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석 “중고차 팔기 전에 수리하지 마세요”
차가 고장이 나서 움직일 수 없을 때, 그때 판매하시는 것도 현명한 거예요. 다 수리해서 파실 생각은 하지 마세요. 개인적으로 수리를 맡기셨을 때의 비용보다 저희가 매입해서 수리할 때 드는 비용이 더 적거든요. 200만 원을 주고 수리한 차를 1000만 원에 파실 수도 있지만, 수리비용을 50만 원으로 책정한 딜러한테 950만원을 받고 파실 수도 있는 거예요.
글ㆍ사진 임나리
20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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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석의 착한 중고차』는 중고차시장에 가기 전에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사람과 타던 차를 판매하려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알짜 정보가 가득하다. 중고차를 저렴하게 매매할 수 있는 시기와 방법부터 중고차를 살 때 확인해야 할 부분들, 허위매물과 미끼매물을 가려내는 방법, 제 값 받고 팔 수 있는 차로 관리하는 비법까지 소개한다.

 

책의 저자는 XTM의 프로그램 <더 벙커>의 공식 딜러로 활약한 강유석 씨. 10여 년 동안 중고차시장에서 딜러로 활약해 온 그는 자동차전문평가사, 국가 공인 자동차진단평가사 자격을 취득하며 ‘국내 중고차 전문가 1호’라는 호칭을 얻었다. 중고차 매매업체 ‘착한차집’을 운영하며 직원들에게 자동차진단평가사 자격 취득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딜러라면 자동차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내용을 고객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중고차 딜러로서 그가 느끼는 책임감은 책 속에서도 드러난다. 중고차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어떻게 바꾸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들이 빼곡하다. 그 안에는 중고차시장의 생리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착한 딜러와 나쁜 딜러, 착한 중고차와 나쁜 중고차를 구별할 수 있는 감각을 기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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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차를 사느냐보다 누구한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20대 여성이 혼자 중고차를 사러 가도 문제 없이 좋은 차량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을 쓰고 싶으셨다고요.


차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분들이 이 책을 보시고 맥락을 짚은 후에 중고차시장에 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딜러가 나한테 제대로 설명해 주고 있는지 아닌지 제대로 보이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서 썼죠.

 

중고차시장이나 중고차 딜러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집필을 결심하신 이유였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예전에 한 고객이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집 다음으로 큰 금액의 계약을 하는 거라 떨린다고요. 그때 제가 판매하는 물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고, 뭔가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중고차시장도 부동산시장과 같은 맥락의 시장이고 금액도 엄청나잖아요. 그런데 중고차딜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보니, 중고차시장이 스스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나 와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잘못됐다기보다, 뭔가 진입장벽이 있어야 시장 자체가 깨끗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커요. 그리고 저는 어느 정도는 시장과 소비자의 수준이 같이 간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처럼 아는 사람이 볼 때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인데 소비자는 잘 모르니까 그런 매물에 접근할 때가 있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서로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안 좋은 방법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전체 딜러의 10~20% 밖에 안 되거든요. 그런데 그들의 매출이 워낙 높아요. 그러니까 당하시는 분들도 많고 시장 전체가 안 좋게 보이는 거죠. 곪은 곳은 아프더라도 수술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정당한 방법으로 판매해야 중고차시장이 건강해지고 손님들이 찾아오실 거라고 생각해요.

 

안 좋은 방법으로 중고차를 판매하는 딜러들의 실적이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 친구들이 통화하는 걸 들어보면, 저라도 만나러 갈 것처럼 이야기해요. 예를 들면, 손님이 ‘이 차는 왜 이렇게 싸요?’라고 물어보면 경매에서 낙찰을 받았다는 등의 이야기를 해요. 그래도 손님이 ‘경매에서 그렇게 낙찰 받을 수 없다던데...?’ 하고 ‘저렴한 차 찾으시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의심하실 것 같으면 그냥 비싼 차 사세요, 저는 안 팔아도 돼요’라고 말하는 거죠. 그리고 한 번 와서 보시는 게 뭐가 어렵냐고, 만약 실제로 그 차가 없으면 왕복 교통비와 보상금을 드린다고 말해요. 그러면 손님은 속는 셈 치고 가보자고 생각하게 되죠. 오신 후부터는 별의별 일들이 생기는 거고요.

