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보다 책을 ‘쪼끔’ 더 좋아하는 3명이 매주, 책을 1권씩 추천합니다.
매우 사적인 책 추천이지만, 정말 좋은 책, 재밌는 책, 정말 읽으려고 하는 책만 선별해 소개합니다.
사진출처_imagetoday
독성물질 잡는 해독 엄마
베이비뉴스 편집국 저 | 나무발전소
1993년 대전 엑스포가 열리던 시절 나는 한국 나이로 10살,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TV를 틀면 꿈돌이가 나왔고, 부모님도 초등학생인 나와 누나에게 꿈을 심어 주려는 심산이었는지 부산에서 대전까지 무궁화호를 타고 대전 엑스포에 갔다. 거기서 본 광경은 과연 어린이에게 꿈을 심어주었다. 환경과 인류의 미래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 기억에 남는데,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맑은 자연과 함께 살던 인류가 자본주의와 산업화 때문에 죽을 뻔했지만, 과학의 힘으로 다시 맑은 공기과 물을 찾는다! 20년이 지난 지금, 그 꿈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과학이야 더 발전했겠지만 환경이 나아진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올해 봄 하늘을 뒤덮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자본주의와 과학이 발전한 대가다. 자라나는 아이에게 미안해야 한다. 『독성물질 잡는 해독 엄마』는 우리를 둘러싼 각종 독에 관해 고발한다.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매연만이 독이 아니다. 화장품, 물티슈, 일회용 기저귀, 분유, 온갖 것이 독이다. 잊지 말자, 가습기 살균제. (드미트리)
원피스
오다 에이이치로 글,그림 | 대원씨아이/DCW
날씨가 안 좋으면 홍대 앞보다 핫한 건 내 방이다. 자고로 날씨가 궂으면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약속과 의무랑은 집어치우고 집에서 배 깔고 만화책을 보는 게 제일이다. 날은 화창하지만 미세먼지가 위험 수위라면 그 역시 매우 궂은 날씨에 포함된다. 만화 속에서야 창에 찔리고 몸이 늘어나고 갑판에 매달리지만 애꿎은 몸을 바깥에 내보내서 미세먼지 속을 모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죽음을 무릅쓰고 동료와의 우정을 소리치는 주인공 앞에서 나이 상관없이 유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찔끔찔끔 우는 것도 먼지를 몸 밖으로 배출해내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른다. 굳이 먼지 속을 뚫고 도서대여점을 향한 험난한 여정을 걷지 말고 e-book으로 누운 자리 그대로 과자 까먹으면서 보는 건 어떨까 제안한다. 크레마머니가 있다면 50%까지 할인해서 볼 수 있다. (바셀린)
김금희,기준영,정용준,장강명,김솔,최정화,오한기 공저 | 문학동네
4월이 오면 기다려지는 책이 한 권 있다. 이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다. 매년 어떤 한국소설이 돋아나고 있나, 궁금하다면 한 권씩 사기에 부담 없는 가격으로 책정된 작품집. 미세먼지가 극성이어서 그토록 좋아하는 달리기도 못하고, 말도 많이 못하고 다니는 요즘, 유일한 낙은 바로 시간 날 때마다 이 작품집을 들춰보는 일이다. 작년과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앞으로 나아간 김금희의 발전과 정용준의 탄탄한 서사력, 장강명의 몰입감 넘치는 문장력과 구성 등 여러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틈틈이 보는 일은 무척 즐겁다. "요즘 소설 뭐 읽어?"라는 질문에 쉽게 추천할 순 없지만, "요즘 소설 어떤 게 나와?"라는 질문에는 바로 추천할 수 있는 작품집. 지금 수록된 이 작가들이 한국소설을 신나게, 톡톡, 겁 없이 두들기고 있으니까. 미세먼지가 가득했던 지난 주말, 나는 나의 늙어버린 감각의 한계와 보편적인 주제의 안도를 느끼며 한 장 한 장 넘겼다. 그래도 아직은 꽤 많은 문장을 마음에 담을 수 있어 다행이다. (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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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oso
201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