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이(정세라)작가는 복잡한 도시 생활을 뒤로 하고, 온가족과 함께 전남의 시골로 내려간다. 폐가를 개축해서 한적한 시골 생활을 즐기려는 가족들 앞에 붙임성 좋은 길냥이 미미가 등장하고, 가족들은 마당 한켠을 내어주며 보살피기 시작한다. 한 달 후 미미는 새끼 고양이 일곱 마리를 낳고, 가족은 얼떨결에 시골 생활과 고양이 여덟마리와 함께하는 생활을 동시에 시작한다. 부정기적으로 연재하던 이 소식은 『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 로 묶여 나왔다.
안녕하세요, 간략한 작가님 소개를 부탁합니다. ‘통이’라는 필명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궁금하네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 로 첫 만화책을 내게 된 만화가 정세라 라고 합니다. 필명은 통이를 쓰고 있어요.
제가 가수 이소라를 정말 좋아합니다. 8년 전쯤에 이소라 팬클럽에서 활동할 때 쓰던 닉네임을 그대로 쓰고 있어요. 언니의 여덟 반려견 중에 언니가 제일 좋아했던 시바견 통통이 이름을 따왔거든요. (통통이는 방송에도 몇 번 나왔어요!) 그 시기가 제 인생에서 다시없을 행복을 줬던 때이기에 계속 쓰게 되는 거 같아요.
『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 책이 출간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책이 나온 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너무 오래 또 마음고생하며 만든 책이라 기운을 다 써서 그런지 아직도 조금 덤덤합니다. 하지만 문득, ’해냈구나’ 라고 자축하기도 해요. 책 발간 후 주변 사람들이 저보다 더 좋아해주시고 더 기뻐해주셔서 놀랐어요. 친구들은 본인 일처럼 환호해줬고요 특히, 엄마는 책을 들고 전남교육청에 찾아가시겠다고 한 걸 말렸습니다. 정말로 그러실 분이거든요. 이 자리를 빌어서 제 가족과 친지, 그리고 친구들에게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양이 미미가 창고에 새끼고양이를 일곱 마리나 낳아놓았을 때의 작가님의 심정은 어떠셨나요? 고양이들 여덟 마리 중에서도 특히 더 예쁘고 마음에 가는 고양이도 있었나요? 있다면 어떤 이유나 에피소드가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땐 고양이가 그렇게 새끼를 많이 낳는지 몰랐어요. 이거 뉴스감 아니야? 하고 놀란 마음이 컸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열 마리도 넘게 낳을 수 있다더군요. 그 다음에는 젖이 모자를 텐데 먹을 거 많이 줘야겠다. 새끼들을 버리고 갈 수 있으니 가까이 가지 말아야겠다. 그런 생각들을 차례로 한 거 같아요.
고양이들 중에는 머찌니라는 대장고양이가 유독 마음이 갔어요. 일곱 마리 중 한 마리라 제일 오래 봐왔으니까요.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개들과도 잘 어울리고요. 마당 개들 중 여름이라는 아이가 고양이들이랑 친한데, 책에 그 이야기들도 넣을까 하다가 페이지가 너무 많아질 거 같아서 뺐습니다.
그림체가 굉장히 독특하고 특징적이에요. 작품 느낌에도 잘 맞고요. 혹시 작품을 위해 기법 등을 연구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평소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지, 영감을 받은 작품이나 작가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에피소드를 발굴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으실 텐데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참고하시는 작품이나 매체들이 있다면 그것도 알려주세요.
원동력은 백수인 것?(웃음) 음… 그리고 사람 없는 조용한 시골 환경 덕분 같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날 좋은 오후에 마당에서 볕을 쐬는 건데요. 개들과 고양이들 평화로이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싶기도 해요. 그 기운을 나눠주고도 싶어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저와 같은 상황에 있는 분들의 콘텐츠를 자주 봅니다. 길고양이들 돌보는 유튜브 채널들을 제일 많이 보고 있어요.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공감과 정보도 같이 얻어 가고요. 초기에는 고양이를 그리는 게 익숙치 않아서 이것저것 해보았습니다. 동글동글 팬시처럼 그려보기도 하고, 표정도 과장되게 넣어보기도 하고 왜곡된 데포르메를 줘보기도 하고요. 결국에는 만화 성격에 맞게 객관적인 고양이의 인상을 표현 하는 게 낫겠다 판단해서 표정은 절제하고 몸은 조금 현실적으로 동작을 다양하게 구현하는데 더 중점을 두고 있어요. 고양이는 다른 거 없이 오직 몸동작 하나만으로도 재밌고, 이야기가 되거든요.