 

그런 불량 딜러들에게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방법은 없어요. 가격이 너무 싸다고 생각되시면 전화를 안 하시는 게 방법이에요. 오히려 제일 비싼 차의 가격을 깎아서 살 생각을 하시는 게 나아요. 아니면 제대로 된 금액대에서 찾아보셔야죠. 일단 전화를 하시면 혹하실 수밖에 없어요. 흔히 허위 딜러라고 하는 그 친구들은 음성이나 말투가 너무 차분해요. 믿음직스럽게 이야기하고요. 그리고 차에 대한 교육도 엄청나게 받기 때문에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말 차를 잘 아는 딜러라고 생각하게 돼요.

 

‘중고차 시장에서는 믿을만한 딜러를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은 뿌리 깊은 오해 중 하나일 텐데요. 현장에서 체감하실 때가 있나요?


그럼요. 제가 운영하는 업체에는 조금이라도 믿음을 가지고 접근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그런데 다른 업체의 경우에는 처음 보는 사람한테 맡겨야 하는 거니까요. 거기에서 비롯되는 불안감이 제일 크다고 봐요. 저는 늘 ‘어떤 차를 사느냐보다 누구한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해요. 소비자는 차가 마음에 들면 딜러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을 하지 않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요. 차에 대한 내용을 정확하게 설명해 주는지를 중점적으로 봐야죠. 번지르르한 차에 혹해서 사시면 다시는 중고차 안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후회를 하실 수 있어요.

 

중고차 딜러에 대한 불신은 왜 생겨난 걸까요?


열심히 하려는 딜러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런데 찾기가 어려우실 거예요. 왜냐하면 허위 매물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한 달에 광고비를 몇 천 만원씩 써요. 광고가 쉽게 노출되는 매체는 다 그들이 섭렵하고 있으니까, 혼자서 열심히 하려는 친구들이 끼어들지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악순환인 건데요. 직접 만나보시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처음에 갖고 있었던 의심을 점점 줄어들게 만드는 사람을 찾으셔야죠. ‘뭔가 미심쩍은데 차는 마음에 드니까’ 구입하시지는 말라는 거죠. 그 차는 다른 딜러한테도 살 수 있어요. 부동산처럼 매물이 다 공유가 되거든요.

 

좋은 딜러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도 있을까요?


차를 팔기 위한 말만 계속 하는지, 아니면 소비자 입장에서 같이 차를 골라주는지 생각해 보세요. 이 차는 정말 좋아요, 문제 없을 거예요, 제가 보증할게요, 등등 팔기 위한 멘트들을 자꾸 하는 딜러는 피하시는 게 좋아요. 소비자와 같이 차를 고르는 딜러라면 내가 이 차를 산다면 이런 부분을 고치겠다, 나라면 이 차는 안 사겠다, 그런 말들을 하겠죠. 정직한 딜러, 착한 딜러는 이윤이 적게 남더라도 제대로 된 차를 팔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딜러 본인이 판단했을 때 이 차는 팔아도 괜찮겠다고 생각되는 차를 팔아야 하고, 팔아도 문제가 안 생기게끔 수리도 해줘야 하는 거죠. ‘내가 조금 덜 벌더라도 나중에 문제되지 않는 차를 팔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제대로 된 딜러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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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비싸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물건을 모르면 값을 많이 줘라’는 말이 있잖아요. 중고차시장에도 해당될까요?


아뇨, 지금은 안 돼요. 어떤 사람이 중고차시장에 차를 내놓으면서 ‘내 차는 사고도 있고 주행거리가 많으니까 조금 낮은 가격에 내놔야지’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면 그게 시세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만은 않아요. 그런 차만 찾아서 더 비싸게 파는 안 좋은 딜러들이 있거든요. 더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차마다 감가율이라는 게 있어요. 기본적으로 출시되고 나서 1년 미만의 차들은 신차 금액의 15~20% 정도가 마이너스 되고 팔린다고 보시면 돼요. 이걸 기준으로 계산을 하시면 얼추 가격을 아실 수 있고, 거기에서 100만원 혹은 200 안팎의 차이만 생각하세요. 그 예산 범위 안에서 믿을 수 있는 딜러를 만나서 구입하시면 돼요. 평균적인 가격보다 비싸다고 해서 좋은 차라고 생각하시는 건 맞지 않아요. 중간에서 딜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니까요.

