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새로운 소우주를 만난 여자
아이에게 어떤 엄마가 될지를 고민하다 보면, 항상 어떤 ‘내’가 될지를 먼저 정해야 답이 나올 것 같더군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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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베이비’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림 작가 김우영.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상을 공부하고 카카오톡을 만든 카카오KAKAO CORP.에서 UX디자이너로 일했다. 딸을 낳고 엄마가 되면서 느끼는 사적인 감정과 육아를 하며 겪는 황당하고 유쾌한 경험을 네이버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밀키베이비’는 수많은 육아 동지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었다.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는 엄마입니다만』는  네이버 맘키즈 ? 브런치 단골 소개작 ‘밀키베이비’를 묶은 책이다. 여성과 모성이 대립하는 순간부터 자라는 아이에게 행복을 배우기까지, 아이와 어른의 동반 성장기를 그렸다. (저자 인스타그램 @MILKYBABY4U)

 

육아를 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게 쉬운 아닐 텐데요, ‘밀키베이비’를 연재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는지요.

 

인간은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떠올리게 되는 것 같아요. 난산이었고, 출산 후에도 몸이 안 좋아서 응급실을 드나들었던 저는, 몸이 건강해지면 가장 하고 싶었던 활동에 집중하자고 다짐했어요. 십여 년간 그림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출산 직후 산후조리원에서도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손을 씻고 수유를 하고, 다시 제 생각을 담은 글과 그림을 그렸죠. 그게 밀키베이비의 시작이었어요. 한 생명을 키운다는 것은 굉장히 소중하면서도 고된 일이고, 전에 없던 형형색색의 감정이 생겨나요. 그걸 기록하고, 또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제 미래에 대한 고민,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여성으로서 이루고 싶은 것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는 엄마입니다만』제목처럼, 사람은 환경이나 위치가 바뀌면 누구나 어려움을 겪기 마련인데요, 작가님은 엄마가 된 이후 어떤 성장통을 겪고 계신지요.


임신했을 때는 원래 있던 ‘여성’과 새로 들어온 ‘모성’이 서로 상충되는 것을 느꼈어요. 먹고 싶은 게 있거나 예쁘게 꾸미고 싶은데, 뱃속 아이에게 해가 갈까 봐 참는 게 많아졌죠. 아이를 낳은 후엔 먹고 자는 기본적인 욕구도 충족시킬 수 없더군요. 하지만 이건 모든 엄마들이 한 차례씩 겪는 1차원적인 성장통이에요. 제 진짜 성장통은 그 이후에 왔습니다. 육아를 시작하면 엄마들은 자존감, 그러니까 자신의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는 경험을 해요. 저는 제 자신을 바탕으로 창작 작업을 해왔던 만큼, 제가 없어진다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어요. 창작의 동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죠. 저는 그런 절망적인 상황을 통과하고 있는 제 자신부터 다시 보기로 했습니다. 부정적인 면 보다는 긍정적인 면에 주목했어요. 아이를 키우면 삶의 우선순위도, 욕구도, 설계해 나가는 미래도 많이 달라져요. 그 과정은 아이가 아닌 엄마의 시선에서 성찰해보고, 작품에 담았습니다.

 

책 속에서 말하는 작가님만의 ‘따로 또 같이’ 육아는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우리 부모 세대는 자녀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경향이 강했죠. 우리 세대는 그렇게 자란 자식들이 자신들의 부모를 위해 그리 헌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자란 세대입니다.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는 걸 알아요. 부모와 자녀의 삶, 두 삶의 레일이 각자 잘 뻗어 나가야 건강한 관계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제 자식과 어떻게 하면 ‘따로 또 같이’ 인생을 잘 설계할 수 있을지, 그 밸런스를 찾아 나가는 일을 매순간 고민합니다. 저는 육아 전문가가 아니에요. 아이가 제 작업에 큰 영감이 되어주지만, 제 작품의 포커스는 아이가 아닌 엄마에게 있어요. 창작업에 종사하는 엄마로서 제 삶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잘 꾸려 나가면, 아이도 저를 보고 배우는게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일러스트레이터 김우영과 엄마가 된 이후의 일러스트레이터 김우영의 차이점이 있을까요?

 

20대의 김우영의 글과 그림은 청춘의 방황과 고민이 담긴 콘텐츠들이었고, 전적으로 제 자신의 만족과 표현을 위한 불통의 글과 그림이었죠. 30대의, 엄마가 된 후의 제 콘텐츠는 정반대입니다. 집에서 한발짝도 나갈 수 없었던 육아 초반, 남들과 어떻게든 소통하고 싶어서 만들었던 글과 그림이라 더욱더 소통에 초점을 맞췄죠. 남들도 공감할 수 있고, 나라는 사람이 여기 있고, 우리 같이 이야기해보자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현재 많은 미디어와 콜라보를 하고 계시는데요, 독자들에게 밀키베이비의 어떤 점이 어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제가 하는 일을 총칭하자면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닌, 아티스트인데요. 거창한 의미는 아닙니다. 제 경험과 생각을 글로 쓰고, 그림을 그리며, 영상 작품도 만드는 스토리텔러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각 미디어가 자사의 특징에 맞춰, 제 작품을 분야별로 골라 연재하기 좋은 것 같아요.


육아라는 테마는 독자도 한정적이고, 간단한 그림과 짧은 스토리로 구성된 육아툰도 많아요. 저는 스스로에게 의미 깊고, 남들에게도 필요한 콘텐츠는 생각할 거리를 주는 글과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여러 매체에서 엄마의 시선을 진지하게 담은 육아 그림에세이 제안이 많이 오는 것 같아요.

 

책 속의 내용 중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아도 고독은 여전히 존재한다”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임신 10달 동안 아마 여성은 태어나서 가장 신기한 경험을 했을 거예요. 내가 먹는 것을 똑같이 누군가 먹고, 내가 느끼는 희노애락을 누군가 동시에 느낀다는 점에서요. 뱃속에 생명을 담고 있는 열 달은 생각보다 꽤 깁니다. 그리고 출산으로 두 생명이 분리가 되죠. 잠시 품었던 거지, 같은 인격이 아니에요. 부모 곁에서 자식이 잠시 머물지만, 성인이 되면 떠납니다. 인간은 원래 고독하고, 원래 혼자라는 사실을 자꾸 거부하면 할수록 더 괴로워진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외로워지지 않기 위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더 외로워질 수 있어요. 혼자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드리는 편이 더 마음 편해요.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고, 고독의 의미를 이해할수록, 함께 하는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기게 돼요. 그런 제 경험을 담았습니다.

 

책을 읽으면 작가님은 육아를 즐겁게 하시려고 많이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작가님은 어떤 엄마가 되고 싶으신지요.

 

아이에게 어떤 엄마가 될지를 고민하다 보면, 항상 어떤 ‘내’가 될지를 먼저 정해야 답이 나올 것 같더군요. 그 질문은 항상 뱅글뱅글 도는 것 같아요. 제 아이가 제게 해가 갈수록 더 많은 영감을 주듯, 제 아이에게도 영감을 주는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는 엄마입니다만 김우영 저 | 빌리버튼
모든 엄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딸, 아내, 엄마… 1인 3역으로 사는 여자 사람 이야기. 육아는 즐겁다? 육아는 힘들다? 육아를 한 단어로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아이를 기르는 것은 힘들지만 즐거운, 어렵지만 보람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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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