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어른이 되려면?
세대 간의 갈등이 깊습니다. 청년들의 목소리가 어른에게 전해지지 않는 것은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현실. 이 문제를 어디서부터 풀어갈 수 있을까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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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의무』 저자는 일본의 만화가 야마다 레이지로, <미생>의 윤태호 작가처럼 작품에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만화가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10여 년간 작가, 의사, 작곡가, 안무가 등 ‘성공한 인생’이라고 인정받는 유명인 200여 명을 만나 ‘인간은 왜 사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졌다. 그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저자는 마음으로 존경할 만한 어른들의 공통점을 찾게 되었다. ‘불평하지 않는다’, ‘잘난 척하지 않는다’,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3가지 어른의 의무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자신을 돌아보고 살피는 시간이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제안이다. 저자가 온라인에서 독자들과 ‘어른의 의무’에 대해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을 지면에 옮겨 보았다.


“잘난 척하지 않고 항상 기분 좋게 지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인간이기에 생각대로 잘되지 않습니다. 선배라고 해서 후배들 앞에서 그렇게까지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까?”(38세 회사원)

 

그런 마음은 이해합니다.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나는 잘난 척하지 않고 항상 좋은 얼굴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 안 하겠다’고 결정하거나, ‘후배가 참는 것은 당연하다’고 함부로 젊은 사람들에게 압력을 가한다면, 그런 사람에게는 ‘어른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력을 포기한 사람은 최소한 노력하려는 사람을 방해하지만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든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의식하고 있다면, 어떻게든 조금은 개선될 것입니다. 그래도 아무 소용이 없을 때에는 되도록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됩니다.


 “나이 먹을수록 성격이 괴팍해지는 사람과 온화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째서일까요?”(37세 회사원)

 

성격이 괴팍해지는 원인은 정체되어버린 인간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의 교류가 충분하지 않아서 괴팍해지고, 그래서 사람들이 떠나가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죠.


인생은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 ‘나눠준 사랑’이 돌아오는 과정입니다. 자신이 나눠준 사랑이 적으면 사람들에게 받는 사랑도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괴팍해지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사랑을 주지 않은 사람, 혹은 자신은 줬다고 생각해도 전달되지 않은 사람일 것입니다.


그와 반대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어른이 있다면, 그는 ‘사람을 많이 사랑한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을 돕고 사랑한 사람은 훗날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결국 사람들과 함께 자신도 구원한 셈입니다.

 

 “존경할 수 있는 어른의 정의를 알려주십시오.”(23세 회사원)

 

존경할 수 있는 어른의 최소한의 조건은 역시‘ 후배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살았다는 것은 그만큼 어떤 일에 도전할 기회가 있었고, 설령 실패해도 재기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는 뜻입니다. 또한 오래 살았다는 것은 그러기 위해 다량의 ‘영양분’을 섭취해왔다는 의미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은 영양분이 되는 많은 사람들의 힘과 말의 도움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동안 딱히 이룬 것도 없이 살아왔다면, 힘이 되어준 사람들의 호의가 허무할 뿐입니다.


어른들은 이 점을 확실히 자각하고, 어린 사람이 ‘멋지다’ 또는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할 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나는 어제보다 나은 존재인지 항상 의식해야 합니다. 이것 외의 조건으로는 ‘달관한 현역’을 들 수 있습니다. ‘돈이 있으니 평생 걱정 없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저는 경멸합니다. 안정된 삶을 얻었지만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사람을 저는 존경합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사람을 존경하고, 저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습니다.

 

“언제부터 ‘어른의 의무’를 의식해야 합니까?”(26세 회사원)

 

기본적으로 집단 안에 자기보다 어린 사람이 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어른의 의무를 의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본인이 아직 젊고, 후배도 자신을 어려워하거나 존경하지 않는다면 평범하게 대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약 어린 사람이 당신에게 존댓말을 사용한다면, 그때부터는 어른의 의무를 의식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동아리 활동에서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연장자에게 권력이 주어지는 사회인의 경우에는 더 이상 ‘어른의 의무’에서 도망칠 수 없습니다. ‘의무’를 제대로 수행해야 합니다. 의무를 제대로 의식하고 있다면, 어린 사람들에게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취급되는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겨우 3가지 의무를 지켰다고 이제 와서 주위의 존경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의 비위를 맞춰줄 여유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55세 자영업자)

 

불평하지 않고, 잘난 척하지 않고,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젊은이들의 비위를 맞추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많은 인격자들은 당연하게 그렇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굴한 일도 아닙니다. 주위의 존경을 받는 사람은 잘난 척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부분 ‘온화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겨우 3가지라도 실행하기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책임은 늘어나고 부담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태평해 보이는) 젊은이들에게 불만을 터뜨리는 연장자가 존재하곤 하죠.