 

책에는 ‘중고차를 구입할 때 확인해야 할 부분들’도 실려 있는데요. 빠른 시간 내에 확인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어디일까요?


사실은 그런 걸 딜러가 해줘야 하는 거예요. 소비자가 찾는 차종을 알려줬을 때 한 대만 보여주고 ‘정말 이런 차 없습니다, 다 좋잖아요’ 하고 팔려는 딜러보다는 소비자가 마음에 들어 하더라도 ‘한 대 더 보시죠’ 하고 두세 대 정도를 비교해 주고, 그 중에서 제일 나은 차를 객관적으로 이야기해줄 수 있는 딜러를 만나야 믿고 맡길 수 있죠.

 

그런 딜러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떤 부분을 확인해 봐야 할까요?


제일 중요한 건 엔진과 미션이잖아요. 제일 좋은 방법은 차를 정비소에 가져가서 진단을 받는 건데, 요즘은 그런 서비스를 해주는 딜러들도 많아요. 그러니까 예외로 하셔도 되고요. 대부분은 안 해주니까, 스스로 알고 싶으시다면, 엔진 소리를 들어보세요. 차마다 소리가 조금씩 다를 거예요. 동일하게 똑같이 소리를 낸다면 다 문제가 없는 차고요. 그 중에 분명 이상한 소리를 내는 차가 있을 거예요. 엔진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걸 확인하는 방법은 일차적으로 소리밖에 없어요. 미션 상태를 확인하시려면 후진, 전진, 중립으로 기어를 변속해 보면서 느껴보세요. 어떤 차나 기어를 변속할 때 울컥울컥거리는 충격이 있는데요. 동종의 차를 두세 대 시험해 보시면 부드럽고 격한 느낌의 차이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엔진룸을 둘러보시면 누유 흔적은 눈으로 쉽게 보여요. 그걸 찾는 액션만 취하셔도 딜러가 차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때부터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고도 판단을 하실 수 있겠죠. 이렇게 세 가지 정도만 확인하시면, 나머지는 수리를 한다고 해도 큰 돈이 들어가는 건 아니에요.

 

“운전 경험이 없는데 심지어 사회 초년생이라면 절대 신차를 권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어요.

 

무조건 중고차가 좋다기보다, 저는 지인들에게는 절대 첫차의 가격을 200만 원대를 넘기지 말라고 말해요. 그런 차를 구입해서 1년 정도 탄다고 생각하시면 크게 감가가 될 수 없거든요. 감가된다고 해도 50~100만 원이에요. 보험료도 굉장히 저렴하고요. 면허를 딴 지 얼마 안 돼서 처음 차를 사시는 분은, 차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보험료가 상당히 높아요. 그런데 200만 원대의 중고차를 사시면 다른 차를 사셨을 때보다 절반 혹은 30~40%는 보험료가 저렴해져요. 그리고 제가 봤을 때 1년 동안 사고가 날 확률은 99.9% 거든요. 그러니까 어차피 이건 연습용 차라는 생각으로 1년만 버티시고 돈도 모으시라는 거죠. 그러고 나서 새 차를 사시든 중고차를 사시든 그건 본인의 선택인데, 그때도 저는 새차보다는 중고차가 낫다고 말씀 드려요. 출시된 지 1년 정도 된 차들은 신차 가격 대비 15~20% 정도 저렴하고, 취등록세를 비롯해서 각종 세금도 20% 정도 저렴해요. 보험료도 저렴하고요. 그리고 요즘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3년에 6만 km 정도는 AS가 가능하기 때문에, 2년 정도는 마음 편하게 타실 수 있어요.

 

중고차 시장에도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다고요. 차를 살 때와 팔 때, 가장 좋은 시기는 언제인가요?


12~2월은 조금 비수기예요. 그때 차를 사시는 게 유리해요. 차를 파실 때는 휴가철을 앞둔 6~7월이나 사람들이 많이 사려고 할 때 파시면 좋은 값을 받으실 수 있죠. 말씀 드린 건 전반적인 흐름이고요. 차의 종류에 따라서 달라지기는 해요. 생계형 차량은 봄부터 많이 판매가 되고요. 지금은 컨버터블이나 냉동 탑차 같은 것들이 많이 판매될 때예요.

