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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해 “소소한 재능으로도 행복해 질 수 있어요”

『분홍 손가락』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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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재밌게 읽고 사주는 소설, 그런 소설이 순수소설이 아니라고 해서 무시해선 안 된다는 거죠. 독자들이 재밌게 읽어주고 사주는 소설. 그건 굉장한 가치가 있으며, 소설의 주인공 나래처럼 자기가 쓰고 싶은 소설을 쓰며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작가는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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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손가락』『태양의 인사』 이후 오랜만에 출간된 김경해 작가의 청소년소설이다. 공부를 못해도,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누구나 가야 하는 대학 진학을 앞둔 고3 나래를 통해 작가는 우리의 답답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 청소년들의 진로와 행복에 대한 사뭇 진지한 메시지가 재미있는 소설 한 편으로 전해진다. 정말로 자신이 무엇을 잘 하고, 무엇이 하고 싶은지,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멋있는지.

 

제목만으로 어떤 소설인지 짐작이 안 갔는데요. 왜 제목을 분홍 손가락이라고 했는지 궁금하네요.

 

소설 속의 주인공인 나래가 웹 소설을 쓰는데요, 필명을 분홍손가락이라고 했거든요. 작고 예쁜 손가락이지만 엄청난 속도로 소설을 써가는 십대 소녀에게 어울리는 이름 같아서… 짓고 나서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 『핑거스미스』『붉은 손가락』이라는 추리소설이 있어서 어떤 연관이 있냐고 묻는 분도 계셨는데 그건 아녜요.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문예창작과를 가기 위해서 입시 학원에 다니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순수문학에 대해서 다소 비판적인 것 같아요.

 

저는 오래 전 등단했고, 그때는 문학, 소설하면 순수문학, 장편보다는 단편 위주의 소설이 평가 받고 인정받는 시대였어요. 그렇지만 지금 그런 소설을 재밌게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주인공 나래처럼 웹 소설이나 종이책이라고 하더라도 장르 쪽 책을 더 많이 읽고 있어요. 독자들이 재밌게 읽고 사주는 소설, 그런 소설이 순수소설이 아니라고 해서 무시해선 안 된다는 거죠. 독자들이 재밌게 읽어주고 사주는 소설. 그건 굉장한 가치가 있으며, 소설의 주인공 나래처럼 자기가 쓰고 싶은 소설을 쓰며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작가는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이 소설에서는 고등학생의 진로 선택이라는 다소 무거운 얘기가 나오는데요. 사실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대학을 포기한다는 게 쉽지 않은 얘기겠죠?

 

그럼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당연히 대학을 가야 되는 분위기인데 현실은 대학을 나와서도 별 대안이 없는 거잖아요. 더군다나 요즘 청년 실업이 심각하잖아요. 맹목적으로 남들이 가니까 나도 가야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지만 부모들은 쉽게 동의하기가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점점 자기만의 길을 가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만큼 우리 사회도 달라질 거라고 믿어요.

 

소설 속 주인공 나래 같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학벌 위주의 우리 사회가 달라져야 하는데 아직 고등학생들에게는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데,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일단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깨닫는 과정을 거쳤으면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기회가 되면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학교와 집, 학원만 왔다 갔다 하는 단순한 생활에서는 그런 기회를 갖기 어렵겠지만 책, 영화, 음악, 드라마 등. 간접경험도 많이 하고 자기만의 취향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아르바이트나 견학, 여행 등도 할 수만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소설 속에 재능에 관한 얘기가 인상적이었어요. 공부도 재능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동의하시나요?


그럼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소설 속에 인용한 젊은 수학자들의 예도 있듯이 공부하고 집중적으로 책을 잘 읽는 것도 재능이지요. 책만 읽으면 잠이 온다는 사람이 있지만 좋아하는 책을 밤새워 읽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각자 자기만의 재능은 따로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재능이 뭔가 대단한 게 아니어도 우리 삶을 윤택하고 행복하게 해준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다른 사람에게 잘 웃어 주는 거, 요리를 잘하는 거, 정리정돈을 잘하는 거, 잘 기억해 주는 거, 이런 소소한 재능으로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거, 정말이잖아요.

 

공부가 아닌 자기가 원하는 걸 선택하는 자식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은데, 부모들에게도 조언을 해준다면요?

 

자식에게 정말 바라는 게 무엇인지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의사가 되고 변호사가 되고 공무원이 되고. 결국은 자식이 잘 먹고 잘사는 거, 행복하게 사는 거를 바라는 거잖아요. 그러면 좀 더 멀리 보고 현재의 자식이, 미래의 자식이 행복해지는 길은 뭘까, 한 번 더 생각하고, 그들의 결정을 존중해주는 것도 필요할 거 같아요. 결국 인생은 자기가 선택하는 것에 대한 결과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하고요. 그리고 자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부모들도 좀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요.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더 하시고 싶은 말이 있을 거 같아요.

 

벌써부터 상대적인 박탈감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 많이 있어요. 우리 엄마 아빠는 돈이 없고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는데, 어떤 친구는 돈 많은 부모 덕에 풍요롭고 행복해 사는 거 같은 상대적인 빈곤감과 박탈감이 엄청나죠. 그건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문제인데 벌써부터 자신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죠. 그 좌절감이 너무 막막하지만 나만 그렇지 않다는 거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순간 맛볼 수 있는 작은 기쁨으로 활짝 웃고, 자신만의 세상으로 가꾸면서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그런 그들이 진짜 이 세상의 주인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젊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자신을 더 사랑하세요.


 

 

분홍 손가락김경해 저 | 자음과모음
『분홍 손가락』은『태양의 인사』이후 오랜만에 출간된 김경해 작가의 청소년소설이다. 공부를 못해도,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누구나 가야 하는 대학 진학을 앞둔 고3 나래를 통해 작가는 우리의 답답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 청소년들의 진로와 행복에 대한 사뭇 진지한 메시지가 재미있는 소설 한 편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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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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