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 은 이동국에 대한 오마주이다. 서른세 가지의 키워드로 그의 삶을 읽어 내려가는 아포리즘 형식의 글이다. 이동국 선수가 그려온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가 지켜낸 가치들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새기는 책이다. 이동국은 성공과 실패라는 단순한 틀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인생’이라는 큰 흐름을 살아내는 존재이다. 성공 후에도 삶은 이어진다는 것, 실패 후에도 삶은 써내려가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 은 이동국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살아내면서 그 어떤 것도 외면하지 않고 도피하지 않고 망각하지 않으며, 끝끝내 침몰하지 않고 버텨내는 강인한 모습에 대하여 말하고 기억하고 기록하는 책이다.
저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글 쓰는 엄윤숙입니다. 월드컵 시즌에 하필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이동국을 떠올리는 청개구리 심보를 가졌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는 조금은 삐딱한 심성도 가졌습니다. 그런 마음과 시각이 글을 쓰는 데는 도움이 좀 되지만, 사는 데는 그다지 이로울 것이 없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축구에 관심이 있었어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국가대표 허벅지들』 을 쓰기도 했습니다. 글 쓰는 사람으로서 축구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살면서 만나는 모든 것이 글이 될 수 있지만 축구와 인생, 인생과 축구는 새로운 글을 쓰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어요. 축구로 읽는 인생이야기는 저를 설레게 합니다.
워낙 유명한 선수지만 이동국 선수도 소개해주세요.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덕분에 대박이 아빠로 더 유명하지만, 이동국은 전설의 축구 선수이면서 동시에 여전히 현역의 축구 선수입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패기 넘치는 대포알슛을 날린 만 19세 2개월의 ‘최연소 월드컵 출전’ 기록을 가진 이동국 선수는 이제 나이 마흔의 선수가 되었어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로 월드컵 때마다 이동국이 거론되지 않은 적이 없었고, 이동국이 안타깝지 않은 적이 없었죠. 그는 불운의 아이콘, 비운의 스타였습니다. 그럼에도 이동국은 ‘최고’의 스트라이커입니다. 이동국은 지금도 ‘축구화를 벗기 전까지 국가대표팀 은퇴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 을 ‘아포리즘’ 형식의 글이라고 소개하셨는데요. ‘아포리즘’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아포리즘 (aphorism)’은 깊은 진리를 간결하게 표현한 글을 말합니다. 저의 글은 운문과 산문 사이 그 어디 즈음의 글입니다. 이런 제 글을 함부로 아포리즘이라 불러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글을 쓰고 싶었어요. 이 책을 읽을 때는 단숨에 읽는 것보다는 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읽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리듬과 호흡이 중요한 글이라 쉼표와 줄바꿈 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하지만 이런 거 저런 거 따질 필요 없이 독자들은 그냥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쉽고 편하게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습니다.
이번 책이 이동국 선수의 오마주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오마주라고 해서 ‘이동국의 위인전’은 아닙니다.(웃음)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저의 관심은 이동국 개인이라기보다는 ‘이동국의 삶’에 있습니다. 이동국 선수의 삶에 대해 말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동국은 갑론을박 늘 토론을 부르는 선수였어요. 그는 언제나 우리에게 말할 소재를 기꺼이 제공해주는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할 바에야 재대로 이야기하는 즐거움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누리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은 이동국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동국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축구선수 이동국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을 한 번쯤 돌아보는 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쓴 책입니다.
‘말하는 즐거움’이라는 제목이 재밌습니다. 그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이동국을 어떻게 취급해왔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나온 제목입니다. 그는 끝없이 소비되고 지나치게 비난받은 사람이죠. 우리는 청소년 시절부터 그를 혹사시키고 또 혹사시켰어요. 겨우 버티고 다시 일어선 사람을 또 물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때마다 그의 시대가 저물었다고 제멋대로 사형선고를 내리기도 했죠. 스스로 철저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으로 이동국을 해부하고 단죄한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역설적으로 담은 제목이기도 하구요. 그건 몰염치하고 천박하며 비겁한 일이죠. 우리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동국에 대해 정말 해야 될 말을 즐겁게 하자는 뜻에서 이런 제목을 짓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축구를 사랑하는 축구팬들뿐만 아니라 오늘도 여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자 고군분투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막 스무 살 성년이 된 저의 딸아이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말을 담았습니다. 인생이란 그리 호락호락하지도 않지만 감히 넘지 못할 장벽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동국의 삶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생이란 한 순간의 어떤 성취로 정상에 우뚝 서거나 한 때의 어떤 사건으로 벼랑에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이동국의 삶을 지켜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만약 이동국 선수가 이 책을 본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세요?
저는 그의 삶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지만 혹시라도 이동국 선수에게 누가 되는 부분이 없었기를 바랍니다. 이동국 선수가 은퇴 후에도 지금껏 자신이 지켜낸 가치를 계속해서 지켜가며 이동국답게 살아내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제멋대로인 세상에 절대로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았던 이동국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길 소망합니다. 이동국의 삶에 대한 이 책의 기록들이 그 기억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천재는 많고 많았어요. 그러나 찬란한 성공 뒤에도 비참한 실패 뒤에도 ‘자신의 삶’을 살아낸 천재는 드물었습니다. ‘삶은 살아지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기필코 살아내야 하는 것’이라는 진실을 자신의 삶으로 우리에게 증명해 보인 이동국 선수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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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엄윤숙 글 | 책구경
인생이란 한순간의 어떤 성취로 정상에 우뚝 서는 것도, 한 때의 어떤 사건으로 벼랑에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이동국의 삶을 지켜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