 

중고차는 옵션이 있을 때 더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하셨어요. 특히 파노라마 썬루프와 스마트 키를 갖추고 있다면 차량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다고요.


맞아요. 그런데 차를 교환하는 주기나 사용 기간에 따라 달라져요. 거의 대부분의 중고차가 그렇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대부분 3~5년 정도 타신다고 봤을 때, 차를 바꾸는 주기가 짧은 분들은 옵션이 많은 차를 사시는 게 좋고요. 주기가 긴 분들은 깡통차(옵션이 거의 없는 차량)를 사시는 게 나아요. 출고된 뒤부터 1~3년까지는 옵션이 많이 있는 차를 더 비싸게 파실 수 있어요. 신차에서 중고차로 넘어가는 황금기, 그러니까 3년 안에 차를 바꿀 것 같다고 하시면 옵션이 많은 차를 사시는 게 좋고요. 차를 폐차할 때까지 타실 거라면 깡통차가 좋은데,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에서만 해당되는 얘기예요. 10년 뒤에 차의 가치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타시는 동안 많은 옵션들을 사용하실 거라면 정말 필요한 옵션만 넣어서 타시면 돼요.

 

특이한 색상의 차는 같은 조건이라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알려주셨잖아요. 그렇다면, 차를 계속 바꾸시는 분들은 특이한 색상의 차를 사시는 게 좋을까요?


아니에요. 거꾸로 생각하시는 게 나아요. 1년 뒤에 차를 바꾸신다고 가정해 보면, 사실 때는 다른 차들보다 더 저렴하게 사셨으니까 이익이지만 판매할 때는 그 이상 저렴해져요. 특이한 색상의 차량이니까요. 마음에 드는 차량의 색이 특이하고 10년 이상 타실 계획이라면, 그럴 때는 저렴하게 사실 수 있겠죠. 10년 뒤에는 차량 가격이 색상과는 크게 상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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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수리해서 판매하면 바보


차를 팔기 전에 사고 났던 부분을 전부 수리하시려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책에서 “싹 수리를 해서 판매하려는 사람은 바보”라고 하셨어요.


그렇죠. 차 안의 기름도 남기지 말고 다 쓰시고 파세요. 남은 기름은 차량을 사 가시는 분이 쓰시는 건데, 그게 차 값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아요. 그런데 파시는 분의 입장에서는 아깝죠. 수리도 마찬가지에요. 얼마 전에 새 타이어로 교체하셨다고 해서 그만큼 값을 더 받을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서 차가 고장이 나서 움직일 수 없을 때, 그때 판매하시는 것도 현명한 거예요. 다 수리해서 파실 생각은 하지 마세요. 개인적으로 수리를 맡기셨을 때의 비용보다 저희가 매입해서 수리할 때 드는 비용이 더 적거든요. 200만 원을 주고 수리한 차를 1000만 원에 파실 수도 있지만, 수리비용을 50만 원으로 책정한 딜러한테 950만원을 받고 파실 수도 있는 거예요. 타이밍 벨트 같은 부분이 수리비용이 가장 비싼 소모품인데, 일반적으로 50~100만 원 정도 나와요. 그런데 저희가 고치면 20~60만 원선이에요. 부품이 달라지는 건 아니고 공임비에서 차이가 나는 거예요. 판금도색도 마찬가지예요. 소비자들은 한 부위 당 15~20만 원선에 수리하지만 저희는 반값 정도, 아니면 2/3정도에 고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고장이 나거나 사고가 난 부분은 무조건 수리하지 마시고 파세요.

 

간단한 접촉사고가 났을 때,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무사고로 체크되게 하는 방법도 있던데요.

 

접촉사고가 났을 때 보험회사를 불러서 수리를 맡기잖아요. 그럴 때 수리하는 업체에서는 찌그러진 철판을 새 걸로 교체해서 도색하면 편해요. 비용도 많이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찌그러진 부분을 다 펴서 복원하면, 시간도 많이 들고 더 힘든데 보험회사에서 받는 돈은 더 적어요. 그러니까 무조건 교환을 하려고 하겠죠. 그런데 중고차시장에 나오면 가치가 엄청 달라져요. 판금만 한 차는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사고이력이 나오지도 않아요. 그래서 저는 차 사고가 난 사람한테 ‘보험회사와 정비소에 연락해서 교환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라’고 해요. 꼭 교환을 해야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판금 도색으로 하라는 거죠. 5년~10년 정도 된 차들은 교환을 하든 판금을 하든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요. 그런데 3년 미만이나 5년 미만이라면 한 군데 교환한 것 가지고 몇 십만 원씩 차이가 나거든요.

