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질문’이라고 하면 두려움부터 느낍니다. 이는 질문을 받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 모두가 느끼는 감정입니다. 질문에는 정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그래서 질문을 받는 사람은 정답을 말하지 못할까 걱정하고, 질문하는 사람은 혹시 자신의 무지가 드러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결국 이런 걱정이 질문에 대한 두려움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변화가 빠르고 연결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성공이란 것이 금전적인 풍족함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인생이나 성공에 대한 다양한 정답들이 공존하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누가 누구에게 이것이 정답이라며 이대로 살아보라고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젊은이들이 저에게 수없이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지금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어려운 세상이지만 어떻게든 잘살아보려고 하는 모습이 그렇고, 정해진 답이 없는데도 정답이 있으리라 기대하는 심리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비단 젊은이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노소를 불문하고 성공의 답을 찾고 싶어 합니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자화상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찾아올 때마다 최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에 맞는 대답을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찾으려는 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지용 씨도 그렇게 저를 찾아온 사람들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가 인터뷰하고 싶다며 저에게 연락을 해왔고, 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또 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그를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만나 인터뷰를 하고 얼마 후, 정성스레 쓴 편지와 함께 멋진 앨범이 도착했습니다. 앨범은 그가 저와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한 잡지였습니다. 저의 사진과 이야기들로 꾸며진 그 앨범을 보고 저는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앨범을 만든 그의 열정에 감탄했고, 저의 이야기에 힘을 얻었다는 그의 말에 감동했습니다. 이 일을 인연으로 우리는 함께 책을 쓰는 공저자가 되었습니다.

저는 젊은 시절 경쟁적이고 치열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3M 수세미 세일즈맨으로 시작해서 3M에서 분사된 이메이션코리아 사장을 거쳐 미국 본사의 글로벌 브랜드 총괄대표가 되기까지 30여 년을 쉴 새 없이 달렸습니다. 성공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남들처럼 실패도 맛보았고, 좌절감에 빠져 모든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들은 제가 저만의 인생의 답을 찾아가는 데 필수적인 절차였습니다. 그 속에서 저는 방법을 알아가고 교훈을 깨우치며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나온 시간들을 돌이켜 생각하면 경험보다 더 좋은 스승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의 경쟁이나 갈등, 갑자기 찾아오는 위기의 순간, 뼈아픈 실패가 모두 값진 경험입니다. 사람은 이런 경험들을 통해 배우고 성숙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경험을 강조합니다. 할 수 있는 한 경험을 많이 해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모든 경험을 다 해볼 수 없기에 우리는 스승으로 삼을 만한 누군가를 찾거나 책을 읽습니다. 간접경험을 통해 혜안을 얻으려는 것이지요.

이 책에는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Idea Doctor(아이디어닥터)’라는 퍼스널브랜드로 활동해온 저에게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저의 ‘진정한’ 스토리를 듣고 싶다는 요청을 하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는 강의나 인터뷰에서 제가 살아온 개인적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정답이었을지 모르는 방법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지용 씨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저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저에게 관심을 보내준 분들에게도 못 다한 보답을 조금이나마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흔한 오해가 있습니다. 퍼스널브랜드는 ‘나’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나’가 아니라 나의 ‘본질(REAL : ‘실제의, 진짜의’라는 뜻인데, 이 책에서는 ‘본질’이라는 의미로 사용함)’을 브랜드화하는 것이 퍼스널브랜드입니다. 저의 경우라면 ‘이장우’가 아니라 ‘아이디어닥터’가 저의 본질입니다. 여기에 모든 활동의 초점을 맞추어 진행해나갑니다. 강의를 할 때도, 인터뷰를 할 때도, 비즈니스 코칭을 할 때도 아이디어닥터를

내세웁니다. 커피, 소셜미디어, 맥주, 브랜드, 마케팅 등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룰 때에도 아이디어닥터로서의 저의 본질은 일관되게 견지합니다.

저는 저 자신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REAL을 강조합니다.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REAL을 발견하고, 생활화하고, 창조하고, 공유하는 데 모든 초점을 맞춥니다. 그만큼 우리 삶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저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찾고 나서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눈앞의 성공이나 목표 달성에서 벗어나 보다 실질적인 성공에 가까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얼마큼 성장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얼마큼 성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본질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잠재력과 꿈을 자신의 본질로 만들어야 합니다. 현실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하지만 ‘안 되는 이유 100가지가 있어도 되는 이유 한 가지만 있으면’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자신의 본질을 찾기 위해 문밖의 세상으로 나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 꿈꾸는 미래는 모두 문밖에 있습니다. 문이란 열고 나섰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갖습니다. 이 책이 세상을 향한 문을 열 수 있는 용기가 되고, 안 되는 이유 100가지를 넘어 되는 이유 하나를 만드는 기회로 작용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특히 어려운 오늘을 살아가는 청춘에게 힘이 되고, 자신만의 답을 얻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내가 문을 열어 지금껏 묻어둔 이야기를 꺼내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문밖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을 열 수 있는 것은 당신뿐입니다.

이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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