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보다 책을 ‘쪼끔’ 더 좋아하는 3명이 매주, 책을 1권씩 추천합니다.
매우 사적인 책 추천이지만, 정말 좋은 책, 재밌는 책, 정말 읽으려고 하는 책만 선별해 소개합니다.
라스 메니나스(Las Meninas). `여관(女官)들’로 번역된다. 벨라스케스의 최고 걸작중의 하나. 1656년 작. 유채화, 3.18X2.76m. 프라도 미술관 소장.
공격
아멜리 노통브 저/김민정 역 | 열린책들
드라마와 문학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 답은 여러 개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은 다 잘 생겼지만 소설 속 주인공은 그러지 않다는 사실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는 다 미녀미남이다. 심지어 설정으로는 추녀추남으로 나오는 경우에도 실제로는 미녀 미남 배우가 배역을 맡는다. 문학은 그렇지 않다. 박민규 작가가 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주인공이 추녀를 사랑하는 이야기다. 저 작품이 나왔을 때 많은 독자가 참신한 이야기라고 평가했지만,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어디 있나. 아멜리 노통브 역시 『공격』이라는 작품으로 외모 지상주의를 비꼰 바 있다. 차이가 있다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다소 순정적인 작품이고 『공격』은 해학과 풍자가 돋보인다. 또 하나 다른 점은 박민규가 추녀를 그렸다면, 아멜리 노통브는 추남을 내세운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두 작품을 함께 읽어나가도 재밌겠다. 소설과 드라마 중 현실과 닮은 것은 무엇일까. 연예인 급 외모보다는 평범하게 생긴 사람이 다수인 점을 생각하면 소설이 더 현실에 맞닿아 있는 듯하다. 잘 안 생겨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드미트리)
그대의 차가운 손
한강 저 | 문학과지성사
한강을 말할 때면 문체가 제일 먼저 거론된다. 특유의 단단하고 담백하고 서늘한 문체(文體). 이 단어에는 몸을 뜻하는 한자어가 포함되어 있는데, '전달하려는 내용을 나타내는 데 작용하는 언어적 요소'라는 정의대로 몸이야말로 그 안에 담긴 내용, 혹은 그 자신을 전달하는 데 작용하는 최초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한다. 몸은, 외모는 많은 걸 말한다. 그렇다고 위아래로 예의 없게 쓱 훑어보고 재단하는 건 사양이다. 몸이 곧 나 자신이라도, 어쨌든 껍질이니까. 그러니 한강의 소설도 훑지 말고 찬찬히 읽어봤으면 한다. 몸에 대한 묘사로는 한 묘사 한다. (바셀린)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저/허호 역 | 웅진지식하우스
외모는 모르겠지만, 미(美)에 관한 소설을 말하라고 하면 단연 『금각사』. 한때 사랑했던 이가 좋아한 소설이기도 하다. 당시, 나는 이 소설을 선물 받았다. 처음 몇 장을 읽다가 쉽사리 끝까지 못 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이 어려워서라기보다는 주인공이 주는 광기와 어둠이 칼의 옆면처럼 서늘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나니 알겠더라. 미조구치 뿐만 아니라 내 마음 속에도 '금각사'가 존재함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미에 관한 절대적 갈구와 그것을 이루지 못한 존재의 환멸이 얼마나 지독한 것인지를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이다. '나는 자신도 모르는 곳에 이미 미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에, 불만과 초조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가 명백히 그곳에 존재하고 있다면, 나라는 존재는 미로부터 소외된 것이 된다.'의 구절만 읽어도 금각사를 불지르는 미조구치의 모습이 그려진다. (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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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2016.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