 

<더 벙커>는 중고차를 튜닝해서 경매에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되잖아요. 중고차 딜러로서 사람들이 원하는 차, 인기 있는 튜닝 스타일을 알게 되셨을 것 같아요.


튜닝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개인취향에 영향을 받죠. 그래서 늘 호불호가 갈려요. 중고차를 다루는 사람 입장에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개인의 취향에 맞는 튜닝을 하고 싶으면 팔 때를 생각하지 말고 해야 돼요. 예를 들어서 정말 비싼 바디 킷을 장착하셨다면 ‘팔 때 반값은 받겠지’라는 생각은 절대 하시면 안 돼요. 개인적인 취향이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거라서, 튜닝은 자기만족을 위해서 하시는 게 좋아요. 튜닝도 하고 차를 팔 때도 가치를 보전할 수 있는 튜닝이 몇 가지가 있기는 해요. 대표적인 게 신형 버전으로 페이스 리프트를 하는 거고요. 실용성, 편의성 위주의 업그레이드도 좋아요. 그리고 요즘 판매되는 수입차의 경우에는 워런티를 연장시켜주는 상품들이 있거든요. 그런 것도 좋죠. 소비자도 그런 차를 먼저 사니까요. 퍼포먼스와 관련된 튜닝은 순수하게 개인 취향이기 때문에 가치를 보전하기는 힘들어요. 그럴 때는 부착했다가 팔 때 떼어낼 수 있는 업그레이드를 하세요. 휠 같은 경우가 그렇죠. 순정 휠을 가지고 계시다가 팔 때 끼워 놓는 거예요.

 

<쿨까당>, <법대법>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셨어요. 방송 출연을 하시면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출연을 결심했던 첫 번째 이유는 제가 알고 있는 정보를 알려드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두 번째는, 방송을 보고 저를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찾아오시면 매출로 연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런데 제가 몰랐던 세 번째가 있더라고요. 억울한 게 정말 많아요. 예를 들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시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요구들을 어쩔 수 없이 다 들어드려야 돼요. 조금 알려진 업체이고 유명한 사람이기 때문에.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일들이긴 하지만 억울하긴 해요. 솔직히 제 상식으로는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상의 것들을 요구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거죠.

 

연식이 오래됐지만 주행거리는 상대적으로 짧은 차량과, 연식은 얼마 안 됐지만 주행거리가 비교적 긴 차량이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더 비싼 값을 받고 중고차시장에 팔 수 있는 차는 어떤 건가요?


매입하는 딜러가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매입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기는 해요. 제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는데, 너무 주행 거리가 짧아도 차가 좋지는 않아요. 제가 연식이 7년에 주행거리가 2만km밖에 안 되는 차량을 매입한 적이 있는데요. 차를 가지러 갔더니 차 바깥에 거미줄이 쳐져 있더라고요. 배터리 점프를 해도 시동이 안 걸려서 겨우 가져왔어요. 상품화 작업을 한 후에는 좋은 금액에 판매됐지만, 그런 차가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저는 주행거리를 중점적으로 봐요. 3년 된 10만km 차와 4년 된 5만km 차가 있다면, 저는 후자를 선택하라고 해요. 왜냐하면 연식이 많은 차량들은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주행거리가 많아질수록 관리해야 될 것들이 많아지는데 그대로 관리하시는 분이 많지 않아요. 물론 관리가 잘 된 차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보시면 돼요. 똑같은 모델인데 1~2년 정도 연식이 차이 난다면, 주행거리가 더 적은 차를 조금 더 저렴하게 사는 게 좋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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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사고 차량, 알고 보면 ‘득템’


차를 제 값 받고 판매하려면, 평소 어떻게 관리해줘야 할까요?


