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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아파트에서 나름 행복하게 살았던 주인공… 그런데

『낙원남녀』 나혁진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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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남녀』는 기본적으로 한정된 용의자 안에서 범인을 찾아내는 애거서 크리스티식 본격 추리소설 플롯을 지니고 있는 소설입니다. (201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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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최고 온도를 기록하며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 무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추리소설이 제격이다. 이번 여름 황금가지에서는 허당 초보 탐정과 미녀 조수 콤비가 선보이는 유쾌한 수사극을 그려낸 장편 추리소설 『낙원남녀』가 출간되었다.

 

그동안 하드보일드 느와르부터 액션 스릴러, 본격 추리까지 다양한 장르의 추리소설을 써 온 나혁진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가상의 공간인 낙원아파트를 배경으로 2년 동안 미제로 남아 있던 한 건의 살인 사건과 한 건의 상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동시에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간극으로 고민이 많은 2~30대의 삶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삶의 공간과 주변의 평범한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사건을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나혁진 작가와 7개의 질문으로 만나보았다.


네 번째 장편 소설이십니다. 앞선 세 편과는 달리 『낙원남녀』는 친근하고 유쾌한 추리소설인데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인물과 익숙한 삶의 공간을 배경으로 추리소설을 집필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전작들에서는 홍콩영화에 나올 법한 과장되고 미화된 조폭들이나 일본 추리만화 속 소년탐정 같은 다소 비현실적인 등장인물들을 등장시켰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소설들, 특히 재미가 무엇보다 우선인 장르소설들조차 리얼리즘에 너무 경도되어 있지 않나 싶어 좀 더 자유롭고 분방한 상상력을 펼쳐보고 싶었습니다. 다만 내내 학 타고 구름 속을 노니는 듯한 등장인물들만 쓰다 보니 살짝 질린 감도 있고, 이럭저럭 한국에서 40년 가까이 살다 보니 우리 사회와 그 구성원들에 대해 사실적으로 얘기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낙원남녀』는 특히 한국형 주거공간의 대명사인 아파트와 그 속의 이웃 소외현상 등에 주목했습니다.

 

아파트 이름을 ‘낙원’이라고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주인공 지혜와 가족들은 비록 허름한 서민아파트에 불과하지만 ‘낙원아파트’에서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낙원아파트에서 목숨이 위태로울 뻔한 피습을 당하고 낙원은 하루아침에 위험천만한 지옥으로 변모합니다. 게다가 지혜는 또 하나의 심리적 낙원이었던 직장 ‘미래로자전거’에서도 사건 후유증으로 퇴직하게 되지요. 이 소설은 지혜가 용감하게 다시 일어나서 두 개의 낙원을 되찾는 게 핵심 주제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아파트 이름을 낙원으로 지은 것 같습니다.

 

소설에서 낙원아파트 구조, 주변 상가나 음식점 위치, 주인공들이 만나서 이동하는 경로 등 세세한 부분까지 자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꼼꼼한 디테일이 돋보이는데요. 이런 소설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참고한 실제 지역이 있는지, 아니면 작가님께서 모두 새롭게 창조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모델이 된 지역은 작품에도 언급되지만 주공아파트 단지가 있는 개포동 일대입니다. 초고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실제 지역과 흡사했지만 아무래도 살인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의 배경이 되면 주민들께서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 지명이나 도로 위치 등을 고쳤습니다. 실제 개포동에 가공의 한두 블록이 더 생겼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낙원회’ 소속 회원들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물들 각각의 특징을 보여주기 위해 직업을 고르는 데에도 고심하셨을 것 같습니다. 어떠셨는지요?

 

『낙원남녀』는 기본적으로 한정된 용의자 안에서 범인을 찾아내는 애거서 크리스티식 본격 추리소설 플롯을 지니고 있는 소설입니다. 크리스티도 그렇지만 본격 추리소설의 용의자들은 독자들이 기억하기 쉽게 직업이나 한두 가지 성격으로 표현되는 캐리커처형 인물들이 많습니다. 만약 모든 용의자들에게 본격적인 과거나 깊이 있는 성격 등을 부여하면 오락성이 중요한 범인 맞추기 퍼즐 추리소설답지 않게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질 테고, 분량도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테니까요. 저 역시 완고한 전직 군인, 천방지축 가수 지망생, 품위 있는 음대 교수, 잘나가는 드라마 작가 등으로 캐리커처 기법을 도입했습니다. 평범한 회사원이나 전업주부 말고는 독자 분들께서 흥미로워할 법한 직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는데, 맨 처음에 구상한 대로 직업 교체 없이 한 방에 쭉 갔습니다.

 

여주인공 ‘유지혜’가 밤에 아파트 단지를 지나면서 느끼는 공포감이나 학원 강사로서 남학생들에게 당하는 불쾌한 일 등 여주인공의 현실에 많은 여성분들이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여주인공의 심리나 상황을 현실감 있게 묘사할 수 있으셨나요?

 

실제 학원강사 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 지인들에게 숱하게 술을 사주며 많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특히 그중 한 친구는 부모님과 조금 트러블이 있어 1년 정도 따로 살았으면 하는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제가 모아놓은 돈이 있으면 원룸이라도 얻어 나가지 그러냐고 하자, 여자 혼자 원룸에 사는 게 무서워 그럴 수 없다는 답을 내놓더군요. 처음에는 세상에 무서울 것도 참 많다고 심드렁하게 생각했지만, 원룸에서 혼자 사는 여자들이 왕왕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현실에서 오는 공포는 남자인 저로서는 절대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깨달음을 얻은 후로는 최대한 여성의 입장으로, 여성들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따르는 불안과 불편을 그려내려 노력했습니다.

 

탐정 강마로의 캐릭터가 재미있습니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그러나 실력은 허당이고 엉뚱하고 식탐도 있고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도 가지고 있습니다. 강마로와 같은 탐정 캐릭터는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는지요?

 

사실 이 소설은 여주인공 지혜가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나 시련을 극복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남주인공 강마로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캐릭터입니다. 처음에는 명탐정처럼 등장하지만 첫 끗발이 개끗발(?)이라고 곧 지혜에게 수사의 주도권을 내어주게 됩니다. 일종의 홈스-왓슨 구도의 역전인 셈인데, 아무래도 지혜에게 집중하다 보니 초고에서는 지금보다 손이 덜 간 게 사실입니다. 인물이나 직업도 평범했고요. 그런데 담당 편집자님께서 강마로도 줄거리의 또 다른 중심축이니 매력을 좀 더 높이자고 제안해서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로 환골탈태하게 되었습니다. 인물의 성격도 지금보다 복합적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초고에서는 없었던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도 추가한 것입니다.

 

준비하고 계시는 다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처음으로 현실적인 배경과 캐릭터를 써본 『낙원남녀』가 즐거운 경험이었기 때문에 이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아마도 다음 작품은 『낙원남녀』보다 훨씬 더 실제 역사나 사실적인 지리를 반영한 시대물이 될 것 같습니다. 그 밖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조카가 두 명 있는데, 그중 한 아이가 곧 학교를 들어갑니다. 소설가 외삼촌의 입학 선물로 어린이용 추리소설을 써서 한글 공부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낙원남녀 나혁진 저 | 황금가지
허당 초보 탐정과 미녀 조수 콤비가 선보이는 유쾌한 수사극을 그려낸 장편 추리소설 『낙원남녀』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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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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