그러나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이 3가지 의무를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존경을 받습니다. ‘나는 그럴 여유가 없다’고 단정짓고 생각하기를 멈춘 채 의무를 포기한 사람은 인간관계에 아무런 발전이 없습니다. 반대로 각오를 굳히고 3가지 의무를 실행한 사람의 인생은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한 긍정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젊은이들에게 거부당한다니 납득할 수 없습니다. 지나친 의무를 짊어질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50세 회사원)

 

유교문화권은‘ 젊다’ 또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양보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인식이 있습니다. 이것이 때로는 부당한 대우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연장자에게 많은 것들이 허용되는 상황이 사회를 악화시켜 온 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연장자에게 특권이 쏠리는 이상, 그에 상응하는 의무가 없다면 젊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불만이 쌓이고 그 불만은 언젠가 폭발하게 됩니다. 이른바 ‘꼰대’라는 비아냥과 혐오의 표현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뉴스 사회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존속살해’ 등의 참극으로 이어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막대한 특혜를 누리고서 이제 그것을 부채로 바꿔 젊은 세대에 전가하는 상황에서, ‘어른은 절대적 존재’라는 생각에만 갇혀 있다면 연장자들은 결국 버려지고 말 것입니다.

 

존경할 수 없는 어른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사람은  어디에서 도움을 찾아야 하나요?”(16세 고등학생)

 

우선 자신을 위에서 한번 내려다봅시다. 구글어스(Google Earth)로 보는 것처럼요. 그렇게 이 나라가 조그맣게 보일 때까지 올라가보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어른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반경 100미터 범위 안에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쓰레기 같은 어른보다 나은 어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전철로 네다섯 정거장 거리에 ‘최고의 어른’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지만, 우선은 자기 마음을 방어하며 주위 사람을 밀어내는 버릇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봅시다. 섬세한 사람일수록 뭔가 화가 치미는 일이나 위선자를 만났을 때, 마음속으로 ‘너는 아웃!’이라고 욕설을 퍼붓고 잘라내 버립니다. 그렇게 해서 자기 마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불가피한 대응이지만, 문제는 그 ‘아웃’의 사용법입니다. 이 세상에 ‘쓰레기 같은 어른’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른이라고 하면 무조건 밀어내고 보는 습관은 좋지 않습니다. 무턱대고 차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단 자신의 ‘벽’을 허물기 시작하면 이야기를 듣고 싶은 어른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이렇게나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SNS도 발달했습니다. 자신의 감성에 맞는 사람은 당연히 나타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자신을 실망시키는 어른에만 초점을 맞춰 그들을 차단하기만 하면 서서히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부지런히 자신의 SNS를 관리해보세요.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특정 이데올로기’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입니다. 이데올로기라고 해서 정치와 관련된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이칸야마처럼 요즘 뜨는 지역에 산다고 하면 더 멋지다고 생각하고 지방에 살면 시시하다고 여기는 등, 살고 있는 장소로 사람을 차별하지는 않나요? ‘외모지상주의’나 ‘학력지상주의’ 같은 낡은 이데올로기도 아직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기준의 종류’에 불과합니다. 외모지상주의가 옳은지 어떤지는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외모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면,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집단’과 거리를 두는 것만으로도 그 문제에서 조금은 해방될 수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이데올로기)에 현혹되지 말고 ‘이 사람은 존경할 수 있겠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발견하면 그를 따르면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단련해서 ‘그런 사람에게 어울리는’ 내가 되도록 합시다. 이런 노력을 통해 ‘마음의 벽’을 허물고, ‘나 자신의 눈’으로 판단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보면 자연히 존경할 만한 사람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어른의 의무야마다 레이지 저/김영주 역 | 북스톤
이 책의 저자 야마다 레이지는 일본 사회에서 부모와 선배, 선생님 같은 연장자들이 존경받지 못하게 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젊은이들이 겉으로는 윗사람을 존경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내심 우습게 보거나 귀찮게 여기며 상대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어른들이 왜 존경받으려고만 하고 어른으로서의 의무는 다하지 않느냐고 항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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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