평소에는 연출 좋은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만화가이다 보니까, 작법 기술을 유심히 보게 되는 거 같아요. 그림을 잘 그려도, 설정이 화려해도 이게 무슨 얘기지? 갸우뚱 하게 되면 잘 안 보게 되거든요. 영감을 받은 작가들은 너무 많아요! 분기별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바뀌는걸요. 최근에는 이가라시 다이스케 작품을 읽어서 다시 푹 빠지게 되었네요.
연재하시면서 가장 뿌듯하셨던 때는 언제인가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요? 그럴 땐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만화 후기에도 썼지만, 원래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만화를 읽고 나서 좋아하게 되었다는 글을 받았을 때였어요. 불호의 영역에서 변화 시킬 수 있구나. 이 만화에는 그럴 힘이 있구나. 느꼈을 때. 더 욕심을 내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면- 그럼 주변의 길고양이들을 보는 시선도 달라지지 않을까, 그럼 나아가 길고양이들의 삶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네요.
어려운 점은, 기승전결을 만들어 이야기를 구성해야 하는데… 다 아시겠지만, 고양이들은 하루 대부분 잠만 자요. 움직여야 에피소드가 생길 텐데 하루 종일 잠만 자니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게 어려웠어요. 밖에 돌아다니는 애들이니 내내 곁에서 지켜보기도 힘들었고요. 긴 시간 동안 아무것도 못 건진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장난감 같은 인위적인 무언가로 행동을 이끌어내는 건 자연스럽지도 않고 재미도 없었고요. 또 재밌는 행동을 관찰했다 한들, 만화로 옮겨 그리는 건 다른 문제였어요. 내가 눈으로 직접 볼 땐 재밌었는데 콘티로 옮기면 별로인 것들이 많았거든요.
그런 기술의 미숙함도 더해져서 헤맨 기간이 있었네요. 시간과 경험이 답이었어요. 이제는 관찰하는 방법이 조금 익숙해져서 작은 소동에서도 에피소드를 캐치해서 구성지게 만드는 법을 익히고 있어요. 아직도 자주 헤매지만요.
집 앞에 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기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계기나 이유가 궁금합니다.
처음 마당 고양이들 먹으라고 놓아둔 사료에 다른 고양이들이 종종 와서 먹더라고요. 그런데 앞마당엔 개들이 있으니까 무서워하는 거예요. 그래서 뒷마당 이곳 저곳에 사료를 놓아 줬어요. 담 넘으면 바로 먹고 가라고. 특정 고양이를 위해 정량을 정해서 주는 게 아니라 밥그릇에 사료가 없으면 수시로 채워 넣고, 밥 달라고 울면 그게 누구든지 주고 그러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혹한이나 폭염 같은 힘들 시기에만 와서 먹고 가는 애들도 있고요. 밥을 나눠 주다보니 형성된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덕분에 사료 값 부담이 엄청 커졌지만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권을 기대하시는 독자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아요. 앞으로의 일정이나 차기 작품 계획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 드려요.
후속권은 긍정적으로 구상 중이고요. 급식소를 하면서 겪은 여러 애로사항이나 다른 시골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될 거 같아요. 페이지는 지금 책보다 적겠지만, 빠르게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늘어가는 사료 값 부담에 간식도 자주 주지 못했는데 이번 첫 인세를 받으면 고양이들과 개들 모두 함께 고기 파티를 열 예정입니다. 모두 독자님들 덕분이에요. 책을 읽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긍정적인 기운을 담도록 노력했는데 부디 그 기운이 전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변 고양이들을 한 번 더 둘러보게 되는 그런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정말 감사합니다!!
만화가. 2015년 전남 시골로 이주. 합동 작품을 위해 스토리를 기다리며 그렸던 시골 고양이 이야기 "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가 인기를 얻어 단행본으로 출간. 현재 반려견 4마리와 길냥이들을 돌보며 유유자적 시골 생활을 즐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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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정세라 글그림 | 미우(대원)
복잡한 도시 생활을 뒤로 하고, 온가족이 모두 전남의 시골로 내려간 통이네. 폐가를 개축해서 한적한 시골 생활을 즐기려는 가족들 앞에 붙임성 좋은 길냥이 미미가 등장을 하게 된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