하셔도 소용없는 것부터 말씀 드릴게요. 고급 휘발유랑 합성유로만 5천km에 한 번씩 관리해줬다고 해서 차 값을 더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것도 어떻게 보면 자기 만족이에요. 물론 엔진 상태가 더 좋을 수 있고, 관리를 잘 한 차라는 부분으로 어필하실 수는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런 이유로 가격을 더 받기는 힘들어요. 거꾸로 이야기하면, 딜러 입장에서는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없잖아요. 보통 딜러가 소비자를 속인다고 생각하지만 소비자도 딜러를 속이는 일이 많아요. 사고가 있었던 차량인데 없었다고 하는 식이죠. 차 값의 손해를 줄이시려면 사고를 내지 않는 것, 그리고 주행거리를 늘리지 않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에요. 웬만하면 지하주차장을 이용하시는 게 좋고요. 햇빛 아래 오래 서 있었던 차는 지하에 있었던 차랑 확연히 다르거든요. 차의 색상도 그렇고, 내구성도 떨어져요. 그리고 소모품들을 제때 교환해 주시는 게 가장 좋아요.

 

단순 사고 차량은 큰 문제도 없으면서 싸게 살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어디까지를 단순 사고로 봐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량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사고의 유형이 있나요?


트렁크 리드, 보닛, 문, 펜더 같은 부분들은 교체가 돼도 크게 문제가 안 돼요. 차체(프레임)에 얹어있는 부분들이거든요. 차체에 손상이 갔다면 사고라고 보고요. 그런 차들은 구입을 피하시는 게 좋아요. 사실 1년 이내에 단순 교환 이력이 있는 차들은 감가율이 엄청 커요. 특히 고급차, 수입차일수록 더 그래요. 1년 미만의 AS가 가능한 차를 원하시는 분들은 새 차 같은 차를 원하시는 거거든요. 그래서 단순 교환도 싫어하세요. 딜러가 차를 매입할 때도 감가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제가 볼 때는 그런 차가 ‘득템’이에요. 단순 교환 됐다고 해서 차에 문제가 있거나 AS가 안 되는 게 아니거든요. 가볍게 긁힌 자국도 보험 처리 요청하면 교환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런 차는 저렴하게 사서 3~5년 정도 타면서 AS도 받을 수 있죠. 더 대박인 건 3~5년 뒤에 차를 팔 시점이 되면 단순 교환된 차들이 많아요. 많이 감가가 되지 않는 거죠. 다른 차들이랑 비슷한 값에 팔 수 있는 거예요. 믿을 수 있는 딜러를 만나서 이런 차를 구입하시면 정말 ‘득템’하시는 거죠.

 

또 다른 경우도 있을까요?


예산이 적으시다면 차량 뒤쪽에 사고가 난 차도 싸게 사실 수 있어요. 이런 사고는 차량 결함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볼 수 있고요. 후륜 구동 차량에는 해당이 안 되지만, 전륜 구동 차량은 뒷부분에 중요한 장치가 거의 없어요. 뒤쪽에 사고가 나서 생기는 문제라고 하면 트렁크에 물이 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게 아니라면 크게 문제될 게 없어요. 그런데 요즘은 수리나 정비 기술이 좋아서 그럴 일은 거의 없어요. 뒤쪽에 사고가 난 차들은 시운전을 하실 때 뒤쪽에 소음이 있는지 체크해 보셔야 돼요.

 

독자들이 『강유석의 착한 중고차』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차를 매매하실 때 이 책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첫 번째 바람이고요. 두 번째는 중고차 시장에서 딜러로 일하는 데 있어서 진입장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공인중개사처럼 자격 제도가 도입이 돼서 중고차 딜러도 책임지고 팔 수 있는 제도적인 개선이 됐으면 좋겠어요. 판매업체도 지금의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뀌었으면 좋겠고요. 지금 상황을 보면 중고차 시장이 수술대 위에 올라가야 할 것 같아요. 아프고 힘들더라도 곪아있는 부위를 도려내고 제도적으로 안정돼야 시장이 깨끗해질 것 같아요. 소비자들도 이런 책 없이도 편하게 중고차 시장에 가고, 아무 딜러나 만나서 거래를 할 수 있을 거고요.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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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석의 착한 중고차 사전강유석 저 | 42미디어컨텐츠
《강유석의 착한 중고차》는 국가 공인 자동차진단평가사 자격을 취득하여 ‘국내 1호’ 중고차 전문가로 불리는 강유석이 중고차 시장에서 직접 딜러로 활동하며 얻은 중고차 시장의 모든 지식을 총망라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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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석 #중고차 #수리 #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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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