯한 제 사진들을 보실 수 있어요. ‘블로그BLOG’ 메뉴에 있습니다. www.michael-booth.com
-
먹고 기도하고 먹어라 마이클 부스 저/김현수 역 | 글항아리
인도를 여행하며 각 지역의 흥미로운 레시피를 발굴하고, 음식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그런 다음 그들의 삶, 조국, 역사에 빛나는 통찰력을 버무려 넣은 책, 그러니까 일종의 음식 사회 인류학 책이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