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를 추억하며, 치어스!
TV에서 보여지는 것은 < 쇼미더머니 >뿐이지만 한국 힙합은 그보다 큽니다. 여기 뚝심 있는 10년차 래퍼, 팔로알토가 증명합니다. 자, 모두 잔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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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Paloalto) < Cheers >


그 때를 추억하며 치어스! 컴필레이션 앨범 < People & Places >로 데뷔한 팔로알토는 10년이 지난 지금, 그를 중심으로 비프리, 허클베리피, 오케이션, 레디, 이보 등이 뭉친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대표로 성장했다. 상업적인 흐름이나 유행과의 타협 없이 묵묵하게 음악을 해나가고 있는 하이라이트 멤버들 중에서 팔로알토는 가장 우직하고 뚝심 있는 뮤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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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시장에서 정당하게 생존하겠다는 다짐을 진지하게 담은 주제는 앞서 발표된 < Chief Life >와 하이라이트 컴필레이션 앨범 < HI-LIFE >의 연장선에 있다. 제작사 대표의 관점에서 자신의 이야기로, 비장미 대신 여유로움이 묻어나와 이처럼 전작과의 변화를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롭다. 


'숫자로 점수 매겨대는 가르침 / 악마의 편집이 아니고 이건 생중계 / 손가락질한 이들과 똑같아질까를 항상 경계해' 


상업적인 목적과 타협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 역시 랩을 넘어 직접 실천하는 행보로 이어져왔기에 설득이 가능하다. 


모든 곡에는 축배가 들어있다. 소프트하게 만들어진 분위기는 업템포나 트랩 트랙들이 많았던 < Chief Life >보다 메시지에 집중하게 만든다. 「Good times」는 알코올의 도수에 따라 몽롱함과 흥겨움을 전달한다. 자신감, 고민을 표현한 단어들이 난잡하고 어려웠던 전작들에 비해 훨씬 쉬운 단어로 정돈되어 있고 악센트와 억양, 톤 모두 선명한 래핑으로 또렷하게 음절을 전달한다. 신체의 아픔이 서서히 내려올 즈음에 마음의 열병을 앓는 과정을 담아낸 「감기」와 「발자국」 등에서 나타나는 회고적인 가사나 고민을 던져주는 가사도 그의 강점이다. 





허나 앨범 전체가 타협 없이 이루어낸 성취와 다짐에 일관하다 보니 흐름이 다소 늘어진다. 매번 준수한 랩을 들려주는 팔로알토의 여유가 축제라는 분위기에 어울리지만 별개로 귀를 사로잡는 비트나 트랙의 부재, 곱씹는 맛이 줄어든 가사, 「Reality Bites」에서 허클베리피와 팔로알토의 합이 그들의 의지만큼 잘 조합되지 않는 것은 아쉽다. 


하이라이트에 소속된 멤버들을 꾸준히 조명 받을 수 있게 돕는 한편, 자신의 작업도 멈추지 않았다. 그렇기에 팔로알토는 안정된 행보를 마련한 이 시점이 큰 과제를 끝낸 것처럼 홀가분할 것이다. 그리고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애써온 자신을 위해 소소하게 자축의 잔을 든다. 하이라이트의 슬로건 'My life, so bright'처럼. 


글/ 정유나(enter_cruise@naver.com)




#팔로알토 #이주의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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