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아 있는 돼지를 본 적은 없을까?
육식과 비육식 사이 『사랑할까, 먹을까』,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미스터리 『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후지이 다케시의 ‘유고집’ 『무명의 말들』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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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까, 먹을까
황윤 저 | 휴(休)

돼지 엄마 십순이와 새끼 돼지 돈수, 돈가스 마니아였던 감독과 감독의 어린 아들 도영, 그리고 '치킨 킬러'인 감독의 남편이 등장했던 <잡식가족의 딜레마>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가 상영된 지 3년, 영화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이전과 이후의 이야기를 풀어 영화와는 또 다른 결의 재미를 선사한다. 조류독감, 돼지독감 등의 바이러스 질환, 폭염과 한파를 오가는 이상 기후 현상과 공장식 축산의 관계, 육식이 자연스럽고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강요하는 육식주의 이데올로기, 살충제 달걀, 햄버거병 걱정 없는 세상에서 살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법과 대안, 육식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슬기롭게 채식 생활을 즐기는 법 등 저자가 영화를 만들기 전부터 지금까지 몇 년간 끈질기게 탐구해온 음식과 건강, 인간과 비인간 동물에 관한 지식으로 가득하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오토 펜즐러 편/콜린 덱스터, 토마스 하디,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엘러리 퀸 등저 외 17명 | 북스피어

오토 펜즐러는 미스터리 소설에 관한 백과사전적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작가이자, 맨해튼의 명물 '미스터리 서점(The Mysterious Bookshop)'을 만든 출판업자이며, 에드거 상을 받은 에디터로서 해마다 본인이 즐겨 읽는 미스터리 소설을 선정하여 다양한 형태의 앤솔로지를 펴내는 걸로 유명하다. 이 책은 클래식한 빅토리아 시대 이야기부터 현대 범죄소설까지 전 시대를 통틀어 엄선한 앤솔로지로, 엘러리 퀸, 피터 러브시, 에드워크 호크 등 유명 추리소설 작가들이 크리스마스를 연상하면 떠오르는 소재를 등장시켜 연쇄살인과 사이코패스에 지친 미스터리 팬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기분 좋은 이야기를 선사한다.

 

 

무명의 말들
후지이 다케시 저 | 포도밭출판사

저자가 2014년 여름부터 2017년 겨울까지 <한겨레>에 연재한 칼럼과 사진집에 실은 해설, 문학지에 실은 글 1편을 엮었다. 그의 글은 문체뿐만 아니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과 관계들에 대한 의식,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말하는가 등의 문제의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딘 구석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자신을 벼리고 말을 벼려서 읽는 사람들의 인식을 뒤흔들어놓고는 했다. 성균관대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꾸준히 집필활동을 하던 그는, 이번 책 서문의 첫 문장에 "이 책은 유고집이다." 라고 적었다. '글쓴이 후지이 다케시'가 자신에게 주어진 이름을 버리고 아직은 모르는 이름을 새로이 짓기 위해서 '무명'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신예희 저 | 21세기북스

20년차 프리랜서의 일, 휴식, 삶에 대한 노하우. 일을 대하는 태도, 재능과 창의성, 번아웃, 취향과 안목, 돈을 잘 모으고 즐겁게 쓰기, 공적이고 사적인 관계 등 누구나 고민하며 해답을 찾는 주제를 담고 있다. 저자의 주관적인 결론이 동시에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우리 세대의 보편적인 생각과 닿아 있다. '돈만 있으면 백수가 체질'이지만 그렇게 살 순 없는, 그렇지만 '일만 하느라 인생을 허비하고 싶지 않은' 우리 모두를 위한 안내서. <채널예스> 칼럼으로도 연재된 바 있다.

 

 

나를 바꿀 자유
김민기 저 | 프레너미

타인의 시선보다는 자기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사는 당당함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어렵고 힘든 시대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자유는 남에게 있지 않고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책. 저자는 세상의 변화속도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이고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가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가능성을 찾아 스스로 발현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2005년 암웨이 사업을 시작해 2015년 한국 최연소 Triple Diamond가 된 저자의 자기만의 기준 세우는 법.

 

 

가톨리시즘
로버트 배런 저/전경훈 역 | 생활성서사

가톨릭이란 무엇인가? 가톨릭이 지금은 사라졌거나, 혹은 이제껏 존재하는 여타의 종교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가톨릭 신앙을 믿는 사람들은 그 차이에 대해 어떻게 알아야 하며, 무엇을 믿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연구의 처음은 이와 같지만, 신앙에 대해서는 연구보다 올곧고 단단한 믿음을 더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정작 그 올곧고 단단한 것이 무어냐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말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교구의 보좌 주교인 저자가 확고하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위해 만든 콘텐츠. 여타의 종교와 가톨리시즘을 구분하는 원칙과 가톨릭과 관련한 다양한 도판 등을 실었다.

 

 

만년필 탐심
박종진 저 | 틈새책방

김정은과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 때 둘 다 일반적으로 '사인펜'으로 불리는 펠트팁 펜을 사용한다. 저자는 그 이유를 두 지도자의 성향 때문으로 본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을 과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굵고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펜을 골랐다는 것이다.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사람의 묘한 공통점이다. 두 사람이 사용한 펜은 북미 관계가 기존과는 다른 상황임을 이해하는 데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보는 세계는 역사적 사건과 인간의 이야기로 채워져 만년필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만년필의 물성(物性)에 집중해 수집 방법을 알려주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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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까 먹을까 #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무명의 말들 #12월 4주 신간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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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

2019.01.09

가톨릭 전부를 아우르는 의미 심장한 도서 '가톨리시즘' 사진도 많고 아름다운 느낌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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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미경

2018.12.31

돼지 고기를 먹을 때, 간혹 살아있는 돼지를 떠올리곤 합니다. 두메 산골 시골에서 살았던 사람이라. 이층 돼지우리를 화장실로 사용하곤 했지요. 그때 저 살아있는 돼지가 나중에는 사람의 먹을거리가 된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곤 했는데. 이젠 그런 기억마저 신기한 이야기처럼 저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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