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항상, 좋아야 한다
시작은 그 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 플라톤 -
글ㆍ사진 권계현
201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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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첫인상으로 글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첫인상은 소통의 시작이며 일단 형성된 첫 인상은 잘 바뀌지 않습니다. 우리는 대개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강렬하고 좋은 첫인상을 심어 주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회 심리학적인 용어를 몇 가지 빌려 이를 설명해 보자면 초두효과, 후광효과, 중심특성원리, 그리고 부정성 원리를 들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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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첫인상이 중요한 과학적 근거들

 

우선 초두 효과(primary effect)란 동일한 정보 세트라 하더라도 '먼저 제시된 정보'가 큰 힘을 발휘하는 효과를 의미합니다. 교육학자 존스가 1968년 발표한 글에 의하면 30문항 중에 전반부 15문제를 맞춘 학생이 후반부 15문제를 맞춘 학생보다 똑똑할 것이라는 인상을 교사에게 압도적으로 심어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후광 효과(halo effect)란 어느 한가지 좋은 특성을 지니고 있을 때 다른 좋은 특성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효과를 뜻하는 것으로, 특히 이러한 후광효과는 상품 판매에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IT 선두기업의 경우, 갤럭시 S 시리즈나 아이폰 시리즈와 같은 특출한 제품에 집중하여 마켓팅을 하며 이를 통해서 그 특장점을 소비자에게 충분히 알리면 초고가 하이엔드(high-end)폰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후광효과에 힘입어 중저가 라인의 여타 폰이나 관련 제품까지 덩달아 잘 팔리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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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특성 원리란 다른 조건이 동일한 경우 그 중심이 되거나 추가적 특성이 인상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는 원리입니다. 심리학자 Kelley는 1950년 실험에서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서 동일한 강사를 소개하면서 아주 가볍게 한 집단에게는 강사가 따뜻한 사람이라고 했고 다른 집단에게는 조금 차고 엄격하다고 첨언을 했더니 전자에게 압도적으로 좋은 인상이 형성됨을 확인했습니다.

 

부정성 원리(negative effect)란 모든 특성이 동일한 가중치로 인상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 특성이 긍정적 특성보다 훨씬 더 큰 가중치로 평가된다는 원리입니다. 실제 실험에서 어떤 평가 대상자에 대하여 5개의 장점과 5개의 단점을 소개하였는데 이 설명을 들은 사람의 대다수는 평가 대상자를 아주 형편없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A good start is half the battle
시작이 반이다

 

말이든지 글이든지 도입부가 석연치 않으면 부정성 원리에 의하여 부정적 요소가 부각될 것이고 중심특성 원리에서 볼 때에도 중심 특성에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효과측면에서 절대 불리할 것이며 긍정적인 초두효과나 후광효과도 없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항상 실패하지 않는, 확실한 시작(Sound Start)을 위하여 유용한 표현을 익히고 외워서 활용하는 것이 좋은 첫 인상을 주는데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표현(fresh and creative start)을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더욱 더 많은 사전준비가 필요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술술 읽히고 들리는 시작을 위해서는 그 첫 걸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입증된 좋은 구문들을 철저하게 '외우는 것(rote learning)'이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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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 이미지

 

 

외워서 쓰면 좋은 표현들

 

우선 서두를 시작할 때 본인이 먼저 주도권(initiative)을 잡고자 한다면 아래의 표현들을 사용하는 것도 한번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You are warmly invited to participate in the workshop which will brief on the main characterestics of the new devices for 2016.

 

You may be interested in the new government programme for the poor.

 

This is an opportunity to develop new business in emerging countries.

 

Now is a good time to consider seriously investement in the growing bio-chemistry industry.

 

또한 공문서나 대화에서 관련 내용(reference)에 대해 언급해야 하는 경우, with reference to, further to, in response to, regarding, referring to 등의 관용어구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스타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문을 들어보겠습니다.

