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실력이 끊임 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면 자신 있다. 불안하지 않다.”
-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저자 김정운
호불호가 분명히 갈라지는 저자를 만나는 일은 퍽 흥미롭다. 선입견을 깨기도 더욱 구축하기도 한다. 인터뷰 장소를 찾는 김정운 작가의 뒷모습이 저 멀리 보였다. 안경을 곧추세우고 휴대폰 메시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는 다소 쓸쓸해 보였다. 책으로 먼저 만난 김정운 작가는 남부러울 게 없어 보였다. 안정적인 교수직을 버리고 4년간 일본 유학을 다녀온 그는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를 펴내고, 독자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불안하면 숲이 안 보인다”, “남에 의해 바뀌면 참 힘들다”, “행복한 사람일수록 사소한 리추얼이 많다” 등 그의 책에서 곱씹을 문장을 많이 발견했다. 자연스레 인터뷰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부디 기사 제목으로 뽑을 수 있는 문장을 쫙쫙 쏟아내 주기를 기다리며 그에게 말을 건넸고, 이윽고 한 문장이 내 마음에 쑥 들어왔다.
“주체적인 삶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내 관심사를 끊임 없이 공부하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끊임없이 좋아하는 걸 공부하고 있으면 불안하지 않다. 내 실력이 끊임 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면 자신 있다. 불안하지 않다.”
당시 나는 불안했던가? 출산 후 6개월을 쉬고 복직한 지, 6개월이 지났을 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건 고작 출퇴근 시간이 전부였던 시기였다. ‘왜 엄마가 되기 전에는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왜 더 성의껏 사람을 대하지 못했을까, 왜 일에 더 욕심내지 않았을까’ 모든 게 아쉬웠을 때, 김정운 작가의 한 마디는 내게 확신을 줬다.
하고 싶은 일이 끊임없이 떠오르고 있으니까. 1%라도 내가 성장하는 느낌이 있으니, 나는 괜찮지 않은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 싶었다. 이후, 조금이라도 내 마음에 불안이 슬금슬금 밀려오면, 나의 성장곡선을 따져본다.
엄지혜
eumji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