 

Further to your letter of 3 February concerning the trustees of the 2015 settlement, I ~~

 

With reference to our previous correspondence notifying you of the transfer of the government assets to Healthcare Union, ~~

 

In response to your letter to Mr. Smith, ~~

 

Regarding your claim for attendance allowance, ~~

 

Referring to your letter dated 10 July about delayed frequency allocations, ~~

 

 

오랜 여운을 남기는 좋은 문장

 

제가 1999년 주 네덜란드 한국대사관에 1등 서기관으로 재직할 때, 네덜란드 헤이그에 소재하고 있는 '화학무기금지기구(Organization for the Prohibition of Chemical Weapons, 이하 OPCW)'라는 국제기구가 있었습니다.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당시 이 OPCW에 많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OPCW의 사무총장을 우리나라로 초청하려고 애썼는데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Mr. Bustani(브라질 외교관 출신)는 이를 정중하게 고사하는 서한을 우리측에 전달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여기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reference의 문구를 사용하지 않고(reference는 제목으로 갈음하고) 대신 'Nothing can substitute for my eagerness to visit Korea, but .....', 즉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저의 열망은 그 어떤 말로도 대신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회신을 보내 왔습니다. 이 하나의 문장에서 예의 바르고 진실한 초청에 대한 감사와 함께 본인이 갈 수 없는 상황에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이와 같이 통상적인 표현 이외에 자신만의 상황에 맞는 fresh and creative expression을 구사하는 것은 매우 높은 수준을 요하는 것이어서, 끊임없는 훈련을 통한 레벨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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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핵무기 해체를 위한 공로로 2013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OPCW

 

 

시작 만큼 중요한 마무리

 

산뜻하고 확실한(solid) 스타트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마무리입니다.

 

예컨대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거래선과 여러 가지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난 이후에 마무리를 잘 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시간계획에 의한 미팅의 종료, 비용 계산의 깨끗하고 부드러운 절차와 시간, 배웅과 마무리 인사, 그리고 이후 적절한 시점에 감사 전화나 편지 또는 이메일을 보내는 것입니다.

 

통상적인 Sales Letter에서는 가장 일반적으로 호감을 주는 ending의 예로서는 I look forward to receiving your application soon. 정도가 좋습니다. 뭔가 비즈니스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겸손하고 예의가 있어 보입니다. 아주 까다로운 고객의 complaining letter에 대하여는 I hope you will understand our position and I regret that we cannot help any further. 정도로 마무리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Sound Starts and Excellent Endings

 

결론적으로, 첫인상과 깔끔한 마무리는 수준 높고 격조 있는 언어 소통의 중요한 요인입니다. 보다 creative하고 나아가서 refresh하고 inviting한 start와 ending은 끝없이 여러분들이 창의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전 단계에서는, 사회적으로 통용되고 어느 정도 좋은 표현으로 인정되는 문구나 문맥을 다양하게 외워서 활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런 표현들이 몸에 익어서 자동반사적으로 나올 정도가 됐을 때에 비로소 한 단계 더 수준 높은 영국식 영어를 위한 도약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추천 기사]

 

- 결국 단어, 올바른 단어의 강력한 힘
- 서로 다른 남과 여, 배려하는 영어 표현
- 매드 포 잉글리쉬
- 영국식 영어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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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계현 #영국영어 #영어 #영국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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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찬

2015.07.08

실제로 쓰이는 예문 알려주시니 좋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교재말고 이렇게 회사에서 직접 쓰이는 표현들이 필요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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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98

2015.07.07

사람을 처음 만나면 첫마디 꺼내기가 그렇게 힘들더군요. 그런데 첫마디가 이렇게 중요하다니 평소 준비를 잘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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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1022

2015.07.07

칼럼을 읽다보면 저자분이 참 다양한 경험을 하신 것 같아요. 경험을 예를 들어주시니까 더 잘 와 닿습니다. 일단 어느 정도는 외워야된다는 말씀이죠. 여기 나오는 것부터 외워야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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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계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외교관이 되었다. 주호놀룰루 총영사관 영사, 주네덜란드 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으며, 2013년 노벨평화상 수상 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법률의제 의장을 역임했다. 이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홍보팀 상무, 글로벌 스포츠마케팅담당 상무를 거쳐, 현재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전무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